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무(尙武)는 무예를 숭상한다는 뜻이다. 상무관은 경찰들이 평소 체력단련을 하는 아담한 체육관이었다. 기합소리가 울렸던 체육관이 순식간에 통곡소리로 가득한 영안실이 되어버렸다. 해방광주 기간 상무관에 60여 구, 도청 뒤뜰에 14구. 하지만 모두가 알았다. 시민들 손으로 안치한 '운 좋은' 시신들보다 더 많은 희생자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계엄군들이 어디론가 싣고 가버렸다는 것을.
참혹한 시신들은 정성껏 돌봄을 받았다. 젊은 여인은 양말 수십 켤레를 사다가 시신의 맨발에 하나하나 신기고 물을 떠다가 시신들의 얼굴을 닦았다. 열아홉 청년은 시신 지키는 일을 맡았다. 처음에는 무섭고 섬뜩했으나 나중에는 망자들과 동지가 되어 광주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20세 청년은 도청 빈터에 안치된 시신을 씻기고 염하는 일을 맡았다. 재수생이었던 그는 5월 27일 새벽 도청에서 총격을 받아 세상을 떠났다. 자신이 씻겨주었던 시신들과 함께 망월동 국립5·18묘지에 묻혀 있다. ”
『한국 민중항쟁 답사기 : 광주·전남 편 - 나를 만든 현대사, 그날의 함성 속으로』 1980년 5월의 절대공동체, 이혜영 지음
문장모 음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