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임지기에 대해 -
과학 소설을 위주로 모임을 열고 사람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주로 고전SF들을 위주로 읽고 있습니다. 고정적으로 열리는 SF소설모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믐에 가입해서 계속 모임을 열고 있습니다.
- [함께 읽는 SF소설] 이전 모임 -
01. 별을 위한 시간 - 로버트 A. 하인라인
02. 민들레 와인 - 레이 브래드버리
03. 키리냐가 - 마이크 레스닉
04.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 케이트 윌헬름
05. 생명창조자의 율법 - 제임스 P. 호건
06. 앨저넌에게 꽃을 - 대니얼 키스
07. 화성 연대기 - 레이 브래드버리
08. 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
09. 우주 순양함 무적호 - 스타니스와프 렘
10. 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 스타니스와프 렘
11. 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 모임지기가 책을 고른 이유 -
동구권 SF 특집의 연장선입니다. 이전에는 스타니스와프 렘 작가의 대표작 3개를 읽었고,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작품 <노변의 피크닉>을 시작으로 4회에 걸쳐 진행하는 모임입니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는 우주와 다른 행성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된 미래에 지구 출신의 과학자인 주인공이 중세 수준의 문명을 가진 외계문명을 발견하는 내용입니다. 주인공은 발전된 기술과 과학으로 행성의 원주민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에 외부의 개입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우려에 관찰자로 남기로 합니다. 세상을 바꿀 능력과 의지가 있음에도 방관해야만 하는 전능한 자의 기분과 생각이란 어떤 것일까요?
* 4/26 ~ 5/8 : 책 준비 기간
1) 5/9 ~ 5/15 : 프롤로그 및 제1~2장
2) 5/16 ~ 5/22 : 제3~5장
3) 5/23 ~ 5/29 : 제6~8장
4) 5/30 ~ 6/6 : 제9~10장 및 에필로그, 감상
- 함께읽기를 진행하며 -
평소의 진행 방식대로 각자의 읽기 속도에 따라 독서를 하고 참여해주시면 됩니다. 일정보다 앞서 읽으시는 경우, 그믐에 내용을 적거나 함께 얘기하고 싶으신 분들은 댓글의 [스포일러 기능]을 사용해 주시면 됩니다. 4주차에는 결말부의 내용이 언급될 수 있으므로 그믐에 중간중간 들어오시는 분들은 유의해주세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
D-29

은화모임지기의 말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은화
이번 모임은 전에 이어 스트루가츠키 형제 특집 입니다. 저번 모임에서는 작가들의 대표작 <노변의 피크닉>을 읽었으며, 다음 회차 모임에는 <저주받은 도시>와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저주받은 도시『노변의 피크닉』 『신이 되기는 어렵다』 『죽은 등산가의 호텔』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에 이어 선보이는 「스트루가츠키 형제 걸작선」 다섯 번째 권으로, 정체불명의 인도자가 수수께끼의 실험을 진행하는 고립된 기이한 도시에 대한 우화를 들려준다.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소비에트 SF 작가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 러시아 민담을 비롯한 세계의 온갖 신화와 과학이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해 사회주의 체제를 풍자하는 탈경계적 문학적 난장(亂場)이 펼쳐진다.
책장 바로가기

borori
이번 책도 기대됩니다. 🤩

은화
안녕하세요 @borori 님! 이번에도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은화
이전의 <노변의 피크닉>과 마찬가지로 <신이 되기는 어렵다>도 과거에 영상화가 되었네요. 1989년에 서독-소련-프랑스-스위스 합동작품으로 제작된 작품이 하나가 있고, 소련 출신 알렉세이 게르만 감독이 촬영한 영화가 따로 있습니다.
알렉세이 게르만 감독은 2000년에 이 영화를 찍기 시작하여 2006년에 촬영을 마쳤으나, 후반 작업과 편집이 워낙 오래 걸려 2013년 중간에 감독은 사망하고 그의 아내와 아들이 작업을 이어받아 마침내 상영되었다고 해요. 다만 게르만 감독은 그로테스크한 연출을 담기에 보시려는 분은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국내 DVD 리뷰에는 이런 평가가 달려 있네요.
"역겹고 혐오스럽고 끔찍하고 원작의 악랄함만을 모아둔 영화. 그러나 분명히 의미는 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8996634
https://www.imdb.com/title/tt2328813/



borori
와.. 평가가 오싹하네요. 약간 무서워집니다. 그럼에도 분명한 의미를 찾아보겠습니다✨

꽃의요정
전 아직 초반이라 무슨 내용인지도 전혀 감이 안 잡히네요. 근데 평을 보니 영화는....
(이제서야 타르코프스키의 '스토커' 중간까지 봤어요!)

은화
책 준비는 다들 되셨나요? 오늘 업무 시간 중에 도서관을 검색해보니 딱 한 권이 있었네요.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았는지 보존서고로 지정되어 있더라고요. 책도 거의 새것처럼 깔끔한 걸 보니 손을 많이 타지 않은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상호대차나 보존서고를 신청해서 받아봤을 때 책 상태가 많이 훼손되어 있으면 기분이 좋지 않아서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었습니다 😃


향팔
쪼끔 늦었지만 오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습니다. (역시 책 상태가 깨끗하네요 ㅎㅎ) 지난 모임에서 같이 읽은 <노변의 피크닉>이 넘 좋았어요. 이번 작품도 기대됩니다.

사다새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집근처 도서관에서 대출이 되나 찾아봤는데, 누가 이미 대출을 한 모양이더라고요. 물론 대출 기한이라는 게 있으니 한달 내내 잡고 있을 수 없어서 그냥 샀습니다! 다만 교보문고에선 품절이라 다른 곳에서 구매해야 했어요.
SF소설은 정말 오랜만인데다 그나마도 영미권 작품만 읽었어서 정말 기대가 큽니다. 보통 일반적인 러시아 문학 하면 비루한 현실과의 사투, 삶의 의미, 고통과 고뇌 이런게 떠오르게 마련인데, SF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하고요. 29일간 잘 부탁드립니다.


은화
안녕하세요 @사다새 님! 모임해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저도 서구권 SF만 읽게 되는 것 같아 일부러 동구권 작가들을 골라 특집으로 읽고 있는데 이쪽은 이쪽대로 새로운 즐거운 경험이 가득하더라고요. 한 달 동안 즐거운 독서 경험이 되셨으면 합니다. 😄

사다새
안녕하세요, @은화 님!
생각해보면 동구권 문학은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체호프 정도를 떠올리지 SF 작가를 물어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더라고요. 그나마 유명한 건 매트로 시리즈의 글루홉스키 정도일까요.
오늘부터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약간의 진입장벽을 지나니 너무 재밌네요. 서구권 SF와 묘하게 다른인상도 드는데, 그 점이 오히려 저로서는 서구권 SF보다 더 취향에 맞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모르던 좋은 책을 만나서 기분이 좋아요!

은화
메트로 시리즈를 아시는군요! 바로 이전 회차에 읽었던 <노변의 피크닉>이 게임과 소설로 유명한 메트로 시리즈와 스토커 시리즈에 큰 영향을 줬다고 하더라고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현상과의 조우, 뒤틀려서 영향을 받는 인간과 현실 세계 등이 이전 작품에도 중요하게 나오고요. 나중에 한 번 시간이 되실 때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다새
메트로 시리즈와 스토커 시리즈 둘 다요...?! 둘다 유명한 시리즈고, 동구권 특유의 음울하면서도 진득한 질감이 인상 깊었는데 <노변의 피크닉>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니 흥미가 가네요. 책 소개문을 읽어보니 확실히 스토커 시리즈의 느낌이 나고요. 기억해두었다가 꼭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밥심
저도 방금 대출을 무 사히 잘 해왔습니다. 이제 슬슬 읽어볼까요.

은화
안녕하세요 @밥심 님, 이번에도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형제 작가들이 어떤 감동을 줄지 기대되네요.

borori
저도 도서관에서 빌려보았습니다. 두근두근


사다새
5/9 - 와. 하루 만에 2장까지 거의 다 읽었습니다. 역시 러시아 문학의 최대 진입장벽은 애칭인 것 같아요. 전쟁과 평화를 읽을 때 저를 괴롭혔던 애칭이(결국 도중에 포기했습니다.) 프롤로그부터 살짝 나와서 아예 메모를 하며 읽었습니다. 이걸 넘으니 훨씬 수월해졌네요. 좀더 상세한 감상은 혹시 모르니 스포일러로 달아두겠습니다.

사다새
아직 2장을 읽는 중이지만, 주인공인 안톤과 많이 친해졌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낍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오랜 아르카나르 생활로 소위 '인류애'를 잃어가는 독백이었어요. '휴머니즘의 우물이 말라가고 있다', '솔직히 저들이 인간인가? 시간이 지난들 저들이 인간이 될까?' 이런 말들이요. 제가 한창 CS직을 할 때의 마음이 이랬거든요. 저는 분명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에게 친절해지고 싶은데, 종종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을 응대할 상황이 오면 저 말대로 영혼이 고갈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거치면서 피식 웃기도 하고, 좀 더 집중도가 올라간 기분도 들었습니다.
프롤로그는 어떤 의미에 거대한 요약, 복선, 미장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톤이 거기서 인용하던 <햄릿>의 대사를 찾아봤는데, 이게 알고 보니 그 유명한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와 이어지는 대사라 하더라고요. 해석하면 "그리고 위대하고 중요한 계획들은 이 걱정에 흐름이 뒤틀려, 행동이라는 이름을 잃어버린다." 쯤 될 것입니다.
투르게네프는 인간을 돈키호테형 인간과 햄릿형 인간으로 구분했는데, 햄릿형 인간은 생각과 고민 때문에 제대로 행동하지 못하는 부류예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 2장까지만 보면 안톤과 같은 연구원들은 햄릿형 인간입니다. 아르카나르에 실제 역사라면 있을 수 없는 파시즘이 태동하고 있는데도 역사의 흐름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죠. 이것이 계속 유지될지, 아니면 깨질지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감상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은화
화살 맞추기 놀이에서 안톤이 화살을 못 맞춘, 또는 일부러 빗나가 게 한 상황을 생각해 보면... 아마도 언젠가는 그의 결단이나 결심에 대한 암시일 수도 있겠네요.

은화
저는 지원부서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그나마 상대적으로 사람을 직접 상대할 일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 관계 때문에 고민을 겪고 있는데요. 마침 모임 참여자 분들이 올려주시는 문장 수집을 보니 다들 비슷한 문장을 많이 올리시는 걸 보며 사람 생각이 비슷하구나 싶었습니다 ㅎㅎ
45p에서 안톤이 하루 종일 부정적 감정과 경험에 절여져 있다가 처음으로 사람다운 사람을 만나 대화를 갈구하는 부분이라든지, 72~73p에서 주인공이 인간에 대한 믿음을 잃을 것만 같은 좌절감을 묘사하는 부분도 그렇고요. '저게 나랑 같은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경험을 누구나 살면서 한 번 이상은 겪으니까요.
인간에 대한 믿음 하니 임레 케르테스 작가의 <운명>이란 작품에서 나온 말이 떠오르는데요.
'사람들이 결국 개개인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실제로 그 아이를 증오하거나 개인으로서의 그 아이를 증오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유대인’이라는 개념 자체를 증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아이 역시 전에 그것에 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그것이 본질적으로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 <운명>, p.42~43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또한 혐오하는 것은 개인으로서의 경험을 통해서도 발생하지만, 구분하고 유형화 하는 집단으로서도 누군가를 판단하게 되죠. 한 개인은 개인으로서의 정체성도 유지하지만, 동시에 어떤 식으로든 어느 집단에 속하게 마련이기에 집단으로서의 성격도 부여되고요. 결국 개인에 대한 판단은 집단에 대한 판단과 불가분이죠.
안톤은 한 명 한 명을 개인으로서 마주할 기회는 얼마 없는 반면, 한 계급이 다른 계급을 핍박하고 또 핍박받는 자들이 스스로의 무지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집단으로서 인간을 바라봐야 하기에 믿음이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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