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

D-29
회색성은 잔인함 면에서는 인류를 중세로 돌려놓는 마지막 전투에 나서고 패배할 것이며 그 실재적인 힘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 p.213,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은화님의 대화: 2부에서는 아르카나르에 드리운 회색그림자의 구체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돈 루마타가 왜 자신의 현실에 좌절할 수밖에 없는지, 그가 매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고요. 2주차까지의 독서내용을 얘기해보겠습니다. 1) 3장~5장까지 읽은 내용 중 기억에 남았던 부분을 얘기해주세요. 2) 돈 레바라는 인물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는 안톤의 분석처럼 역사에도 이름을 남기지 못할, 연구자들이 개입할만한 영향력이나 가치도 없는 흔한 권력자에 불과할까요?
1. 일찍이 프롤로그에서 2장까지 읽으며 돈 루마타(=안톤)가 '햄릿형 인간인가?'하고 의문을 던진 바가 있었는데, 5장까지 읽으며 조금 더 확신에 가깝게 변한 것 같습니다. 독백으로 드러나는 그의 생각이 굉장히 풍부했어요. 자신은 공산주의자고 지구의 문명적인 인간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데, 조금씩 귀족 '돈 루마타'로서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자괴감을 느끼거나 당황해하는 묘사라던지요. 문명과 야만이 모두 인간에게 내재된 것게 아닐까요? 3장에서 안톤이 생각하죠. 와가를 지구로 데려가면 어떻게 될까, 하고. 죽거나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지만, 어쩌면 적응할 지도 모르겠다고 여깁니다. 정답은 아직 불명확합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 행동으로 보아, 문명과 야만은 모두 인간 안에 내재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인간은 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거죠. 상황에 의해, 아니면 편의에 의해. 그는 피보다는 오물을 더 낫게 여기지만, 아직 어떤 오물은 피보다도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여깁니다. 그렇기에 아직 그의 닻은 지구에 자리하고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 다음으론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요. 2. 사람이 시대를 만들기도 하지만, 시대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죠. 안톤의 독백이 돈 레바에 대한 경계심과 증오에 기반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저는 불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상황과 주위의 어리석음, 착오, 우연에 의해 너무나 어이없는 방식으로 권력을 얻는 사례는 분명 존재하거든요. 그가 다른 시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상황이 맞물렸다면 언제든 같은 일은 일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위대한 사람이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에 남은 이름들을 위대하다고 추앙받는 것일 테죠.
5장의 왕의 만찬에서 나오던 럼케이크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중세시대에는 성탄절을 기념하기 위해 무화과와 견과류, 꿀, 증류주를 넣은 무화과 푸딩(Figgy pudding)을 먹곤 했답니다. 무화과 열매를 와인에 넣고 끓이고 이걸 밀가루 반죽에 섞어 구워내는 방식인데요. 이것이 시간이 지나 럼을 만드는 캐리비안 제도의 나라들에서 럼케이크로 파생되었습니다. 럼케이크는 말린 과육을 체리향 브랜디나 럼주에 넣어 몇 달 동안 절입니다. 반죽은 설탕과 물을 넣고 카라멜 색깔이 날 때까지 끓인 뒤 과일절임을 넣어 모양을 잡고 구우면 럼케이크가 완성됩니다. 럼주를 직접 넣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럼케이크는 많이 먹으면 취할 수 있다고 하네요. 굉장히 수분이 많은 케이크인가 봅니다. 돈 타메오는 자신의 일화를 굉장히 유머스럽게 묘사했지만 아마도 돈 레바가 만찬장에서 벌인 이 '장난'은 자신의 잠재적인 정적이나 경쟁자를 찾아내려는 일종의 속임수 같네요.
무화과를 좋아합니다. 말린 것보다는 생과일을요. 여름에 전라도 영암에서 나오는 무화과를 사먹곤하죠. 곧 시즌이 다가오네요. ㅎㅎ 크리스마스 케이크로는 독일의 슈톨렌이나 이탈리아의 파네토네를 재미삼아 사서 먹곤 합니다. 럼케이크는 우리에겐 생소한 캐러비언 제도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라 그런지 먹어보기는 커녕 처음 들어보네요. 맛있겠어요!
은화님의 대화: 2부에서는 아르카나르에 드리운 회색그림자의 구체적인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돈 루마타가 왜 자신의 현실에 좌절할 수밖에 없는지, 그가 매순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엿볼 수 있고요. 2주차까지의 독서내용을 얘기해보겠습니다. 1) 3장~5장까지 읽은 내용 중 기억에 남았던 부분을 얘기해주세요. 2) 돈 레바라는 인물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는 안톤의 분석처럼 역사에도 이름을 남기지 못할, 연구자들이 개입할만한 영향력이나 가치도 없는 흔한 권력자에 불과할까요?
1)도나 오카나를 만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결벽증이 있는 듯 보이는 안톤이 결국 오카나를 뿌리치고 도망치 듯 떠나는 장면과 그 이후 오카나의 처분?이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전 오히려 안톤의 정체가 발각되거나 문제가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흐음.. 2)5장까지 읽은 지금은 왕까지 조종하는 타고난 권력자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5장 마지막 즘 계속 감금되어 있어 처참한 몰골의 약사와 그 약사를 통해 왕을 조롱하는 듯한 장면에 더욱 그렇게 느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느낌.
borori님의 대화: 1)도나 오카나를 만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결벽증이 있는 듯 보이는 안톤이 결국 오카나를 뿌리치고 도망치 듯 떠나는 장면과 그 이후 오카나의 처분?이 조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전 오히려 안톤의 정체가 발각되거나 문제가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흐음.. 2)5장까지 읽은 지금은 왕까지 조종하는 타고난 권력자인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5장 마지막 즘 계속 감금되어 있어 처참한 몰골의 약사와 그 약사를 통해 왕을 조롱하는 듯한 장면에 더욱 그렇게 느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느낌.
체취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만드는 장면 묘사였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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