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의 북조선

D-29
시간이 흐르면서 만주파 가운데 김일성과 동갑내기 이상의 세대는 모두 사망했으며 김일성을 절대적으로 믿고 우러르던 젊은 대원들만이 현재까지 생존하여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대표하고 있다. ..... 이러한 인물들이 군의 최고지위에 앉아 있는 현실은 김정일이 새로운 방향을 취하려 할 때 치명적인 제약 요인이다. 만주파가 완전히 사라질 날은 분명 멀지 않았지만 그들이 현재의 변화를 저지하고 있다면 이는 중대 사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80,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첫 수해가 발생했을 때무터 북조선의 조선중앙통신은 재빨리 수해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표하고 국제지원을 요청했다. ... 이는 사태가 극도의 심각성을 띠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국제질서 속에 북조선이 조금씩 발을 들여놓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82,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개인이나 기업이 암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을 북조선 정부가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국가는 이제 더 이상 이러한 행동을 단속할 수 없게 되었다. 거꾸로 말하면 개인 상거래와 암시장의 확대가 특별한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84,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결국 농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체농법의 결함을 인정하고 이를 수정하려는 적극적인 정책이 취해져야 할 것이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85,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합영회사에서 '대안의 사업체계'를 중지하고 획기적인 조치를 취하여 자유를 부여해 간다면 노동자들의 높은 지적 수준을 고려할 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생각된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86,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다소 낙관적인 게 아닌가
북조선이 일국 사회주의의 고독한 보루를 지키고 있으면 언젠가 세계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고 싶은 것이다. 러시아가 가장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 그러나 만일 1996년의 선거에서 주가노프가 승리했다고 해도 소련 사회주의로의 회귀는 없었을 것이며 북조선을 무조건 원조해 주었던 선심 좋은 이웃은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게다가 지금 북조선으로서는 다음 선거를 기다릴 선거적 여유도 없다.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북조선은 미국과의 화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화해할 때의 전제조건은 한국과 동시에 화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 적이 사라지면서 국가사회주의체제는 더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 긴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86-287,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따라서 북조선으로서는 미군의 한국 주둔을 인정하고 4자간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그렇게 되면 북조선과 미국은 서로 대사관을 개설하고 판문점의 제반시설은 폐기될 것이며 현재의 휴전선이 남북의 국경선이 될 것이다. 이를 경계로 해서 남북의 군사적 대치상황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남북 화해는 피할 수 있게 된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87,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북조선은 일본과의 국교 교섭 재개와 타결을 원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이것이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섭 재개를 가로막는 장애가 있다. 핵 개발 문제는 일단 해결되었으나 일본인 납치 의혹 문제가 이전보다 더 확대되어 주목을 끌고 있었다. ... 북조선 측으로서는 납치사건을 인정할 수 없었다. 궁지에 몰린 북조선 측은 일본 정부가 요구해 온 일본인 처의 고향 방문에 응함으로써 난관을 돌파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88,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외화가 특별한 힘을 발휘하는 북조선에서 일본에 친척이 있고 그들을 방문객으로 맞이하는 '귀국 동포'들은 일반 북조선 사람들과는 달리 특별한 수입원을 따로 가진 특별한 존재였다. 이러한 점 때문에 당한 고통도 많았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면 이들은 북조선과 일본을 이어주는 매개자, 중개자가 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89,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한국은 일본을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일 교섭이 4자회담 및 남북회담보다 앞서가는 데 대해 반대해 왔다. 즉 한국은 우선 남북간 화해를 선행시키도록 요구해 왔다. 이는 북조선에 대해 미국, 일본, 한국과의 동시화해를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는 없으로, 고르바초프의 길을 경계하는 북조선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었다. 미국에 이어 일본과의 화해를 추진하면서도 한국과는 긴장 관계를 유지하려는 북조선을 인정해 주지 않으면 어떠한 진전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최소한의 조건으로 북조선은 한국의 당국자를 비방하지 않을 것, 악의에 찬 반한선전을 중지할 것 등을 약속해야 한다. 이러한 형태의 조·일 교섭 타결은 한국에 이익이 된다는 것을 한국 정부와 국민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조·일 교섭과 그 타결이 북조선 경제에 회생약으로 작용해 체제붕괴를 피할 수 있다면 이는 전쟁 가능성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북조선의 재건에 일본의 힘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한국으로도 이익이 될 것이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9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일본의 최대 장애인 것이다. 1991년부터 1992년까지 진행된 제1차 교섭에서 일본 정부의 태도는 기본적으로 1965년의 한·일조약 체결 때와 비교해 변화된 것이 없었다. 한일합방조약의 무효 문제에 대해서도, 보상 문제에 대해서도 그랬다. .... 일본 정부도 30년 전의 조약과 같은 문구로 조·일 간의 조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테지만, 북조선이 경제적으로 궁지에 처해 있어 조약문에 대해서는 그다지 문제삼지 않고 즉각 타결을 요구해 올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92,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김정일은 그의 나라를 유격대국가로부터 정규국가로 바꿔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자신이 극장국가의 주인으로부터 보통국가의 지도자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김일성이 하지 못했던 '인간선언'을 해야만 한다. 일본과의 화해는 그러한 계기를 부여할 것이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93,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반란을 꿈꾸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존재할 수는 있지만 대다수의 인민들은 계속해서 충실히 체제를 따를 것이다. ...... "전쟁을 하든지 개방을 하든지, 그렇게 해야 살 수 있다"는 사람이 있었다. 이런 심리 상태에 있는 인민은 지도자가 가라는 곳으로 갈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는 것이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94,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천황 정부가 국체호지(國體護持)를 유일한 조건으로 포츠담선언을 수락했을 때 일본 국민들은 결국 그만둘 것이었으면 왜 더 일찍 그만두지 못했느냐고 생각했으며 이를 원망했다. 국민은 지도자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일본의 과거를 반추해 볼 때, 수수께끼에 싸여 있는 현재의 북조선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일본인일 것이라 생각된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95,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북조선의 지도자는 유격대국가의 창출을 기대하면서 인민에게 이러한 국가상을 주입, 교화시켰다. 그런데 그 결과 인민은 물론 지도자 자신도 실제로 이러한 국가에 살고 있는 것처럼 사고하며 행동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유격대국가는 부분적인 또는 절반의 현실이 되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298, 보론: 김정일 체제의 구조와 정치문화 - 새로운 면과 예상되는 어려움,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유격대국가는 이러한 보조적인 새로운 국가상에 의지하면서 존속되어 왔다. 이러한 다양한 이미지는 김정일의 문화적 절충주의와 실용주의적 공리주의를 보여준다. 그리고 재빨리 거듭해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도, 김정일이 구화와 이미지의 단명성을 잘 이해해 늘 새로운 것으로 대체해야 함을 또한 잘 알고 있다는 데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관찰의 결과 유격대국가란 일종의 커다란 쇼 내지는 연극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300,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필자가 생각하기에 김정일이 연출하고 디자인한 북조선의 유격대국가는 바로 기어츠가 말한 '극장국가'의 성격을 부분적으로 명확히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부분적'이라고 제한을 둔 것은, 발리섬의 전근대적이고 전통적인 왕권은 '극장국가'로 존재할 수 있지만 현대세계의 국가는 완전한 '극장국가'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 '극장국가'는 정적인 질서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역동적인 변화에는 적합하지 않다. 여기에서 유격대국가의 근본적인 모순이 발견된다. 유격전쟁에는 규범도 규칙도 없다. 의식적인 형식은 유격전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따라서 유격대국가의 퍼포먼스가 의식이나 '극장국가'의 정형화한 연극이 되어버릴 때 생존에 필요한 역동성을 상실하고 만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30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 김정일은 자신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었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실제로 최고사령관이 되는 것말고는 길이 없었다고 할 수 있다. 군인과 군대를 장악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김정일은 전국의 군부대와 주둔지를 역방(歷訪)하기 시작했다. .... 그러나 김정일이 국가의 진정한 지도자라면 그는 우선 경제 위기에 손을 썼어야 했다. .... 식량 위기는 장기화되고 있던 경제 위기와 맞물려 인민들 사이에 불만을 고조시키고 있었다. .... 김정일은 이미 존재하는 정서와 손에 쥐고 있는 수단을 가지고 이 위기에 맞서는 수밖에 없었다. 즉 지지동원에 성공한 군대와의 관계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한 것이 낡은 군사 전통의 수호자들의 죽음이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304-305,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이제 김정일은 북조선 체제의 지배자이다. 유격대국가를 대신하는 이 체제는 정규군국가로 부를 수 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31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천천히 읽어요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웰다잉 오디세이 2분기의 여정
[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나누고 싶은 책 이야기 by 꼬모
편지들이 알려주는 먼 시절의 인생역정낙담과 희망이 뒤섞인 사우디 아라비아 이야기편안하게 명랑하고, 평범해서 비범한 일상과 성장여전히 재미있고 여전히 김빠지는 시리즈 신간추리로 양념 친 러브스토리 연작집
조선과 한국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어크로스/책증정]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과 함께 진짜 한국 탐사하기!
우리 아버지는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도서 증정] 《아버지를 구독해주세요》마케터와 함께 자유롭게 읽어요~! <책방지기의 인생책> 좋은 날의 책방과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 읽기
한 출판사에서 나온 이토록 다양한 책들의 향연, 오늘 당신이 고를 이야기는?
[김영사/책증정] 쓰는 사람들의 필독서!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함께 읽기[김영사 / 책 증정]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편집자 & 번역가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벽돌책 독파] 주자와 다산의 대결 <두 개의 논어> 편집자와 함께 읽기 [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실 분들, 구합니다.
[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그믐연뮤번개] 2. [독서x관극x번역가 토크] 인간 내면을 파헤치는 『지킬앤하이드』[그믐연뮤번개] 1.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우리의 노동 일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일을 즐기고 있나요?[그믐밤] 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기 @국자와주걱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한국 희곡 낭독이 이렇게 재밌다니!
<플.플.땡> 4.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
나이지리아 소설가, 치누아 아체베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8.신의 화살,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