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

D-29
에얄 에이브러햄은 이렇게 썼다 "아버지가 아이들의 일상적인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특히 아버지가 주 양육자 역할을 맡아 어머니의 참여 없이 아기를 키울 때, 양쪽 시스템이 모두 활성화되며, 남성 양육자는 어머니처럼 아기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109,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개체의 특성은 발달 중인 유기체가 만나는 환경의 신호에 따라 달리 만들어지며, 개인의 유전적 잠재력은 유전자가 언제 어떻게 번역 되고, 활성화되며, 표현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 결과는 개인이 처한 사회적•생태학적 맥락 그리고 진화적 시간에 걸쳐 그 맥락이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되는지에 크게 좌우된다. 포유류 어미가 연약한 아기를 낳고 본능적으로 돌보기 시작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동일한 분자와 신경회로는 수컷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 이는 관련 조건이 얼마나 적합한지와 그 조건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따라 다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진화 이론가인 멀린 아-킹(Malin Ah-King)과 패트 리샤 고와티(Pacia Cowar)가 지적한 것처럼 "수컷과 암컷만큼 비슷한 것은 없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112,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중요한 것은 새끼와의 장기간의 친밀한 노출이었다.(p.82)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5월 12일 화요일은 4장 '아빠의 뇌'를 읽습니다. 앤 스토리와 캐서린 윈-에드워즈의 연구 이후에 지난 20년간 신경 과학에서 아기와 아버지의 상호 작용을 추적한 연구 성과를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귀띔하자면, 5장은 더 재미있어요. :)
처음에는 이 새로운 유형의 아버지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진다는 사실이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남자다움'을 중시하는 문화적 고정관념이 있기도 하거니와 테스토스테론이 경쟁심 및 남성성과 연관성을 가지는 정도가 과도하게 부풀려진 탓일 것이다. 강하고 자신감 있고 용감하며 지위 경쟁 중에 무모한 행동을 보이거나 노골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진짜 남자'의 필수 조건으로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 방대한 문헌이 과장된 용맹성과 높은 'T'(테스토스테론)수준을 연관 짓고 있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의 효과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러한 연관성은 종종 이야기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측면이 있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남자가 아빠가 되어 매일 몇시간씩 아기를 돌보며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점차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몇 주 또는 몇 달에 걸쳐 천천히 일어나며 많은 남성을 장기간에 걸쳐 관찰해야만 통계적으로 유의만한 차이를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과 달리 옥시토신 및 여러 관련 신경내분비 효과는 보다 더 빠르게 일어난다. 옥시토신이 애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점점 인정받은 사실이다. 임신한 여성의 에스트라디올 수치가 상승하면 출산 후 옥시토신에 더 잘 반응할 수 있도록 뇌에서 옥시토신 수용체의 합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어머니가 아기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모유수유를 하면 옥시토신 수치가 높아졌다. 그러나 꼭 아이를 낳지 않더라도 사람은 옥시토신에 반응한다. 일반적으로 오르가즘을 경험할 때나 다른 사람과 따뜻한 상호작용을 할 때 또 이를테면 포옹을 하거나 마사기를 받거나 강아지를 쓰다듬을 때도 증가한다. p 98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저도 요부분 읽었는데, 오늘(19일) 우연히 TV <아침마당>에 국민 삼둥이 아빠로 잘 알려진 송일국 배우가 게스트로 나왔더군요. 그 유명한 대한이, 민국이, 만세가 벌써 중2가 되었는데 요즘 어떠냐고 했더니 차마 육두문자는 못 쓰겠고 거의 죽을 맛으로 표현을 하더군요. 대신 어머니가 자신을 키울 때 꼭 이런 기분이셨겠지 돌아 본다고. ㅋㅋ 몇년 전, <수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아이들이 신생아 때부터 꼬마로 성장하기까지를 보여줬 잖아요. 그 시절이 너무 좋았다고 회상하더군요. 순간 오죽할까 싶다가도 그게 꼭 아이들이 자라서이기만 할까? 그 물결 치는 테스토스테론 때문일 수도 있다는 걸 저 송 배우는 결코 모르겠지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가 아빠의 손을 덜 타게되면 그 수치도 다시 올라가지 않겠습니까? 남자 애들 셋이 엉기는데. 역시 품안의 자식이라고 그 품안 떠나면 내 자식이 내 자식이 아닌 거겠죠? ㅎㅎ
아. 죽을맛 지금 막 중삼 수컷 등교시켰는데 저도 죽을맛입니다 어제부터 ㅠㅠ
저도 참 신기해하며 이 문장을 읽었거든요^^ 아이들과 함께 있는 아빠들보면 참 자상하고 부드러워 보여 좋았는데 음~이런 호르몬의 변화가 있다니 신기했습니다 송일국씨도 삼둥이가 자라서 아쉬워하시는군요~ 저도 가끔 제 아파트 엘베에서 만난 아주머니의 그리운 시선과 말이 종종 떠오르더라구요 한창 애들 어려서 24시간 비상근무태세일때 정말 지쳤거든요 하루 중 몇시간도 1년도 몇 일도 쉬기 힘들었으니까요 그때 그 아주머니가 "지금이 제일 좋을 때예요 나중에 그리워질거예요"하시는데 전 저분이 내고통을 몰라서 그런다고만 그때 생각했는더....ㅎㅎ 역시 맞는말이었어요^^ 그 때만 애들의 보드라운 살과 사랑스런 절대적 눈빛을 받을 수 있지요~~그 점에서는 옛날 아버지들은 테토만 강조되던 생존의 시대를 살아서 그런 시간을 갖지 못하셔서 좀 안타까운거 같아요
진짜 아기 키우는 힘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다른 할 일도 많은데 끝까지 키우는 걸 보면. @오구오구 님은 오늘도 테스토스테론 수치 쭉쭉 올라가셨군요. 아, 이 호르몬은 남자에게만 있는 거 아닌가요? 이게 남자에게만 있다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ㅠ ㅋㅋ 어쨌든 자식 키우려면 혈압 올라가는 일 많죠. 그래도 그렇게 키워내는 오구오구님이나 거북별님 같은 어머니들 존경합니다. 힘내십쇼!^^
저도 근데 애들이 크니까 예전만큼 막 애타게 그립거나 사랑스럽진 않더라구요 ㅎㅎㅎ 그냥 어서 빨리 졸업하길 오매불망 기다리기만 하는;;;
@도롱 @꽃의요정 @borumis @오구오구 아, 저도 요즘 계속 들여다보지 않아서 몰랐던 사실인데 뜻밖이네요. 왜냐하면, (제가 여성들이 부담스러워하거나 죄책감을 가지실까 봐서) 자주 말하지는 않지만 (산모의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전제에서) 자연 분만이나 (산모가 여건이 허락한다는 전제에서) 모유 수유는 정말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거든요.ㅠ.
『과학의 품격』(2019)에 썼던 글의 일부를 공유합니다. * 모유가 아기의 몸에 좋은 건 모두 다 안다. 하지만 정작 왜 좋은지 물어보면 딱 부러지게 대답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지금까지 모유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유 연구에 앞장서는 과학자 브루스 저먼(Bruce German)에 따르면, “모유에 관한 연구 논문 수가 혈액, 타액 심지어 소변보다도 적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저먼의 계속되는 독설에 따르면 “연구비를 지원하는 단체는 중년의 백인 남성이 앓는 질병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모유 연구를 “부질없는 것으로 간주했다.” 영양학자는 “모유를 지방과 당분의 단순한 칵테일로 여겨, 쉽게 복제하거나 유동식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독설은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어크로스, 2017년)에 나온다.) 하지만 모유는 알면 알수록 신비한 먹을거리다. 약 2억 년에 걸쳐서 진화를 거듭해 온 모유에는 젖당, 지방 그리고 다당류의 일종인 ‘올리고당’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과학자들은 모유 속에서 200가지가 넘는 다양한 형태의 ‘인간 모유 올리고당’을 찾아냈다. 한창 자랄 아기의 몸에 에너지원을 공급해야 할 모유의 구성으로는 최상으로 보인다. * 여기서 반전이 있다. 정작 아기는 모유 속에 세 번째로 많이 포함되어 있는 올리고당을 소화할 수 없다. 도대체 아기가 소화를 시키지도 못할 올리고당이 모유 속에는 왜 저렇게 많이 포함되어 있을까? 아기가 모유를 통해서 섭취한 올리고당은 소화가 안 된 채 대장까지 내려간다. 1950년대 중반에야 과학자들은 올리고당이 대장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식량임을 알아챘다. 아기의 대장에서 모유에 담긴 올리고당을 먹어치우는 미생물은 왠지 귀에 익은 이름의 ‘비피더스균’이다. 저먼과 같은 과학자는 수많은 종류의 비피더스균 가운데 B. 인판티스(Bifidobacterium infantis)라는 특정한 세균이 올리고당의 포식자임을 알았다. 이 세균은 올리고당을 소화시키면서 단순한 형태의 지방산을 배출한다. 아기의 소화관 세포는 바로 이 지방산을 흡수한다. 그러니까 아기는 장내 세균(B. 인판티스)이 모유의 올리고당을 흡수하면서 배출한 지방산을 섭취하는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왜 아기는 모유의 올리고당을 흡수할 때 장내 세균 단계를 한 단계 거치도록 진화했을까? 그냥 아기가 모유를 흡수하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인 과정 아닌가? 이 대목에서 모유의 신비가 한 꺼풀 더 모습을 드러낸다. B. 인판티스는 모유의 올리고당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접착성 단백질과 항염증 물질의 생성을 돕는다. 접착성 단백질은 진흙처럼 소화관 세포 사이의 틈을 메워서 아기의 소화관을 강화한다. 항염증 물질은 약하기 짝이 없는 아기의 면역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 이뿐만이 아니다. 이 착한 세균이 올리고당을 먹으면서 내놓는 또 다른 물질 시알산(Sialic Acid)은 뇌가 신속하게 자라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물질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하려면 아기가 돌잔치 때까지 1년간 몸에 비해서 머리가 얼마나 빨리 크는지만 지켜보면 된다. 빨리 크는 머리와 덩달아서 커지는 뇌의 발달에 이처럼 모유와 착한 세균의 상호 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 기왕에 모유의 신비를 탐색하기로 했으니 한 가지만 더 언급하자. 살모넬라균(Salmonella), 콜레라균(Vibrio cholerae)처럼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병원균은 우리 몸속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소화관에 자리를 잡는다. 그때 이 병원균이 달라붙는 곳이 바로 장 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한 모양의 당 분자(글리칸, glycan)다. 병원균 블록이 글리칸 블록과 만나서 결합하는 것이다. 그런데 올리고당의 생김새가 바로 글리칸과 비슷하게 생겼다. 병원균 블록이 글리칸 블록 대신 올리고당 블록에 붙으면 세균 감염이 차단된다. 놀랍게도 올리고당은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IV)도 차단할 수 있다. HIV에 감염된 엄마의 젖을 빠는 아기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유를 몇 달이나 먹으면서도 안전한 것도 이런 사정 탓이다. * 여기까지 읽은 독자는 모유가 말 그대로 슈퍼 푸드임을 확실히 깨달았으리라. 이 때문에 WHO를 비롯한 각국 정부는 모든 아기에게 생후 6개월까지 모유만 먹이고, 그 이후에도 만 2세가 될 때까지 모유 수유를 지속할 것을 권장한다.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하는 동안 엄마는 자연 피임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그런데 수많은 엄마가 여러 사정 때문에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지 못한다. 생후 6개월 동안 모유만 먹이는 비중은 국제 평균이 38퍼센트 정도인 데 반해서, 국내 평균은 18.3퍼센트(2016년 기준)에 불과하다. 일터에서 일하는 ‘직장맘’이 어떻게 모유를 먹이냐고? 2016년 OECD 통계를 보면, 스웨덴은 여성의 경제 활동 참가율이 80.2퍼센트(한국은 58.4퍼센트)나 되지만 6개월 이후에도 모유를 수유하는 비중이 72퍼센트나 된다. 짐작하다시피, 한국은 일하는 여성이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되어 있지 않다. 근로 기준법은 생후 1년 미만의 아기를 가진 여성에게 하루 두 번씩 각각 30분 이상의 유급 수유 시간을 주도록 명시돼 있으나 지켜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아기에게 직접 수유를 못할 때 필요한 유축기, 모유 저장팩, 냉장고 등의 용품이 직장에 구비되어 있을 리도 없다. 반면에 스웨덴은 출산 후 16개월의 유급 휴직을 제공해 엄마와 아기가 같이 생활하며 모유 수유를 비롯한 보살핌을 받도록 뒷받침한다. 하루 1시간 이상의 단축 근무를 통해서 모유를 짜는 시간 등도 보장받는다. 한국에서는 꿈같은 얘기일까? 스웨덴도 1970년대는 모유를 먹이는 비중이 고작 30퍼센트 수준이었다. 스웨덴이 변했듯이 우리도 변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집 작은 동거인도 엄마 건강 문제 때문에 모유 수유를 오래 하지는 못했어요;
와, 착한 세균과 모유의 상호작용이 참 신기합니다. 아기 고양이만 봐도 모유(초유)를 먹었느냐 못 먹었느냐에 따라 항체 형성 여부가 달라져서 첫 접종 시기도 달라지던데, 모유가 그토록 중요한 것이로군요.
@향팔 엄청 신기하죠? 정말 이런 게 공진화의 신비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봤던 대목입니다.
네, 정말 오묘하네요. 알려주신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브루스 저먼의 독설(?)이 아주 맘에 듭니다 ㅎㅎ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 기상천외한 공생의 세계로 떠나는 그랜드 투어빌 게이츠, 빌 브라이슨 추천 도서.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생애사 곳곳에서 활약하며 숙주에게 놀라운 능력을 제공하는 이 ‘숨은 주인공들’의 세계에 관한 안내서다. 안내자로 나선 저자 에드 용은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과학 저널리스트이다.
어머나! I Contain Multitudes가 원제인데 이거 번역하신 분이나 출판사 네이밍 센스 짱이네요^^ ㅎㅎㅎ 가시나무 노래 멜로디가 떠오르는
그렇죠? ㅎㅎ 센스쟁이님들 참 많아요. 드립천재들도 많고…
맞아요....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엄청 노력을 했어요 ㅠㅠ 그 최고의 선물이라는 표현이 주는 압박감 엄청납니다 ㅠ 개인적으로는 모유가 잘 안나와서 엄청 고생했고 진짜 산우우울증 올 정도로 힘들었어요. 무슨 돼지뭐시기 국물을 먹어야 한다 그래서 그것도 벌컥벌컥, 미식거리는 것 억지로 먹고, 안해본게 없는데요. 결국 초유만 간신히 먹이고 끝. 포기했어요. 제일 아쉬운건 저인데, 주변 사람들... 남편, 친정엄마, 시부모님 아쉬워하시고... 그 죄책감에 비싼 분유를 사서 먹여보기도 하고.. 아이 성장하는 중에 아프면 내가 모유를 못먹여서 그러나 죄책감들고... 그런 어려움이 있었어요. 모유와 분유의 차이가 없고 면역이나 성장발달에 차이가 없다는 그런 연구들도 찾아서 기사 써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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