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

D-29
이번 수북강녕의 연뮤클럽에서 하는 NOL 씨어터에서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뮤지컬 관람을 기대하며 혜화동에 도착했습니다 솔직히 기차를 타고 올라온 가장 큰 이유는 <도스토옙스키와 저녁식사를>의 저자 김영웅 작가님과 그믐의 @김새섬 대표님을 뵙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리고 매번 놀라운 기획력으로 준비하는 @수북강녕 강녕님도 뵙고 싶었구요. 그런데 김새섬 대표님의 재수술 일정이 잡혔다는 소식에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지난번 수북강녕님의 <지킬앤하이드> 공연 전 모임에서도 그믐 회원분들 모두 약속시간보다 어찌나 빨리 오시는지 그래서 늦지 않게 서둘렀습니다 도착해 보니 매표소 옆에 또 책을 가득 쌓아두고 기다리시는 @수북강녕님이 보였고 곧 @IlMondo 님과 @Innerpeace 님이 오셨습니다 오랫만에 @연해 님도 만날 수 있어 너무 반가웠습니다(그믐에서 연해님의 글을 읽는다면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답니다.^^) 그리고 만나기 힘들거라 단념했던 @김새섬 님도 장작가님과 함께 오셔서 어찌나 반가웠던지 쑥스럽지만 사진을 청해서 함께 찍었습니다^^ 곧 막이 시작되고 엄청 크지도 작지도 않는 공연장은 맨 뒷줄 바로 앞인데도 공연이 잘 보였습니다 아버지 표도르 카라마조프의 죽음 뒤 그의 네명의 아들 드미트리, 이반, 알료사, 스메르자코프의 대사들와 노래가 격정적으로 이어졌습니다 배우분들 모두 공간을 찢을듯한 성량으로 비극적 까라마조프를 연기했습니다 '방탕 문란 폭력...'인간의 많은 죄악들을 서슴없이 행하는 아버지 표도르 카라마조프를 바라보는 그의 아들들은 자신들의 원죄와 저주받은 피에 고통스러워 합니다 한없는 선으로 표상되는 수도사 알료사마저 이 공연에서는 아버지의 죽음을 원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전 어두운 심연의 악을 표현하는 스메르자코프와 이율배반의 상징인듯한 이반을 작품 속에서 매력적으로 읽었는데 극 중에는 이들의 어두운 심연을 더 깊게 볼수 없어 살짝 안타까웠습니다 자신과 아버지의 연인 그루센카를 울부짖으며 찾는 드미트리가 오히려 단순해서 선해보였습니다 극을 보는 내내 이 비극적이고 막장인 가족들의 서사에서 답답함이 느껴지는데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의 특징인 정갈하지 않은 우리의 밑바닥을 보여주어서인거 같았습니다 그래도 이 뮤지컬 배우님들이 모두 잘생기셨다는 혼자만의 생각도...^^ (극내용이 워낙 어두워서 어두운 연기파 배우들껫 맡으셔도 좋으실듯 ) 2부는 김영웅 작가님의 미니강연으로 진행되었는데 추천하고 싶은 도스토옙스키 작품들과 책을 낼 때의 에피소드 등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생물학박사님이고 미국에서 11년 일을 하셨는데 북클럽을 운영하시고 계속 집필활동을 하신다는 점에 놀라웠습니다. 원래 전공을 문과쪽으로 가고 싶었는데 직업 때문에 이과로 지원하셨다는 말씀에 먼 길을 돌았지만 결국 작가님의 길을 가시는구나 싶었습니다 작가님의 <도스토옙스키와 저녁식사를>을 읽다보면 작품에 대한 이해와 설명 그리고 문장력이 뛰어나시거든요 작가님께서 본인 책의 추천사를 부탁하실 때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는데 추천사를 부탁드리는 분들께 진심으로 부탁하면 다들 들어주셨는데 책 출간이후 소정의 사례금을 드려야 한다는 걸 아셨다는 말도 재미있었습니다^^ 도스토옙스키에 관해 거장이신 석영중 교수님과의 일화도 음.. 대단하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김영웅 작가님의 미니 북토크 중 계속 음료와 빵들이 들어오느라 진행이 끊겼는데 그때마다 집중을 요청하시는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보통 작가님들은 그럴 때 어색해하며 조용히 계시잖아요 아마도 북클럽을 오랫동안 운영하셨던 저력 덕분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1명의 그믐의 연뮤클럽의 참가자들은 수북강녕님의 말씀대로 오늘 느낀 극이나 작품에 대해 또는 자신에 대해 짧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다들 어찌나 말씀들을 잘하시는지.. 마지막에 @김새섬 대표님이 모두에게 말을 안 시켰으면 어땠을까 싶었다고 하셨는데 동감했습니다.. 시간이 모자라요..모자라.. 체력만 된다면 다들 3시간도 거뜬히 자기소개를 하실거 같았습니다^^ @히어로 작가님이 도스토옙스키 책을 한권도 읽지 않은 분이 몇 명인지 물어보셨는데 거의 다 도스토옙스키 책을 읽으셨더라구요.. 놀랍습니다. 처음 읽는 사람들에게는 <죄와 벌>을 도스토옙스키 작품을 읽다가 중도에 포기한 사람에게는 <스쩨빤치꼬보 마을 사람들>을 추천한다고 하셨어요. 전 이 책을 처음 들었는데 <도스토옙스키와 저녁식사를>의 책 속에도 이 작품 설명을 무척 매력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으로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추천하셨는데 이 작품이 미완성이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실제 도스토옙스키가 완성했더라면 어떤 작품이 나왔을까요?? 정말이지 다들 어찌나 말씀을 잘하시던지...제 왼쪽 옆에는 @꽃의요정 요정님과 남편이신 종이인형님이 그리고 오른쪽에는 @IlMondo 님과 @연해 님이 계셨는데 다들 친절하시고 좋으셔서 북토크 내내 즐겁게 들었습니다. @수북강녕 님과 @흰구름 님 그리고 @HelenPark 님과 따님이 같이 있는 모습이 사이좋은 모녀분이셔서 보기 좋았습니다. @로마나 님은 초등학교 5학년 때 푸쉬킨과 죄와벌을 학교 독후감 과제로 제출하셨다고 해서 깜짝 놀랐고 @낮달 님도 독서모임을 많이 다니시는데 주변분들이 모두 책을 읽으셔서 책읽는 분들이 줄어든다는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하셔서 신기했습니다. 대단한 내공이 있으시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과 회원분들과 오래 같이 있고 싶은 마음에 2차까지 합류했는데 소규모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모임에서 조곤조곤하고 친절하게 말씀하시는 @서이음 님이 작가님이시라는 걸 알고 신기했고 @프렐류드 님과 @조반니 님이 고전문학에 조예가 깊다는 사실도 알아서 무척 좋았습니다. 김영웅 작가님의 도스토옙스키에 관한 이야기나 북클럽 운영에 관한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고, 지금은 <인생책방>을 운영하지만 이후에는 <인간책방>을 운영할 생각이라고 하셨습니다. <인생책방>은 소설 ‘스토브’ 그리고 <인간책방>은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로 비교해서 설명해 주셨는데 이해도 쏙쏙되고 멋진 기획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강명 작가님의 <재수사>속의 도스토옙스키도 말씀해주셔서 속이 뻥 뜷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역시 혼자서는 힘들죠. 전문가에게 진료를 받아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김영웅 작가님은 헤르만 헤세도 톨스토이도 모두 읽어 보셨지만 도스토옙스키를 가장 높이 평가했습니다. 정갈하게 정리된 모습이 아닌 인간의 가장 밑바닥을 처절하게 잘 보여주어서이겠죠.. 도스토옙스키에 푹 빠지려면 그만큼 인생의 매운 맛을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김영웅 작가님이 그믐에서 <카라마조프의 피>라는 방도 바로 개설하셨는데 어제 집에 내려가자마자 냉큼 신청했습니다. 생물학 전공이시지만 어려운 생물학보다는 작품 속 인물에 집중해서 더 풀어나가시겠다고 하셨으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책과 뮤지컬<브라더스 까라마조프>와 북토크에 더해 이젠 생물학으로 더 깊게 카라마조프가의 인물들 하나하나를 파고 들어가나요??^^
어제 보니까 메모도 안 하시던데.... 포토그래픽 메모리이신 거죠? 오신 분들 닉네임까지 전부 기억하시고~리스펙!! (거북별85님이 모임에 오시면 항상 언제쯤 후기 올려 주시려나~기다립니다. ^^)
ㅎㅎ 부끄럽습니다... 그렇잖아도 사무실에 할 일이 가득인데.. 계속 그믐 후기 수정하고 있었답니다^^ 몇번을 확인했는데도 틀린 글자들이 몇개 있네요.. 그나저나 그믐은 수정이 안되니...^^;; 혹시라도 흑역사가 박제가 되려나 나름 두근두근 매력이 있습니다.
와, 진짜 후기의 달인이시네요!! 감탄!! 세심한 관찰과 긴 글을 기록해주시는 정성에 감사드려요~^^
어제 여러 이야기들 편안하게 나눠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마치 어제 그 자리에 함께 참석했던 것 같습니다! 꼼꼼한 후기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청하신 책은 제가 김영웅 @히어로 작가님께 @소리없이 님 실명 사인 받아 챙겨 두었습니다! ♡
뮤지컬과 강연에 참석도 못했는데 책 챙겨 주신다는 말씀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했는데요~ 우와왕! 사인까지요~🤩 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번에는 일이 있으셔서 뵙지 못했지만 담에 또 @소리없이 님과 뵙기를 기대합니다..저도 다음번에도 변수없이 참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네~~!! 다음 모임에서 꼭꼭 뵈어요😃
속기나 AI 보다 더 상세한 후기, 늘 감사드립니다 ㅎㅎ 어제 해당 공연장은 상당히 쾌적할 뿐 아니라 객석도 1층과 2층을 보유한 중극장이었습니다 (이반 역의 유승현 배우님이 2층 관객들을 가끔 바라봐 주셔서 스윗했어요) 1층은 전석 VIP석과 R석으로 구분되어 있어 50% 할인 R석인 우리 좌석이 조금 뒤쪽에 배치되었는데요, 2층에는 S석과 A석도 포진하고 있었다는 TMI 를 발사합니다!
오!! 우리가 R석이었군요... 뒷자리인거 같았는데도 무대가 한눈에 보여서 너무 좋았습니다^^ @수북강녕 님께 배워서 주변분들에게 널리 이번처럼 좋은 공연들 퍼뜨려야겠습니다^^
거북별님 또 만나서 반가웠어요. 후기도 감동이네요. 저도 곧 늦었지만 후기 올리도록 할게용.
ㅎㅎ 저도 @Innerpeace 님과 나란히 극을 관람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그믐연뮤번개] 라는 제목의 방은 3탄인 이번이 마지막이지만, [그믐연뮤번개] 4탄은 아래의 6월 그믐밤 방 안에 숨어 있습니다 일정 확인하시고 참여 신청하시면 다시 만날 수 있어요 ♡ https://gmeum.com/meet/3619 체호프를 만날 또다른 기회, 연출가님 배우님을 초청해 진행하는 오프라인 번개 소식입니다 ▶ 일시 : 2026.6.24(수) 오후 7시 (6시 30분부터 입장) ▶ 장소 : 창덕궁길 동네책방 수북강녕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06, 2층) @soobook2022 ▶ 초청 : 극단 어느날 김세환 연출님, 정연주 배우님 ( 극단 소개 https://sites.google.com/view/someday2015/%ED%99%88 ) ▶ 내용 : 체호프 작품의 이해 미니 특강 x 연극 영상 감상 및 참여자 희곡 낭독 (상황과 시간에 따라 진행) ★ 한국서점조합연합회 「2026 상반기 문화요일수요일 X 심야책방」 지원사업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참가비를 받지 않고 체호프 희곡집 1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크지 않은 공간이다 보니 참여 인원의 제한이 있지만, 먼저 신청하시는 분들은 최대한 참석하실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참여를 희망하시는 분은 아래 양식을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s://naver.me/F7F4z4ud
저도 어제 모임 너무 뜻깊고 행복했습니다(카페 구석 공간조차 마치 우리를 위해 마련된 공간처럼 몽환적). 그믐 연뮤클럽은 첫 참여라 (시작부터 끝까지) 약간 어버버했는데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하시는지는 처음 알았어요! 뮤지컬 자체만으로 먼저 이야기를 꺼내보자면요. 정말 좋았어요. 사실 제가 청각이 꽤나 예민한 편이라 수북강녕 대표님이 모임 전에 이 방에서, 예고(라 쓰고 경고라 읽는)하신 성대차력쇼와 하이텐션의 콜라보를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요. 쩌렁쩌렁한 배우분들의 목소리가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오히려 수긍하게 되더라고요(감정의 고조라고나 할까). 김영웅 작가님 말씀처럼, 이율배반적인 인간의 면모를 다채롭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고, 자기파괴적인 인물들의 고뇌와 광기에 자주 울컥했더랬습니다. 공연을 기대하면서 책의 방대한 분량을 어떻게 극으로 담아낼까가 가장 궁금했는데요. 극적인 장면들도 선을 넘지 않고, 저마다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묘사하는 게 꼭 아슬아슬한 묘기 같기도 했어요. 한 장면, 한 장면의 여운이 아직도 묵직하게 남아있답니다. 거기다 등장하신 모든 배우님들이 다 제정신(?) 아닌 것 같아서 더더 좋았다지요(역시 이거지, 이거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을 때는 '이반'을 가장 좋아했는데, 어제 뮤지컬을 보면서는 '스메르쟈코프'의 연기에 매료되었습니다(정신 나간 연기 너무 좋...). 등장한 노래들도 한 곡 한 곡 다 좋았어요. OST 앨범이 따로 있나 이것저것 찾아보기도. 그리고 반가운 분들이 많아 더더 행복했습니다. @거북별85 님과 @꽃의요정 님 얼마 만이에요! @수북강녕 대표님도 온라인으로만 계속 대화나눴었는데(그래서 저는 내적 친밀감이 쌓여있었지요), 실물로 영접(?)해서 기뻤어요. 벽돌 책 모임에서 함께하고 계시는 @Nana 님도 먼저 인사 건네주셔서 감사했고요. @김새섬 대표님은 재수술 소식 듣고, 한동안 제 마음이 울적했는데요. 어제 밝은 모습으로 함께해주셔서 어찌나 안도하고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그러면 안 되는 건데, 저도 모르게 대표님을 뵙자마자 묻지도 않고, 안아버려서(제가 원래 그렇게 경우 없는 사람이 아닌데...) 죄송했어요. 근데 제 마음에 화답해 꼭 안아주셔서 감동받았습니다(헝). 건강하게 수술 잘 받으시고, 또 뵈어요. 대표님! 온라인으로도, 오프라인으로도요. 오래오래 뵙고 싶습니다:)
스메르의 이름이 '수증기'라는 뜻이라고 극에서는 설명하는데 실제로 '악취'라는 뜻에 가깝다는 해석을 본 적이 있어요 엄마가 헛간에서 나를 낳고 발작하다 세상을 떠나고, 나 역시 정기적으로 발작을 하고, 피를 나눴지만 생각을 나눈 건 아니라며 오만 떠는 형제들 가운데, 방탕하고 문란하며 포악한 아버지의 하인으로 살아가는 스메르...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의 스핀오프 격으로 동일한 이진욱 작곡가님, 오세혁 연출가님의 작품인 뮤지컬 『스메르자코프』도 있습니다만, 대중적인 호응을 많이 얻지 못해 초연에 그친 후 재연을 올리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작품에는 조시마 장로가 등장하는데, 브깜에서 표도르 역을 맡은 배우님들이 조시마 장로 역을 한다는 것이 흥미롭고, 그 외에도 깨알 재미 포인트가 완전 많은 극인데 다시 올라오지 않아 아쉽네요 (관련 나무위키 설명) https://namu.wiki/w/%EC%8A%A4%EB%A9%94%EB%A5%B4%EC%9F%88%EC%BD%94%ED%94%84
책을 읽으면서 스메르쟈코프 등장 초반부터 저도 모르게 계속 다른 인물들보다 이 인물에 더 주목하게 되었는데 올려 주신 나무위키 글을 읽으니 더더욱 이 뮤지컬이 재연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덕분에 좋은 극을 알게 되었습니다. 늘 느끼지만, 다소 상투적인 표현이나 걸어다니는 공연 사전 같으세요😃 연뮤클럽 열심히 참여하며 많이 보고 느끼겠습니다.
ㅋㅋㅋ 모임때 이짤 생각나서 얘기하려다가 까먹
이거 너무 웃기고 공감되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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