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사/책증정] 쓰는 사람들의 필독서!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함께 읽기

D-29
스토리와 플롯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스토리는 자랑스럽고 믿음직한 반면, 플롯은 교활하므로 가둬놓아야 마땅하다. ...... 언젠가 필름 편집자 폴 허시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영화는 편집하지 않은 필름 속에 이미 다 들어었어." 소설도 마찬가지다. 내용에 일관성이 없거나 이야기 자체가 따분할 때 수정 작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는 생각이다. ...... 여러분에게 어떤 화석이 묻히 그 화석에 대해 대여섯 쪽 분량의 서술문을 쓰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땅 속의 뼈를 캐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하라는 뜻이다.
유혹하는 글쓰기 (25주년 기념 라이터스 에디션) - 스티븐 킹의 창작론 204,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탁월한 묘사력은 후천적 능력이므로 많이 읽고 많이 쓰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묘사의 '방법'을 아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묘사의 '분량'도 그만큼 중요하다. 많이 읽으면 적절한 분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많이 써 보면 묘사하는 요령을 안다. 묘사력은 직접 해보며 습득해야 한다. 묘사는 독자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 싶은지 떠올려보는 데서 시작한다. ...... 작가로 성공하고 싶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알아야 한다. 그것도 독자가 금방 알아듣고 그 모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그렇게 묘사할 수 없다면 여러분은 수 많은 거절 쪽지를 받으리라. ...... 묘사가 빈약하다면 독자들은 어리둥절하고, 근시안이 된다. 묘사가 자나치면 온갖 자질구레한 설명과 이미지 속에 묻히고 만다. 중용을 지키는 것이 요령이다. 그리고 어디는 묘사하고 어디는 내버려둬야 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여버분의 주된 소임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니까. ...... 묘사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출발해 독자의 상상력에서 끝나야 한다. 그런 일에는 작가가 영화 제작자보다 훨씬 유리하다. ...... 독자에게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려면 등장인물의 겉모습보다 장소와 분위기를 묘사하는 편이 훨씬 더 중요하다. ..... 제발 부탁하는데, 주인공의 '예리하고 지적인 푸른 눈동자'나 '앞으로 내밀어 굳은 의자를 보이는 턱' 따위는 삼가하시라. 여주인공의 '도도한 광대뼈'도 마찬가지다. 이런 말을 쓰면 한심하고 나태한 짓이다. 지긋지긋한 부사와 다를 게 없으니까. 내가 말하는 탁월한 묘사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말해주는 엄선된 사실 몇 개를 제시한다. 대개는 머리에 처음 떠오르는 사실이다. 적어도 출발점으로서는 손색이 없으리라. 나중에 바꾸거나 덧붙이거나 빼고 싶으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수정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아마도 처음 떠올랐던 사실이 가장 진실하고 가장 훌륭하다고 깨닫겠지. 묘사는 흔히 부족하기도 쉽지만 자나치게 많아지기도 쉽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글을 쓰기 시작하기 전에 우선 기억을 바탕으로 그곳의 이미지를 떠올리라. 이같은 마음의 눈은 쓰면 쓸수록 발달한다. 심안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우리에게 낮익은 낱말이기 때문이다.
유혹하는 글쓰기 (25주년 기념 라이터스 에디션) - 스티븐 킹의 창작론 209~211,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P.322 그리고 한 걸음 더 : 문 닫고, 문 열고 앞서 ⟪ 리스본 위클리 엔터프라이즈⟫의 스포츠 기자로 잠시 일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사실은 내가 곧 스포츠부 저네였으니 그야말로 소읍의 하워드 코셀 ( 1918-1995, 유명 스포츠 아나운서 —옮긴이) 이었던 셈이다⟭ 교정 작업의 한 실례를 제시했다, 지면 관계상 짤막한 예문이었고 내용도 논픽션이었다, 아래 예문은 픽션이다, 전혀 다듬지 않았으므로 문을 닫아놓고 마음껏 주무르기 좋은 글이다. 벌거벗은 소설이라고나 할까. 양말과 팬티만 겨우 걸친 꼬락서니다. 뒤에 나오는 수정본으로 넘어가기 전에 이 글을 꼼꼼히 살펴보기 바란다. p>334 오스터메이어 씨를 전부 올린으로 바꾼 덕분에 이 소설은 단숨에 열다섯 행이나 짧아졌다. 게다가 ⟪1408호⟫를 완성할 때쯤 나는 이 작품을 오디오 단편집에 포함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이 단편 소설을 직접 낭독할 예정이었는데, 손바닥만 한 녹음실에서 오스터메이어, 오스터메이어, 오스터메이어 하고 하루 종일 중얼거리긴 싫었다, 그래서 바꿔버렸다. ⟦도서기록⟧ 오스터메이어씨를 전부 올린으로 바꾼 글을 읽어가면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어감이 다음 글의 연결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어요.
우리가 거금을 투자해 책을 사는 이유는 스토리를 읽기 위해서다. 식당에 대한 묘사가 길어지면 스토리 진행 속도가 느려지는데, 그러면 좋은 소설이 가진 마법의 힘이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소설이 '지루해져' 독자가 책 읽기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 그 지루함은 작가가 자신의 묘사력에 도취한 나머지, 이야기를 진행시켜야 한다는 최우선 과제를 망각한 탓일 때가 많다. ...... 혹시 나중에 그곳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 묘사 부분을 몇 줄로 줄여야 한다. 잘 썼다는 이유만으로 남겨둘 수 없다. 글쓰기로 동벌이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잘 써야 한다. 자아 도취에 빠진 글을 읽으려고 책을 사는 독자는 없다.
유혹하는 글쓰기 (25주년 기념 라이터스 에디션) - 스티븐 킹의 창작론 213~ 4,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대화문을 잘 쓰는 작가는 남들과 잘 어울리며 말하고 듣길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듣기가 중요한데, 여러 부류의 사람들에게 억양이나 리듬이나 사투리나 속어 따위를 주워들어야 한다. (219p) 좋은 대화문을 쓰는 솜씨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예술이라는 생각을 뒷바침하는 듯하다. (220p) "잘돼가나?" 토미가 묻자 칠리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잘 지내냐는 뜻이에요?" "자네 일 말이야. 어떻게 돼가? <레오를 잡아라>로 성공했다는 사실은 알아. 멋있는 영화였지. 정말 멋있었어. 그리고 알아? 좋은 영화이기도 했어. 그런데 후속편은- 제목이 뭐였더라?" "<사라져라>" "맞아. 글쎄, 제목대로 돼버렸지. 내가 보기도 전에 없어졌으니까." "출발이 별로 좋질 않아 촬영소가 발을 빼버렸어요. 난 처음부터 후속편을 만드는 데 반대했죠. 그런데 타워 사에서 제작을 맡은 친구가 그러는데, 내가 끼어들든 말든 간에 그 영화는 꼭 만든다고 했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내가 스토리만 잘 쓰면..." -엘모어 레너드의 소설 <냉정하게>중에서- 우리는 두 팔 벌려 그들을 환영한다. 두 사람의 실감나는 대화 때문에 우리는 도청 장치를 해놓고 흥미로운 대화를 엿듣는 듯한 꺼림칙한 즐겨움마저 느낀다. 아직 막연하지만 인물의 성격도 조금은 파악할 수 있다. (221p) 엘모어 레너드가 가장 최고로 솜씨를 발휘하면 대화문이 시처럼 느껴진다. 그런 대화문을 쓰는 솜씨는 오랜 연습을 통하여 다듬어지고, 예술적 대화문은 열심히 노력하며 한편으로는 창의적 상상력에서 나온다. (222p)
유혹하는 글쓰기 (25주년 기념 라이터스 에디션)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P.334 설명이 너무 많다. 자명한 내용을 주절주절 늘어놓고 어설픈 배경스토리가 너무 길다, 지워버리는 수밖에. 초고에서 '마이크는 책상 앞에 놓인 의자 하나에 앉았다.' 맙소사.의자에 앉지 않으면 어디에 앉을까? 방바닥에?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면 빼버려야 한다, 아울러 쿠바산 시가에 대한 부분도 삭제했다, 워낙 진부한 내용이기도 하지만 흔히 삼류 영화에 나오는 악당이 이런 말을 지껄인다,'시가나 한 대 피우게! 쿠바산일세!' 웃기지 마쇼! p.335 초고든 수정본이든 그 속도에 담긴 기본적 정보와 생각은 엇비슷하다, 그러나 수정본에서는 한결 간략하게 표현했다, 그리고 여기를 보시라! 구질구질한 부사' 곧바로'가 끼었쟎아/ 그래서 뭉개버렸다, 무자비하게! ⟦독서기록⟧ 어쩜 편집 이야기마저 이렇게 유쾌할 수 있을까요? 읽는 내내 표현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고, 몇몇 대목에서는 정말 "빵!" 하고 웃음이 터졌습니다. 😊 특히 고친 부분들을 살펴보니 추가보다 삭제가 훨씬 많았습니다. 소설의 속도감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말을 과감히 덜어내고, 앞서 말한 공식에 맞추려는 노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수정본 = 초고 - 10%" 이 짧은 공식이 오래 남습니다. 그리고 "구질구질한 부사는 뭉개버렸다. 무자비하게!"라는 표현에서는 가슴을 탁 치는 듯한 통쾌함마저 느껴졌습니다. 좋은 글은 더하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도 스티븐 킹의 글쓰기 수업에서 한 수 배워갑니다.
유혹하는 글쓰기 (25주년 기념 라이터스 에디션)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유혹하는 글쓰기』 리뷰를 이제야 남깁니다. 먼저 김영사 출판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유혹하는 글쓰기』를 깊이 읽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독서모임에 참여할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더없이 감사했습니다. 한 달 동안 책을 읽으며 문장수집과 독서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고, 글쓰기 기술뿐 아니라 글을 대하는 태도와 꾸준함의 가치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제 글쓰기 습관을 돌아보고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https://www.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9570741 https://www.instagram.com/p/DYWn-HBiUAA/?utm_source=ig_web_button_share_sheet&igsh=MzRlODBiNWFlZA== 특히 모임지기님께 감사드립니다. 한 달이라는 긴 여정 동안 참여자들의 작은 기록과 댓글에도 따뜻하게 공감해 주시는 모습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끝까지 즐겁게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서로의 기록을 읽고 응원하며 배우는 시간이 참 즐겁고 유쾌했습니다. 앞으로의 행보에도 늘 좋은 일과 성장이 함께하시길 응원합니다. 🙌😊💐 한 달 동안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유혹하는 글쓰기 (25주년 기념 라이터스 에디션)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글쓰기는 인간의 일이고 편집은 신의 일이다.
유혹하는 글쓰기 (25주년 기념 라이터스 에디션) - 스티븐 킹의 창작론 14p,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늦었지만 리뷰를 썼습니다. https://blog.naver.com/stells15/224311050897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21세기에 접어드는 오늘날 소설을 쓴다는 것은 지적인 겁쟁이들이 감당할 만한 일이 아니다.
유혹하는 글쓰기 (25주년 기념 라이터스 에디션)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매일 단 한 문단이라도 직면하여 채워나갈 용기를 얻어갑니다. 4주간 매주 다정한 길잡이가 되어주신 모임지기 김영사 님과, 함께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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