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

D-29
사냥꾼과 채집꾼 사이의 노동 분담이 이루어지면서 상호의존성이 더욱 높아졌다. 따라서 인류는 무리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되었다. 음식 공유는 남성이 배우자 그리고 가족 구성원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만 아니라, 동료 사냥꾼과의 상호 작용 방식을 변화시켰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241쪽,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다윈은 이렇게 말한다. "아주 먼 시기에 원시인은 동료의 칭찬과 비난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칭찬을 좋아하고 비난을 두려워하는 성격은 아주 중요한 진화적 요소였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251쪽,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호미닌 남성은 지위 경쟁을 했지만 그것은 더 이상 음식 접근이나 배우자를 두고 벌이는 직접적 경쟁이 아니었다. 플라이스토세 시기 동안, 지위의 기준은 협력적이고 관대한 행동에 대한 존경을 포함하면서 확장되었다. 이렇게 획득한 사회적 자본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남성은 누가 더 너그러운 마음씨를 가졌는지를 두고 경쟁하게 되었다. 이는 종종 "경쟁적 관대함"으로 불린다. 그러나 주는 사람의 관대함이 지나치게 과시적으로 보일 경우 불쾌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20세기 인류학자가 사냥 후 고기를 나누는 !쿵족과 하드자족 사냥꾼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를 보면 남성은 관대하지만 겸손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었다. 따라서 사냥감은 다른 사람에게 넘겨 집단 전체에 문화적으로 규정된 할당량에 따라 분배되도록 했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253쪽,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혹독하고 예측 불가능한 플라이스토세의 기후는 다른 직립 유인원들의 멸종을 초래했으며, 호모속으로 이어지는 계통의 조상이 서로 자원을 공유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아이를 기아에서 구해내고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만 했다. 수컷은 짝을 지키기 위해 함께하려 했다. 인류는 높은 지능을 바탕으로 상호의존적 공동 양육과 음식 공유 전략을 통해 번성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행동적, 발달적, 신경내분비학적 영향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게 되어 여성과 아이, 그리고 남성에까지 그 영향이 미치게 되었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257-258쪽,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인류는 유성생식을 하는 종이기 때문에 성선택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처럼 더 유순하고 수용적인 남성은 집단 내 다른 남성에 의해 사회적으로 선택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남성은 협력자이자 팀으로서 동료를 얻고 명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기 때문이다.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고자 했던 현대 수렵채집인은 바로 이 유인원의 후손이었다. (여기서 !쿵족을 연구한 민족지학자인 로나 마셜의 말을 인용하자면) 이들은 "적대감과 배척을 피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유순한 성격과 양육 보조만으로는 부족했다. 남성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받아들여지기 위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어야 했다. 그리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관찰하고 파악해야 했다. 이러한 성향은 수천수만 년 후 일부 21세기 남성이 의식적으로 '멋진' 아버지가 되고자 노력하는 성향을 만들었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260쪽,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연해님의 대화: 이 말씀도 정말 공감합니다. 저도 연애를 할 때, 종종 그런 상대들이 있었거든요. 자신의 감정에 취해서 사랑을 쏟아붓는데, 나는 원치 않는 경우(배불러요, 배부르다고요). 그건 '다정한 남자친구라는 타이틀에 취해있는 본인 자신을 사랑하는 거지,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다'라고 아무리 설명하고 싶어도 저는 그냥 못된 사람이 되어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자신의 감정에 취해 쏟아붓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요(상대의 반응을 봐가면서 조심스럽게 전해야). 그건 상대가 오히려 사랑을 받아주고 있는 거니까요.
어릴 적, 제 자신의 감정에 취해 마구 쏟아붓는 사랑(?)을 한 적이 있는지라 몹시 찔립니다. 하하하!
향팔님의 대화: 어릴 적, 제 자신의 감정에 취해 마구 쏟아붓는 사랑(?)을 한 적이 있는지라 몹시 찔립니다. 하하하!
@향팔 님, 죄송하게도 빵 터졌습니다. :)
연해님의 대화: 와... 이 글 너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이타가 '자신에게 소중한 것보다도 타인에게 소중한 것을 우선하는 것'으로 재정의된 부분이 인상 깊네요. 어쩌면 이게 당연(?)한 건데, 사람들은 흔히 자신에게 좋은 것을 타인에게도 주는 것 같아서... (나는 원하지 않는다고, 이 양반아!)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타인의 마음을 읽는 일은 쉽지 않죠(아니, 정말 어렵죠). '언어 놀이'라는 단어도 입에 착착 붙네요. 가까운 관계일수록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무엇을 했을 때, 사랑받는다고 느끼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타적인 마음과 일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모의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고. 부모가 생각하기에 좋은 것을 자녀에게 줬는데, 자녀는 원치 않는 경우 파국이 벌어지곤 하니까요(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왜 나의 다정함이 당신을 상처 입힐까』는 저도 읽고 싶은 책 목록에 담았습니다. 두껍지도 않아서 오프라인 독서모임에서도 한번 나눠보고 싶어졌어요:)
@연해 님께서도 아주 취향 맞으실 책이에요. 말씀하신 내용은 전작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와도 연결이 되네요. 이 책은 한국어 제목과는 달리 나의 선물이나 호의가 왜 타인에게 불편이나 고통을 주는지가 중요한 질문이더라고요. 부모와 자식 얘기도 나옵니다!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 - 자본주의의 빈틈을 메우는 증여의 철학비트겐슈타인 철학을 전공한 저자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증여’의 원리를 밝혀내는 과정을 통해 이 세계의 구조를 파악하고 나아가 우리 삶의 의미와 잃어버린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5월 22일 금요일은 9장 '정신의 변화'를 읽습니다. 9장에서는 남성이 양육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인류의 정신의 진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 조심스럽게 탐색해봅니다. 읽기가 밀린 분들은 주말에 따라오시면 충분할 듯싶어요. 5월은 항상 그렇듯이 시간이 빨리 가네요. 연휴가 지나면 다음 주가 마지막 주네요! 6월에는 예고드린 대로 『쇳돌』을 읽을 예정입니다. 아버지 얘기가 많이 나와서 5월에 읽은 책과 묘하게 연결이 되어요. :)
이는 발자국 화석을 보고 추론한 사실이다. 최근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에서 10~13명의 호미니(아마도 네안데르탈인)이 남긴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다. 대부분 두 살이 넘는 아이의 발자국이었다. 고생물학자 제레미 데실바(aremy Desiva)는 이를 선사시대의 데이케어(주간 보육)"의 증거라고 말했다. 과거에 주간양육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성인 한 명당 네 명의 아이로 된 구성은 아이 돌봄에 적절한 비율이다. 259 현생 인류는 후기 플레이스토세에 마지막으로 두뇌가 급격히 확대 되었고 대뇌 피질의 발달과 함께 공동양육 자원 공유 온순한 성격이 공진화 했다. 물론 모든 유인원처럼 그 당시 남성도 여전히 높은 지위를 원했다. 그리고 여성에 대한 접근을 놓고 경쟁 했다. 그러나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우자만 아니라 동료 사냥꾼 등 집단 구성원과 잘 지내고 잘 나누 어야 했다. 260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향팔님의 대화: 어릴 적, 제 자신의 감정에 취해 마구 쏟아붓는 사랑(?)을 한 적이 있는지라 몹시 찔립니다. 하하하!
누구나 다 그렇지 않나요? 뭐 그리움과 열망 등등이 뒤범벅이 되어서. 하하. 그래서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프롬 아저씨가....ㅎ 원래 사랑과 삶과 사람이 동의어라네요. 희안하죠?
stella15님의 대화: 누구나 다 그렇지 않나요? 뭐 그리움과 열망 등등이 뒤범벅이 되어서. 하하. 그래서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프롬 아저씨가....ㅎ 원래 사랑과 삶과 사람이 동의어라네요. 희안하죠?
와… 사랑, 삶, 사람이 동의어라는 스텔라님 말씀을 읽으니 꼬꼬마 때 기억이 떠오르네요. 좋아하던 만화책 속 대사였어요. “어쩌지도 못할… 사람, 사랑, 삶… 계속 부르면 같아져 버리는 저 몇 마디 때문에… 이 빌어먹을 세상이 그래도 참 예뻐.”
불의 검 신장판 1~12 세트 - 전12권 (완결)
향팔님의 대화: 어릴 적, 제 자신의 감정에 취해 마구 쏟아붓는 사랑(?)을 한 적이 있는지라 몹시 찔립니다. 하하하!
@향팔 님, 죄송하게도 빵 터졌습니다. 22... ( @YG 님 따라하기) @stella15 님 말씀에 끄덕끄덕해보며, 그만큼 향팔님이 불같은(?) 사랑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 대사, “어쩌지도 못할… 사람, 사랑, 삶… 계속 부르면 같아져 버리는 저 몇 마디 때문에… 이 빌어먹을 세상이 그래도 참 예뻐.” 너무 예쁜데요.
stella15님의 대화: 누구나 다 그렇지 않나요? 뭐 그리움과 열망 등등이 뒤범벅이 되어서. 하하. 그래서 사랑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프롬 아저씨가....ㅎ 원래 사랑과 삶과 사람이 동의어라네요. 희안하죠?
@stella15 명언인데요? 삶, 사람, 사랑은 동의어...
향팔님의 대화: 어릴 적, 제 자신의 감정에 취해 마구 쏟아붓는 사랑(?)을 한 적이 있는지라 몹시 찔립니다. 하하하!
향팔님의 글을 읽다가 문득, 어제 다녀온 전시가 생각나 살포시 한 장 놓고 갑니다. 사랑에 실패가 어디 있겠냐마는 제 경우에는 상처받기 싫어서 더 움츠러드는 게, 꼭 실패를 피하려는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해서요. 관계라는 게 늘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 아름다운 것 같기도 하고(헤헤).
연해님의 대화: 향팔님의 글을 읽다가 문득, 어제 다녀온 전시가 생각나 살포시 한 장 놓고 갑니다. 사랑에 실패가 어디 있겠냐마는 제 경우에는 상처받기 싫어서 더 움츠러드는 게, 꼭 실패를 피하려는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해서요. 관계라는 게 늘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 아름다운 것 같기도 하고(헤헤).
@연해 님, 잘 봤습니다. 일이든, 결혼이든, 만남이든 '실패'만 거듭해온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만, 삶이 하도 그러니까 이젠 뭐 본래 그런 것이려니, 합니다. (그렇게 생각해야 버틸 수 있는지도요.) 하하하! 뭔가 잘 풀리는 듯하면 그게 오히려 좀 이상하게 여겨지고요. 포기를 한 건지, 실패에 둔감해진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좋게 말해 초연해진 것이라면 그나마 낫겠는데 말이죠.
우리 조상은 한 때 번식 가능한 성체가 2만 명도 채 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초라한 호모 에렉투스 개체군에서 나왔다. 이는 왜 오늘날 약 30만 마리의 침팬지가 지닌 유전적 다양성이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80억 명의 인간이 가진 유전자 다양성보다 더 큰지를 설명할 수 있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남성이 사냥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는 것을 멈춘지 오래되었지만, ‘남자’로 인정받기 위해 부양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히 남아있다. 사회학자 캐슬린 거슨은 “20세기 후반 미국 여성의 사회 진출과 오르지 않는 임금으로 인해 남성의 단독 부양이 불가능해지고 있는 시대에도 여전히 많은 남성이 진정한 남자라면 좋은 부양자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라고 지적했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혹독하고 예측 불가능한 플라이스토세의 기후는 다른 직립 유인원들의 멸종을 초래했으며, 호모속으로 이어지는 계통의 조상이 서로 자원을 공유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아이를 기아에서 구해내고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있어야만 했다..수컷은 짝을 지키기 위해 함께하려 했다. 인류는 높은 지능을 바탕으로 상호의존적 공동 양육과 음식 공유 전략을 통해 번성할 수 있었다.
아버지의 시간 - 남성과 아기의 자연사 세라 블래퍼 허디 지음, 김민욱 옮김, 박한선 감수
YG님의 대화: @연해 님께서도 아주 취향 맞으실 책이에요. 말씀하신 내용은 전작 『우리는 왜 선물을 줄 때 기쁨을 느끼는가』와도 연결이 되네요. 이 책은 한국어 제목과는 달리 나의 선물이나 호의가 왜 타인에게 불편이나 고통을 주는지가 중요한 질문이더라고요. 부모와 자식 얘기도 나옵니다!
부모와 자식 이야기도 나온다는 말씀에 더더 관심이 갑니다. 두 권 다 읽어봐야겠어요! 역시 우리의 책GPT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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