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발췌부분 올려요.
미셸 드 몽테뉴(Michel de Montaigne, 1533~1592)는 프랑스 르네상스의 철학자로, 수필(에세이) 문학의 창시자입니다. 「레이몽 스봉을 위한 변명」은 그의 수필집 중 가장 긴 작품으로, 인간 이성의 한계와 동물의 본능적 지혜를 탐구합니다.
이 역설이 멜빌을 매혹시켰습니다. 공포의 핵심에 오히려 안전함이 있다는 역설은 『모비 딕』 전체의 철학적 핵심입니다. 에이해브는 공포를 향해 돌진함으로써 구원을 찾으려 했고, 이슈마엘은 그 공포를 직시하고 살아남습니다.
모비 딕
D-29

서설

서설
오직 그 상처를 일으킨 자, 야비한 창끝으로 그의 가슴을 찔러 끝없는 고통을 안겨 준 자에게 복수하는 길뿐. 상처 입은 고래가 해안으로 질주하듯이.
『모비 딕 - 상』 에드먼드 스펜서, 『페어리퀸』 ,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에드먼드 스펜서(Edmund Spenser, 1552~1599)는 셰익스피어와 동시대의 영국 시인으로, 『페어리퀸(The Faerie Queene)』은 엘리자베스 1세를 기리는 알레고리 서사시입니다. 기사도, 덕목, 신앙을 상징하는 인물들의 모험을 그린 영문학 최대의 서사시 중 하나입니다.
"상처 입은 고래가 해안으로 질주하듯이"—이 직유가 핵심입니다. 에이해브도 상처 입은 고래입니다. 모비 딕에게 다리를 잃고 내면 깊이 상처를 입은 에이해브는 그 고통을 가한 자를 향해 무서운 속도로 돌진합니다. 스펜서는 이미 이 이미지를 만들었고, 멜빌은 그것을 자기 소설의 주인공에게 입혔습니다.

서설
도망치자, 도망치자! 저것이 위대한 예언자 모세가 참을성 강한 욥의 일생을 논하며 말한 바다 괴물이 아니라면 악마가 나를 잡아가리라."
『모비 딕 - 상』 라블레,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프랑수아 라블레(François Rabelais, 약 1494~1553)는 프랑스 르네상스 문학의 거인입니다. 수도사이자 의사이자 인문주의자.
거인 가르강튀아와 그의 아들 팡타그뤼엘의 모험을 통해 당시 교회, 스콜라 철학, 법률, 전쟁 등 모든 권위를 조롱하고 풍자했습니다. 언어 자체가 폭발하듯 넘쳐나고, 외설과 철학이 뒤섞이며, 배설과 식욕과 지식욕이 동등한 위치에 놓입니다. 세르반테스, 셰익스피어와 함께 근대 소설의 원조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멜빌이 왜 이 문장을 선택했는가
첫째, 공포와 웃음의 공존입니다.
스텁 일등 항해사는 무서운 상황에서도 농담을 하고, 에이해브의 집착은 숭고하면서도 어딘가 광기로 미끄러집니다
둘째, 성경과 문학의 교차입니다.
멜빌도 『모비 딕』에서 고래를 욥기의 리바이어던과 끊임없이 연결합니다. 에이해브가 욥처럼 신에게 도전하는 인물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셋째, 항해와 괴물 만남이라는 구조입니다.
멜빌의 『모비 딕』도 같은 구조입니다. 멜빌은 라블레가 이미 이 항해-괴물 서사의 원형을 만들었음을 인정하며 경의를 표한 것입니다.
넷째, "도망치자"라는 역설입니다.
발췌 섹션 전체를 보면, 고래를 향해 돌진하는 용감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그 속에 "도망치자!"를 외치는 라블레의 구절은 역설적으로 빛납니다. 에이해브를 제외한 인간의 정상적 본능—거대하고 알 수 없는 것 앞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충동—을 라블레가 솔직하게 표현했습니다. 멜빌은 그 정직한 공포를 발췌 목록에 기꺼이 포함시킨 것입니다.

서설
이리하여 하느님께서는 큰 물고기를 지어 내셨다.
『모비 딕 - 상』 「창세기」,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발췌 섹션의 첫 문장으로 창세기를 배치한 것은 선언입니다. 고래의 기원을 신의 창조 행위 자체로 거슬러 올립니다. 이 소설이 다루려는 것은 단순한 어부 이야기가 아니라, 신이 만든 피조물 중 최대·최강의 존재와 인간의 대결임을 처음부터 못 박습니다. 에이해브가 고래를 추격하는 것이 신의 창조물에 도전하는 행위라는 해석의 씨앗이 바로 이 첫 줄에 있습니다.

서설
번쩍 길을 내며 지나가는 저 모습, 흰 머리를 휘날리며 물귀신같이 지나간다.
『모비 딕 - 상』 「욥기」 ,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구약성경 욥기. 극심한 고통 속에 신에게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가"를 따지는 욥에게 신이 폭풍 속에서 대답하는 장면(38~41장)에서 리바이어던을 묘사한 구절입니다.
이 구절이 핵심입니다. 욥기는 『모비 딕』 전체의 구조적 원형입니다. 욥처럼 에이해브는 부당한 고통(다리를 잃음)에 분노하며 그 원인인 고래에게 복수를 맹세합니다. "흰 머리를 휘날리며 지나가는" 묘사는 모비 딕의 이미지 그 자체입니다. 멜빌은 독자가 이 연결고리를 느끼길 원했습니다.

서설
야훼께서 큰 물고기를 시켜 요나를 삼키게 하셨다.
『모비 딕 - 상』 「요나」 ,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구약성경 요나서 1장 17절. 하나님의 명령을 피해 도망치던 예언자 요나가 폭풍 속 바다에 던져져 거대한 물고기 뱃속에서 3일을 보내는 이야기.
소설 9장에 "요나와 고래"라는 제목의 설교 장면이 있습니다. 매플 신부가 이슈마엘 앞에서 요나 이야기를 설교하는 것이 소설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입니다. 요나의 이야기는 신의 뜻을 피해 도망치다 결국 고래 뱃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구조인데, 에이해브는 요나와 반대로 신의 뜻에 맞서 돌진합니다. 복종 vs. 반항 —이 대비가 소설의 철학적 축입니다.

서설
배들이 이리 오고 저리 가고 손수 빚으신 레비아 단이 있지만 그것은 당신의 장난감입니다.
『모비 딕 - 상』 「시편」 ,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구약성경 시편 104편.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찬양하는 시로, 리바이어던을 신의 "장난감"이라 표현합니다.
"장난감(leviathan whom thou hast made to play therein)"이라는 표현이 핵심입니다. 신에게 고래는 장난감—그렇다면 그 장난감을 신성시하며 목숨을 바쳐 추격하는 에이해브는 무엇인가? 신의 장난감을 적으로 삼은 인간의 오만함을 이 한 줄이 이미 예고합니다.

서설
구약성경 시편 104편.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찬양하는 시로, 리바이어던을 신의 "장난감"이라 표현합니다.
"장난감(leviathan whom thou hast made to play therein)"이라는 표현이 핵심입니다. 신에게 고래는 장난감—그렇다면 그 장난감을 신성시하며 목숨을 바쳐 추격하는 에이해브는 무엇인가? 신의 장난감을 적으로 삼은 인간의 오만함을 이 한 줄이 이미 예고합니다.

서설
그날, 야훼께서는 날 서고 모진 큰 칼을 빼어 들어 도망가는 레비아단, 꿈틀거리는 레비아단을 쫓아가 그 바다 괴물을 찔러 죽이시리라.
『모비 딕 - 상』 「이사야」 ,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구약성경 이사야 27장 1절. 종말론적 심판의 날, 신이 직접 리바이어던을 처단한다는 예언.
신조차도 고래를 "쫓아가 찔러 죽인다"—에이해브가 하려는 일을 신도 합니다. 신조차도 리바이어던을 "쫓아가야" 한다, 즉 고래는 신에게도 상대가 되는 존재다. 그리고 그 신이 처단하겠다고 예언한 존재를, 에이해브라는 인간이 혼자 쫓고 있습니다. 멜빌은 이 구절로 에이해브의 행위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오만인지를 보여줍니다. 신의 종말론적 임무를 한 인간이 흉내 내고 있는 것이고, 그건 신성 모독에 가깝습니다.
시편과 이사야를 나란히 놓은 효과도 있습니다. 한 구절에서는 장난감이고, 다른 구절에서는 신의 칼이 필요한 상대입니다. 고 래가 무엇인지 성경 안에서조차 일관된 답이 없습니다. 멜빌은 바로 이 모호함을 원했습니다. 고래는 규정할 수 없는 존재, 그것이 소설 전체의 핵심 테마이기 때문입니다. 이 구절은 에이해브의 망상적 자기 인식에 성경적 근거를 제공하는 동시에, 그 망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독자에게 경고합니다.

서설
그 커다란 몸뚱이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잔잔하던 바다를 어지럽혀 들끓게 만들 수 있는, 고래처럼 어마어마한.
『모비 딕 - 상』 윌리엄 대버넌트 경, 『곤디버트』 서문 ,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윌리엄 대버넌트(William Davenant, 1606~1668)는 찰스 1세 시 대의 영국 계관시인입니다. 『곤디버트(Gondibert)』는 그가 쓴 미완성 서사시로, 이 서문은 에이브러햄 카울리와 주고받은 문학 논쟁의 형식을 담은 중요한 문학 이론 에세이.
이 구절은 대버넌트가 서사시의 규모와 힘을 논하는 맥락에서 나옵니다. 멜빌은 자신의 소설이 고래처럼 "존재 자체만으로 세상을 뒤흔드는" 작품이 되길 원했습니다. 이 발췌는 소설의 시학적 야망에 대한 선언이기도 합니다.
잔해
반가워요. 어마어마하네요.
본문을 향해 곧장 돛을 올리려다가 발췌(Extracts) 섹션에 완전히 발이 묶였습니다.
그냥 가벼운 서두인 줄 알고 대충 훑고 넘어가기엔, 뻔히 이 행간 속에 『모비 딕』전체를 관통하는 거대한 보물과 힌트들이 숨겨져 있는 게 확실해 보이더라고요. 지나치기엔 영 미련이 남아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올려주신 성경 구절이나 창세기, 욥기, 몽테뉴 같은 고전 인용구들을 보니 고래라는 미지의 존재를 둘러싼 작가의 거대한 설계가 정교하게 느껴집니다. 에이해브 선장을 만나러 진짜 바다로 뛰어들기 전에, 이 풍요로운 앞바다를 찬찬히 파헤치며 보물지도부터 제대로 읽어봐야겠습니다!
잔해
“ 나는 수전과 함께 지낼 오두막을 짓고 고래의 턱뼈를 세워 고딕 아치형으로 입구를 만들었다." / "그녀는 무려 40년 전에 태평양에서 고래에게 목숨을 잃은 첫사랑을 위한 비석을 주문하러 왔다." ”
『모비 딕 - 상』 나다니엘 호손,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