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아직까지는.
나의 낯선 동행자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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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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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소매치기가 극성인 것은 관광객이 많고 경찰력이 허술해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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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효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지 모른다는, 내심 외면하고 있던 걱정이 다시 수면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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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우의 위로에도 혜성의 불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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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떠난다면 발코니에 서서 커피를 마시는 이미지만큼은 현실화시키고 싶었던 혜성이 발코니가 있는 숙소를 강하게 원했기에 잡은 숙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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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의 마음은 여전히 지효에게 무슨 나쁜 일이 생겼을지 모른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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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고난을 외면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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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한편으로 너무 빨리 길우를 좋아하게 될까봐 마음의 고삐를 쉴 새 없이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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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럼 제가 거실에서 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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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자신이 지나치게 여지를 줬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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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은 불안과 설렘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억누르듯 깊게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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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엔 혜성이 먼저 길우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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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그저 그런 작품인데 번역을 잘해 더 좋은 작품으로 해외상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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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한숨도 제대로 못 잤지만 혜 성은 거짓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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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우의 기분을 해치지 않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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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조차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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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에 더러운 새끼들이 많이 살아 차라리 그냥 손해 보고 말지 그런 더러운 인간들을 다시는 안 봤으면 하는 게 있다. 더러운 것들은 그냥 더러워서 피하는 게 내 신상에 좋다.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는 게 상책이다. 그런 것들은 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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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우의 말처럼 지금은 눈앞의 것들에만 집중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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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가, 오늘 그라나다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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