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남편이었고 이제는 오랜 친구인 윌리엄과 루시의 복잡하고도 섬세한 관계를 알아보아요.

D-29
내시 선생님을 만난 건 루시 일생의 행운이었을듯. 어둡고 힘들었던 시골생활을 탈출하라고 하늘에서 보낸 천사!! 구원자여~~~ 인생을 살면서 내시 선생님같은 분을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요? 반면에 엄마는 딸이 공부잘해 상경하는데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데 루시는 정나미가 떨어졌을 듯 ㅋㅋ
루시는 일생을 두고 고통을 받지요. 상속이라는게 돈 뿐만이 아니고 대대로 무관심,폭력, 정서 등이 상속되더라고요. 그런데 책에 나온 빌런 급 인물들도 자세한 사연이 밝혀지는 순간에는 윗 세대나 주변에 받은 게 없어서 그런 걸로 나와서, 멈칫하게 되기도 했어요. 현실에서 받은 게 없거나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자기경험과는 다르게 행동한 경우가 있는데, 그런 사람이 사실 위인이 아닐까 생각도 해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작품에도 그런 사람들이 좀 있지요? 루시도 사실 그런 인물이고요.
같이 있어서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사람은 윌리엄이 유일하다고. 그가 내가 가져본 유일한 집이라고.내가 파티에서 그냥 나와버리지 않았다면 팬 칼슨에게 그 이야기를 했을지도 모른다
오, 윌리엄! p.52,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그러니 캐서린은 가난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를 만나러 갔을때 나는 그 집의 우아한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 나는 그녀가 사회 계급에서 제법 높은 위치까지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나는 미국에서의 계급이라는 문제에 대해 한 번도 완전히 이해한 적이 없었다. 그건 내가 밑바닥 출신이고, 그렇게 태어나면 그 사실은 절대 당신을 진정으로 떠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건내가 정말로 그것을, 내 출신을, 가난을 결코 극복하지 못했다는뜻이다. 그게 내가 하려는 말 같다.하지만 내가 처음 캐서린을 만났을 때, 그녀는 나를 자기 친구들에게 소개하면서 조용히 내 팔에 손을 올리고 말했다. ˝이쪽이 루시. 루시는 출신이랄 게 없어
오, 윌리엄! p.54,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아이들이 아빠는 괜찮겠죠? 하고 물어서, 당연히 그럴 거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강조했는데, 나 자신도 몰랐기 때문이다 - 다만 그에게 달리 어떤 선택이 있겠는가? 우리 대부분에게 달리 어떤 선택이 있겠는가? 괜찮은 것 말고는.
오, 윌리엄! p. 99,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여기에서의 O.K, 괜찮다는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을 일컫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실은 윌리엄이 지금껏 알고 있던 것, 겪었던 것의 의미를 모두 달라지게 만드는 사실이므로 받아들인다, 이해한다라는 상태가 되기까지는 노력, 그려ㅂ고 시간이 필요하다.
남성과 아이들의 안락함과 행복이 최우선으로 여겨져 온 ‘가족의 집’이라는 동화 같은 환상의 벽지를 벗겨내면, 그 이면에는 감사받지도, 사랑받지도 못한 채 방치되고 지쳐버린 한 여성이 드러난다. 모두가 즐기고 원활하게 기능하는 가정을 꾸리는 데는 기술과 시간, 헌신, 그리고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른 모든 사람의 행복을 책임지는 건축가가 되는 것은 엄청난 관대함의 표현이다. 이 임무는 여전히 대부분 여성의 몫으로 여겨진다. 그 결과, 이 거대한 노력을 폄하하는 온갖 말들이 난무한다. 아내이자 어머니가 사회에 의해 그 역할을 주입받았다면, 그녀는 모든 사람의 아내이자 어머니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녀는 구시대 가부장제가 핵가족을 위해 설계한 이야기를 구축했으며, 물론 그 위에 자신만의 현대적인 요소를 몇 가지 더했다. 자신의 가정에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사회와 그 안의 여성들의 불만이라는 더 큰 이야기의 시작이다. 희망과 자부심, 행복, 양가감정, 분노를 담아 연기해 온 그 사회적 이기에 너무 짓눌리지 않는다면, 그녀는 그 이야기를 바꿀 것이다.
오, 윌리엄! pp. 20~21 <살림 비용> 데보라 리비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위 문장은 <오 윌리엄>의 내용이 아니다. 루시가 다시 윌리엄을 가깝게 느끼는 장면을 보면서 이해하기 좀 어려웠다. 윌리엄을 더 잘 이해할수 있는 시어머니 캐서린의 비밀을 알게 되지만 과연 윌리엄과 가까워지는 것이 방법일까? 자신을 더 이해해줄 사람을 찾아야지, 왜 어머니 포함 평생 여성들의 보살핌을 받은 윌리엄을 루시가 또 이해해줘야 하는가? <바닷가의 루시>에서는 같은 공간에서 지내게 되고 마침내 <이야기를 들려줘요>에서는 법적으로 다시 부부가 되는 것까지 생각하면 좀 과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 윌리엄과 다시 합칠필요까지는 없지. 그래서 50대에 이혼한 여자중에 이혼을 계기로 새로운 삶을 선택한 사람이 있는지를 찾아보았다. ㅇ그러자 영국 작가인 데보라 리비가 나왔고, <살림 비용>이라는 책이 검색되었다. 이 책의 세번째 글이 이혼하면서 살던 집을 해체하던 때의 감상을 담은게 것인데 읽으면서 속이 시원해졌다. 그러니까 가정은 여성이 엄마와 아내노릇이라는 노동으로 투입해서 돌리고 있는 장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노동은 보이지 않게 되어 있어서 없어져서야 없어졌는지 깨닫게 되는데 그걸 거두고 나면 그동안의 노동에 감사하다는 말을 듣기 보다는 갑자기 이러는게 어디있냐는 원망을 듣게 된다. 감사함도 주어지지 않고 원망만 주어지는 그 노동에 대한 애씀을 일부 거두어 그 자신에게 투입한다면 그 열매가 달 것이다.그래서 저자나 역자도 일상에서 수도가 터진다던가 하는 어려움을 겪어도 주부였을 때 겪었던 것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니 그 안에 있을 때도 혼자서 너무 애쓰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일 수틀리는 일이 생겨서 그 판이 어그러지면, 차라리 그 김에 그 판을 작파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생활의 어려움도 노비로 겪는 것과 주인으로 겪는 것이 맛이 다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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