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의 북조선

D-29
미·소의 협의에 기초하여 조선통일정부를 만드는 것은 완전히 벽에 부딪쳤다. 임시정부를 만드는 모체로 어떠한 단체를 인정하는가 하는 점에서 쌍방에서 상대 측이 추천하는 단체를 거부해 진전이 없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88-89,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1947년 가을부터 준비되어 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안이 2월10일 발표되었다. 이는 북조선 측에서 통일조선에 관한 구상을 남쪽과 상의 없이 내놓은 것이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89,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보면 서울의 대한민국 정부는 외국 힘으로 자국 영토에 세워져 있는 괴뢰정권이다. 대한민국에서 보면 평양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자신들 판도의 북쪽 부분에 진을 친 괴뢰정권이다. 논리적으로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서로 용납할 수 없는 존재, 화해할 수 없는 존재이다. 서로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상대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둘의 관계는 선전포고 없는 전쟁 상태라 해도 좋은 것이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90-9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1948년에 전 조선을 판도로 하는 두 개의 조선이 태어났을 때, 무력에 의한 상대 제거라는 국토통일 구상의 토대가 쌍방에 놓였다. 북의 '국토 완정' 안에 남의 '북벌 통일' 안이 대항하였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나 민족국가를 재건하겠다는 바람에서 국토통일은 반드시 성취해야 하는 민족의 목표로 생각되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 구상이 이웃 나라 중국의 경험이 연장되면서 그 과정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실행에 옮겨졌다는 것이다. 무력 행사는 중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민족 내부의 내전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조선은 전후 동북아시아 국제질서 속에 편입되어 있어, 내전은 건설이 시작된 두 국가 사이의 전쟁이라는 성격도 갖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내전은 이미 중국 사태의 연장으로 생각될 수 없는 다른 역사 현상이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92,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한국의 이승만은 중국의 사태에서 역으로 위기감을 강화시켰는데 그는 '북벌 통일'을 1949년 초부터 공공연하게 내세웠다. 이 구상은 국민당 정부가 북의 군벌에 대하여 진행했던 중국의 북벌전쟁을 모델로 하였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93,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9월24일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남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는 것은 "군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하며 옹진작전도 전쟁 개시와 다름이 없다고 하여 물리치고 남에서의 빨치산 추쟁을 강화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스탈린의 소련은 이와 같이 1949년 말까지 조선의 미·소 분할을 전제로 하는 정책을 수정하려는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한국이 이승만도 .... 미국인 로버트 올리버에게 ... "나는 우리가 공격적 방책을 취하고, 북에 있는, 우리에게 충실한 공산군과 합류하여 평양에 있는 나머지 공산군을 일소하는 데 지금이 가장 좋은 심리적 기회라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고 써 보냈다. 그러나 올리버는 .... "그와 같은 공격, 혹은 공격을 이야기하는 것조차 미국의 관과 공의 지지를 잃게 한다", 침략과 흡사한 행위를 피하고 "일어난 일에 대한 비난이 러시아인에게 퍼부어지도록" 하라고 회답하였다. 이승만은 부득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95-96,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김일성은 이처럼 중·소의 지지를 저울에 달 듯이 흥정하였다. 김일성의 의도를 알아차린 스탈린은 결정적인 전환을 한다. 1월 12일의 애치슨(Acheson) 연설이 소련에게는 조선에 대한 미국의 자동 개입은 없다고 말한 것처럼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1월 30일 스탈린은 슈티코프에게 전보를 보냈다. "나는 김일성 동지의 불만을 이해한다. 그러나 그가 기도하고 싶어하는 남조선에 대한 큰 사업은 많은 준비를 필요로 한다. 큰 위험이 없도록 일을 준비해야 한다. 그가 이 건으로 나와 상의하고 싶다면 언제라도 만나 상의할 용의가 있다. 이상을 모두 김일성에게 전하라. 나는 이 건으로 그를 원조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달라." 이것은 고(Go) 사인이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97-98,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이대통령은 이 날 밤에 독단으로 정부를 대전으로 옮긴다고 결정하였다. 대통령은 서울을 사수하려는 생각이 없었다. 무쵸가 서울 잔류를 설득하자 이대통령은 정부, 즉 대통령은 포로가 될 위험에 처해서는 안된다고 되풀이하며 결정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자신이 포로가 되지 않는 한, 퇴각 끝에 미국의 원군과 함께 돌아와 반격하여 북진통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대통령의 배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확실히 북진통일을 수행하는 데 그밖의 길은 없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0,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북조선은 한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반격했다고 발표하였다. 자료는 없지만 김일성이 스탈린이 요구한 것을 고려하여 이런 모습을 정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스탈린의 생각으로는 소련이 지지하여 북조선이 먼저 공격했다는 것은 절대로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0,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미국은 유엔안보이사회를 움직여 25일 중에 북조선의 침략행위를 비난하는 결의를 채택시켰다. 소련의 결석은 안성맞춤이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한 발만 더 가면 통일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민군의 보급로는 길게 너무 뻗어 있었다. 맥아더는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하여 북조선군의 배와 등을 찌르며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이번에는 유엔군이 10월에 한국군과 함께 38도선을 넘어 북진하였다. 처음에는 침략을 저지한다는 행동이었지만 이번에는 전 조선에 통일, 독립, 민주 정부를 만든다는 목적을 내걸고 북으로 공격해 들어간 것이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마오쩌둥은 어떻게 해서든 출병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중국혁명 과정에서 미국이 언제 나올까 생각하면서 혁명을 진행해 왔다. 그에게는 미국과 혁명 중국이 한 번은 맞부딪쳐야 한다는 일종의 숙명론이 있었던 것처럼 생각된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2,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11월 8일 한·미군이 반격에 나서자 이를 자기 진 속으로 깊숙이 유인하여 25,26일부터 반격에 나섰다. 당황한 미국 대통령 트루먼은 원폭 사용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영국의 애틀리 수상에게 충고를 들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3,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연합사령부의 존재는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그것은 김일성이 앞으로도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의 직함을 보유하지만 전쟁의 작전 지휘에서는 완전히 배제된다는 의미였다. 작전은 펑더화이가 마오쩌둥의 지시를 받아 도맡아 했다. 이는 김일성에게 굴욕적인 일이었다. 이리하여 전쟁은 조직적으로도 미국과 중국군의 전쟁이 되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4,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소련의 스탈린은 이 무렵 미국의 움직임을 불안하게 보고 있었다. 그는 중국의 참전으로 조선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맥아더가 떠났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었다. 미국이 전쟁을 확대하여 소련을 공격하는 것과 같은 일은 반드시 막아야 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5,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정전회담 개시 전야의 마오쩌둥 자료는 공개되어 있는데 이를 보면 마오쩌둥은 정전회담에서 중국 측의 수석 전권이나 북조선 측의 수석 전권 남일이 연설하는 원문까지 전부 읽고 손질했다. 그러나 조·중 측은 중국인민지원군 대표와 조선인민군 대표가 형식상으로는 대등한 입장에서 출석하였다. 이에 비하여 미국 측은 이승만 대통령의 의견을 듣지도 않고 그를 설득하지도 않았다. 정전회담을 한다고 그에게 통고했을 뿐이다. 한국의 미래는 자유세계에 달려 있으며 부흥은 미국의 원조에 의존할 것이므로 '선동적 성명'이나 '도발적 행동'으로 미국인을 반발시키지 말도록 이승만에 '주지시켜라'는 것이 애치슨 국무장관이 모쵸 대사에게 한 지시였다. 이대통령은 물론 정전에 반대했지만 이때에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미국과 유엔에 보조를 맞추고, 정전 문제에 관해서는 침묵을 지키라고 각료들에게 지시하였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6,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이승만은 거의 꼭두각시로 투명인간 취급받았군
많은 지역에서 전전(戰前)의 당원이 복당하지 못하여 유연한 방침을 취할 필요가 있었다. 김일성은 현지 지도를 하며 평당원의 불만을 듣고 허가이의 노선을 비판하였다. 이리하여 김일성은 당을 직접 장악하게 되었다. 김일성은 당원의 대량 입당을 인정하고 전시 중 당원에게 내려진 처분을 취소하였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07,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김일성은 이론, 사상, 원칙보다 현실적 실리에 민감한 응용력과 유연함이 특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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