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D-29
향팔님의 문장 수집: "그런가 하면 엊그제 지나친 영등포 어느 대로변엔 "5.18 광주 순례단 모집, 한나라당 00 지구당"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이런 걸 '개나 걸이나' 라고 했던가. 다큐멘터리 영화 <민들레>에는 유가협 어머니들이 한나라당 당사 화장실에서 "이놈들 화장실 좋은 것 좀 봐. 이놈들이 우리 자식 죽인 놈들인데…." 하고 독백하는 장면이 있다. 내 생각에 그 당을 그 독백만큼 정확하게 규정할 수 있는 말은 없다. 그 당에 아무리 젊은 피와 붉은 피(다른 말로, 빌어먹을 자식들과 벼락 맞을 자식들)가 수혈된다 해도 말이다."
민들레늦은 밤 농성장의 삼십촉 백열등 아래, 자식잃은 부모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나름의 사연들을 펼쳐놓는다.
망월동 국립5·18민주묘지는 오월 영령들의 안식처다. 들불야학 청춘들이 있고, 비명에 쓰러진 시민군들이 있고, 저수지에서 물놀이하다 총 맞아 죽은 초등학생이 있고, 금남로에서 죽은 학생이 있고, 같은 반 친구의 죽음이 억울해 항쟁 마지막 날 도청을 지키다가 죽은 벗이 있고, 헌혈을 하고 나오다가 헬기 총격에 쓰러진 고등학생이 있고, 남편을 기다리다 총 맞아 죽은 만삭의 새댁이 있고, 버스를 타고 가다 난사하는 총에 맞고 암매장됐다가 뒤늦게 신원이 확인돼 원통함을 푼 청년이 있고, 칼에 맞아 평생 후유증에 시달리다 얼마 전 영면에 들어간 '신입' 영령이 있고…. 묘비 뒤편에 새겨진 내용들을 읽다가 숨을 자주 고쳐 쉰다. 망월동에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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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살던 누구였는지를 밝히지 못한 '무명열사'들의 묘도 있다. 넝마주이, 고아, 날품팔이 노동자 등 당시 거처가 분명치 않은 희생자도 다수였다. 이름을 불러줄 가족이나 벗을 갖지 못한 혹은 찾지 못한 열사들이다. 이름도 사진도 없으니 '무명열사' 네 글자만으로 그 삶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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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개의 묘역 중 마지막 10묘역에는 봉분이 없다. 평평한 잔디밭에 비석들뿐이다. 5·18 때 죽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시신을 아직도 찾지 못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방불명자 묘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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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쏘았지 왜 찔렀지 트럭에 싣고 어디 갔지 망월동에 부릅뜬 눈 수천의 핏발 서려 있네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5·18을 담은 민중가요 '오월의 노래' 가사 일부다. 트럭에 실려 가는 모습은 수없이 목격됐지만 돌아오는 모습은 목격된 적이 없다. 그 때문인지 통계에 잡히지 않은 죽음이 많다는 주장이 계속 나온다. 광주시 5·18보상심의위원회에 신고된 행방불명자가 360여 명이다. 정확히는, 2015년까지 446건이 신청됐는데 이 가운데 84건이 확인되어 5·18행불자로 인정됐다. 나머지 360여 명은 5·18과 상관없다는 게 아니라, 자료나 시신을 찾지 못해 '아직까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다. 광주시와 5·18기념재단도 암매장 신고가 들어온 지점들을 발굴하고 있다. 1980년 당시 계엄군이 몰래 시신을 묻었다고 목격된 지점들이 광주 안팎에 많다. 사라진 그들은 얼마나 되며 또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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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님의 문장 수집: " 왜 쏘았지 왜 찔렀지 트럭에 싣고 어디 갔지 망월동에 부릅뜬 눈 수천의 핏발 서려 있네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5·18을 담은 민중가요 '오월의 노래' 가사 일부다. 트럭에 실려 가는 모습은 수없이 목격됐지만 돌아오는 모습은 목격된 적이 없다. 그 때문인지 통계에 잡히지 않은 죽음이 많다는 주장이 계속 나온다. 광주시 5·18보상심의위원회에 신고된 행방불명자가 360여 명이다. 정확히는, 2015년까지 446건이 신청됐는데 이 가운데 84건이 확인되어 5·18행불자로 인정됐다. 나머지 360여 명은 5·18과 상관없다는 게 아니라, 자료나 시신을 찾지 못해 '아직까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다. 광주시와 5·18기념재단도 암매장 신고가 들어온 지점들을 발굴하고 있다. 1980년 당시 계엄군이 몰래 시신을 묻었다고 목격된 지점들이 광주 안팎에 많다. 사라진 그들은 얼마나 되며 또 어디에 있을까."
2018년 5·18 38주년 추도식이 열린 망월동 국립5·18민주묘지.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행방불명자 이창현 군의 사연이 공연으로 펼쳐졌다. 아버지 역할을 맡은 배우가 "창현아!" 하고 목 놓아 울자 객석의 백발노인도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38년째 아들을 찾아 전국을 헤맨 창현 군의 아버지였다. TV로 그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행불자로 인정받지 못한 유가족들이다. 분명 그때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는데도 망월동 묘역에 초대받지 못하고 마음껏 통곡도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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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29일 시신 129구가 시청 청소차에 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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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아닌데 갑자기 밀려 들어온 129구의 시신을 한날 한시에 묻어야 했다. 그 많은 묘를 한꺼번에 파느라 황토 흙먼지가 풀풀 날렸다. 흐르는 눈물이 더욱 매웠다. 다급하고 엉성하고 기가 막히는 장례였다. 판이 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신군부는 유가족 참석도 5명 이내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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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열사가 묻힌 이후, 민주화투쟁에서 숨진 열사들이 줄줄이 망월동에 잠들었다. 오월 영령들의 거처는 고단한 민주열사들을 위무해줄 최선의 장소였다. 오월 영령들이 신묘역으로 이장된 1997년 이후에도 구묘역에 민주열사의 관은 계속 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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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4월 26일 서울 집회에서 명지대 2학년생 강경대가 경찰의 몽둥이에 맞아 사망했다. 사흘 후, 광주 전남대 도서관 앞 잔디밭에서 2학년생 박승희가 자기 몸을 불살라 중태에 빠졌다. 강경대의 죽음에 분노하며 친구들에게 다 함께 일어나 이 살인정권과 싸우자고 유서를 남겼다. 광주사회 전체가 충격을 받았다. 죽음의 무게란 참으로 무거운 것이지만 5·18 이후 광주에서는 특히 그랬다. 너무 많은 죽음을 보고 겪은 시민들의 상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런데 광주의 학생이 분신을 했다. 서울과 광주를 잇는 두 젊은이의 비보에 광주는 마침내 폭발했다. 1991년 5월 19일 강경대 열사가 광주로 오는 길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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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님의 문장 수집: "1991년 4월 26일 서울 집회에서 명지대 2학년생 강경대가 경찰의 몽둥이에 맞아 사망했다. 사흘 후, 광주 전남대 도서관 앞 잔디밭에서 2학년생 박승희가 자기 몸을 불살라 중태에 빠졌다. 강경대의 죽음에 분노하며 친구들에게 다 함께 일어나 이 살인정권과 싸우자고 유서를 남겼다. 광주사회 전체가 충격을 받았다. 죽음의 무게란 참으로 무거운 것이지만 5·18 이후 광주에서는 특히 그랬다. 너무 많은 죽음을 보고 겪은 시민들의 상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런데 광주의 학생이 분신을 했다. 서울과 광주를 잇는 두 젊은이의 비보에 광주는 마침내 폭발했다. 1991년 5월 19일 강경대 열사가 광주로 오는 길에서였다."
5·18 11주기 추모제를 마친 광주 대학생들과 시민들은 5월 19일 오전 금남로에 모여들었다. 강경대 열사를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기다려도 운구차는 오지 않았다. 정작 장례행렬은 밤새 고속도로를 달려와 놓고도 광주 입구에서 멈춰 있었다. 경찰이 막았다. 5·18 추모기간인 데다 두 학생의 비보까지, 긴장된 시국이었다. 경찰은 시민들이 결집할 것을 우려해 운구행렬이 광주시내로 들어가지 말고 도시 외곽의 망월동으로 곧바로 가기를 요구했다. 소식을 들은 대학생들이 대거 운암동으로 달려갔다. 운구차가 멈춰 있는 곳은 운암동 호남고속도로 서광주 나들목이었다. 대규모의 전투경찰병력이 나들목을 봉쇄한 상태였다. 그때부터 길목을 트려는 학생들과, 막으려는 경찰들이 하염없이 대치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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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님의 문장 수집: "5·18 11주기 추모제를 마친 광주 대학생들과 시민들은 5월 19일 오전 금남로에 모여들었다. 강경대 열사를 맞이하기 위해서였다. 아무리 기다려도 운구차는 오지 않았다. 정작 장례행렬은 밤새 고속도로를 달려와 놓고도 광주 입구에서 멈춰 있었다. 경찰이 막았다. 5·18 추모기간인 데다 두 학생의 비보까지, 긴장된 시국이었다. 경찰은 시민들이 결집할 것을 우려해 운구행렬이 광주시내로 들어가지 말고 도시 외곽의 망월동으로 곧바로 가기를 요구했다. 소식을 들은 대학생들이 대거 운암동으로 달려갔다. 운구차가 멈춰 있는 곳은 운암동 호남고속도로 서광주 나들목이었다. 대규모의 전투경찰병력이 나들목을 봉쇄한 상태였다. 그때부터 길목을 트려는 학생들과, 막으려는 경찰들이 하염없이 대치하기 시작했다."
나들목에서는 더욱 놀라운 장면이 벌어졌다. 경찰 측이 연달아 터뜨린 최루탄 때문에 사방이 매캐한 연기로 자욱했다. 서서히 연기가 걷혔다. 경찰들은 두 눈을 의심했다. 장례차량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막힌 도로에서 버스가 하늘로 날아갔나 땅으로 꺼졌나,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오월시민의 탄생, 이혜영 지음
젊은이들은 서광주 나들목의 버스 구출 사건을 운암전투 혹은 운암대첩이라고 불렀다. 운암전투는 흥미로운 사건 이상의 여운을 남겼다. 말로만 들었던 '1980년 광주공동체'의 전설을 1991년의 청년들이 몸으로 체험한 것이다. 경찰과 대치하던 학생들은 수많은 시민의 도움을 받았다. 운암동 가는 학생들을 태운 택시기사는 택시비를 받지 않았다. 근처 주공아파트 주민들은 주먹밥을 지어 날랐다. 단무지, 참기름, 깨를 섞고 김으로 감싼 고소한 그 밥은 1980년 5월 광주공동체의 재현이었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오월시민의 탄생, 이혜영 지음
- 대열을 지어 앉아 있는데, 뭐가 날아와서 뒤통수를 툭 쳐요. 돌아보면 초코파이랑 빵이 떨어져 있어요. 시민들이 쓱 지나가 버리니까 고맙단 말도 못하고, 그냥 눈물이 났죠. (이승후. 조선대 90학번) - 싸움을 할 틈이 없었어요. 배달을 하느라고. 운암동 유명 빵집 사장님이 빵을 공짜로 많이 내줘서 시위현장에 나르느라 바빴거든요. (김대인. 전남대 88학번) 경찰의 최루탄에 학생들은 화염병으로 대응했다. 이 무기를 만들려면 기름이 필요했다. 대치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기름도 떨어졌다. 학생들이 '화염병 만드는 기름이 필요합니다'라고 쓴 팻말을 들고 서 있으면, 지나던 택시와 자가용 운전자들이 내려서 펌프로 자기 차의 기름을 뽑아줬다. 학생들도 보답을 했다. 운암동 주공아파트 단지 안에서 대기할 때는 주민들을 위해 풍물패 공연도 했다. 공연을 잘 본 주민은 이웃들과 주먹밥을 만들러 갔다. - 아직도 그때 본 언니 오빠들의 풍물패 공연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정말 기분 좋고 따뜻했거든요. (당시 운암주공아파트에 살던 초등 6년생)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오월시민의 탄생, 이혜영 지음
D-day 5월 18일. 민주인사들은 서울 명동성당에서 5·18항쟁 7주기 추모식을 열고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을 폭로한다. […] 1980년 5월에 정부가 저지른 희대의 학살을 기억하는 자리에서 그 정부의 1987년 살인사건을 폭로해 국민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싸움에는 전략이 필요하다. 영화 속 연희와 같은 보통사람들은 아무리 불의에 속이 뒤집어져도 대체로는 꾹 참고 살아간다. […] 그러다 인내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불의를 목격했을 때는 마침내 박차고 일어서게 된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6월항쟁, 이혜영 지음
현대 한국사를 크게 바꾼 민중운동으로 흔히 세 가지의 사건을 꼽는다. 1960년 4·19혁명 때는 지휘부가 없었다. 20년 후 5·18 때는 지휘부가 항쟁 중간에 생겨났다. 7년 후 6월항쟁 때는 지휘부를 미리 만들어 시위를 기획했다. 역사적 경험의 학습효과였다. 그 힘으로 한국 민주화 투쟁사에서 가장 조직적이고 치밀하고 대규모인 항쟁을 수행했다. […] 1987년 6월 우리나라는 방방곡곡이 뜨거웠다. 도시는 저마다의 6월을 기억하게 됐다. 각 지역마다 역사와 문화가 고유하기 때문에 같은 날의 승리라도 빛깔이 달랐다. 6월항쟁의 기록물이 주로 서울에 집중된 점은 그래서 아쉽다. 물론 서울은 국본 전국 지휘부의 근거지였고 정권과의 최전방 전투지였다. 국내외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니 싸움의 전시효과도 가장 컸다. 그래도 전국의 시위들이 없었다면 6월항쟁은 이어갈 수 없었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6월항쟁, 이혜영 지음
여수와 순천과 광양도 두렵지 않았을까. 광주가 5·18의 후유증을 겪고 있었다면 이 도시들은 '여순사건'의 상처를 안고 있었다. 인명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역사회가 오래도록 상처와 차별로 고통을 받았다. 이후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여수와 순천과 광양도 6월항쟁 후반부 시위가 폭발했다. 1948년 이후 처음이었다. - 일부는 도로를 점거하고, 일부는 여전히 골목에 숨어서 지켜보는 사람도 있었고요. 시민들에겐 피해의식이 집단무의식처럼 있었으니까요. 저항은 곧 죽음이다, 라는 생각요. 그런 상태에서 사람들이 시위에 나선 것입니다. 아, 시대는 변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수 권동채) - 시위하다가 배가 고플 때쯤 제과점에서 빵이 막 쏟아졌어요. 뭉클하고 눈물이 났습니다. (순천 안세찬) 시위대 규모는 대도시 광주와 비교하기 어렵지만 '여수와 순천과 광양도 뒤집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사건이었다. '심지어 여순사건의 상처를 가진 도시들까지 일어섰으니 이번 싸움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다른 지역에 안겨줬다. 도시마다 귀한 역할을 해낸 6월이었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6월항쟁, 이혜영 지음
광주 천주교계의 단식농성은 전국의 천주교, 개신교 등으로 퍼져나가 5월을 달궜다. 항쟁의 전초전이었다. 이때 광주 신부들이 성명서에 쓴 '동장부터 대통령까지 우리 손으로'라는 표현은 전국적인 슬로건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6월항쟁, 이혜영 지음
광주의 6·10국민대회는 금남로에서 시작됐다. 오후 6시 가톨릭센터에서 타종소리 녹음을 내보내면서 막을 올리자, 진압 경찰들은 도로에 도열하고 앉은 수녀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했다. 이날만이 아니었다. 경찰들은 5·18 영령 추모법회를 열고 있는 시내 원각사에도 쳐들어갔다. 대웅전에 난입해 스님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했다. 이 사건은 광주 불교계도 항쟁에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 무지막지한 폭력의 시연에도 광주는 물러서지 않았다. 7년 전 총을 든 군인과도 싸웠던 광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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