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신앙은 한 마리 자칼처럼 무덤 속에서 먹이를 찾고, 이런 죽음의 의구심에서조차 더없이 생기 넘치는 희망을 그러모은다.
『모비 딕 - 하』 7. 예배당,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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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물고기에게 고래처럼 말하게 하라는 것은
우리 삶이 비루할지라도, 내면의 사유와 영혼의 크기만큼은 고래처럼 거대하게 유지하며 당당하게 세상에 맞서라는, 그의 응원을 받는 것 같아요.
모비 딕을 행간을 읽다보면 오글거리게 웅장해지는 것 같지만 그래도 멜빌 식으로 적어보면,
지금 내 육체가 책상이라는 좁은 감옥에 갇혀 시간을 죽이고 있을지라도, 고래를 사유하는 내 정신은 이미 저 광활한 대양을 유영하고 있으므로, 나는 결코 작아지지 않는다.
현실의 초라함은 내 영혼의 거대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완벽한 배경일 뿐이다..
"자칼이 무덤을 파헤쳐 먹이를 찾듯, 인간의 신앙은 공포와 허무를 먹고 자란다"라고 본문에서 말하죠. 이 말은 제게 신앙의 결핍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키우는 근거로 다가와요.
책상에서 느끼는 권태,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나' 하는 실존적 불안은 우리 삶의 '무덤(허무)'과 같아도 오히려 그 권태와 허무라는 먹잇감이 있기에, 역설적으로 그것을 이겨내려는 우리 내면의 사유(신앙/의지)가 가장 날카롭게 깨어날 수 있다는 논리로요.
서설
영적인 것을 보는 우리는 물속에서 태양을 보며 탁한 물을 더없이 맑은 공기라고 생각하는 굴조개와 흡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