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뤼니 미술관 (프랑스 파리)
인간의 '겉모습(문명)'과 '심연(본능)'의 강렬한 대비
실제 파리의 클뤼니 미술관은 지상에는 화려한 중세 고딕 양식의 건물이 있지만, 그 지하에는 고대 로마 시대의 거대한 공중목욕탕 유적(지하 동굴 같은 투박한 돌벽)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멜빌은 이를 인간에 비유한 것입니다. 지상의 아름다운 미술관은 우리가 평소에 보여주는 '교양 있고 번듯한 겉모습'이고, 그 아래 깔린 어둡고 거친 로마 유적은 인간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무시무시하고 잔인한 본질’이라는 뜻입니다. 에이해브의 번듯한 선장 모습만 보지 말고, 그 지하에 도사린 거대한 괴물을 보라는 경고죠.
모비 딕 상·하
D-29

서설

서설
지상의 환상적인 탑에서 한참 아래쪽에 있는 위대함의 뿌리에는 인간의 무시무시한 본질이 잔털 무성한 채 묻혀 있다.
『모비 딕 - 하』 41.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kontentree
인간의 내면을 '클뤼니 미술관'에 비유했군요. 지상에는 화려한 미술관이 있지만, 지하에는 어두운 고대 유적이 숨겨져 있다구요.
겉으로는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지만, 영혼의 가장 깊은 뿌리에는 에이해브처럼 통제할 수 없는 본질과 슬픔이 묻혀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내 마음속에도 지하 동굴이 있겠죠.ㅋ

서설
몸통뿐인 조각들을 옥좌 삼아, 왕은 카리아티드인 양 묵묵히 앉아 얼어붙은 이마로 세월의 기둥을 떠받친다.
『모비 딕 - 하』 41,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카리아티드 (Caryatid)
거대한 고통을 묵묵히 짊어진 인간의 초상
카리아티드는 건물의 무거운 지붕이나 기둥을 머리로 떠받치고 있는 '여인 모양의 석상'을 말합니다.
겉으로 잔잔해 보이지만, 속으로 무거운 세월과 분노의 기둥을 온몸으로 버텨내고 있는 고독한 왕, 에이해브는 그 무게에서 도망치지 않아요.

서설
그곳으로 내려가서 당당하고 슬픈 왕에게 물어보라! 우리가 일족처럼 닮지 않았느냐고! 그가 너희, 추방당한 어린 왕족을 낳았다. 그 냉혹한 폐하만이 해묵은 국가의 비밀을 말해 주리.
『모비 딕 - 하』 41.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슬픈 왕, 비밀의 정체
슬픈 왕 = 냉혹한 폐하
인간의 마음 가장 깊은 곳(지하)에 수천 년 동안 봉인되어 있던 '인간의 원초적인 어둠과 비극성'을 의인화한 존재입니다. (에이해브 선장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추방당한 어린 왕족
겉으로는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같지만, 가슴속 깊은 곳에 정체 모를 슬픔이나 고독을 품고 사는 '우리 인간들(북클럽을 포함한 모든 인류)'을 뜻합니다.
해묵은 국가의 비밀
"문명과 이성의 가면을 벗겨내면, 우리 인간의 본질은 결국 지독한 슬픔, 파괴적인 본능, 그리고 신(대자연)을 향한 거대한 증오로 이루어져 있다"는 감추고 싶은 진실입니다.
우리는 지상에서 행복한 척 살아가지만(어린 왕족), 사실 우리 영혼의 뿌리는 저 지하 깊은 곳에서 고통받고 있는 거대한 어둠의 왕(인간의 비극적 본질)과 닮아있다라고 하네요.

서설
“ 백발의 불경한 노인은 저주를 퍼부으며 '욥의 고래'를 찾아 세상을 돌아다니고,
스타벅: 미덕과 곧은 마음을 가졌으나, 동조해 주는 사람이 없어 영향력이 없고,
스터브: 언제나 명랑하지만, 매사에 무관심하고 무모하며,
플래스크: 평범하기 짝이 없다 보니,
오사리잡놈의 배교자와 추방자와 식인종이 대부분인 선원들을 도덕적으로 이끌 만한 인물이 없었다. ”
『모비 딕 - 하』 41.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욥의 고래’는 구약성경 욥기에 나오는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거대한 바다 괴물(리바이어던)을 뜻합니다.
악마 같은 복수극 앞에 브레이크가 고장 난 피쿼드호를 이 신화적 비극에 담았어요.
성경(욥기 41장)에 나오는 리바이어던(Leviathan)의 핵심은 딱 하나입니다. "인간은 절대 이길 수 없는 존재"라는 초자연적 괴물이라는 점이죠.
멜빌이 모비 딕을 왜 하필 이 리바이어던에 비유했는지, 3가지 요약 포인트입니다.
1. 성경 피셜: "인간아, 네가 낚시로 얘를 잡을 수 있겠냐?"
성경에서 하나님이 인간(욥)의 기를 죽일 때 리바이어던을 예로 듭니다.
"네가 낚시바늘로 리바이어던을 낚을 수 있겠느냐? 그것을 보기만 해도 낙담할 것이며, 지상에는 그것과 겨룰 만한 것이 없다."
즉, 리바이어던은 애초에 인간이 도구(작살, 단검)를 가지고 덤빌 수 있는 '동물'이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대자연이자 신의 영역을 상징합니다.
2. 에이해브의 선을 넘은 '개김' (오만)
그런데 에이해브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죠? "잡을 수 있으면 잡아봐"라는 그 리바이어던을 향해 고작 15cm짜리 단검을 쥐고 돌진했습니다.
멜빌이 모비 딕을 '욥의 고래(리바이어던)'라고 부른 순간, 에이해브의 항해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 "감히 인간 주제에 신이 만든 절대적인 존재에게 맞짱을 뜨러 가는 미친 오만(Hubris)"이 되는 것입니다.
3. 피쿼드호의 예정된 파멸
인간이 리바이어던에게 덤비면 결과는 보나 마나 참혹한 파멸뿐입니다. 선원들이 에이해브에게 동조해 '욥의 고래'를 쫓기 시작했다는 건, 이미 배 전체가 신화 속 비극의 소용돌이로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결국 멜빌은 이 단어 하나로 "얘들아, 이 배가 지금 어떤 괴물한테 가고 있는지 알아? 장난 아니야"

서설
우리의 내면을 파고 들어가는 지하 광부가 있더라도, 끊임없이 방향을 바꾸는 희미한 곡괭이질 소리로 는 그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모비 딕 - 하』 41.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이성적이고 평온해 보이는 우리 마음 밑바닥에는, 우리 자신도 통제할 수 없는 어두운 무의식의 지하 광부가 살고 있습니다.
가끔 내 마음속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정체 모를 불안, 분노, 혹은 무언가를 향한 맹목적인 이끌림은 바로 이 광부가 치는 '희미한 곡괭이질 소리'일지도 모르겠네요.

서설
“ 누군들 거부할 수 없는 힘에 끌려가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74문 군함이 끌어당기는데 어떤 범선이 버틸 수 있을까?
나는 황량한 시간과 장소에 나를 내던졌지만, 고래를 찾기 위해 돌진하는 동안에는 그 짐승에게서 더없이 지독한 악밖에 볼 수 없었다. ”
『모비 딕 - 하』 41. 모비 딕,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서설
이스마엘이 에이해브의 광기에 어떻게 전염되었는지를 고백하는 고백록입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얀 고래를 그저 '지독한 악'으로만 바라보게 되었다고, 광기가 한 인간을 넘어 집단 전체를 삼켜버리는 순간이네요.

kontentree
우리 삶에서도 에이해브처럼 나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끌고 가는 거부할 수 없는 힘 그러니까 트라우마, 사회적 분위기, 타인의 강한 의지 등을 만난 적이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잔해
나를 섬뜩하게 만드는 건 고래의 흰색이었다.
무미건조해서 진저리가 나게 만들고, 혐오스럽게 만드는 건 바로 송장처럼 창백한 흰색이다.
『모비 딕 - 하』 42. 고래의 흰색.,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잔해
눈에 보이는 이 세계는 사랑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 보이지 않는 부분은 두려움으로 만들어져 있다.
『모비 딕 - 하』 42. 고래의 흰색.,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잔해
은하수의 하얀 심연을 볼 때
우주의 무심한 공허와 광막함을 보여 주며
절멸을 떠올리게 하는 건
그 색의 무한함일까?
『모비 딕 - 하』 42. 고래의 흰색.,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잔해
본질적으로 색이라기보다 가시적인 색의 부재인 동시에 모든 색이 응집된 흰색은,
없으면서 모든 색이 함축된 '무신론'처럼 우리를 위축되게 만든다.
『모비 딕 - 하』 42. 고래의 흰색.,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잔해
흰색은 인간에게 완전히 무관심한 거대한 우주 그 자체입니다.
아무 색도 없는 텅 빈 상태(Void) 같지만, 과학적으로는 모든 빛이 빡빡하게 뭉쳐진 상태, 멜빌은 이것을 무신론에 비유했어요. 무심한 우주의 공포를 표현한거죠.
아무리 소리쳐도 대답 없는 하얀 눈밭이나 하얀 은하수를 볼 때 느끼는 허무를 '무신론 같은 색'이라 표현했어요.
잔해
하늘과 숲을 달콤하게 물들이는 저녁놀이나 금박을 입힌 벨벳 같은 나비의 날개, 젊은 처녀들의 나비 같은 뺨, 이 모든 것이 전부 교묘한 속임수이며 물질에 내재된 게 아니다.
『모비 딕 - 하』 42. 고래의 흰색, 허먼 멜빌 지음, 강수정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