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플.땡> 4.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

D-29
아니, 꽃의 요정은 대체 뭘 얼마나 보고 읽는 거예요? ㅋㅋ '패싱'은 말씀하시니까 기억이 나요. 책 내용을 듣고 뭐 저런 이상한 이야기가 있어? 그랬었던 기억이. 제목이 '패싱'이었군요. '걸'도 흥미롭네요. 이런 이야기가 당사자들에게 닿으면 얼마나 반가울까요. 이런 이야기에 영화라는 (아무리 작은 영화라해도 책과는 비교안되게) 큰 자본을 태운다는게 놀랍기도 하고요
하츠님, 작가 이은용 씨가 '미로를 헤매본' 사람이라서, 우리가 오늘 아침 대화 나누는 걸 보고 되게 흐뭇해 하면서 듣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래, 무슨 이야기라도 해봐. 안 하고 입 닫고 귀 막고 있는 것보다 훨씬 좋다야. 오늘 아침 바람도 좋고! 이 주제로 사람들과 이정도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건 내공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와일드 씽> 오정세, 박지현, 강동원 영화를 내일 보려고 해요. 이은용 씨도 같이 초대하고 싶네요. 이런 날도 있어야지요. 감사했습니다.
이 영화는 순전히 오정세 때문에 보고 싶은데 그 이유는 얼마전에 그가 연기한 '박경세'때문이에요 '모자무싸'는 이런 저런 이야기가 풍성했던 드라마인데 저에게는 그 무엇보다 '황동만'과 '박경세'의 이야기였어요 드라마는 오래 시간이 지나고도 저마다의 한 시절을 환기한다는 의미에서 대단한 것 같아요 이 드라마도 그렇게 되겠지요
'내 몸이 진짜 내가 아니'라는 느낌은 레비오로스의 말대로, 외모와 결부되고, 거식증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문제가 더 복잡해지고 거식증이 질병인 이유와 트랜스젠더가 질명 목록에서 제외된 것은 어떤 논리적 맥락을 갖지? 아, 이 논의는 어디까지 가는가.. 분명한 것은 우리 몸은 정말 배틀그라운드라는거네 에서 일단 멈춤
장례와 유언장 이야기에서는 '나의 유언은 아이디와 비번' 뿐이라는 꽃의 요정 아이폰 사용자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떴을 때, 폰을 풀 수 없어서 지인에게 연락을 못했다는 얘기를 들으니 고개가 끄덕끄덕 '죽은 다음'이라는 책을 읽은 경험을 나누어주면서 죽은 다음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사흘간의 이벤트에 죽은 자가 자신의 기획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얼마나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지 이야기해준 살구 1천만원에서 2천만원 사이의 표준적 죽음이 아닌 다른 죽음을 원한다면 우린 어떻게 해야하나 질문하게 했습니다
희정 작가님의 '죽은 다음'은 첫부분에 장례에 대해 굉장히 실용적인 정보가 많습니다. 전 아직까지 장례를 직접 겪어 본 적이 없는데요.(문상도 살면서 5번도 안 간 것 같아요) 그래서 장례절차의 무지에서 비롯된 공포가 많습니다. 그래서 주변 누군가 돌아가시면 '죽은 다음' 책을 팔에 꼭 끼고 읽으려고 합니다. 예전에 지인이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서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장례는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고, 특히 '화장'하려면 화장장 스케줄에 장례 절차를 맞춰야 해요. 새벽 5시에 화장장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그놈의 스케줄 땜에 우리 시아버님은 원하지도 않은 5일장을 하셨어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몰려서 5일장 하는 사람이 드문 얘기가 아닌게, 저도 주변에 이런 분이 계셨거든요. 가족구성이 크게 변하는걸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같은 전형적인 장례문화는 많이 달라질것 같기도 해요 '작은 장례'에 대한 논의나 보도가 종종 들리는 걸 보면요 그리고 저도 유언장 1번 항목이 아이디와 비번이에요 ㅋㅋ 2번 노트북은 초기화해라 ㅋㅋ
궁금했는데, 하츠님의 노트북엔 뭐가 들어 있는 건가요? ㅎㅎㅎ 역시 하츠님은 베일에 싸인 매력적인 여성이었어요. 제가 죽을 때 제일 걱정인 건, 제 속옷 상태랍니다. 할머니들이 그래서 항상 몸을 정갈하게 하신다고 하잖아요.
장례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꼭 닿게되는 질문 장례는 죽은 자를 위한 것인가 산자를 위한 것인가 죽은 자가 생전에 비건이었다면 쇠고기 육개장과 함께 버섯 육개장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저 질문에 대한 오늘의 답이었습니다.
근데 왜 장례식장에선 꼭 육개장이 나오는 건가요? ㅎㅎ 편의도 좋긴 한데, 전 장례식장에서 밥 먹기가 싫은 게 일회용품에 전부 담겨 나오는 음식들이 먹기가 싫더라고요. 그야말로 죽은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도 같고요. 죽은 분을 뵙고 생각하며 밥을 먹고 싶은데, 정성없이 일회용으로 차려진 밥상을 보면 내가 여기 왜 왔나란 생각부터 듭니다. 그럴 바엔 답례품을 받는 게 나을 거 같아요. 설거지 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1. 아이고, 괜히 기웃거리는 호기심은 전혀 아닌데, 정작 성정체성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는 적대적인 말처럼 들릴 수 있겠네요. 그런데 너무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촘촘히 있는 부분이라, 툭 터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점이 아쉽습니다. 삶에서 디테일이 너무 세심하면 그 부분은 건너뛰고 다음에 보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특히 청소년기의 성정체성 부분을 안내하시는 분들이 힘드시겠다. 일이 많으시겠다 싶었습니다. 변신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눈이 가고 귀도 쫑긋한데요. 그런 변신이 제 삶을 정리하는 데도 꾸준히 지치지 않고 있었으면 해요. 꾸준히 살피고 꾸준히 두드려보고 가기! 다짐해요. 2. '모자무싸' 일부분만 봤는데요. 이야깃거리가 '폭싹속았수다'보다 더 많이 나오는 느낌이에요. 오정세! 코미디연기는 환장정세!인 듯해서, 가서 보려고요. 영화 홍보팀이 열일을 했어요. '니가 좋아'를 너무 띄워서! 전 이런 가수가 진짜 있었나 싶었네요. 하하, 제대로 낚였어요. 저는 박해준 씨가 안 유명할 때 정지우 감독님의 <4등>이란 영화를 봤는데요. 그때 본 박해준 씨 젊은 시절 몸과 연기가 너무도 힘이 넘쳐서 그때 와, 지대로 배우 한 사람 나왔다 싶었어요. 아역 맡은 친구도 너무 연기를 잘해서 영화가 저를 낙점한 거 같다는 너스레를 떨면서 보고 나왔어요. 틈 나시면 <4등> 연기를 권해 드려요. 배우 한 사람이 자리 잡는 데 정말 많은 시간, 작품이 필요하구나 싶었어요. 모자무싸에 반가워서^^ 주절주절! 시원한 한 주 되세요!
우아! 언제 이렇게 대화를 나누셨어요! 거참 신묘한 낭독모임이네요. 꽃의 요정 이야기 너무 좋은데요. 다음 모임 때는 꽃의 요정 옆구리를 쿡쿡^^ 그동안 보고 읽고 들은 걸 더 털어놓게 하자는 데 한 표! 임다.
살구님 와주셔서 기쁘고!! 초반에 참가했던 부릉이란 분도 그날 들리신대요ㅎㅎ 아마 부스는 11시부터 열고 퍼레이드 자체는 4시 이후에 시작이라 부스만 구경하고 카페에 가서 잠시 쉰 후 퍼레이드에 참가하거나 앞뒤 일정 중 가능하신 것만 참여하거나 자연스럽게 하시면 돼요 https://open.kakao.com/o/gMB3JOyi 여기 들어와주시려 그날 함께하시는 걸로 알겠음다!!
@모임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표제작에서 <변신 혹은 메타몰포시스> 한편이 남았습니다. 이 작품은 출연자가 한 명 뿐이고, 게다가 짧아서 이번 토요일 아침엔 낭독모임이 없습니다. 늦잠 자고, 페스티벌 즐기시고, 천천히 남은 작품 읽어보세요 그리고 서로 질문을 남기고 답을 달아 보아요
읽었는데....기억과 본인의 그 전 성격을 그대로 가지고 육체가 바뀐 거라 내적 혼란이 더 심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국 이런 부분은 제 몸이 남자로 바뀌지 않는 이상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 같네요. ^^
이 일인극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을 써봅니다. 1. 등장인물: 우연히 16세 소년의 몸으로 변신(탈바꿈)한 주인공의 현재 감정을 말하면서 -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그런 사람: 이렇게 소개돼 있어요. 내가 마음속으로 원하는 거였으니 기쁘고 즐거운 건 당연할 테고 그런데도 혼란스러워 한다? 세상의 질서, 어느 쪽에도 선뜻 손을 들기가 곤란한 사람들에게는 이 혼란이 마음과 몸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는 선언처럼 들렸어요. 이 글 2번 읽었다가 오늘 아침 다시 읽었어요. 갑자기 로마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제목에 '메타포시스'라고 나와 있네요. 읽어보니 세계 창조부터 나와요. 문장이 아주 물 흐르듯 매끄럽습니다. 엉, 이게 이렇게 문장이 좋았단 말인가? 싶었어요. 그런데 변신하는 첫 여성 다프네서부터 거,참 변신은 곤혹스럽네요. 신들은 왜 정신 없는 사랑을 이다지도 해대서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는 걸까요? '변신'이란 정말 막다른 골목에서 일어나는 거구나. 그런 거구나. 스스로 원하는 게 너무도 간절하거나 앞뒤 없는 위기 상황일 때 변신은 일어나는 거구나. 작가는 이런 변신을 꿈꾼 거네요. 2.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16세 소년(남자)로 산다. 제안은 매혹적이었다. 균열, 분열하는 정신도 육신도 더 이상 없다는 것, 없을 수도 있다는 것: 이 부분은 작가 이은용 씨가 원했던 바가 아닐까. 균열, 분열 없이 자기 통합, 합일 이런 상황을 원했던 거 아닌가. 3. 28살, 내 인생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말 그대로 온몸으로 분투하며 살았습니다. 나는 그 삶을 소중히 여겼습니다: 지난주에 <유언장>을 우리가 낭독했는데 오늘 이 글은 작가의 마지막 말이구나, 그래서 일인극이구나. 4. 어릴 때 소년들 사이에 끼고 싶어했죠. 그러면 내가 소년이 될 줄 알아서, 막상 들어가고 나니 의외로 별것 없더군요 (중략) 불완전해요. 모두의 인생처럼. 내 기대와는 다르고 예상과도 달라요. (중략) 성별의 벽이라는 건 어쩌면 그 벽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견고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사람이란, 원하는 것이 이뤄지면 그다음 단계가 또 따라나오는 거네요. 그 원하던 것이 이제 정말 내가 바랐던 걸까, 이게 전부인가 이런 생각에 빠져드는 거. 5. 빗속에서 춤을 추겠다는 작가, 이 변성기가 끝나면 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겠다는 작가의 이어지는 글을 못 봐서 그건 많이 마음 아픕니다. 곡절 많은 세상에 질문을 던져주고 간 작가의 28살을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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