'모자무싸'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으신 분들 모이세요

D-29
<모자무싸> 10회를 보고 <모자무싸>는 솔직히 재미는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 얻은 게 많다. 10회에선 다음을 얻었다. 아니 내게 안겨줬다. “인생에 너무 몰입하지 마라. 행복에도 몰입하지 말고 불행에도 몰입하지 말고.” “형은 인생의 목적이 뭐야?” “싱겁게. 버릴 수 있는 거 모든 거 버리고, 어디에도 진하게 들러붙는 거 없이, 싱겁게.” 이 대화는 황동만, 진만 형제의 대화다. 시인 황진만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그는 웃지 않는다. 세상과 불화하는 시인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이 자기 마음에 안 드는 것이다. 그래 늘 인상만 쓰며 산다. 몰입하지 마라, 는 체념과 달관하며 살라는 말과도 같은데 물론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세상에 속아 거기에 너무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게 다 부질없다는 말 같은데, 중립을 지키라는 말과도 같은 것 같다, 물론 전적으로 내 해석이다. 싱겁게, 진하게 들러붙지 말라는 말이다. 거리를 두고 이 세상을 보란 말 같다. 너무 기대를 말고 회의(懷疑)하며 살라는 말 같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희망만 가지면 좌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 같다. 그러니 덤덤히 세상을 대하고 거기에 너무 묻히지 말고 떨어져 보라는 말 같다. 세상과 불화하니 이 현실에서 시인이 이루려는 이상(理想)은 힘들 거라는 말. 그리고 버릴 수 있는 거 모든 거 버려, 어디에도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말 같다. 가진 게 많으면 아무래도 자유롭지 못하니까. “난 네가 더 가짜 같아.” 이 말은 친모 오정희가 변은아 친딸에게 하는 말이다. 너는 엄마를 위선자로 보는 것 같은데 오히려 네가 더 위선적이란 말 같다. 엄마는 그저 욕망에 충실할 뿐인데, 너는 욕망을 가질만한데도 마치 안 가진 것처럼 더 위선을 떤다는 말 같다. 그 말에 딸 변은아는 아무 대꾸도 못 하고 혼자 돌아오면서 악만 쓴다. 이것에 대해 할 말은 있다. 원래 인간은 위선적으로 안 살 수 없는 종이며, 오히려 위악적(僞惡的)으로 살면 세상이 엉망이 된다는 말을 엄마 앞에서 했어야 했다. 인간은 그래서 실천은 어려워도 정치적 올바름을 내세워야 한다. 현실이 마음에 안 들어도 이상을 꿈꾸며 살아야 한다는. 그래야 좀 덜 썩는다. 그건 아마도 인지부조화(認知不調和) 때문인 것 같다. 자신이 평소에 주장하는 것과 행동이 불일치하면 참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가 내세우는 명분과 현실이 불일치해 괴로워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그걸 내세우는 정치인은 부끄러워서, 최소한의 인간이라는 양심의 가책 때문에 자기 목숨까지 버린다. 노무현 대통령이나 박원순 시장 같은 경우가 그렇다. 그러나 아예 위악을 떨면 인지부조화에서 아무래도 자유로워 더 뻔뻔스럽게 일을 저지른다. 주장하는 것과 현실적 행동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로 전쟁을 일으켜 놓고도 뻔뻔하게 구는 것이다. 세상에서 보편적 가치를 내세우면 현실은 위악을 떠는 인간들과 비슷하게 살아도 결과적으로 남에게 해를 덜 끼친다. 위악보단 위선이 결과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게 된다. 변은아는 친모 오정희에게 이런 말을 했어야 했다. “나중에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내가 엄마보단 남과 세상에 덜 유해(有害)한 사람이 될 거야.”라고. “저 콩고물 얻어먹는 거 좋아하거든요.” “전 다른 걸 한다고요. 영감을 준다고요.” 이건 박경세 감독의 PD가 8인회에서 한 말인데, 이런 뜻 같다. 이왕 이렇게 (글 쓰는 재주는 없으니) 태어났으니 내가 잘하는 걸(남에게 영감을 주는) 하며 살겠다고, 8인회 중에 흥행하는 감독이 나와 얻은, 그 이익의 일부라도 얻어먹으며 살겠다는 것이다. 신신애의 노래 <세상은 요지경>에서 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 대로 사는 것이다. 다 대통령만 할 수는 없다. 주변에서 그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도 필요한 것이다. 즉 각자 자신이 가진 것을 최대한 발휘하며 사는 것이다.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질을, 참모는 참모의 자질을. 유비(劉備)와 제갈량(諸葛亮)의 환상 조합처럼. <모자무싸> 10회 ● 세상을 장밋빛으로만 보지 말고 냉정히 그 진실을 봐라. ● 위선이 결과적으로 세상에 덜 해롭다. ● 각자 자기만의 소중한 그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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