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의 북조선

D-29
1954년 1월 중앙위원회 결정에서는 농업협동조합의 세 가지 형태를 거론하고 있다. 첫째는 공동경작을 하지만 생산물은 각 농가가 취득하는 '노력호조반', 둘째는 소유지를 출자하여 공동경작을 하고 토지와 노동에 따라 생산물을 분배하는 반(半)사회주의형, 즉 소련의 또오즈(Toz) 형, 셋째는 토지·농기구·가축을 공유하며 노동에 따라 분배하는 콜호즈형이다. 결정은 농민의 자유의지를 존중하며 기계적으로 다음의 노동 형태로 이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시키고 있다. .... 김일성은 최초의 노력호조반부터 "단계적으로 점차 이행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농민이 할 의욕 나름이라고 결론지어 말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13-114,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정치 부문에서는 최초이자 최후의 당내 투쟁이 일어나, 도전한 당내 여러 조류가 일소되고 김일성의 만주파 및 그에 극히 가까운 갑산계가 당·정부를 완전히 장악하기에 이르렀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14,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박헌영 처분으로 궁지에 몰려 있던 김일성이 여기서 소련, 중국으로부터의 자립을 내세운 것은 다음해의 사태에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 흐루시초프의 비밀보고에 의해 스탈린 비판이 이루어졌다. 개인숭배 비판은 바로 북조선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류파도 소련 당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보여야만 하였다. 스탈린 비판을 받아들이면서 김일성을 옹호하는 방향이 모색되었다. 다른 한편 지금까지 김일성을 자신들의 머리 위로 밀어올려 온 연안계, 소련계 사람들은 개인숭배가 나쁘며 우리 북조선에 있는 것도 바로 개인숭배라며 김일성에 대한 저항을 개인숭배 비판이라는 이름을 시작하였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16-117,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김일성은 모스크바에서 흐루시초프, 미코얀 등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반성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유럽에서는 6월 28일 폴란드에서 포즈나인 사건 등이 일어나는 등 소연한 상황이어서 김일성은 불안 속에서 귀국하였다. 김일성이 외유하는 동안 김일성의 개인숭배를 비판하고 그 경질을 위하여 행동을 개시하는 그룹이 결성되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18,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1956년 10월 헝가리 사건이 일어나 흐루시초프가 자신도 '스탈린주의자'라고 칭하는 때가 되자 김일성은 반대파 추궁을 재개하였다. 1957년에는 반대파 추궁이 스파이 적발과 결부되어 진행되었다. 이 해 11월에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공산당대회에서 마우쩌둥과 김일성이 회견했을 때 마오쩌둥은 1956년의 개입을 사과하였다. 이것이 김일성의 사기를 북돋우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19,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북조선의 당 제4차 대회도 바로 '승리자의 대회'였다고 할 수 있다. 특징적인 것은 이 승리가 김일성의 승리로는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 "김일성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 위원회의 주위에 굳게 단결하여... 나아가자"는 것이 공식적인 견해가 되었다. 이 무렵 만주파 사람들의 개인적인 전기(戰記), 회상기가 활발히 발표된다. 종래는 김일성 장군 전기 밖에 없었지만 만주파가 승리함에 따라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2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그런데 사회주의가 성립한 북조선에게 1960년대는 매우 냉엄한 국제환경이 출현한 시기였다. 한국의 이승만 정권은 매우 취약한 정권이었으며 경제정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1961년 쿠데타로 태어난 박정희 정권은 강권을 가지고 경제 성장을 정책목표로 내걸며 5개년 계획을 시작하였다. 북조선으로서는 힘에 겨운 상대가 나왔다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김일성은 즉시 소련과 중국을 방문하여 양국과 상호원조협력협정을 맺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22,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와다 하루키도 미국처럼 이승만을 물로 보는 군.ㅋ
이와 같은 새로운 국제긴장 속에서 1960년대 후반의 북조선에는 국가사회주의체제 위에 새로운 구조가 2차적으로 만들어졌다. 이 체제는 '수령제' (스즈키 마사유키), '유일지도체제'(이종석) 등으로 불리는데 필자는 1985년부터 '유격대국가'로 부르는 사고를 제창하였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23,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1961년에 일어난 일은 만주파의 승리였다. 이제까지는 정점에 김일성밖에 없었다가 만주파 전체가 등장했다. 일견하면 김일성이 만주파 속에 끌어들여져 김일성 개인의 리더십 대신에 만주파의 집단적 리더십이 앞에 나선 것과 같다. .... 만주파의 승리가 얄궂게도 유일지도자였던 김일성의 위치와의 사이에 모순을 발생시켰다는 것이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전제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23-124,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이러한 필자의 주장에 대하여 이종석은 표면적이라고 비판하였다. 1960년대 초부터 김일성은 유일지도자였으며 만주파가 그것을 대신하는 '정점으로서의 만주파'가 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때 김일성 개인숭배가 자제되어 지도부 전체의 이미지가 강하게 부각된 것은 확실하지만 그것은 중·소논쟁 속에서 정통적 마르크스주의자와 경쟁해야 했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자제한 것이다. 따라서 직접적인 계기는 1965년경부터 혁명전통을 기존의 항일혁명전통으로부터 민족의 전 역사와 폭넓은 항일운동으로 전환시키는 움직임이 일어나 유일지도자로서의 김일성의 이미지 저하가 생긴 데 있다. 이것을 진행한 것이 박금철 등 갑산계였다. 1966년부터 중국의 마오쩌둥 사상에 대항하여 사회주의적 애국주의가 강조되고 민족의 문화유산이 내세워졌다. ... 이종석의 주장은 1967년 대립의 계기를 올바르게 지적했다고 생각되지만 필자의 지적은 1961년에 생겨나 1967년을 낳은 기본 전제를 말한 것이다. 그 점에서는 필자의 지적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24,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김일성이 한국에서의 혁명 가능성을 현실적인 것으로 생각했는지 어떤지는 실제 확인할 수 없지만 베트남 사태, 한국의 출병이 그를 자극했음은 틀림없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26,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결국 여기에서 내세워진 노선은 김일성과 만주파가 있고 당이 있으며 대중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김일성이 유일한 사령관으로서 인민 전체가 만주파, 즉 유격대원이기를 요구하는 노선이었다. 만주파를 탈실체화하여 그것을 국가적으로 확대하고 전 인민의 만주파화, 유격대원화를 추진한다. 요컨대 전 인민을 수령의 전사화(戰士化)한다는 것 아니었을까?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27-128,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이리하여 1970년 무렵에는 새로운 상부구조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유격대를 모델로 하여 이것을 전 국가로 확대하며, 김일성을 사령관으로 하여 전 인민이 받드는 유격대국가이다. 이 구조는 국가사회주의체제 위에 구축된 2차적 형성물이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3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북조선의 정치문화는 대단히 실용주의적인 절충주의 문화이다. 이를 조선의 유교적 전통문화와 사회주의의 결합으로 보는 유력한 견해가 있다. 대표적인 연구로는 스즈키 마사유키의 책 '북조선 - 사회주의와 전통의 공명' 이 있다. 그러나 북조선의 정치문화는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잡종적인 문화적 혼합물이라고 할 수 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32,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8.15 해방이 '일본적인 것'으로부터 '조선적인 것'으로의 회복을 가져오지는 않았다. 일본 식민지 지배에서의 해방이 소련군에 의해 이루어진 결과 일본 문화를 '가장 진보적인 세계 문화'라 여겨졌던 소련의 사회주의 문화로 치환시키는 과정이 진행되었다. 전통적인 조선 문화는 지주제의 부정과 함께 사회의 표층으로부터 사라졌다. 기독교 문화는 되살아나는 듯했으나 점차 북조선 정부의 탄압을 받기 시작했으며 조선전쟁 때 완전히 소멸되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35,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영화 제작이 유격대식 전투에 비유되어 구상, 실천되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정치 지도에 활용하려는 생각이 보인다. 그러나 "속도전은 창작 과제를 무조건 수행하기 위한 창작 전투이므로, 일단 전투에 들어가면 그 누구도 집체적으로 토의 결정한 전투 목표와 계획을 함부로 변경할 수 없으며 제정된 일과를 어길 수 없다"고 하는 것을 보면 이미 유격대식의 자유도 허용되지 않는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41,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연안계가 들여온 중국 혁명문화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국의 공산당에는 한 사람의 지도자가 있다는, 중국공산당 제7회 대회에서 제기된 지도자론이다. 그들은 이에 충실하려 하였으며 북조선에서 김일성을 유일한 지도자의 자리에 올려 앉히기 위해 노력하였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37,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1976년 10월 2일 김정일은... '김일성주의'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뛰어넘은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김일성이 제지했는지 '김일성주의'라는 말은 1980년대 중반부터 감추고 '주체사상'이란 말로 다시 일원화되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42,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이 구호는 인민에게 하루 스물네 시간 공사(公私)를 막론하고 자나깨나 항일유격대원으로 살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수령과 인민의 관계는 사령관과 전사의 관계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142,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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