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헛간에 도착하고 얼마 후에, 나는 당신 실험실에서 가져온 옷 주머니에서 종이를 몇 장 발견했소. 처음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나중에 거기 적힌 것들의 특징을 해독할 수 있게 되자 부지런히 그것을 연구하기 시작했소. 그것은 내가 만들어지기 전 넉 달 동안 당신이 쓴 일지였소.
당신은 작업의 모든 과정을 그 종이에다 빠짐없이 기록했소. 집안일에 대한 이야기도 섞여 있었소. 당신은 이제야 그 종이들이 기억나나 보군. 이게 그것이오. 내 저주받은 탄생에 얽힌 모든 것이 들어 있는 기록. 나의 존재를 만들어 낸 역겨운 상황들이 눈에 선하게 그려져 있소. 내게 주어진 징그럽고 혐오스러운 모습을 자세히 묘사한 글에는 당신의 공포가 생생히 드러나고 나 역시 씻을 수 없는 참담함을 느꼈소.
그 글을 읽으면서 토 할 것만 같았소. 『생명을 받은 그 지긋지긋한 날!」 나는 괴로워 소리쳤소. 「저주받을 창조자! 당신조차 역겨워 고개를 돌릴 소름 끼치는 괴물을 왜 만들었는가? 신은 자신의 형상을 본떠 인간을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만들었건만 내 모습은 추잡한 인간의 모습이고, 인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더욱 끔찍해졌구나. 사탄에게는 칭찬해 주고 용기를 줄 동료 악마들이라도 있었지만, 나는 철저히 혼자이고 미움을 받는 존재로군.』 이런 것들이 내가 절망과 고독 속에서 생각한 내용이오. ”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p.174,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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