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

D-29
@오구오구 아이고, 우리 집 사정도 거의 비슷했어요. 그래도 우리는 저부터 눈치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냥 제가 끊자고 했어요. 안 나오는데 너무 스트레스 받아 해서요. (사실, 저 글 쓰고서 개인 소셜 미디어에 공유했었는데 공유도 많이 되었었지만 타박도 많이 받았어요. 죄책감을 유발하게 하는 글이라고.ㅠ. 괜히 죄송하네요. ㅋㅋㅋ)
ㅋㅋㅋㅋ YG님 의문의 1패. 저도 모유가 잘 안 나오고 어차피 colostrum이 효과가 좋은 3일은 넘겼고 애는 모유황달 생기기 시작해서 별 죄책감 없이 끊었어요.. 전 분유 먹고 컸는데 감기도 안 걸리고 컸지만 모유 먹고 큰 남동생은 만날 약을 달고 살아서.. 저희 집안도 모유를 고집하진 않았어요. 다만 모자동실은 하고 제가 하고 싶었는데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NICU 들어가서 못했죠..ㅜㅜ
ㅎㅎㅎ 저야말로 의문의 1패네요. 그래서 건강상식내지는 평균설을 너무 믿지 말라는 말이 있잖아요. 거기에 내가 포함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세계적인 투자자 버핏은 초등생 입맛으로 콜라와 햄버거를 그렇게 좋아한다잖아요. 그런데도 지금도 건강하게 장수한다고. ㅋㅋ
맞아요. 이 부분은 정말 어떤 방식으로 얘기해도 조심스러워지긴 해요.
여기서 반전이 있다. 정작 아기는 모유 속에 세 번째로 많이 포함되어 있는 올리고당을 소화할 수 없다. 도대체 아기가 소화를 시키지도 못할 올리고당이 모유 속에는 왜 저렇게 많이 포함되어 있을까? 아기가 모유를 통해서 섭취한 올리고당은 소화가 안 된 채 대장까지 내려간다. 1950년대 중반에야 과학자들은 올리고당이 대장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식량임을 알아챘다. 아기의 장 건강과 면역력에 굉장히 좋네요! 감사합니다 :)
사람들은 아기를 돌보는 아버지의 테스토스테론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이 ‘진화된’ 적응을 나타낼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남자도 ‘아이를 돌보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생각이 갑자기 설득력을 얻었다. ….. 언론과 네티즌은 연구 결과를 그냥 덮어두지 않았다...(...) 또 다른 헤드라인은 ‘아 이런! 육아하는 아빠의 X알이 더 작다고 밝혀져 … 충격’..이라고 전했다. 어머니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감소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언론과 학술지, 네티즌이 자기들 입맛에 맞는 연구 결과에 열광하는 대목 넘 웃겼어요. 뒤에서 “아빠가 되면 뇌가 작아진다”고 대서특필한 것도 그렇고요.
성 염색체를 제외하고, 남성과 여성은 거의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즉, 각 성별은 서로에게 발견되는 특성을 표현할 수 있는 동일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자연의 섭리는 항상 검소하고 경제적으로 작동하는데, 이런 자연의 섭리가 각 성별에 사용된 동일한 분자와 신경회로를 재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있겠는가? .. ‘성 역할 반전’의 기전과 그 진화적 의미는 이제 막 연구되기 시작했다. 생물이 성별간 역할을 바꾸는 것은 SF소설에서나 가능한 것처럼 보일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로 인해 인류는 직계 조상과 달리 부성 양육이 나타나게 되었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의 생물학자인 존 윙필드는 수년 동안 새들이 환경과 사회적 제약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연구했다. 윙필드는 테스토스테론(T) 수치가 번식 시즌의 시작과 같은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에 반응하여 상승한다고 가설을 세웠다. 수컷이 영토를 확보하고 짝을 맺으면, 싸움에서 협력으로, 새끼를 돌보고 자원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바꿀 수 있다. 경쟁자의 도발이 없으면, T 수치는 감소한다. 포유류 수컷이 주로 짝짓기를 하고 떠나는 것과 달리, 90퍼센트의 조류 수컷은 짝과 유대를 형성하고 남아서 양육에 참여한다. 새와 같은 가족 시스템이 인간에게도 유사하게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93쪽,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어머니가 아기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모유수유를 하면 옥시토신 수치가 높아졌다. 그러나 꼭 아이를 낳지 않더라도 사람은 옥시토신에 반응한다. 일반적으로 오르가즘을 경험할 때나 다른 사람과 따뜻한 상호작용을 할 때, 또 이를테면 포옹을 하거나 마사지를 받거나 강아지를 쓰다듬을 때도 증가한다. […] 아무리 옥시토신이 어머니의 양육 반응에 중요하다 해도, 이제 더는 옥시토신을 여성만의 호르몬으로 간주할 수 없다. 성적 파트너, 어머니와 아기, 아버지와 아기 사이의 관계에서 옥시토신은 선택적 애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미 포유류가 아기를 양육하도록 돕는 진화의 힘이 어미-자식 관계를 넘어 다른 관계에서도 작용해 남성에게도 유사한 역할을 한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98쪽,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옥시토신이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아기 출생 후 6개월 내 평균 옥시토신 수치는 임신과 진통 수축 또는 모유 분비 반응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 아버지 역시 같은 기간 어머니의 옥시토신 수치와 비슷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상황에 따라 조금 달랐다. 어머니의 옥시토신 수치는 주로 아기의 얼굴을 바라보거나 아기의 따뜻한 몸을 자신의 몸으로 안으며 느끼는 애정 어린 접촉과 같은 행동을 통해 높아졌지만, 아버지의 옥시토신 수치는 자극적인 놀이 시간을 통해 높아졌다(〈그림 4.1〉 지난 30년 동안 서구 지역의 아버지가 아기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과도한 자극을 주는 놀이를 즐기는 경향은 지속되고 있다. 30년 전, 남편 댄이 우리 아들 니코를 공중에 던지며 놀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수십 년 후 사위 데이비드가 10개월 된 손주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펠드만 팀은 또한 옥시토신을 아버지에게 투여하면 아기의 옥시토신 수치도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버지가 놀이에 더 많이 참여할수록 그 효과는 더 강해졌다. 아버지와 아기는 기쁨이 기쁨을 생성하는 선순환에 빠져들었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100-101쪽,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개체의 특성은 발달 중인 유기체가 만나는 환경의 신호에 따라 달리 만들어지며, 개인의 유전적 잠재력은 유전자가 언제 어떻게 번역되고, 활성화되며, 표현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그 결과는 개인이 처한 사회적·생태학적 맥락 그리고 진화적 시간에 걸쳐 그 맥락이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되는지에 크게 좌우된다. 포유류 어미가 연약한 아기를 낳고 본능적으로 돌보기 시작했을 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동일한 분자와 신경회로는 수컷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 이는 관련 조건이 얼마나 적합한지와 그 조건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따라 다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진화 이론가인 멀린 아-킹과 패트리샤 고와티가 지적한 것처럼 "수컷과 암컷만큼 비슷한 것은 없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112쪽,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YG님 추천 도서 <자연스럽다는 말>, 오늘부터 병렬독서합니다. 이제서야 읽어보네요 ㅎㅎ
자연스럽다는 말 - 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익숙한 세계“자연스러운 게 좋다”는 말 뒤엔 무엇이 감춰져 있을까. 진화 인류학자 이수지 박사가 『자연스럽다는 말』에서 자연의 권위를 해부한다. 생물학과 신경 과학을 넘나들며 우리가 믿어 온 ‘자연스러움’의 신화를 근본부터 뒤흔든다.
이러한 초기의 발견을 바탕으로 프로락 틴이 아버지의 행동 반응성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했고, 이는 적중했 다. 아버지의 프로락틴 수치가 아버지가 아닌 이들보다 높을 뿐만 아 니라 프로락틴 수치가 높은 남성일수록 아기의 울음소리에 더 빨리 반응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91 수컷이 영토를 확보하고 짝을 맺으면, 싸움에서 협력으로, 새끼를 돌 보고 자원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바꿀 수 있다. 경쟁자의 도발 이 없으면, T 수치는 감소한다. 포유류 수컷이 주로 짝짓기를 하고 떠나는 것과 달리, 90퍼센트의 조류 수컷은 짝과 유대를 형성하고 남 아서 양육에 참여한다. 새와 같은 가족 시스템이 인간에게도 유사하 게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93 옥시토신: 모두에게 평등한 호르몬 97 피질하 구조(ubcorial strucuics)는 대뇌피질 아래에 위치하는 구조로, 시상, 시상하부, 뇌하수 체. 변연계. 기저핵이 위치한다. 인간의 경우 대뇌피질의 대부분이 신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고차원적인 뇌 기능에 관여하며 최근에 진화했다. 반면 피질하 구조는 대뇌피질과 달리 더 오래전 진화하여, 무의식적이고 반사적인 신체 기능에 관여한다. 102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102쪽에 피질하구조에 대한 설명은 새폴스키의 <행동> 리사 베넷의 <감정은 어떻게> 에서도 반복해서 나왔던 부분인데, "삼위일체 뇌"의 이론적 설명을 주석으로 달아 놓은게 맞겠죠? 뇌과학책을 조금 읽었다고, 이런 표현이 거슬리네요. 혹시 제가 잘못 이해한 걸까요.
@오구오구 네, 맞습니다. 피질하 구조가 본문처럼 좀 더 오래 전에 진화해온 것은 맞아요. 다만, 피질하 구조는 "무의식적이고 반사적인 신체 기능"에 관여하고, 신피질은 "고차원적인 뇌 기능에 관여"한다는 식의 이분법(삼분법)은 아니올시다가 '삼위일체 뇌' 비판의 핵심이죠. 역자 선생님께서 꼼꼼하게 달아놓으신 설명이 오히려 거슬리는 경우네요;
아, 전 지금 원서로 읽고 있어서 역자 주는 못 봤는데 그런 게 있었군요. 이게 참 아직도;;
펠드만 연구팀은 처음 자녀를 둔 부모 89명을 모집했다. 이 중 24쌍은 동성 남성 커플이고, 나머지 21쌍은 어머니가 주 양육자로 역할을 하고 아버지는 보조 역할을 하는 '전통적인'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이성 커플이었다. 자신이 아기와 놀고 있는 영상을 보았을 때, 모든 부모의 뇌 반응은 꽤 비슷하지만, 호기심을 자아내는 차이점이 있었다. 어머니가 주 양육자인 전통적인 커플에서는 어머니의 뇌에서 편도체 및 감정 처리를 담당하는 부분의 활성화가 더 두드러졌으며, 이는 보조 역할을 하는 아버지 보다 네 배 더 컸다. '전통적인' 보조 양육자 역할을 하는 아버지는 비교적 최근에 진화한 대뇌 피질 영역이 더 활성화되었다. 이 뇌 영역은 타인에 대해 공감하고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데 관여하는 부분이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104~ 5,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다윈의 비인간 동물에 대해서는 암컷의 성적 유연성과 다윈의 행동양식에 대해 비교적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 성이 다른 성에게 기대되는 행동을 보여주거나 실제로 그러렇게 진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관찰했고, 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자연의 잠재력을 관찰하고 주목했던 뛰어나고 늘 호기심 많은 박물학자였다. 그러나 인간의 성 역할에 관해서는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윈도 결국 그 시대의 전통적인 통념에 굴복하고 만 것이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117,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오구오구 @borumis 나중에 확인하시겠지만, 6장에 뜬금없이 이런 문장이 나와요. 스탠퍼드 대학의 천재 신경과학자 로버트 새폴스키가 저서 『행동』에서 끊임없이 강조하듯이, 중요한 것은 맥락이다. (169쪽) "천재" 단어에서 많이 웃었어요. :) 그런데 새폴스키도 『행동』에서 허디를 몇 차례 언급하죠. "선구적 영장류학자" 등. 친한 선후배 사이였던 듯해요. 왜냐하면, 맨 뒤에 감사의 글에도 허디를 언급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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