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

D-29
이들은 절벽을 타고 올랐다. 파시카가 절벽 끝에 서서 나려다보았다. 아래로 푸르른 호수와 노란빛이 도는 황량한 모래언덕, 모래사장에 놓인 배, 연안의 기름기가 도는 잔잔한 수면에 퍼지는 동그란 파문이 보였다. 아까 그 잉어가 헤엄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 p.14~15,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숲에는 소나무가 성기게 나 있었고 땅에 떨어진 솔잎에 발이 미끄러졌다. 곧게 자란 나무들 사이로 햇빛이 비스듬히 쏟아져 온 땅이 점들로 뒤덮여 있었다. 송진과 호수, 그리고 땅딸기 냄새가 났다. 하늘 어디에선가 보이지 않는 새들이 지저귀었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 p.15,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숲과 풍경의 묘사가 아름다워서 수집했습니다. 주홍빛이 감도는 솔잎길이 생각나네요.
물색이 신비로워요. 약간은 서늘한 느낌..
보통 자연에 대한 묘사가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작품 속 세상은 그만큼 비참함이 대비되어 보이더라고요. 왠지 이번 소설도 벌써부터 내용을 읽어 보니 이후의 전개도그러지 않을까 싶어 살짝 기분이 묘하네요.
이 책에서의 자연은 좀 더 정돈되지 않은 원초적인 느낌에 가까운 묘사랄까요..
이들은 오솔길로 나왔다. 오솔길은 아래로 향했고 숲은 점점 어두워졌다. 양치식물과 습기를 머금은 키 큰 풀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소나무 줄기는 이끼와 지의류로 하얗게 덮여 있었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 p.19,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 탁한 초록빛 혼돈 속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 p.20,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오솔길은 높은 녹색 벽 사이에 깔린 어둑한 회색 회랑 같았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 p.24,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어스름한 길옆으로 연기가 얼어붙은 덩어리 같은 덤불들이 펼쳐졌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 p.33,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Glowing Ferns[거대 양치류](1994년) 유채, 보드, 11x17 1/2인치 <Dinotopia : The World Beneath (다이노토피아 :지하세계로의 여행> 게재 집에 큰아이가 보는 책이 있어서 열어봤더니 마침 ‘양치식물’이 등장하는 그림이 있네요. 저자닌 제임스 거니James Gurney는 다이노토피아Dinotopia 시리즈로 유명하신 분이고요. 제임스 거니는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고고학을 전공해 인류학 학사를 받았고.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아트 컬리지에서 두 학기 동안 삽화도 전공했어요. 과학소설 및 판타지 소설책 70권 이상에 표지를 그렸다고 하빈다. 1996년에는 미국 우정청을 위해 공룡의 세계The Wolrd of Dinosaurs 등 우표 도안을 만들기도 했어요. 고고학적 재현을 연구해온 그는 2년 동안 ‘다이노토피아: 공룡나라 여행’의 글과 삽화를 맡았습니다. 1992년 출간된 이 책으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휴고상, 세계 판타지 문학상, 체슬리상, 스펙트럼상, 콜로라도 어린이 도서상 등을 수상했어요. 다이노토피아 시리즈에 등장한 그림 작품들은 스미소니언 협회의 국립 자연사박물관, 노먼 록웰 미술관, 왕립 타이렐 박물관에 전시되었고 미국과 유럽 등지의 미술관에서 순회 전시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 그믐에서 <지구의 짧은 역사>라는 과학책을 독서모임으로 진행했어요. 마침 공룡과 양치식물을 다룬 부분이 있어서 멈칫했습니다. ^^ 고생대의 석탄기의 양치식물은 지금의 양치식물과 달리 높이가 30m에 달하는 것이 있었죠. 그것들이 묻혀서 지금 우리가 쓰는 석탄이 되었고요. 중생대에 이르러 소나무, 은행나무 등의 겉씨식물이 등장하면서 양치식물의 높이가 좀 더 낮아져 초식공룡이었던 브라키오사우루스의 주식이 되기도 했죠. 지금 읽고 있는 <신이 되기는 어렵다>에 등장하는 자연 배경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자연 환경의 느낌과는 조금 다르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래서 좀 더 자유로운 상상을 하게 되는 측면이 있네요.
이런 현상은 인간의 뇌가 가진 특징 세 가지로 설명이 가능하다. 첫 번째는 ‘유도(誘導)’라는 것이다. 긍정적인 무엇은 그와 대조되는 부정적 이미지를 머릿속에 만들어낸다. 이것을 가장 뚜렷이 알 수 있는 것은 시각을 통해서다. 빨강이나 검정 같은 색상을 보고 나면 주변에 그와 반대되는 녹색이나 흰색 같은 것이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 빨간색 물체를 보고 있으면 그 주위로 녹색 후광이 생기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은 ‘대조‘라는 것을 이용해 작동한다. 우리가 어떤 것의 개념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은 그와 반대되는 게 뭔지 알기 때문이다. 뇌는 이렇게 대조되는 것들을 끊임없이 들추어내고 있다.
인간 본성의 법칙 p.228, 로버트 그린 지음, 이지연 옮김
인간 본성의 법칙세계적인 밀리언셀러 <권력의 법칙>의 저자 로버트 그린이 우리 안에 숨겨진 인간 본성에 관한 18가지 법칙을 통찰해낸다. 평범하고, 이상하고, 파괴적인 모습이 공존하는 매혹 될 수밖에 없는 존재, 인간의 진짜 모습을 파헤친다.
제가 읽고 있는 책에 말씀하신 '대조'에 대한 개념이 있어서 올려봅니다. 이 내용에 따르면 녹색의 숲을 보여주면 그 다음으로 피바람을 연상하게 되는 거겠죠..
이 말은 곧 우리가 무언가를 보거나 상상하면 머릿속으로는 어쩔 수 없이 정반대되는 것을 보거나 상상하게 된다는 뜻이다. 만약 내가 사는 문화권에서 특정한 생각이나 욕망이 금지되어 있다면, 터부시된다는 사실 자체가 즉시 그 금지된 것을 떠올리게 만든다. ‘안 돼’라고 할 때마다 ‘돼’가 떠오른다는 이야기다. 이를테면 빅토리아 시대에 포르노를 금지하자 사상 처음으로 포르노 ‘산업’이라는 게 생겼다. 마음속에서 이렇게 반대되는 것들이 계속 교차하는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내가 갖지 못한 바로 그것을 자꾸 생각하고 욕망할 수밖에 없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 p.228,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비슷한 이유로 우리네 청개구리 심보도 인간 본성일까요. ㅎㅎ
그렇다고 볼 수 있겠죠..? ^^ 인간 본성을 개구리에 비유해서 표현한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하는 말은 본성을 무조건 억압하거나 부정하지 말고 인정하고 면밀히 관찰하라는 것이에요.
대기의 효과 - Atmospheric Effects -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 나무 위의 나뭇잎 사이를 통과하는 햇빛은 크고 작은 동그라미나 타원형이 섞인 빛의 스팟으로 지면을 비춥니다. 이러한 빛의 스팟을 데플드 라이트(Dappled Light)라고 부르죠. 빛의 스팟은 불규칙하게 퍼지고,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면 함께 흔들립니다. 광선이 나뭇잎 사이의 작은 공간을 통과할 때 핀홀 프로젝터(Pinhole Projector)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광선 하나를 손으로 가려보면, 그 광원을 태양까지 더듬어갈 수 있습니다. 태양은 나무의 위, 나뭇잎의 건너편에서 반짝이고 있겠죠. 구름이 태양의 앞을 지나가면 이 빛은 사라져 버립니다. 지면에 도달하는 빛의 원은 실은 태양의 둥근 형태가 투영된 것입니다. 부분일식에 의해 태양의 일부가 가려지는 날에는, 빛이 원이 아니라 일부가 가려진 형태가 됩니다.
컬러 앤 라이트 Color and Light p.192, 제임스 거니 지음
컬러 앤 라이트 Color and Light색의 배합을 제시하거나 페인트 테크닉을 단계적으로 설명할 뿐인 수많은 미술서적과는 다르게 사실주의 화가가 되풀이하며 질문하던 의문에 답이 담겨있다. 사실주의 화가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표현 도구인 색채와 빛에 관련된 풍부한 정보를 소개한다.
위의 책 p.192 ‘Jabberwocky [재버와키]’(2002년) 유채, 패널, 8x10인치 숲 속 나무그늘에서 빛이 떨어지는 모습을 그림 풍경 그림을 예시로 들고 있습니다.
나무들 사이로 들어온 햇빛이 땅 위에 떨어지는 모양을 ‘점들로 뒤덮여 있다’고 표현했어요. 실제로 나무들로 하늘이 덮인 곳에서 나뭇잎 사이로 새어들어오는 빛이 지상에 떨어지면 동그라미가 여러 개 떨어져 서로 겹치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는 형태로 보이거든요. 항상 그 모양이 신기하기도 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했었어요.
"훌륭한 세상입니다." 키운이 말했다. "즐거운 세상이고요. 모두들 농담을 합니다. 다들 똑같은 농담을 하지요. 루마타 나리마저도요."
신이 되기는 어렵다 p.39,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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