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용혜

D-29
만약에 또 오시면 그때는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자신이 갖고 태어난 어떤 나쁜 거라도 그걸 에너지 삼아 승화해 좋은 일을 하면 좋다.
재현은 용혜가 진정한 괴물로 변모해 가는 중이라고 확신했다.
카메라는 석중의 내면에 쌓인 음습함을 배출하는 도구가 되어 버렸다.
이 글에서 작가가 가장 애정을 갖고 다루는 인물은 석중 같다. 자기가 하는 일을 하며 그 속도 비슷할 것 같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통과하면 비뚤어진 욕망도 작품이 된다고 석중은 믿었다.
내가 말을 하면 내 혈액형까지 다 말하는 인간도 있는 것 같다. 하여간 그 인간 앞에선 무슨 말을 함부로 못한다.
좀 더 집요하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해 그것들이 활개를 치게 된 것이라며 자책했다.
작가는 현실에서 평범해 보이려고 한다 작가도 예술가라 평범하다고 하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 그들에겐 그건 아주 심한 욕이다. 그러나 겉으로는 평범하단 소릴 듣기를 바란다. 속은 안 그런데 겉으로만 그렇다는 얘기다. 현실에서 다른 인간들처럼 비슷하게 살기를 바라는 건 아니고, 그렇게 보이려고만 하는 것이다. 이상하다고 그들이 생각하면 그들과 엮이고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머리와 언급에 거론되는 걸 피하는 것이다. 자기의 창작 욕구를 그런-그들에겐 충분히-사소한 곳에다 쓰기 싫은 것이다. 그들은 그저 현실에선 평범하게 보이길 원할 뿐이다. 자기 이상(理想)은 그렇게 안 사는 거지만 인간인지라 할 수 없이 평범하게 보이려고 한다. 자기가 사는 방식을 그대로 내보이는 것에서 오는 이득보다 그것 때문에 시달리는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인은 뭔가 다른 것들을 그들로부터 감지하기도 하는 것 같다. 원래 자기 눈엔 안 보이는 게 남의 눈엔 띄는 법이니까. 그래서 자기 외모가 어떤지 거울로 살피고, 남에게 “나, 오늘 어때?”하고 묻는 것 아니겠나.
재현은 스스로가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믿었다.
깎뚜기/깍두기 ‘깍두기’는 [깍뚜기]로 발음한다. 발음이 그래서 잘 틀리기도 한다. 한편 ‘뚝배기’도 [뚝빼기]로 발음되어 함께 익혀 두면 좋다. 얼마 전에 ‘뚝배기’에 담긴 설렁탕에 ‘깍두기’를 올려 먹으니 그 맛이 그만이었다. 막걸리 안주에는 깍두기가 최고란 말이야. 아버지는 추어탕 한 뚝배기만 있으면 술 한 병을 말끔히 비우셨다.
잃어버리다/잊어버리다 ‘잃어버리다’는 가지고 있던 물건이 없어졌다는 말이고, ‘잊어버리다’는 알고 있던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어제 지갑을 ‘잃어버린’ 것을 ‘잊어버리고’ 계속 가방 속만 뒤졌다. 복잡한 백화점에서 지갑을 잃어버렸어요. 나는 졸업한 지 오래되어서 학교에서 배운 것을 다 잊어버렸다.
멋진 신세계에선 옛날 용어를 많이 쓴다. SBS가 주말 드라마는 잘 만드는 것 같다.
K드라마는 그 틀이 있어 이제 식상하다. 재벌 3세는 제멋대로 군다. 그러나 평범한 여자는 뭔가 일에 진심이고 정성을 다한다. 그 목적도 뚜렷하지 않지만 현실을 무슨 힘이 그리 센지 잘 헤쳐나간다.
K드라마에 세계 시장에서 주목하는지 무당이 많이 나온다. 무당, 미신 좋을 게 하나도 없다. 나는 영적인 것을 믿지 않는다.
늙어서도 고생한다. 아니 고독사할 수도 있다. 자식이 계속 말썽을 부린다. 돈이 없어 더 힘들게 살 수도 있다. 힘이 없어 어디 가지도 못한다. 마음은 약해 늘 삶의 질은 엉망이다.
검은 머리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다. 인간은 배신한다. 배신 안 해도 내가 당한 느낌이다. 그러나 절대 책은 배신을 안 한다. 끝까지 간다.
잘하는 연기도 아니고 적당히 생기면 그런 연예인은 이미지가 굳어져 그런 역만 맡다가 나이가 들면 소리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기질 살리기 계속 책을 읽고 있고 그나마 책을 일곱 권 쓴 사람으로 그리고 나이 60이 넘어서 직장 생활 37년 한 입장에서, 지금까지 누누이 강조해 온 거지만 크게 깨달은 바는, 아니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주장할 것만 같다. 다 소용없다. 자기가 어쩔 수 없이 갖고 태어난 기질(氣質)을 발견하고 그걸 잘 활용하며 사는 게 가장 잘 사는 비결이다. 맹세코 다른 길은 없다. 나머진 다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내게 안 맞는 것을 자기의 입장에서 입을 놀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모든 글은 결국 이 한 초점(焦點)으로 맞춰지고 있다.
내 세계에 빠져 주관적으로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객관성이 결여된 글이다. 너무 쉽게 쓰면 다 알아들어 비판도 강하다. 모르게 내 세계에서 나오지 않고 써야 비판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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