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입문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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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무서운 그림들 3장 「잔혹과 슬픔 사이」에서 첫 번째로 나오는 프랑스의 상징주의화가 귀스타브 모로(1826~1898)가 그린 '살로메 연작'이 인상적입니다. '살로메'는 헤롯왕, 부인 헤로디아, 세례 요한과 함께 성경에 기록되어 널리 알려진 세례 요한의 순교와 관련된 사건의 등장인물로 성경으로만 보면 '헤로디아의 딸'로 젊은 여성으로 추정되는 살로메가 어머니의 잔인한 지시로 헤롯왕에게 끔찍한 요구를 하여 실행시킨 수동적 가해자로 보이지만, 귀스타브 모로는 살로메를 팜므파탈적인 남성 내면의 파괴적 욕망을 상징하는 존재로 상상력을 발휘하여 '살로메 연작'이라고 불리는 5개의 그림을 남겼는데, 이는 베노조 고졸리(1420~1497)의 <살로메의 춤>이나 카를로 돌치(1616~1686)의 <요한의 머리를 들고 있는 살로메>와는 파격적으로 다른 화풍입니다. 이렇게 화풍이 파격적으로 다른 것은 귀스타브 모로가 상징주의화가이고, 상징주의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지 않고 인간 정신의 내면과 꿈·환상·욕망을 암시적으로 표현하려는 미술 경향이라는 점과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이 늘어나 사회적 발언권이 점차 커져가면서 기존 가부장적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하여 남성 중심 사회가 여성의 성적 주체성을 두려움과 매혹이 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19세기 말 유럽 사회의 여성관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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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무서운 그림들> 4장 신비와 비밀 사이에서 첫 번째로 나오는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 오딜롱 르동(1840~1916)이 그린 <키클롭스>가 인상적입니다. '키클롭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외눈박이 거인으로 눈이 이마 가운데에 하나 뿐입니다. 신화의 초기에는 천공의 신과 대지의 여신 사이에서 태어나 최고신인 제우스의 무기인 벼락과 천둥을 만드는 대장장이 역할을 하는 신적 능력이 있는 존재로 묘사되지만, 후대의 그리스 서사시인 '오디세이아'에서는 식인을 하는 거칠고 난폭한 '괴물들'로 묘사됩니다. 키클롭스 중에서도 '폴리페모스'는 특히 더 포악하고 야만적이면서도 멍청하기까지 하여 님프인 갈라테이아가 사랑하는 젊은 목동인 아키스를 질투하여 둘이 함께 있을 때 집채만한 바위를 던져 아키스는 죽고 갈라테이아는 간신히 살아남았으며, 오디세이아에서는 오디세우스의 꾐에 넘어가 하나 뿐인 눈을 실명당합니다. 이런 사전 지식을 안고 오딜롱 르동이 그린 <키클롭스>에 나오는 폴리세모스를 보면 '어?'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아직 오디세우스를 만나기 전인지 멀쩡한 외눈으로 잠든 갈라테이아를 보는 폴리세모스의 표정에는 포악함은 간데 없고, 자신의 짝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갈라테이아와 아키스의 알콩달콩한 모습에 한순간 눈이 멀어 난폭한 행동을 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인하여 더 이상은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마음 속의 연정을 지우지 못하여 멀어질 수도 없는 바보같은 괴물이 슬픈 표정으로 우두커니 서있기 때문입니다. 검은색의 선과 명암으로 표현되어 무거워 보이는 기묘한 주제의 다른 그림들에서 보여지는 화풍과 76세로 사망하기 2년 전인 1914년에 그린 <흰 꽃병과 꽃>에서 검은색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색이 어우러진 그림으로 표현된 화풍의 변화가 이채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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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무서운 그림들> 4장 신비와 비밀 사이에서 세 번째로 나오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가 그린 <모나리자>의 도난사건이 인상적입니다. <모나리자>는 지금은 따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유명한 그림이지만, 1911년 이전에는 당시 루브르박물관에 훨씬 크고 화려하여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오늘날처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수준의 대중적 명성은 없었고, 단지 르네상스 미술 연구자들과 애호가들 사이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대표 초상화 중 하나로 알려져 높이 평가받은 작품이라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며,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작가들과 비평가들이 작품의 신비로운 미소를 찬양하면서 점차 명성을 얻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상황이 완전히 바뀐 계기는 1911년의 도난 사건입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유리공이자 전 루브르박물관 직원인 빈센초 페루자가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훔쳐 달아났습니다. 도난 사실이 알려지자 프랑스 사회는 엄청난 충격에 빠졌고, 프랑스 신문들은 물론 국제 사회 언론도 연일 대서특필로 보도하였으며, 사람들은 그림이 걸려 있던 “빈 자리”를 보기 위해 박물관에 몰려들었습니다. 이 사건은 사진과 신문이 일반사회로 확산되어 대중화 되는 시기라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맞물려 “글로벌 미디어 이벤트”가 되었고, <모나리자>는 단순한 미술 작품을 넘어 “사라진 명화”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범인인 빈센초 페루자는 <모나리자>를 약 2년 동안 자신의 아파트에 숨겨두었다가 1913년 이탈리아 피렌체의 미술상에게 판매하려던 중 체포되어 <모나리자>는 1914년 루브르박물관에 되돌아오게 되었으며, 동인은 범죄동기에 대하여 “나폴레옹이 약탈한 이탈리아의 보물을 조국에 돌려주려 했다”고 주장하였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주장으로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후원자인 프랑스 왕 프랑수아1세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선물한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모나리자>는 단순한 르네상스 초상화를 넘어 “도난당했다가 돌아온 전설의 명화”라는 상징성을 갖게 되어 사람들은 그림 자체뿐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이야기에 매료되었고, 언론은 물론 수많은 패러디, 광고, 대중문화 미디어로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 된 결과, 오늘날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이라는 위치가 굳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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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무서운 그림들』은 미술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입문서 역할을 합니다. 이야기 중심의 서술과 풍부한 역사적 배경 설명 덕분에 자연스럽게 미술사와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동시에 그림 속 '무서움'을 통해 인간 존재의 불안과 사회의 어두운 면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스토리텔링 방식”입니다. 연대기적으로 화풍의 변화와 미술 사조를 설명하는 방식을 배제하고, 그림 속 인물이 왜 절망하고 있는지, 왜 죽음이 강조되는지, 왜 괴물이 등장하는지를 이야기처럼 설명하여 저와 같은 미술 문외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합니다. 특히 '무서움'이라는 감정을 통해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무서움'이 인간 사회와 문화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분석하여 죽음의 공포, 종교적 불안,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 인간 욕망의 파괴성 등이 그림 속에 어떻게 표현되는지 설명함으로써 그림을 인문학적으로 이해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도서의 작가 소개에 저자는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고 감동을 받아 미술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고, 미술은 인생의 해상도를 높인다는 말을 믿는다고 쓰여있는 것이 관심을 끌어 추후 저자의 다른 책을 더 읽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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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스템에 힘입어 이 책 『무서운 그림들』을 읽었습니다. 이 번 완독은 미술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된 첫 발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더 큰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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