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

D-29
이 경이로운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이상한 감정에 휩싸였어요. 인간이란 정말 그토록 강하고 훌륭한 덕성을 갖추었으며 아름다운데, 동시에 어떻게 그토록 사악하고 부도덕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떤 때는 온갖 사악한 원칙을 물려받은 자손에 불과한 듯하다가도, 또 다른 때는 고결함과 신성함을 모두 담고 있는 듯 보이기도 했소.
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ㅇㅇㅇ의 말』 책 시리즈의 하나로 『괴물의 말』이란 책으로 따로 내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다 메리 셸리가 하고 싶었던 말이겠죠. 결국은 『메리 W. 셸리의 말』이 되겠네요. 한 가지 잘 이해되지 않는 것은 괴물의 잔혹성인데요. 어떻게 그렇게 쉽게 사람을 헤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게 혹시 프랑켄슈타인처럼 괴물도 소통없이 혼자 지내서일까 싶기도 합니다. 이 소설에 담긴 여러 주제 중 하나가 '소통'인가? 여러 사람들과 섞이며 쌓아가는 경험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어떻게 하면 당신 마음이 움직일까? 아무리 빌어도 당신은 자기 피조물에게, 이렇게 당신의 친절과 동정을 애원하는 나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지 않겠다는 말이오? 프랑켄슈타인 믿어 주시오. 나는 착하게 살려고 했소. 내 영혼은 사랑과 인간애로 빛났소 하지만 나는 혼자, 처절하게 혼자가 아니오? 내 창조자인 당신조차 나를 미워하는데 나에게 아무 빚도 없는 당신의 동료 인간들에게 내가 무얼 바랄 수 있겠소? 그들은 날 멸시하고 미워하오. 인적 없는 산과 황량한 빙하가 내 피신처요. 나는 여기서 많은 날을 방황했소. 내가 유일하게 편안함을 느끼고 사람들이 유일하게 탐하지 않는 얼음 동굴이 내 집이오. 내가 저 황량한 하늘을 찬양하는 것도 당신들 인간보다 하늘이 내게 더 친절하기 때문이오.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p.140,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어느 날 추위에 떨다가 떠돌이 거지들이 남기고 간 불을 발견했는데 불이 주는 따스한 온기가 얼마나 기쁘던지. 반가운 마음에 뻘건 잉걸불에 손을 내밀었다가 화들짝 물러나면서 비명을 질렀소. 정말 이상했소. 똑같은 것이 그렇게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어 내다니!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p.144,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괴물이 불을 발견하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네요. 이 소설의 핵심을 보여주는 가장 짧은 문장을 찾으라고 하면 이 부분을 저는 꼽겠습니다(현재까지는). 소설의 원제가 '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이기도 하고요. 온기와 뜨거움, 생명과 파괴, 이상함, 이해할 수 없음, 스스로 알아내야 하는 것, 불(지식, 앎, 세계)이 무엇인지 알려고 할 때 따라오는 화상이라는 결과(자신과 세계의 파괴 혹은 파국, 예측 불가능한 결과 등). 처음 읽을 때는 이 부분을 지나쳐버렸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네요. 이번에 처음 읽는 것 같습니다.(-.-)
점차 나는 중요한 것들을 발견하게 되었소. 이 사람들에게는 구분되는 소리로 서로의 경험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거요. 그들이 소리 내는 말들은 때로 듣는 사람의 마음과 표정에 기쁨이나 고통, 미소와 슬픔을 자아냈소. 이것은 참으로 굉장한 과학이었기에 나도 그걸 배우고 싶어 견딜 수 없었소. 그러나 그 소리를 따라 하려고 할 때마다 번번이 실패했소. … 그러나 내 헛간을 비춰 주는 달의 주기가 여러 번 바뀌는 동안 엄청난 노력을 쏙은 끝에 마침내 그들의 대화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몇몇 사물의 이름을 터득했소. 내가 배우고 연습한 단어는 <불>, <우유>, <빵>, <땔감>이었소. 그리고 오두막 사람들의 이름도 알게 되었고. 젊은이와 소녀는 몇 개의 이름으로 불렀지만 노인을 부르는 말은 오직 <아버지> 하나였소. 소녀는 <누이>나 <아가타>, 청년은 <펠릭스> 나 <오빠>. 또는 <아들>로 불렸소. 그 소리와 짝을 이룬 개념을 터득하고 그걸 발음하게 되었을 때의 기쁨은 당신이 짐작하지 못할 거요. 그 밖에 아직 이해하지도 못하고 어디 쓰는 지도 알 수 없던 <좋은>, <사랑하는>, <불행한> 같은 단어도 들어서 구분할 줄 알게 되었소.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p.153-154,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프랑켄슈타인』에서 소쉬르의 향기가 느껴집니다만, 소쉬르(1857-1913)는 메리 셸리보다 후대 사람이라 다른 배경이 있을 것 같아서 찾아보았습니다. 소쉬르가 나오기 위해서는 그보다 앞선 연구들이 있을 것 같기도 했고요. 메리 셸리의 시대에는 로크의 경험론, 콩디야크의 언어 기원론, 빌헬름 폰 훔볼트(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형. 철학자, 교육학자, 외교관, 정치가)의 언어철학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었다고 합니다. 로크는 인간이 백지 상태로 태어나 경험을 통해 개념과 언어를 익힌다고 보았고, 콩디야크(Étienne Bonnot de Condillac)는 언어가 감정과 필요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훔볼트는 언어란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고 자아를 형성하는 정신 활동 그 자체라고 보았습니다. 괴물이 신음에서 출발해 언어를 습득하고, 그 언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자각해 가는 과정은 이 세 사람의 사상이 반영돼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 나는 독서라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그가 글을 읽을 때는 말할 때와 똑같은 소리들이 많이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소. 그래서 이렇게 추측했소, 그가 이해하는 말의 기호를 그 종이에서 찾아내는 거라고. 나는 그것도 정말 배우고 싶었소, 하지만 그들이 기호로 사용하는 소리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무슨 재주로 그럴 수 있었겠소? 말의 과학에서 내 이해 수준은 크게 향상되었고 계속 열심히 노력했지만 어떤 대화를 끝까지 들을 정도는 못 되었소. 아무리 그들에게 내 존재를 드러내고 싶어도, 우선 그들의 언어를 완전히 습득하기 전에는 안 된다는 것쯤은 잘 알았소. 언어에 관한 지식이 있다면 그들에게 내 흉측한 모습을 무시하도록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소. 내가 보기에도 내 일그러진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인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깨닫게 된 사실이오.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p.155,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펠릭스가 사피에게 가르치던 책은 볼네의 『제국의 폐허』였소. 그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연설 투의 문체가 동방 작가들을 모방했기 때문이라고 했소. 이 책을 통해 나는 대강의 역사 지식과 현대 몇 몇 제국의 면모를 알 수 있었소. 또한 세계 여러 나라의 각기 다른 예절과 정부, 종교에 관해서도 배웠소. 게으른 아시아 부족과 천재적인 정신 활동을 보여 주었던 그리스인들, 초기 로마인들의 전쟁, 그들의 아름다운 덕목과 이후의 타락, 그 강대한 제국의 몰락과 기사도, 기독교, 왕들에 관한 얘기도 있었소. 아메리카 대륙의 발견 이야기도 들었고 그 원주민들 이 겪은 불운한 운명에 사피가 흐느낄 때는 나도 같이 눈물을 지었소.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p.161-162,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이 책의 저자 볼네의 풀 네임은 Constantin François de Chassebœuf, comte de Volney (1757-1820)입니다. 아주 기네요. 괴물이 읽는 책들은 아주 엄선된 것 같습니다. 『제국의 폐허』에서는 제국과 문명이 어떻게 인간의 이기심, 불평등, 종교적 독단으로 파괴되고, 인류 문명이 어떤 모순을 가지고 있는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서점 책소개에는 이렇게 나와있네요. "이 책은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 볼네가 고대 유적 위에서 묵상한 사유를 바탕으로 쓴 역사적, 철학적 에세이이다. 프랑스 혁명 후, 저자는 이집트, 시리아, 레바논 등지를 직접 여행하며 눈앞에 펼쳐진 폐허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진다. 찬란했던 문명은 왜 몰락했는가? 그리고 그 몰락은 인간의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가?"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고, 국내 번역서는 전자책으로만 판매되고 있습니다. 제목은 『문명의 폐허 위에서 : 제국의 흥망』이고요. AI로 만든 책인가 봅니다. ePub 전자책이라 그런지 책 꽂기가 안 되네요. https://ia802900.us.archive.org/12/items/ruinsormeditati00volngoog/ruinsormeditati00volngoog.pdf https://en.wikipedia.org/wiki/Constantin_Fran%C3%A7ois_de_Chasseb%C5%93uf,_comte_de_Volney
인간이란 그렇게 강인하고 덕과 품위를 지녔으면서도, 그렇게 악하고 비열한 존재란 말인가? 어떤 때는 사악한 원리의 소산인 듯하다가 어떤 때는 고결하고 신과 같은 존재로 비춰지기도 했소. 위대하고 덕을 지닌 인간이 되는 것은 이성을 지닌 존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 같았소. 많은 기록에 나타났듯이 비열하고 사악한 인간은 가장 비천한 존재, 눈먼 두더지나 유순한 벌레보다도 못한 존재처럼 느껴졌소. 어떻게 인간이 같은 인간을 죽일 수 있는지, 심지어 법이나 정부가 왜 있는지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소. 죄악과 살육에 관해 자세히 듣고서 비로소 궁금증이 풀렸지만 나는 역겹고 혐오스러워 고개를 돌렸소.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펠릭스가 아라비아 여인을 가르치는 내용을 엿들으면서 인간 사회의 이상한 구조를 이해해 나갔소. 부의 분할, 거대한 부와 비참한 가난, 그리고 계급과 가문, 귀족에 관해서도 알게 되었소. 그런 이야기들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소. 당신네 인간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부와 결부된 고귀하고 순수한 혈통이었소. 인간은 이런 이점 중 하나만 지녀도 존경을 받지만 둘 중 하나도 없으면 극히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랑자와 노예 취급을 받으며, 선택 받은 몇몇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낭비하는 운명을 지고 있었소! 그렇다면 나는? […] 주변을 둘러봐도 나와 같은 존재는 보지도 듣지도 못했소. 그렇다면 나는, 보기만 해도 모든 인간이 달아나고 외면하는 이 세상의 오점, 괴물이란 말인가? 그런 생각들로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오. 아무리 떨쳐 내려고 애써도 지식이 늘수록 내 서러움은 더해만 갔소. 아, 내 고향 숲에 영원히 남아 있었더라면, 배고프고 목마르고 더운 것 외에는 알지도 느끼지도 못 했더라면! 지식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오! 일단 머리에 들어온 후엔 바위에 이끼가 끼듯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으니 말이오. 때론 모든 생각과 감정을 떨쳐 버리고 싶었지만 괴로운 마음을 극복할 방법은 오직 하나, 죽음뿐이란 걸 깨달았소. 생각하면 두렵고 아직 이해되지 않는 그런 상태 말이오. 나는 선하고 고귀한 감정을 숭배했고, 오두막 사람들의 다정한 태도와 선량한 성격을 사랑했지만 그들과 교류는 단절되어 있었소. […] 나는 무엇일까? 이 의문이 다시 떠올랐지만 대답 대신 신음 소리만 나왔소.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생명을 받은 그 지긋지긋한 날!」 나는 괴로워 소리쳤소. 「저주 받을 창조자! 당신조차 역겨워 고개를 돌릴 소름 끼치는 괴물을 왜 만들었는가? 신은 자신의 형상을 본떠 인간을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만들었건만 내 모습은 추잡한 인간의 모습이고, 인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더욱 끔찍해졌구나. 사탄에게는 칭찬해 주고 용기를 줄 동료 악마들이라도 있었지만, 나는 철저히 혼자이고 미움을 받는 존재로군.」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때로는 이성에 구애 받지 않고 낙원을 거니는 상상도 해보고, 내 감정에 공감하고 우울한 기분을 풀어 주는 사랑스러운 존재들을 상상하기도 했소. 천사 같은 그들의 표정에는 위로의 미소가 어려 있었소. 그러나 모두가 꿈이었소. 내 슬픔을 달래거나 내 생각을 공유하는 이브는 없었소. 나는 혼자였소. 아담은 창조주에게 부탁이라도 했지만 나의 창조자는 어디에 있을까? 그는 나를 버렸고, 나는 쓰라린 마음으로 그를 저주했소.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아! 얼마나 참담한 밤이었던가! 싸늘한 별들이 비웃듯 반짝이고 벌거벗은 나무들은 머리 위에서 가지를 흔들었소. 간간이 아름다운 새소리가 사방의 적막을 깨뜨리곤 했소. 나를 뺀 모든 것이 잠들거나 즐거워했소. 나는 악마처럼 마음에 지옥을 품었고, 아무에게도 동정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나무들을 뿌리째 뽑아 버리고 주변의 모든 것을 파괴하며 아수라장을 만들고 싶었고, 그런 다음 앉아서 그 황폐함을 즐기고 싶었소. 그러나 그건 용인할 수 없는 사치스러운 감정이었소. 혹사시킨 몸 때문에 녹초가 되어 버린 나는 무력감을 느끼며 축축한 풀밭에 주저앉았소. 세상의 그 많은 사람 중에 나를 불쌍히 여기거나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소. 그런데 내가 나의 적들에게 친절함을 느끼겠소? 아니, 그 순간부터 나는 인간과, 아니 누구보다 나를 이렇게 참을 수 없는 불행으로 내친 사람과 영원한 전쟁을 선포했소.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올려주신 문장에 괴물의 존재적 고뇌라고 할까 그런 것이 처절하게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영화 『프랑켄슈타인』에서 몇 개 씬이 생각나 찾아보니, 여러 이전 작품들을 오마주하고 재창조해낸 장면인 듯 하네요. 진흙벌판에서 괴물이 괴로워하는 장면은 오래된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서도 가져온 것 같고요. https://www.threads.com/@cinemagic.universe/post/DQ1ygUtk0Pi/engineer-x-the-creature-prometheus-frankenstein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일본 예술에도 관심이 많다고 하는데요. 괴물 몸의 이음새를 보면 일본의 긴츠키 공예가 생각납니다. 깨진 혹은 깨뜨린 도자기를 이어붙이는 건데, 델 토로 감독의 괴물은 바느질한 듯 꿰맨 자국이 아니라 땜질한 것처럼 이어붙인 모습이거든요. https://en.wikipedia.org/wiki/Kintsugi 그리고 일본의 ‘부토’(Butoh) 댄스의 모습을 이번 프랑켄슈타인 영화에 많이 반영한 것 같습니다. 부토 댄스는 1950년대 전후 일본의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진 일본 고유의 댄스 장르라고 합니다. 좀 무섭네요. ^^; 부토 댄스 https://en.wikipedia.org/wiki/Butoh https://atmos.earth/art-and-culture/the-dance-of-darkness-inside-the-world-of-japanese-butoh/
『실낙원』과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한 권 그리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었소. 이 귀중한 보물들을 얻게 되어 무척 기뻤소. 이제 내 친구들이 일상의 일에 몰입할 동안 나는 이 책들을 공부하고 지적 능력을 닦았소. 이 책들이 나에게 미친 영향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소. 책들은 내 마음속에 새로운 심상과 감정을 한없이 일으켜, 가끔 환희에 이를 만큼 내 마음을 고양하기도 했지만 대개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기 일쑤였소.
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괴물이 최초로 접 한 책 세 권 입니다. 메리 셸리가 공들여 골랐을 거 같은데. 각각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괴물이 설명하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인간의 종교적, 지적, 감성적 바탕을 닦는 데 필요한 책으로 고른 것 같습니다. 저는 『프랑켄슈타인』을 처음 읽었을 때 이 셋 중에 베르테르만 읽은 상태였는데, 지금도 그렇네요. ^^; 올해 안에 나머지 두 권을 구경이라도 해봐야겠어요.
그 놀라운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소. 인간이란 그렇게 강인하고 덕과 품위를 지녔으면서도, 그렇게 악하고 비열한 존재란 말인가? 어떤 때는 사악한 원리의 소산인 듯하다가 어떤 때는 고결하고 신과 같은 존재로 비춰지기도 했소. 위대하고 덕을 지닌 인간이 되는 것은 이성을 지닌 존재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 같았소. 많은 기록에 나타났듯이 비열하고 사악한 인간은 가장 비천한 존재, 눈먼 두더지나 유순한 벌레보다도 못한 존재처럼 느껴졌소. 어떻게 인간이 같은 인간을 죽일 수 있는지, 심지어 법이나 정부가 왜 있는지 이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소, 죄악과 살육에 관해 자세히 듣고서 비로소 궁금증이 풀렸지만 나는 역겹고 혐오스러워 고개를 돌렸소.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p.162,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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