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되기는 어렵다> 저에게는 생소한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읽어나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거칠게 느껴지는 책은 다 읽은 이후에 여러가지 것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힘이 있어서 여운이 오래 남기도 합니다. 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불결과 청결에 대한 감각이 자극받으면서 쓰레기나 사회 계급이 대한 문제도 생각해봤습니다. 앞서 인용한 하오징팡의 <접는도시>, 샹뱌오의 <<낯선 사람과 부근을 만들기:그 시작에 대한 탐구> 와 같은 책을 열어보면서 ‘접힘’과 ‘펼침’에 대한 생각의 고리를 이어가다 보니 질 들뢰즈에까지 이르렀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질 드뢰즈의 철학을 좀 더 파보아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좋은 시간 이끌어주신 @은화 님께 감사드립니다. 다음 책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께요. ^^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
D-29

ifrain

향팔
“ 그러나 한 가지는, 으레 말하듯, 뼈아플 정도로 깨달았다. 환상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은 필요 없다는 것 말이다. 무식한 자들과 문화의 적들이 우리를 조종했다. 그들은 절대로 우리 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우리를 반대할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말하도록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공산주의가 자유와 예술의 세계라면 그들에게는 당과 정부가 세운 모든 계획을 민중이 즐거운 마음으로 지체 없이 이행하는 사회다.
이 간단한 진실, 하지만 당시 우리에겐 자명해 보이지 않았던 이 진실을 인정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었다. 진실을 인정하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이 말이다. 그러나 이로운 면도 있었다. 새로운 구상들이 떠오르더니 당장 자신을 구현해 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우리가 생각했던 〈즐거운 총사〉 이야기가 전혀 다른 각도에서 조명됐고 나는 형 아르카디에게 〈관찰자〉 구상을 완전히 수정해야 한다고 설득하기 위해 긴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가벼운 것들〉의 시절, 〈뾰족한 검과 추기경〉의 시절은 끝난 듯했다. 어쩌면 아직 도래하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총사 소설은 중세 암흑기에 빠진 인텔리겐치아의 운명을 그린 소설이어야, 그런 소설이 되어야 했다. ”
『신이 되기는 어렵다』 후기, 스트루가츠키 형제 지음, 이보석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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