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받은 상처 때문일까.
나의 낯선 동행자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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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도 오버투어링으로 골치 아프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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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길우는 자신의 여행담을 길게 늘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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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효에 대한 걱정은 여전했으나, 오늘 하루는 꽤 괜찮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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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은 그 모습을 보며 길우가 사교적인 사람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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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다닐래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은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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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우리나라는 많이 안전하다. 소매치기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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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간은 그런 것이다. 내가 바라면 안 도와주고 안 바랄 때 남이 나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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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우는 숙소 앞 좁은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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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우는 잠시 혜성을 바라보더니 대답 대신 웃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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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이제 안 볼 사람인데 뭐 어때. 부끄러워도 괜찮다'라고 자신을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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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효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했지만, 앞으로 남은 일정을 망치고 싶지 않다는 이기심이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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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아직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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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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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소매치기가 극성인 것은 관광객이 많고 경찰력이 허술해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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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효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모른다는, 내심 외면하고 있던 걱정이 다시 수면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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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우의 위로에도 혜성의 불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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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떠난다면 발코니에 서서 커피를 마시는 이미지만큼은 현실화시키고 싶었던 혜성이 발코니가 있는 숙소를 강하게 원했기에 잡은 숙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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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의 마음은 여전히 지효에게 무슨 나쁜 일이 생겼을지 모른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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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고난을 외면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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