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와 헤어지면서 나는 스코틀랜드의 외딴곳을 찾아가서 조용히 일을 마치기로 했다. 괴물이 나를 따라왔고, 내가 일을 끝내자마자 자기 배우자를 건네받으러 나타날 거라는 데 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나는 결심한 대로 북부 고지대를 가로질러 오크니 제도의 외딴곳을 내 작업 장소로 정했다. 그런 일에 꼭 어울리는 그 곳은 바위 덩어리나 다름없는 섬으로, 높은 쪽 절벽에 끊임없 이 파도가 부딪혔다. 척박한 땅에서는 몇 마리 불쌍한 소가 먹을 풀 약간과 주민들의 주식인 귀리가 겨우 자랄 뿐이었다.
주민이라고 해봐야 다섯 명, 앙상하고 수척한 몸은 그들의 형편없는 식사를 말해 주었다. 어쩌다 사치를 부릴 때 먹는 채소와 빵, 심지어는 마실 물까지 8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본토에서 조달되었다.
섬을 통틀어서 누추한 오두막 세 채가 고작이었고, 그나마 한 채는 내가 도착할 당시엔 비어 있었다. 그 집을 빌렸다. 두 칸짜리 그 집은 가난의 처참함이 어떤 것인지 보여 주었다. 초가지붕은 꺼졌고, 벽은 회칠이 안 되어 속을 드러냈으며, …
나는 집을 수리하도록 시키고, 가구 몇 점을 사들인 후 그 집에 들어갔는데, 분명 상당한 놀라움을 일으켰을 이 사건도 지독한 가난과 궁핍에 찌들어 무감각해진 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실제로 내가 이들의 이목을 끌거나 방해받지도 않고, 음식과 옷을 약간 주어도 고맙다는 말을 거의 듣지 못한 것은, 인간의 가장 천박한 감정조차 무디게 만드는 고단한 삶 때문이었다. ”
『프랑켄슈타인 (모노 에디션, 알라딘 특별판)』 p.217-218, 메리 셸리 지음, 오숙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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