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D-29
향팔님의 문장 수집: "2011년 유네스코는 5·18민중항쟁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항쟁 당시의 시민 호소문, 선언문, 기사, 일기, 취재수첩, 사진 등 각종 문서에 번호를 매기고 원본을 보존하고 있다. 한국의 5·18민중항쟁은 영국의 대헌장, 프랑스대혁명의 인권선언과 함께 문명의 진보에 기여한 인류 전체의 역사자산이다."
문서 858,900쪽 유네스코에 등재된 5·18 기록물 원본의 분량이다. 종류는 공공기관이 당시 생산한 관련 자료,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조사와 재판 자료, 시민들이 써낸 성명서·선언문·일기, 기자들의 취재수첩, 사진(필름) 자료, 시민들의 기록과 증언, 피해자들의 병원 치료 기록, 국회의 진상규명 회의록, 국가의 피해자 보상자료, 미국의 5·18 관련 비밀해제 문서 등이다. 이를 다 합치면 4,271권, 85만 8,900여 쪽에 이른다. 주요 등재기록물을 보관하고 전시한 곳이 금남로의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더 보기_숫자로 살핀 5·18, 이혜영 지음
버스번호 518 망월동 5·18묘역으로 가는 시내버스 번호다. 노선의 주요 경유지는 5·18자유공원-광주시청-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국립아시아문화전당(옛 도청)-4·19기념관-전남대 정문-망월동이다. 정의로운 저항의 도시 광주를 최대치로 담은 노선이다. 광주학생운동기념탑(광주제일고)과 4·19혁명기념관이 5·18 이전의 광주라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광주시청은 5·18 이후의 광주다. […] 즉 5·18의 시작(전남대)-전개(금남로)-대단원(망월동)의 장소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버스가 518번이다. 참고로 광주시민의 날은 5월 21일이다. 시민들이 맨손으로 계엄군을 철수시킨 날이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더 보기_숫자로 살핀 5·18, 이혜영 지음
1980년 5월 광주는 분명 지옥이었다. […] 동시에 광주에는 정의가 용솟음치고 사랑이 넘쳐흘렀다. 시민들은 이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고, 가진 것을 내놓아 서로를 먹여 살렸다. 너와 나의 구별이 사라진 한 덩어리의 목숨이었다. 그 모습은 훗날 '대동세상'으로 불렸다. 화가 홍성담은 광주 대동세상을 판화로 생생히 구현했다. 그의 대표작인 '오월판화' 연작은 5·18의 주요 장면들을 잘 보여준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이 글에 달린 댓글 2개 보기
향팔님의 문장 수집: "1980년 5월 광주는 분명 지옥이었다. […] 동시에 광주에는 정의가 용솟음치고 사랑이 넘쳐흘렀다. 시민들은 이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고, 가진 것을 내놓아 서로를 먹여 살렸다. 너와 나의 구별이 사라진 한 덩어리의 목숨이었다. 그 모습은 훗날 '대동세상'으로 불렸다. 화가 홍성담은 광주 대동세상을 판화로 생생히 구현했다. 그의 대표작인 '오월판화' 연작은 5·18의 주요 장면들을 잘 보여준다."
[김규항] “광주 열흘간의 기억만으로도 우리는 평생 행복할 수 있다”는 선생의 말을 기억한다. [홍성담] 광주항쟁은 그냥 시위가 아니라 짧은 꼬뮨이었다. 우리 나름대로 체제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시민들은 시민군을 우리를 지켜주는 사람들이라 여겼고 시민군은 우리가 총을 들고 광주시민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으니 꼬뮨아닌가. 시민군을 위해 시민들이 먹을 것을 해다 나르고 스스로 질서를 지키고 청소하고 병원을 열고 외부하고는 통신이 두절됐지만 내부에서는 통신이 흐르고 그랬으니 꼬뮨 아닌가. 그뿐인가. 버스 번호판을 다시 통일해서 매겨 버스가 다니고. 번호는 내가 뺑기통 들고 다 매겼다. [김규항] 교통부장관이었다. [홍성담] 당연히. 내가 미술 페인트통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어떤 사람들은 그 당시 광주사람들은 환각에 빠져서 그랬다 하더라만 그런 환각이라면 나쁠 게 뭔가. 우리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그러지만 요즘은 옷깃만 스쳐도 기분 나쁘잖은가. 누가 나를 쳐다보는 것조차도 기분이 나빠하지 않나. 그 열흘 동안에는 누가 나를 쳐다보면 인사하기 바빴다. 누구든지. 요즘은 모르는 사람이 안녕하세요 인사하면 저거 돌았구만 그러지. 누구든 인사하면 다 받아주고 스치면 그것이 기쁘고 살냄새가 나니까 안고라도 싶고 마주보는 사람들이 다 기뻐 즐겁고. 자기가 가진 걸 나누어주는 기쁨이 그때 만큼 강했던 적이 없다. 열개를 갖고 있으면 다섯개는 남과 나누어야 한다는 제도는 그런 데서 저절로 생기더라. 자기 걸 주지 못해서 다들 안달이었다. 이런 세상을 우리가 열흘간 살았으니 다 환각이지. 그 열흘간의 기억만으로도 우리는 평생 행복할 수 있다. [김규항] 그 열흘이 선생에게 남긴 건 뭔가. [홍성담] 그 열흘간의 경험을 온 세상에 이루는 일이다.
아웃사이더 02 개칠된 세상을 벗겨내는 붓 | 아웃사이더를 찾아서 ② 미술가 홍성담, 김규항 김정란 홍세화 진중권 엮음
아웃사이더 02준비호와 창간호를 통해 '극우세력에 대항하는 전투적 글쓰기'의 위력을 보여주었던 무크지 <아웃사이더>의 두번째 권.
향팔님의 문장 수집: "1980년 5월 광주는 분명 지옥이었다. […] 동시에 광주에는 정의가 용솟음치고 사랑이 넘쳐흘렀다. 시민들은 이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고, 가진 것을 내놓아 서로를 먹여 살렸다. 너와 나의 구별이 사라진 한 덩어리의 목숨이었다. 그 모습은 훗날 '대동세상'으로 불렸다. 화가 홍성담은 광주 대동세상을 판화로 생생히 구현했다. 그의 대표작인 '오월판화' 연작은 5·18의 주요 장면들을 잘 보여준다."
오월 : 5.18광주민중항쟁 연작 판화제주 4·3사건, 5·18광주민주화운동, 세월호 사건 등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꾸준히 사회 참여적 작품 활동을 이어온 화가 홍성담이 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이해 5·18을 소재로 작업했던 판화들을 묶어 5·18광주민중항쟁 연작 판화집을 출간했다.
총과 주먹밥은 1980년 5월 광주를 두 개의 기둥처럼 떠받친다. 사회학자 최정운 교수는 『오월의 사회과학』이라는 책에서 5·18 광주를 '절대공동체'라고 표현했다. '절대적'이라는 말은 비교하거나 상대할 만한 것이 없다는 뜻이니 절대공동체는 무척이나 고귀한 말이다. 인간 이외의 다른 조건이 붙지 않는 공동체였다는 의미다. 그는 5·18 광주가 "너와 나 사이의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기 생명을 걸고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고 연대하려는 최대의 자발성에 기초한 공동체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의 정치사회학자 조지 카치아피카스는 5·18 때 광주 시민들이 "실현되지 않은 인류의 잠재력을 실현했다"라고 표현했다. 머리는 훈훈한 공동체의 삶을 동경하지만, 사실 내 몸은 뿔뿔이 살아가는 도시살이에 익숙하다. 편리한 익명성 속에서 남들과 얽히지 않고 내 일상에 몰입하며 살 수 있다. 이웃과 알고 지내는 일은 한편으로는 신경 쓰이고 성가신 일이다. 하물며 이름 모를 타인을 위해 내 목숨을 내놓는다니, 그런 공동체가 과연 가능할까. 예전에는 의구심이 들었다. 인간은 이기적 동물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그러나 5·18의 경험담과 목격담을 들을 때마다 그 공동체는 신화가 아니라 실현 가능한 '실체'임을 알게 됐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향팔님의 문장 수집: "총과 주먹밥은 1980년 5월 광주를 두 개의 기둥처럼 떠받친다. 사회학자 최정운 교수는 『오월의 사회과학』이라는 책에서 5·18 광주를 '절대공동체'라고 표현했다. '절대적'이라는 말은 비교하거나 상대할 만한 것이 없다는 뜻이니 절대공동체는 무척이나 고귀한 말이다. 인간 이외의 다른 조건이 붙지 않는 공동체였다는 의미다. 그는 5·18 광주가 "너와 나 사이의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기 생명을 걸고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고 연대하려는 최대의 자발성에 기초한 공동체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미국의 정치사회학자 조지 카치아피카스는 5·18 때 광주 시민들이 "실현되지 않은 인류의 잠재력을 실현했다"라고 표현했다. 머리는 훈훈한 공동체의 삶을 동경하지만, 사실 내 몸은 뿔뿔이 살아가는 도시살이에 익숙하다. 편리한 익명성 속에서 남들과 얽히지 않고 내 일상에 몰입하며 살 수 있다. 이웃과 알고 지내는 일은 한편으로는 신경 쓰이고 성가신 일이다. 하물며 이름 모를 타인을 위해 내 목숨을 내놓는다니, 그런 공동체가 과연 가능할까. 예전에는 의구심이 들었다. 인간은 이기적 동물이라고 철석같이 믿었다. 그러나 5·18의 경험담과 목격담을 들을 때마다 그 공동체는 신화가 아니라 실현 가능한 '실체'임을 알게 됐다."
오월의 사회과학 - 사회과학자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5월 광주의 삶과 진실'대한민국을 생각한다' 여섯 번째 이야기. 5·18은 한국 현대사를 바꿔놓은 큰 사건이었다. 정치학자 최정운은 외관으로서의 사실이 아니라 시민들이 겪었던 내적 경험 속으로 파고들어간다. 말하자면 증언을 통해 시민들이 당시 가졌던 생각, 감정 상태 등을 감정이입을 통해 재구성하는 것이다.
한국의 민중봉기 - 민중을 주인공으로 다시 쓴 남한의 사회운동사 1894 농민전쟁 ~ 2008 촛불시위미국의 진보적 학자 조지 카치아피카스가 잘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 민중봉기 역사에 관해 썼다. 1권은 20세기 한국의 사회운동, 특히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루고 있으며, 2권은 남아시아와 동아시아 10개국의 20세기 후반 봉기를 다룬다.
6층 윤공희 대주교의 방은 공간 전체가 그대로 울림을 준다. 1980년 당시 광주 대주교였던 그의 집무실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집무실 창문은 금남로와 좁은 골목을 내려다본다. 윤공희 대주교는 훗날 회고했다. "5월 19일, 이곳 집무실에서 내려다보이는 골목에서 계엄군에게 젊은이가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고 응급조치를 취해야할 텐데 생각하면서도 두려워서 실천하지 못했다." 그렇게 고백하지만 윤 대주교는 광주 천주교계의 수장으로서 사태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대주교 방의 창가는 목격자의 고독을 느끼게 한다. 옛날식 나무 창틀 때문인지 그 너머 금남로도 금세 1980년 5월로 시간이동을 할 것 같다. 저 아래서 누군가 죄 없이 죽도록 맞고 있다면 난 어떻게 할까.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항쟁 4일째 시민들이 무장 특수부대를 맨손으로 몰아내고 도청을 접수한 것은 찬란한 주권 선언이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김담연 씨의 회고다. "(시민들이 총을 든 것에 대해) 계엄사는 총기 탈취라고 했는데 나는 회수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리를 국민을 죽이는 데 사용하는 순간, 그들이 반란군이었다. 군부가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의 젊은이들이 총기를 가져온 것은 국민의 재산을 반란군으로부터 회수한 것이다. 우리는 반란군으로부터 도시를 지켜야 했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항쟁 4일째 저녁부터 도청 광장은 되찾은 주권의 상징이었고 광주 공동체의 구심점이었다. 그때의 '도청'은 건물 하나가 아니라 분수대 광장을 둘러싼 동심원의 심장이었다. 전남도청, 전남경찰청, 상무관, YMCA, YWCA 같은 공기관과 시설들이 모여 있었다. 해방광주 5일 동안 시민들은 자연스레 역할을 나누고 이 건물들을 자치장소로 썼다. 장례(상무관), 시민군 교육(YMCA), 홍보(YWCA)가 나뉘고, 이 모든 활동을 지휘하고 조율하는 수습위원회와 시민군이 도청에 머물렀다. 위계질서에 따른 역할 분담이 아니었다. 누구나 원하는 곳에 찾아가 손을 보탰고 모두가 대등했다. 수많은 시민이 매일 도청 광장 분수대 주변으로 모여들어 궐기대회를 열고 계엄군의 만행을 규탄했다. 말 그대로 스스로 다스리는 자치의 공간이었다. 상상 못할 비극을 함께 헤쳐 나왔다는 끈끈한 유대를 공유했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상무(尙武)는 무예를 숭상한다는 뜻이다. 상무관은 경찰들이 평소 체력단련을 하는 아담한 체육관이었다. 기합소리가 울렸던 체육관이 순식간에 통곡소리로 가득한 영안실이 되어버렸다. 해방광주 기간 상무관에 60여 구, 도청 뒤뜰에 14구. 하지만 모두가 알았다. 시민들 손으로 안치한 '운 좋은' 시신들보다 더 많은 희생자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계엄군들이 어디론가 싣고 가버렸다는 것을. 참혹한 시신들은 정성껏 돌봄을 받았다. 젊은 여인은 양말 수십 켤레를 사다가 시신의 맨발에 하나하나 신기고 물을 떠다가 시신들의 얼굴을 닦았다. 열아홉 청년은 시신 지키는 일을 맡았다. 처음에는 무섭고 섬뜩했으나 나중에는 망자들과 동지가 되어 광주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20세 청년은 도청 빈터에 안치된 시신을 씻기고 염하는 일을 맡았다. 재수생이었던 그는 5월 27일 새벽 도청에서 총격을 받아 세상을 떠났다. 자신이 씻겨주었던 시신들과 함께 망월동 국립5·18묘지에 묻혀 있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공동체와 역사를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이 지킨 도청은 뜨거운 상징들로 가득하다. 그중 하나가 정문이다. 공무원들과 민원인들이 무심히 들고났던 일상의 문이었으나 1980년 5월 26일, 마지막 항전을 앞두고 죽음과 삶을 가르는 경계선이 됐다. 제아무리 단단한 마음이라도 정문을 통과하며 흔들렸을 것이다. 이 문 안으로 들어가면 살아서 나갈 수 없을 것임을 알았을 테니까. 문을 바라보며 나가고 싶은 마음을 가라앉히느라 갈등한 이가 있다. 죽음을 각오했지만 살고 싶어져 몰래 나간 이도 있다. '잠시 집에 다녀오겠다'라고 문을 나선 후 마음이 바뀌어 돌아오지 않은 이도 있다. 흔들리고 미안하고 자책하는 마음들이 그 정문에 쌓여있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상무관을 둘러싼 5월의 숲이 싱그럽다. 4월에는 자줏빛 박태기꽃이 만발하더니 5월에는 새하얀 병아리꽃이 활짝 피었다. 위로의 빛깔처럼 여겨진다. 지금은 '민주평화교류원'으로 불리는 도청 민원실에 들어가 본다. 5월 27일 새벽, 항쟁지도부 대변인이 총에 맞아 죽은 공간이다. 오래된 격자무늬 창가에 서보면 창밖 숲이 바람결에 흔들린다. 그 너머로 무등산이 웅장하다. 그 새벽, 그들은 칠흑 속에서도 무등산을 똑똑히 보았을 것 같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몸을 팔며 도시의 그림자 속에 살던 '황금동 여인들'은 5·18 때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광주시민 누구라도 분노와 자책감의 힘으로 거리로 뛰어나왔지만, 황금동 여인들은 편견의 벽까지 넘어야 했다. 그러나 전대미문의 사태에 그녀들도 주저함이 없었다. 아니다. 그녀들이 주저 없이 나왔는지 한참을 망설이다가 나왔는지 알 수 없다. 무수한 5·18 증언 속에 그녀들의 직접 증언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광장으로 나온 이후 거침없이 활약했음은 확실하다. 헌혈을 하고 주먹밥과 물을 나르고 취사를 도왔다. 상무관의 시신들도 돌보았다. 시신들의 발을 씻기고 수십 켤레 양말을 사다가 신긴 이도 황금동 여자였다. 시민군 가두방송을 하다 잡혀가 모진 고문을 당했던 전옥주는 경찰서에서 만난 소위 술집 여자들을 기억했다. "아가씨 둘이 잡혀왔다. 술집에서 번 돈으로 도청에 가서 향을 사다가 피우고, 무명옷을 사서 시신에 입혔다. 그랬더니 간첩들한테 옷 사주고 협조했다고 잡혀 들어온 거다. 엄청 맞았다. 얌전하고 예쁜 그 아가씨들, 정말 서럽게 번 돈으로 좋은 일하고 와서 얻어맞고 한 달 이상 고생하고 나갔다. 참 보고 싶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5·18 자치공동체는 증언할 기회를 갖지 못한 많은 사람의 힘으로 지탱되었다. 실제로 넝마주이, 구두닦이, 거지 등 연고가 뚜렷하지 않은 하층민들이 계엄군에 희생된 모습이 무수히 목격됐다. 그러나 희생자 집계에서 누락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도 행방을 추적할 가족이 없었다. 항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모습 역시 무수히 목격됐지만 그들의 직접 증언은 거의 없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1980년 절대공동체를 만나는 도보길 추천 전남대 정문(대학생들) - 무등경기장(택시운전사들) - 광천동 성당+시민아파트(들불야학 『투사회보』 제작자들) - 양동시장(주먹밥 만든 상인들) - 광주공원(시민군들) - 적십자병원(의료진과 헌혈하는 사람들) - 황금동(헌혈하는 사람들) - 5·18민주광장(시민들의 바다) 2시간 반~3시간 소요. 총 8km 중 광주천변 산책로 구간이 3.5km. 특히 5월 17일에 걸어서 도청 앞 5·18민주광장에 도착하면 5·18 전야제에 참여할 수 있다. 광주 원도심 풍속 탐사 코스로도 좋다. 광천동시민아파트 일대는 재개발이 예정돼 있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이 글에 달린 댓글 2개 보기
향팔님의 문장 수집: "1980년 절대공동체를 만나는 도보길 추천 전남대 정문(대학생들) - 무등경기장(택시운전사들) - 광천동 성당+시민아파트(들불야학 『투사회보』 제작자들) - 양동시장(주먹밥 만든 상인들) - 광주공원(시민군들) - 적십자병원(의료진과 헌혈하는 사람들) - 황금동(헌혈하는 사람들) - 5·18민주광장(시민들의 바다) 2시간 반~3시간 소요. 총 8km 중 광주천변 산책로 구간이 3.5km. 특히 5월 17일에 걸어서 도청 앞 5·18민주광장에 도착하면 5·18 전야제에 참여할 수 있다. 광주 원도심 풍속 탐사 코스로도 좋다. 광천동시민아파트 일대는 재개발이 예정돼 있다."
주남마을 인근 버스 총격 학살지 잔혹한 민간인 학살이 벌어진 마을이다. 광주에서 화순으로 넘어가는 무등산 자락의 주남마을은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7공수여단과 11공수여단은 주남마을 인근 산에 매복해 있다가 5월 23일, 화순 가던 버스에 총격을 가했다. 승객 18명 중 15명이 즉사하고 부상당한 남자 2명이 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암매장됐다. 유일한 생존자는 여고생 홍금숙이었다. 5·18 직후 주민들이 발굴한 두 시신은 DNA 감식 기술이 적용된 2002년 신원이 확인됐다. 마을 위쪽 암매장 발굴지에 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졌다. 마을 버스정류장에는 노란 미니버스 모양의 정류장이 단장돼 있다. 5·18 버스 학살을 기억하자는 의미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향팔님의 문장 수집: "주남마을 인근 버스 총격 학살지 잔혹한 민간인 학살이 벌어진 마을이다. 광주에서 화순으로 넘어가는 무등산 자락의 주남마을은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7공수여단과 11공수여단은 주남마을 인근 산에 매복해 있다가 5월 23일, 화순 가던 버스에 총격을 가했다. 승객 18명 중 15명이 즉사하고 부상당한 남자 2명이 마을 뒷산으로 끌려가 암매장됐다. 유일한 생존자는 여고생 홍금숙이었다. 5·18 직후 주민들이 발굴한 두 시신은 DNA 감식 기술이 적용된 2002년 신원이 확인됐다. 마을 위쪽 암매장 발굴지에 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졌다. 마을 버스정류장에는 노란 미니버스 모양의 정류장이 단장돼 있다. 5·18 버스 학살을 기억하자는 의미다."
https://youtu.be/-6S7eadG02s?si=gz21sL3KKdBkQKS9 시청률 57%, 올림픽보다 관심 많았던 5·18 광주 청문회 | 크랩
옛 505보안부대 상무대가 '대외적인' 계엄분소이자 작전 지휘부였다면, 이곳은 어둠 속 은밀한 기획부대이자 사실상의 총 지휘부였다. 원래 국군 기밀 보안업무를 하는 곳이지만 5·18 전후 광주의 탄압과 분란을 치밀하게 기획·조작하고 주요 인사들을 감시, 연행, 고문, 취조했다. 2층에 대공과, 지하에 고문을 위한 밀실들을 갖춘 구조로 광주의 '남영동 대공분실'이었던 셈. 그들은 은어로 505보안부대를 '한지공사'라 부르고 근처 안기부 광주지부를 '세기상사'라 불렀다. 지금은 폐쇄된 채 낡아가고 있다. 광주시가 민주·인권 기념시설로 재단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주단/책증정] 장원석 제작자 추천, IMF 비화를 담은 장편소설 《밀》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천천히 읽어요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웰다잉 오디세이 2분기의 여정
[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나누고 싶은 책 이야기 by 꼬모
편지들이 알려주는 먼 시절의 인생역정낙담과 희망이 뒤섞인 사우디 아라비아 이야기편안하게 명랑하고, 평범해서 비범한 일상과 성장여전히 재미있고 여전히 김빠지는 시리즈 신간추리로 양념 친 러브스토리 연작집
조선과 한국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어크로스/책증정]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과 함께 진짜 한국 탐사하기!
우리 아버지는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도서 증정] 《아버지를 구독해주세요》마케터와 함께 자유롭게 읽어요~! <책방지기의 인생책> 좋은 날의 책방과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 읽기
한 출판사에서 나온 이토록 다양한 책들의 향연, 오늘 당신이 고를 이야기는?
[김영사/책증정] 쓰는 사람들의 필독서!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함께 읽기[김영사 / 책 증정]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편집자 & 번역가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벽돌책 독파] 주자와 다산의 대결 <두 개의 논어> 편집자와 함께 읽기 [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실 분들, 구합니다.
[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그믐연뮤번개] 2. [독서x관극x번역가 토크] 인간 내면을 파헤치는 『지킬앤하이드』[그믐연뮤번개] 1.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우리의 노동 일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일을 즐기고 있나요?[그믐밤] 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기 @국자와주걱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한국 희곡 낭독이 이렇게 재밌다니!
<플.플.땡> 4.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
나이지리아 소설가, 치누아 아체베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8.신의 화살,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