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의 북조선

D-29
국내에 있던 공산주의자들의 다수는 모두 오랜 활동경력을 가진 고참당원이었다. 그러나 그중에는 지하 활동을 계속하던 사람, 투옥되었어도 비전향으로 저향해 온 사람도 있지만 다수는 전향하고 출옥하여 야마토주쿠 라는 전향자 교육조직에 출입하지 않을 수 없던 사람들이었다. 완전히 일본의 앞잡이가 된 사람도 있었다. 국내의 공산주의자들은 과거를 묻게 되면 모두 복잡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 해외에서 온 최초의 공산당원은 소련군의 첩보부원이나 병사로 전쟁에 참가한, 소련 국적·당적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대개가 젊고 다양한 직업인들로, 정치적인 활동경력을 가진 사람은 드물었다. 특히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 군 첩보부원으로 스카우트된 예가 적지 않다. 그들은 상륙지의 인민위원회에 투입되거나 점령군의 통역을 맡았다. 다음으로 해외에서 돌아온 집단은 김일성의 항일연군 전사들인 만주파로, ... 각지로 분산돼 경비사령부에 배속되어 소련군을 돕게 되었지만 이미 각지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조직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대립도 있어서 대부분은 평양으로 돌아온 듯하다. 그들은 대부분 교육 정도가 낮은 전사들이어서 당무나 정무를 맡지 못하고 보안경찰과 군사 방면에 집중해서 일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73-74,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김일성은 10월 10일 준비회의에서 국내파의 반대론을 누르고 북조선분국의 설립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대회 당일은 국내파에게 맡기고 책임 있는 지위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표명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75,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사람들은 노장군을 예상하였지만 단상의 김일성은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인물이어서 가짜가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조차 있었다. 그러나 만주의 가열한 유격전은 백발의 노장군이 나올 세계는 아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76,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김일성은 조선공산당을 재건하기 위해 돌아왔지만 이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그후 민족파 기독교도인 조만식과 합작하여 조선민주당을 만드는 공작을 시작하였다. ... 그런데 11월 23일 신의주에서 학생들이 공산당 본부를 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는 신의주의 공산당 활동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하여 김일성이 파견되었다. 그는 공산당의 현지 간부를 비판하고 고쳐야 할 것은 고치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하였으며 이때 자신도 공산주의자임을 표명하였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김일성은 자신이 공산당의 주도권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76,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1945년 12월 모스크바에서 미·영·소 3국 외상회담이 열려 조선 문제에 관해서는 미·소가 공동위원회를 만들고 서로 협의하여 임시조선통일정부를 만든다. ... 당시 미·소가 각각 조선을 자신들의 세력권에 고정시키려고 분단적인 자세를 보였던 점에서 보면 이 합의는 마지막 기회였다.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을 실현하는 것은 매우 좁은 문인 셈이지만 조선민족으로서는 그 어려움을 민족적 지혜를 동원하여 극복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5년 동안의 후견제는 5년 동안의 신탁통치라고 하여 남과 북의 민족주의자들은 맹렬히 반대하였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78,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토지개혁령에는 김일성의 이름이 크게 씌어있었다. 필자는 아주 급속히 진행된 이 방식이 만주의 해방구에서 실시했던 토지개혁 방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본군이 다가오기 때문에 단기간에 토지개혁을 실행하여 농민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경험을 얻었고 그것이 여기서 실행된 것이 아닐까 보고 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8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정치에서는 중앙에서 지방까지 정당, 단체의 통일전선을 만들어 간다는 과제가 일정에 올랐다. 그런데 그것과 함께 강력한 전위당을 만들어 간다는 과제가 갑작스럽게 주어졌다. 이는 스탈린이 개입한 결과였다. ... 공산당은 분명 약세였다. 이러한 상태로는 안 된다, 당을 강화하지 않으면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스탈린은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 8월28일부터 30일까지의 합당대회에서 북조선로동당이 생겨났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83-84,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북조선에서는 당과 별개로 군이 조직되었다. .... 이렇게 김일성을 정점으로 하여 당무와 정무는 소련계, 연안계 그리고 국내계 사람들이 담당하고 군무는 만주파가 중심이 되고, 연안계가 가담하며 맡았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85,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돌격대'라는 말은 러시아에서 온 것으로 일찍부터 1946년 농촌에서 토지개혁을 실시할 때나 현물세를 납부하는 곳에서도 되풀이해서 '돌격대 운동'이 행해졌다. 이는 소련계가 도입한 것으로 김일성에 의해 채용되어 한 사람 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노력하도록 촉구해 간다는 것을 중핵으로 조직화가 진행되어 갔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88,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미·소의 협의에 기초하여 조선통일정부를 만드는 것은 완전히 벽에 부딪쳤다. 임시정부를 만드는 모체로 어떠한 단체를 인정하는가 하는 점에서 쌍방에서 상대 측이 추천하는 단체를 거부해 진전이 없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88-89,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1947년 가을부터 준비되어 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안이 2월10일 발표되었다. 이는 북조선 측에서 통일조선에 관한 구상을 남쪽과 상의 없이 내놓은 것이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89,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보면 서울의 대한민국 정부는 외국 힘으로 자국 영토에 세워져 있는 괴뢰정권이다. 대한민국에서 보면 평양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자신들 판도의 북쪽 부분에 진을 친 괴뢰정권이다. 논리적으로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서로 용납할 수 없는 존재, 화해할 수 없는 존재이다. 서로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상대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둘의 관계는 선전포고 없는 전쟁 상태라 해도 좋은 것이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90-9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1948년에 전 조선을 판도로 하는 두 개의 조선이 태어났을 때, 무력에 의한 상대 제거라는 국토통일 구상의 토대가 쌍방에 놓였다. 북의 '국토 완정' 안에 남의 '북벌 통일' 안이 대항하였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나 민족국가를 재건하겠다는 바람에서 국토통일은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민족의 목표로 생각되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 구상이 이웃 나라 중국의 경험이 연장되면서 그 과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실행에 옮겨졌다는 것이다. 무력 행사는 중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민족 내부의 내전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조선은 전후 동북아시아 국제질서 속에 편입되어 있어, 내전은 건설이 시작된 두 국가 사이의 전쟁이라는 성격도 갖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내전은 이미 중국 사태의 연장으로 생각될 수 없는 다른 역사 현상이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92,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한국의 이승만은 중국의 사태에서 역으로 위기감을 강화시켰는데 그는 '북벌 통일'을 1949년 초부터 공공연하게 내세웠다. 이 구상은 국민당 정부가 북의 군벌에 대하여 진행했던 중국의 북벌전쟁을 모델로 하였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93,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9월24일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남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는 것은 "군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하며 옹진작전도 전쟁 개시와 다름이 없다고 하여 물리치고 남에서의 빨치산 추쟁을 강화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스탈린의 소련은 이와 같이 1949년 말까지 조선의 미·소 분할을 전제로 하는 정책을 수정하려는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한국이 이승만도 .... 미국인 로버트 올리버에게 ... "나는 우리가 공격적 방책을 취하고, 북에 있는, 우리에게 충실한 공산군과 합류하여 평양에 있는 나머지 공산군을 일소하는 데 지금이 가장 좋은 심리적 기회라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고 써 보냈다. 그러나 올리버는 .... "그와 같은 공격, 혹은 공격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미국의 관과 공의 지지를 잃게 한다", 침략과 흡사한 행위를 피하고 "일어난 일에 대한 비난이 러시아인에게 퍼부어지도록" 하라고 회답하였다. 이승만은 부득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95-96,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김일성은 이처럼 중·소의 지지를 저울에 달 듯이 흥정하였다. 김일성의 의도를 알아차린 스탈린은 결정적인 전환을 한다. 1월 12일의 애치슨(Acheson) 연설이 소련에게는 조선에 대한 미국의 자동 개입은 없다고 말한 것처럼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1월 30일 스탈린은 슈티코프에게 전보를 보냈다. "나는 김일성 동지의 불만을 이해한다. 그러나 그가 기도하고 싶어하는 남조선에 대한 큰 사업은 많은 준비를 필요로 한다. 큰 위험이 없도록 일을 준비해야 한다. 그가 이 건으로 나와 상의하고 싶다면 언제라도 만나 상의할 용의가 있다. 이상을 모두 김일성에게 전하라. 나는 이 건으로 그를 원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달라." 이것은 고(Go) 사인이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97-98,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이대통령은 이 날 밤에 독단으로 정부를 대전으로 옮긴다고 결정하였다. 대통령은 서울을 사수하려는 생각이 없었다. 무쵸가 서울 잔류를 설득하자 이대통령은 정부, 즉 대통령은 포로가 될 위험에 처해서는 안된다고 되풀이하며 결정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자신이 포로가 되지 않는 한, 퇴각 끝에 미국의 원군과 함께 돌아와 반격하여 북진통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대통령의 배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확실히 북진통일을 수행하는 데 그밖의 길은 없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0,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북조선은 한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반격했다고 발표하였다. 자료는 없지만 김일성이 스탈린이 요구한 것을 고려하여 이런 모습을 정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스탈린의 생각으로는 소련이 지지하여 북조선이 먼저 공격했다는 것은 절대로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0,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미국은 유엔안보이사회를 움직여 25일 중에 북조선의 침략행위를 비난하는 결의를 채택시켰다. 소련의 결석은 안성맞춤이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한 발만 더 가면 통일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민군의 보급로는 길게 너무 뻗어 있었다. 맥아더는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하여 북조선군의 배와 등을 찌르며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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