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 왕국의 진정한 왕자들이 지상의 법정에 서는 일이 없고,
대중의 저급한 수준보다 의심할 나위 없이 탁월해서가 아니라
〈무위한 신성〉을 지니는 소수의 숨은 선민에 비해
한없이 열등하기 때문에 유명해진 자들에게
지상 최고의 명예가 돌아가는 것도 그 때문이다. ”
『모비 딕 - 하』 33. 작살잡이장,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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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
유명해진 자들의 본질이 뭔지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네요. 고결한 자들은 하지 않을 수단을 써서 얻는 명예니 그들의 영혼은 실은 한없이 열등하다고요. 어제 오늘 5.18 뉴스의 어떤 오너가 생각나네요.
여섯모서 리
“ 굽힐 줄 모르는 인간의 정신을 극한까지 정공법으로 다루려는 비극 작가는
지금 넌지시 내비친 것 같은 암시,
우연히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그런 암시를
작품에 활용하는 걸 결코 잊지 않을 터다. ”
『모비 딕 - 하』 33. 작살잡이장,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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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모서리
“ 조용한 갑판 위로 30미터 높이에 서서
돛대가 거인의 죽마라도 되는 것처럼 깊은 바다를 성큼성큼 걸어가면,
그 옛날 로도스 섬에 있던 유명한 거상의 가랑이 사이로 배가 지나던 것처럼
저 아래 내 다리 사이로 바다의 커다란 괴물들이 헤엄쳐 지나는 것 같다. ”
『모비 딕 - 하』 35. 돛대 꼭대기,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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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
기원전 3세기, 로도스 섬 사람들이 전쟁 승리를 기념해 세운 30미터 높이의 태양신(헬리오스) 청동상이 항구 입구 양쪽 끝에 발을 하나씩 딛고 서 있었대요. 배들은 그 거대한 가랑이 사이를 통과해 항구로 들어왔다는데 실제로는 이는 불가능하다고 해요. 이 전설은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이 그린 상상화를 통해 퍼지고 바다를 가랑이 사이에 둔 비주얼때문에 신화가 됬다고 해요.
역사와 주권은 그리스에 속한 아름다운 지중해의 섬이라는데 한번 가보고 싶네요.
여섯모서리
멜빌은 이 이야기가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것 같아요.문학적으로 더 완벽한 비유는 없을 것 같아요.
서설
지금 그대가 지닌 목숨은 가볍게 굽이치는 배가 흔들림을 나눠 주는 그 목숨뿐이다.
배는 그것을 바다에서 빌려 오고, 바다는 그것을 측량할 길 없는 신의 조류에서 빌려 왔다.
『모비 딕 - 하』 35. 돛대 꼭대기,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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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
스피노자나 괴테가 말한 ' 온 세상에 신이 깃들어 있다' 내 자아가 사라지는 기분, 황홀경에 빠진 것 같아요. 범신론을 비판할 것 같습니다.
서설
관념에 취해 있을 때, 손 한번 놔봐라며 등 뒤에서 밀어버립니다. 손을 놓는 순간, '더없이 청명한 날씨'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떨어진다는 묘사는 극치의 허무주의입니다. 현실의 발판을 잊은 채 거대한 사유(초고, 고래)에만 취해 있는 지식인이나 창작자들은, 결국 그 몽상의 대가로 소리 소문 없이 파멸할 것이라는 경고요.
서설
"하지만 이 꿈을 계속 꾸는 동안 발이나 손을 슬쩍 움직여 보라.
슬그머니 손을 놔보면 기겁하며 자신의 존재를 다시 깨달을 것이다.
그대는 데카르트가 말한 소용돌이 위에 맴돌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한낮에, 더없이 청명한 날씨에,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그 투명한 공기를 가르며 여름 바다에 떨어져 다시는 떠오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부디 유념하라, 그대 범신론자들이여!"
데카르트의 소용돌이(Cartesian Vortex)
데카르트의 우주관은 범신론과 정반대입니다. 우주를 영혼이 없는 '차가운 물리적 소용돌이와 운동'으로 보았습니다. 네가 아무리 대자연과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철학적 몽상을 할지라도, 우주는 본질적으로 무정한, 네 목숨 따윈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해요.
서설
그리고 어쩌면 한낮에, 더없이 청명한 날씨에,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그 투명한 공기를 가르며 여름 바다에 떨어져 다시는 떠오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대 범신론자여!
『모비 딕 - 하』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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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
슬그머니 손을 놔보면 기겁하며 자신의 존재를 다시 깨달을 것이다.
그대는 데카르트가 말한 소용돌이 위에 맴돌고 있다.
『모비 딕 - 하』 35. 돛대 꼭대기,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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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
이렇게 넋을 놓고 있으면 영혼은 애초에 왔던 곳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가 시공 속에 널리 퍼진다.
범신론자 크랜머의 유해가 온 세상에 흩어져 결국에는 모든 해변에 이르렀듯이.
『모비 딕 - 하』 35. 돛대 꼭대기,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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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설
크랜머는 화형당해 온 바다로 흩어진 종교개혁가라죠. 영혼의 썰물이 주는 달콤한 환상 뒤에, 데카르트의 소용돌이라는 차가운 현실을 대비시키라는 메시지 같아요.
잔해
밭고랑처럼 주름진 이마를 눈여겨봤다면 거기에서는 더 이상한 발자국,
잠들지 못한 채 쉼 없이 거니는 상념의 발자국을 찾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모비 딕 - 하』 36. 뒤쪽 갑판,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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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
“ 눈에 보이는 건 전부 종이로 만든 가면에 불과해.
하지만 어떤 행동이든,
살아가는 행위라는 의심할 나위 없는 그런 행동일 경우에도,
알 순 없지만 그래도 이성적인 뭔가가 허무맹랑한 가면 뒤에서
이목구비를 내미는 법이거든. ”
『모비 딕 - 하』 36. 뒤쪽 갑판,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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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
눈 앞의 물질 세계- 흰 고래 는 진짜 본질을 가린 가면, 그 뒤에 인간을 조롱하고 고통 주는 어떤 악의적인 본질이 존재한다는 에이해브의 세계관
잔해
일격을 가하려면 가면을 뚫어야 해!
죄수가 벽을 뚫지 않고 밖으로 나갈 수 있나?
나한테는 이 흰 고래가 나를 바싹 에워싸는 벽이라네.
『모비 딕 - 하』 36. 뒤쪽 갑판,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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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tentree
소설의 존재 이유이자, 에이해브라는 인물의 본질을 단 한 줄로 말해주네요.
나를 가두고 있는 벽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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