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화님의 대화: 중세 수준의 행성에 지구의 인간들이 방문한다는 이야기를 다루는 또 다른 소설이 있는데요. 제임스 P. 호건의 <생명창조자의 율법>입니다. 다만 소재만 비슷할 뿐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나 분위기는 마치 거울을 비춘 듯 정반대의 분위기인데요. <생명창조자의 율법>은 금속과 무기물로 이루어진 기계 지성 생명체들의 행성을 배경으로 합니다. 이곳의 문명도 시대의 한계로 인해 무지와 탄압에 가려져 있지만 <신이 되기는 어렵다>와는 달리 인간들이 적극적으로 외계에 접근하고 교류를 시도하는데요.
지켜봐야 하지만 무력함을 느끼는 이번 작품과 달리 제임스 호건의 소설은 지구와 원주민들의 이해관계와 욕망이 뒤얽혀 마치 한 편의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분위기로 진행됩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나중에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몇 가지 생각나는 문장들을 가져와 봅니다. 기계생명의 원주민이 실험과 추론으로 행성의 모양은 구球의 형태라는 걸 알아내지만 그 발견으로 인해 탄압받는 부분인데 비슷한 내용이 이번 작품에도 있죠.
“ "액체는 구체 위에서 제 형상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구체의 형상을 한 세계에는 메탄의 바다가 존재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대양은 분명 존재하지 않습니까?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수천 명의 항해자와 여행자들이 환각에 빠진 것입니까?" 그는 강렬한 눈빛으로 로프베이엘을 쏘아보았다.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하겠는가, 대양을 부정하는 자여?"
"답할 말이 없습니다." 로프베이엘은 울적하게 중얼거렸다. ”
『생명창조자의 율법』 p.102, 제임스 P. 호건 지음, 조호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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