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용혜

D-29
하지만 재현의 눈에 비친 태용의 내면은 자기혐오와 열등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저 가식적인 미소로 사람들을 속이고 있을 뿐이었다.
재현이 기억하는 선주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공허한 눈빛과 억지로 지어낸 미소, 형식적인 대답으로만 일관하던 모습이이었다. 생각도 감정도 없는 물체가 사람인 척하는 것 같았다.
식인 유전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고립되고 배 고프면 고기로 사람도 먹는 거 아닌가. 생존이 본능인데 살려면 무엇을 못하나. 인간도 인간이기 이전에 짐승인데. 약간 말이 안 되는 글이다.
용혜에게 식인 유전자가 있다고 말하자 선주는 침묵했고, 태용은 폭발했다.
아무리 안 좋게 태어났어도 인간 사회에 남에게 해를 안 입히고 자기를 실현하면 가장 잘 사는 것이다. 다른 건 사실 없다.
아침부터 왜 이리 덥냐? 기후 위기는 신경도 안 쓰고 전쟁 하느라 혈안이다. 트럼프 때문에 인류 멸종이 100년 앞당겨졌다.
언어를 맘껏 쓰자 요즘 추세에 납득이 안 가는 건 가능하면 그냥 안 넘어가려고 한다. 내 글의 방향이 분명 여기로 향하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다. 나도 어쩔 수 없다. 나만의 문체이기도 한 것이라 고치기도 어렵다. 그러니 그냥 이대로 갈 수밖에. 물론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모든 감정과 느낌을 다 언어로 표현하긴 불가능해도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으로서 자세히, 정확히 설명하는 게 더 좋은 것 아닌가. 어려워도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러나 실제는 현실에서 그런 노력을, 안 놓치고 있다. 이렇게 안 놓치는 게 모국어 발달에도 도움이 되고, 그것에 관심을 가지면 언어도 발달하고 세분화된다. 전에 장유유서(長幼有序) 유교 문화로 우리나라처럼 친족 명칭이 발달한 곳도 드물 것이다. 이를테면, 단순히 엉클(Uncle)이나 앤트(Aunt)가 아니라 숙부, 백부, 당숙, 이모부, 고모부, 고모, 이모, 외숙모 등으로 명칭이 세분화되어 그 분야 언어도 같이 발달한다. 대신 놓치면, 기분이 좋을 땐 ‘대박’으로, 기분이 나쁠 땐 ‘짜증나’로 그냥 퉁쳐 버리는 것이다. 기분, 느낌 언어가 말라버리는 것이다.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의 겸손인지 뭔지가 작용하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이렇게 하는 걸 좀 안 좋게 보는 이상한 추세도 한몫하는 것 같다. 언어로는 인간의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결국 인간이 그만큼 심오하고 복잡하단 건데. 결국 만물의 영장이라며 자기 자랑으로 귀납(歸納)되는 거지. 너무 친절하게 표현하면 수준이 낮은 작품으로 보는 그런 경향도 있고. 어차피 언어를 만들어 쓰는 인간이라면, 그냥 모른다고 언어로 표현 가능함에도 뭔가 있어 보이려고-이것 외에 뭔가 더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안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그럼, 언어를 왜 사용하나. 말로만 친절할 게 아니라 언어(문자)로도 친절하면 좋은 거 아닌가. 문학적 표현에 앞서 언어는 자기 뜻을, 남에게 잘 이해시키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보기에. 사실의 정확한 전달이 먼저지, 그 언어 자체를 아름답게 꾸미는 일은 그다음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자 매력 살리기 인간에겐 다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자기가 갖지 못한 것을 탐하지만 결국은 자기가 가진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자기가 안 가진 것을 동경(憧憬)하고 그렇게 되려고 한다. 이성이라면 그런 이성(理性)에게 더 끌린다. 마르고 슬렌더(Slender)한 여자는 볼륨 있는 여자를 섹시하다며 부러워한다. 그리고 글래머에 풍만하고 볼륨 있는 여자는 마르고 11자형, 젓가락 몸매에 자꾸 눈길이 간다. 그런데 타고난 마른 여자는 풍만하게 되기 쉽지 않고 글래머 여자가 이쑤시개 몸매가 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몸매도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한다. 그냥 자기가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낫다. 마른 여자는 옷 핏이 좋으니까 ‘뼈말라’에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마른 몸매를 갈고닦아 밋밋한 젓가락 몸매에 맞게 옷을 입고 그 스타일로 연출하면 좋을 것이다. 볼륨 있는 여자는 자기에 주어진 여성스러운 몸매를 사랑하고, 봉긋한 가슴과 윤기 나고 곧게 펴진 어깨, 잘록한 허리, 탄력 있고 풍만한 엉덩이를 살리는 운동을 하고 식이요업(食餌療法)을 쓰고 거기에 맞는 옷을 입는 게 좋다. 남들 따라하면 그렇게 되지도 않고, 그냥 자기 장점인 몸매를 유지해 그걸 최대한 살리는 게 백배 낫다. 옷 핏(Fit)이 살아 뭔가 더 세련되어 보이고 남자의 보호본능을 유발한다며 누구나 ‘뼈말라’를 추구하는데, 그건 극히 일부만 성공하고 대부분은 실패한다. 그런 노력과 정성으로 자신의 강점인 콜라병 몸매를 더 가꾸는 게 훨씬 낫다고 본다. 여자는 죽을 때까지 미(美)의 추구를 멈춰선 안 된다. 여자로서의 자존심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 섹시함을 유지해야 한다. 가꾸면 그게 몸 밖으로 어떤식으로든 나타나게 되어 있다. 그럼, 여자가 섹시해 보인다. 이건 세계 보편이다. 걸그룹 중에서도 섹시한 여자가 더 세계적인 인기를 끈다. <블랙핑크>에서 로제보단 제니가, <에스파>에서도 윈터보단 카리나가 더 인기 있다. 귀여움을 어필하는 것은 동양 일부에서만 그렇고 세계 보편적 매력(Charm)은 아니다. 역시 여자는 섹스어필로 나가야 한다.
내가 예민한 A형인데 처음엔 같은 A형이 잘 맞는 것 같다가 나중엔 만나기 싫어진다.
만약에 또 오시면 그때는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자신이 갖고 태어난 어떤 나쁜 거라도 그걸 에너지 삼아 승화해 좋은 일을 하면 좋다.
재현은 용혜가 진정한 괴물로 변모해 가는 중이라고 확신했다.
카메라는 석중의 내면에 쌓인 음습함을 배출하는 도구가 되어 버렸다.
이 글에서 작가가 가장 애정을 갖고 다루는 인물은 석중 같다. 자기가 하는 일을 하며 그 속도 비슷할 것 같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통과하면 비뚤어진 욕망도 작품이 된다고 석중은 믿었다.
내가 말을 하면 내 혈액형까지 다 말하는 인간도 있는 것 같다. 하여간 그 인간 앞에선 무슨 말을 함부로 못한다.
좀 더 집요하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해 그것들이 활개를 치게 된 것이라며 자책했다.
작가는 현실에서 평범해 보이려고 한다 작가도 예술가라 평범하다고 하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 그들에겐 그건 아주 심한 욕이다. 그러나 겉으로는 평범하단 소릴 듣기를 바란다. 속은 안 그런데 겉으로만 그렇다는 얘기다. 현실에서 다른 인간들처럼 비슷하게 살기를 바라는 건 아니고, 그렇게 보이려고만 하는 것이다. 이상하다고 그들이 생각하면 그들과 엮이고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머리와 언급에 거론되는 걸 피하는 것이다. 자기의 창작 욕구를 그런-그들에겐 충분히-사소한 곳에다 쓰기 싫은 것이다. 그들은 그저 현실에선 평범하게 보이길 원할 뿐이다. 자기 이상(理想)은 그렇게 안 사는 거지만 인간인지라 할 수 없이 평범하게 보이려고 한다. 자기가 사는 방식을 그대로 내보이는 것에서 오는 이득보다 그것 때문에 시달리는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인은 뭔가 다른 것들을 그들로부터 감지하기도 하는 것 같다. 원래 자기 눈엔 안 보이는 게 남의 눈엔 띄는 법이니까. 그래서 자기 외모가 어떤지 거울로 살피고, 남에게 “나, 오늘 어때?”하고 묻는 것 아니겠나.
재현은 스스로가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믿었다.
깎뚜기/깍두기 ‘깍두기’는 [깍뚜기]로 발음한다. 발음이 그래서 잘 틀리기도 한다. 한편 ‘뚝배기’도 [뚝빼기]로 발음되어 함께 익혀 두면 좋다. 얼마 전에 ‘뚝배기’에 담긴 설렁탕에 ‘깍두기’를 올려 먹으니 그 맛이 그만이었다. 막걸리 안주에는 깍두기가 최고란 말이야. 아버지는 추어탕 한 뚝배기만 있으면 술 한 병을 말끔히 비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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