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 무너지면 끝이라고 생각하고 조심 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씩씩하고 똘똘하게 사는 사람도 늘 걱정이 태산 같은 것이다. 인간은 늘 불안 속에서 산다. 그게 사라지면 죽은 것이다.
괴물, 용혜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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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도 석중을 가장 아껴 아까운 죽음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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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너무 자주 많이 마시면 뇌세포가 파괴되어 치매에 더 잘 걸린다. 그리고 남에게 뒤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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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반점이 있는 것처럼 사회엔 다른 인간들이 있는데 그들을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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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너무 기대를 걸어 실패가 많은 것이다. 뭔가 섹스도 맘대로 하고 환상이 너무 많다. 그러나 그것도 생활의 연장이다. 그리고 사랑은 잠시만 유효하다. 생활과 일상은 계속되지만 사랑은 너무 그 기간이 유한하다. 여자는 사랑을 부르짖지만 남자는 자기 할 일이 더 우선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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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한계다. 인간이 의식하지 못하고 못 보는 것은 이름이 없다. 이름이 없어도 존재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다. 인간이 의식하거나 보지 못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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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영혼
<모자무싸>에서 황진만은 주인공은 아니지만 시인으로서
사상의 중심에 서 있다.
우리가, 현실에 안 살아 순진할 것 같은 스님에게
인생 상담을 하듯이 드라마에선 그 시인을
사고(思考)의 중심에 세운 것이다.
우리가 이러쿵저러쿵하며 지지고 볶으며 살아도
-결국 먹고살기 위해 생활을 해도-인생에 대해 뭔가
삶의 본질을 봐 통찰하고 순수할 것 같은 시인의 생각을
흔들리지 않는 생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우리는 손가락만 보지만
그는 달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좀 오글거려 직접적으로 드라마에선 표현하긴 뭣해도
가끔 시인의 글이나 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드라마 작가가 대사(臺詞)에 집어넣는다.
자기주장을 남의 입을 통해 전해야
좀 더 설득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하는 칭찬은 그냥 아부에 지나지 않지만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남에게 하는 내 칭찬은 진짜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내가 칭찬 그대로일 수 있다고 남들이 생각하는 것이다.
즉, 그래야만 그게 그저 사탕발림이 아니라
나도 그 칭찬에 부합(符合)하고,
그 칭찬을 하는 사람도 그 인격이 좀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런 대가 없이 남을,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했기 때문이다.
묵직하고 진지한 질문은 그 시인에게 한다.
자기 입으로 하면 낯간지러우므로 삶에서 좀 떨어져
있을 것 같은 시인에게 묻는 것이다.
시인은 삶에 깊숙이 개입하면서도 마냥
매몰만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시인도 물론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상징적, 은유적으로
표현하지만 말이다.
드라마 작가건 장르 작가건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이건
자기는 현실에 얽매이지만 실은 자기가 진정 하고 싶은,
자기 글을 쓰고 싶은, 그런 로망이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쓰는 게 아니라 거기서 벗어나
홀가분한 상태에서 자기가 진짜 쓰고 싶은 글을.
직업으로 쓰는 글하고 자유롭게 어떤 것에도
얽매임 없이 무의식, 심연에서 나오는 글은 다르기 때문이다.
잘 썼든 못 썼든 자유롭게 쓴 글이 뭔가 흐뭇하고
자기를 치유하기도 한다.
가장 잘 쓴 글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긴 현실에서 용기나 조건이 안 되어 그렇게는
못 하지만 오직 시인으로서 글을 쓰며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는 그 시인을 등장시켜 자기가 진정 하고 싶은 말을
맘껏 하게 둔다.
작가가 쓴 글엔 애정을 가지고 자기를 대변하는 인물을 둔다.
그들은 그를 존중하고 추앙한다.
그들에게 다시 없는 소중한 사람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 시인은 어쩌면 용감하게 생활전선에서 놓여나
오직 자기 글만 쓰기 때문이다.
이건 아무나 못 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보통이 아니면-이상(Weird)하지 않으면-현실을
벗어던지고 이상만 추구하는 게 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진정 그 시인처럼 살고자 하나 현실을 벗어나기 힘들어
그라도 내세워 대리만족하며 그를 받든다.
나는 현실적인 이유로 못하지만,
그는 바로 현실에서 자기 뜻을 펴는
내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시인은 현실에서 자기가 되고 싶은 인물이다.
그런데,
정작 그 시인(詩人)은 시보단 용접이 좋고
적성에 맞는다고 한다.
“시를 쓸 땐 좌절과 자괴감의 연속이었지만
용접은 난생처음 쉬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또 친딸의 사진을 보고는 강가에 가서 다시 시를 쓴다.
이처럼 인간은 모든 게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굽이굽이 돌면서 어지럽게 흘러가는 것 같다.
인간은 또 타고난 것은 어쩌지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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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내 개인 고민을 털어놓을 필요가 없다
소크라테스 같은 위대한 철학자에게 악처가 있다는 것은
좀 알려졌지만, 대개는 알려진 사람 중에 사생활까지
알려진 사람은 많지 않다.
그냥 겉으로 알려진 것만 가지고 판단한다.
그는 내부에 다른 깊은 고민과 열등감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는 그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그의 사생활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의 큰 업적만 알고.
그는 심각하지만 우린 아니다.
그저 알려진 것만 갖고 판단할 뿐이다.
이러니 내가 그라면 알려진 내가 남에 대해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는 내가 알려진 것을 나를 알기 때문이다.
알려질까, 내 약점이 알려질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사생활은 나를 잘 아는 사람과 공감의 대화를
하면 그뿐이다.
남은 그저 겉으로만 알려진 것을 갖고 나를 본다.
남은 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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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피곤했는데 그 피곤이 풀려 이제 입술이 트기 시작한다. 원래 좀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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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한 만신들은 사회에서 출세하는 것을 중히 여긴다. 그게 엄청나게 중요한 줄 안다. 그러나 난 중의 기질을 타고나 그것으로 살아야 한다. 출세 같은 천박한 것에 얽매면 내 인생은 그야말로 그냥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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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많이 잤는데 좀 피곤한 것 같다. 술 때문에 간이 망가져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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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결에 하는 말이 진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일 수 있다
이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다루고 싶은 게 있다.
나는 글을 제목만 봐도 그 내용을 알 수 있게 쓰려고 한다.
쓰다 보니 나는 그런 타입인 것이다.
그러니까 내 주제가 이미 제목에 드러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대부분 좀 길다.
글엔 모순이 있을 수 있다.
원래 인간은 모순을 벗어날 수 없고 세상도 그렇다.
그 마음을 솔직히 전하는 것이라면 그래야 한다.
그러니 그저 이는 생각을 그대로 글로 풀어낼 일이다.
전체적으로 논리가 안 맞고 그래서 결국 무슨 말이냐, 하고
따져도 그냥 이는 감정과 내 생각를 글에 넣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글은 인간 현실을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합리(不合理)와 모순을 그대로 옮기는 게 어쩌면
진실한 이야기일 수 있는 것이다.
단정적인 말은 거짓을 꾸미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결론이나 논리에서
찾지 않고 중간이든 어디든 아무 곳에서 군데군데
내뱉는 말이 진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일 수 있다.
뭔가 작정하고 하는 말은 어쩌면 꾸밈일 수 있지만
이것저것 신경 안 쓰고 무심코 던지는 말,
글 아무 곳에서나 가볍게 내놓는 말이 어쩌면 작가가
진정으로, 무의식에서 진실을 설파(說破)하는
것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래서 결론이 뭔데?”라고 묻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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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타고나길 자유로운 영혼인데 그런데도 자신을 알지 못해 사회에 너무 깊이 개입하며 살면 잘 사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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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사회가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정말 쓸데없는 짓을 하며 각자의 삶을
낭비하는 꼴이 될 수 있다.
사람은 다 다른데 획일화(劃一化)되어 극소수만 제외하고
다수가 그 한 가지로만 향해가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이러면 지금 중국이나 북한 같은 독재국의
국민과 다른 게 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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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과 견제만이 유일한 답
이 글에서 남자들은 다 어리석고 문제가 많고
여자들만 희생자였지만 그래도 제대로 간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가르나.
여자 작가라 할 수 없다.
이래서 균형 있게 남자 작가도 같이 배출되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언제나 인간 사회는 균형과 견제만이 유일한 답이다.
절대 스스로 알아서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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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문제
요즘엔 K여자와 아무나 결혼 못 한다.
많이 갖춰야만 그게 가능하다.
그것 하나만 가지고도 성공한 한국 남자다.
진짜 불행한 한국 사회다.
이미 얻은 자가
열심히 해서 노력해 얻으라고 하지만
그건 소수에 불과하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다.
개인이 다룰 문제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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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안 하고 맨 얼굴로는 슈퍼도 못 간다. 안 그런 사람은 그냥 의식하지 않고 그냥 나간다. 그런 버릇이 붙은 사람은 화장을 해야 한다. 이건 남이 봐서 그런 것보다 우선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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