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책 증정] 장강명 극찬 "벌써 올해의 소설" <휴먼, 어디에 있나요?> 함께 읽기

D-29
도어 루프 17번, 언찰스가 메세지를 보냈다. 맑은 하늘에 갑자기 몰아친 폭풍우처럼 그의 복잡한 논리적 상호작용 속에서 어떤 충동이 솟구쳤다. 그들은 왜 우리를 이토록 복잡하게 만들었까요? 오만해서 그런 것이 아닌 이상, 우리와 같은 도구를 만들어야 할 진정한 이유가 존재했을까요?
휴먼, 어디에 있나요? 4부 p 404~405,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김상훈 옮김
언찰스는 일련의 경험을 통해 그 자신의 존재 목적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테드창의 두 도서도 같이 소장하고 있는 독자입니다. 다른 인공지능에 관한 도서들을 참고하며 읽으려 하다 이제야 1장을 끝내내요. 접시를 깨뜨린 로봇의 실수와, 주인을 죽인 자신의 실수를 동일선상에 두는 대목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파이널 인벤션이란 도서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육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사고를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면도칼이 주인의 목을 긋는 순간을 2.4센치미터의 오차로 표현한 대목에서 위 내용이 가장 크게 떠올랐습니다.
소설에서 ‘더 웡크’를 그녀로 지칭하기 시작한 부분이 3부에서 나옵니다.(제가 기억하기로는 289쪽에서 처음으로요) ”다 무너져가고 있어.“ 그녀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289쪽) 읽으면서 어라? 갑자기 왜 그녀라고 지칭하지? 하고 의문을 품었더랬죠. 번역하면서 우리글로 된 소설에서만 그녀라고 부른 것은 아니겠죠? 영어 원문에서도 ‘she’라고 지칭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랬다면 하필 왜 이 부분부터 ‘더 웡크’라고만 하지 않고 ‘그녀’라고 지칭했는지 저자의 의도가 궁금해졌습니다. 언 찰스가 더 웡크를 좀 더 친밀하게 여기기 시작했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이미 짐작했지만 더 웡크가 he 보다는 she에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줄 때가 되었다는 뜻일까요.
만약 어딘가에 답이 있다면, 그곳은 바로 이곳 도서관일것입니다.
휴먼, 어디에 있나요? 4부 80RH-5 p.345,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김상훈 옮김
언찰스가 계속해서 본인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해나가는 부분이 계속 생각날만큼 인상이 깊었습니다.
각 장의 마지막에 ‘상호연결’과 ‘전환’이라는 제목으로 다른 글씨체로 쓰여진 부분은 무엇을 나타내는건지, 어떤 역할을 하는 부분인건지 궁금합니다.
이전 부에서 다음 부로 공간적 배경이 바뀌는 장면을 서술한 것인데 1부에서 2부로 넘어갈 때와 4부에서 5부로 넘어갈 때 쓴 ‘상호연결’과 나머지에 붙인 ‘전환‘의 차이점은 잘 모르겠네요.
벽 가장자리를 따라 각양각색의 소켓, 슬롯, 암, 잭, 포트가 수도 없이 박힌 거대하고 복잡한 판독장치가 거치되어 있었는데, 이는 매체 간 호환성을 단연코 거부했던 인류의 아집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였다.
휴먼, 어디에 있나요? p. 337,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김상훈 옮김
호환성에 대한 짜증(?)은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공감하는 건가 싶어 재밌었습니다.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시키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걸 깨달은 거지. 인간은 비싸고 느리지만 로봇은 싸고 빠르니까.
휴먼, 어디에 있나요? p.372,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김상훈 옮김
만물은 다른 무엇인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네
휴먼, 어디에 있나요? p. 373,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김상훈 옮김
소설 읽으며 든 의문점 두 가지입니다. 1) 언찰스는 왜 더 웡크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았을까요? 고사양 시종 로봇인 언찰스는 더 웡크를 보자마자 알아챘을 것 같은데요. 2) 정보의 저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사서 로봇들이 왜 그토록 어이없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저장했을까요? 똑똑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고 역시 똑똑한 AI의 명령에 따르는 로봇들이 말이죠.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4주차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야기의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요, 먼저 읽은 독자들은 결말이 ‘충격적’이라고 많이들 말씀해주셨습니다. 함께 읽어 나가시는 북클러버님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5/20(수) ~ 5/26(화) 5부 D4NT-A & 에필로그 담당 편집장님도 함께 해주시는 클러버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 💬 <휴먼, 어디에 있나요?>는 상류층 인간들을 섬기는 휴머노이드 시종이 자기 주인을 죽였다는 흥미로운 첫 설정 때문에 편집자로서 호기심이 생긴 작품이었는데요, 읽다보니 존재의 목적을 놓지 못하는 언찰스가 그저 너무 애처로웠어요. 다음 장면이 궁금해서 계속 책장을 넘기면서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존재의 의미를 잃었다는 생각이 들 때 너무 막막하고 무력해졌던 것 같아서, 로봇임에도 이입이 됐던 것 같아요. (하는 행동들이 좀 귀엽기도 했고요.) 그런 식으로 소설을 읽어나가다보니 어느새 언찰스에게 정이 흠뻑 들어버렸는데요, 여러분에게도 언찰스가 점점 인격적인 또는 윤리적인 존재로 느껴졌는지 궁금해요. 혹은 끝까지 (프로그래밍만 따르는) 기계적인 존재로만 다가온 분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 감상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웡크의 실체(!)를 언제 눈치채셨어요? 저는 설마 이걸 노렸을까 싶어서 후반부까지 못 믿었거든요 ㅎㅎㅎ 한 달 간 꾸준히 이야기에 대해 논의해주신 클러버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남겨주시는 리뷰들 잘 살펴보고 있습니다 ^^ 5/26(수)에 결말에 대한 감상을 작성해주시면, 우수 리뷰어분들에게는 엘리 신간 도서를 선물로 드립니다!
윙크의 실체는 처음부터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다만 3장에서 갑자기 '그녀'로 지칭되는 부분에서 '역시' 같은 생각도 들고 '어라?' 같은 생각도 들었네요. 여자가 아님 남자 같다는 인상을 받았었거든요. 지금 3장까지 읽었는데 작품 속 세상이 왜 이렇게 변한 걸까 하는 궁금증이 드네요. 로봇들의 융통성 없는 행동이 재밌기도 하구요. 궁금한 점은 로봇은 전기 충전을 해서 그 동력으로 움직이고 생각할 텐데, 세상이 이렇게 망가졌어도 발전소는 멀쩡한 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주인공이 충전하는 장면이 한 번도 안 나와서 좀 의아스럽기도 했고요. 한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그 많은 로봇들이 그렇게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도 꺼지지 않고 여전히 반응을 한다는 점도 의아스러웠네요. 태양광 전지를 달고 있는 건지...그럼 센트럴 관리소의 복도에서 관리자 방 앞에 줄 서 있던 로봇들은 어떻게 충전을 하는 건지...
그럼 지금부터는 언찰스다.
휴먼, 어디에 있나요? 2부. P.215,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김상훈 옮김
2부는 찰스가 시스템적으로 소속된 공간에서 새로운 공간을 접하는 변화를 접하는 파트면서, 찰스, 미지정 시종 유닛, 언찰스로의 정체성의 변화를 겪는 모습이었습니다. 처음 목차만을 접했을 때는 단편처럼 구분된 내용일 줄 알았지만, 여정에 따라 모티브가 된 소설적 단초를 잘 활용한 게 느껴졌습니다.
대체 불가능한 과거의 전통이 사라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저희 보존 농장 프로젝트는, 지난 세기 들의 인간 환경을 재현하고 보존함으로써 이러한 전통과 관습이 사멸하지 않도록 하는 과업에 착수했습니다.
휴먼, 어디에 있나요? 3부 P.208,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김상훈 옮김
3부에서는 보존 농장의 모습들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전통은 과거의 기억으로 상징되는 영역인데, 언찰스가 박사의 비밀번호를 얻고, 컴퓨터의 기록을 말소하면서 박사의 명령체계를 상쇄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억과 다르게 데이터로서 판단한다는 지점이, 웹툰 하우스키퍼가 생각이 났습니다. 좀비바이러스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생체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지하던 가사로봇이 주인을 버리고 자신의 주인을 찾는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정의란 인간이 만든 것이며, 인간이 원하는 대로의 의미를 갖고, 인간이 만들지 않는다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언찰스가 말했다. “저는 ‘다정함과 질서정연함’이 더 나은 목표라고 제안합니다. 세상은 한때 다정하고도 질서 정연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시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그렇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휴먼, 어디에 있나요? 588쪽,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김상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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