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D-29
"톨스토이가 말한 불행한 가정과 똑같아요. 고양이는 각기 다른 이유로 불행하답니다. 우리는 개별 고양이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고려해야 해요. 문제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요."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7.고양이를 미치게 하는 것,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벤저민은 저명한 동물행동 전문가 잭슨 갤럭시와 함께 고양이 위주의 생활철학을 표명하는 개성 강한 선언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 선언서에서 벤저민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게 이른바 "캐티피케이션"(Catification)을 받아들이라고 요구한다. "거실에 화장실을 놓기 싫다면" 그것은 단순히 미적 취향에 따른 선택은 아니라고 선언서는 밝힌다. "고양이에 대한 진심이 부족한 것이며 고양이에 대한 사랑에 투자하기를 거부하는 일", 고양이에게 일종의 "치욕"을 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반면 캐티피케이션은 "우리 인간의 성숙"을 의미한다. "고양이의 언어"를 배우는 일, 즉 고양이를 위해 우리의 생활공간을 희생하는 일은 "우리의 진화를 상징한다". […] 캐티피케이션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모든 부모는 자식에 대한 바람"이 있다. 그렇다면 "내 고양이는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는가?" 벤저민과 갤럭시는 묻는다. 내 고양이는 어떤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내 고양이에게 '자신의 위대함과 마주하는 경험'은 어떤 느낌일까?" 그런 다음 집을 바라볼 때 마치 사자의 굴을 바라보듯 해야 한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7.고양이를 미치게 하는 것,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캐티피케이션을 할 때는 '내 고양이가 무얼 원하는가'를 맨 먼저 고민해야 해요. 그러면 다른 모든 게 자리가 잡혀요." 내 고양이가 원하는 것은 공중에서 휴식할 수 있도록 천장에 고정된 스크래처 10여 개일 수도 있다. 아니면 도심 속의 집에 딸린 코딱지만 한 야외 공간을 야옹이 전용으로 개조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높고 평평한 곳에 올려둔, 가족사진을 비롯한 쓸모 없는 잡동사니를 치우고 고양이가 표범처럼 뛰어다닐 수 있도록 거기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주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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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양이 곁에서 아첨을 하고 발꿈치를 들고 다니며 우리 자신의 비굴한 모습을 재미있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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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에서는 품종 고양이라는 "개념 자체"가 고양이를 키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 개념은 동물복지 운동과 마찬가지로 빅토리아시대 사람들이 만들어냈다. 19세기 영국은 전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려 애썼고 자연사라는 새로운 학문은 인간이 과학을 통해 자연이라는 혼돈을 정복하리라는 이상을 구체화했다. 물론 그 당시 인간은 야생의 가장 난폭한 짐승들을 사냥을 통해 정복하기도 했다. 어쨌든 빅토리아시대 사람들은 모든 생물을 줄 세우고 분류하기 좋아했고, 개든 비둘기든 모든 가축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8.사자와 토이거와 라이코이,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말할 것도 없지만 고양이는 줄 세우고 분류하기가 몹시 힘들다. 고양이 대부분이 갖고 있는 반항적인 기질에 빅토리아시대 주인들은 당황했다. 제국의 구석진 곳들에서 여전히 영국인을 잡아먹고 있는 큰고양이가 떠올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짝짓기 역시 큰 문제였다. 찰스 다윈은 고양이가 "야행성이고 떠돌아다니므로 무차별적이고 자유로운 짝짓기를 막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라고 경고하면서 순종 고양이라는 개념에 콧방귀를 뀌었다. 그것은 인간이 꿀벌의 성생활을 통제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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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굴하지 않고 빅토리아시대의 애호가들은 분류를 만들어냈다. 릿보는 "대부분의 고양이 품종은 생물학적인 구분이 아닌 언어적인 구분이었다"라고 적고 있다. […] 털 길이나 무늬와 같이 표면적인 특징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품종 구분은 금세 모호해질 수 있다. […] 20세기 초 한 심사위원은 고양이의 경우 "품종"이라는 단어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주의를 주었다. "겉모습이 어떻든, 털 결이나 털색, 털 길이가 어떻든 모든 고양이의 몸 윤곽은 기본적으로 같기 때문"이었다. 초기의 한 페르시아고양이 브리더는 자신조차 페르시안과 이른바 앙고라 간의 차이를 알 수 없으며 똑같은 고양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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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고양이 교배는 여전히 성장이 비교적 느린 분야이다. […] 개 품종과 고양이 품종 (또는 품종의 결여) 간의 차이는 각 반려동물과 인간의 역사적 관계를 드러낸다. 무엇보다 개는 고양이보다 수천 년 앞서 가축화되었고 우리는 거의 그때부터 쭉 개의 짝짓기에 개입했다. 발굴지에서 나온 근거에 따르면 인간이 수렵과 채집 활동을 하던 시절부터 개들은 크기가 다양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양이보다 출발이 빨랐을 뿐만 아니라 개는 고양이와 달리 주인들의 결정에 거의 휘둘렸다. 개는 우리에게 심하게 의존적이므로 사람들은 어느 개에게 최상의 먹이를 줄지, 그리고 어느 개를 교배할지도 어느 정도까지는 결정할 수 있었다. 그 결과 개는 이미 오래전에 DNA의 통제권을 인간에게 넘겨주어야 했다. 인간이 개의 유전적 목줄을 이처럼 단단히 쥐고 있기 때문에 순종견이 그토록 많고, 우리가 '잡종'이라고 부르는 개들의 거의 전부가 여러 순종견의 혼합인 것이다. 미국 애완견의 무려 60퍼센트가 순종이다. (전 세계 고양이 중에 조상의 한쪽이라도 순종인 경우는 2퍼센트 이하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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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생존을 외부에 맡기지 않고 사냥과 새끼 돌보기를 스스로 해결함으로써 인간의 규칙을 무시했으며 간섭에서 벗어났다. 먼 옛날 우리가 고양이들의 짝짓기를 섬세하게 관리하고 싶었다고 해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추측하건대 우리는 고양이들의 짝짓기에 관여할 마음도 없었다. 애초에 고양이를 가축화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던 것처럼 다양한 고양이 품종을 개발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옛날부터 개를 훨씬 더 다양하게 활용했으므로 개를 우리가 원하는 틀에 맞출 이유는 많았다. 그래서 어떤 개는 영양의 뒤를 따르는 데 능하고 어떤 개는 고기잡이 그물을 옮기거나 감옥을 지키는 데 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기본적인 복종성을 키우기 위한 교배 과정 또한 외모를 바꾸는 데 한몫했다. 개 두개골의 놀랄 만큼 다양한 형태는 고양이에게서는 볼 수 없는 가축화 증후군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아이처럼 사랑스러운 성격을 얻기 위한 수천 년간의 교배 과정에서 나타난 부산물일 수 있다고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의 진화생물학자 밥 웨인은 말한다. 웨인의 주장에 따르면 여러 현대 견종의 두개골은 유년기 또는 청년기 늑대의 두개골과 닮았으며 다양한 발달단계에서 그대로 멈춘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새끼 고양이와 다 큰 고양이의 두개골은 형태 면에서 거의 차이점이 없고 리비아살쾡이의 두개골과도 아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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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 목표가 없는 상황에서 "고양이 브리더들은 극단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라고 레슬리 라이언스는 말한다. "그게 가장 쉽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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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외모의 앞날과 관련해서 분명한 사실은 단 한 가지이다. 고양이는 점점 뚱뚱해지고 있다. 유전적이기보다는 환경적이지만 그 영향은 지대하다. […] 이 많은 여분의 지방은 인류가 고양이의 외모에 가져온 가장 중대한 변화이다. 인간과 사는 다른 동물 역시 뚱뚱해져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볼티모어의 길거리 쥐도 과거보다 체중이 40퍼센트 증가했다. 인간이 버리는 쓰레기에 영양분이 더 풍부해진 덕분이다. 그러나 고양이의 경우는 특히 심하다. 고양이의 밥그릇과 쓰레기통에 점점 더 영양가 높은 음식이 들어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밖에도 인간이 야기한 다양한 원인이 있다. 고양이를 실내에 가두어두면 운동량이 줄고, 중성화 수술 또한 신진대사율을 낮춘다. 고도 육식동물인 고양이의 민감한 생물학적 특성 때문에 살을 빼기도 무척 힘들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8.사자와 토이거와 라이코이,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 주인들은 정말 거대한 고양이들도 날씬하다고 당당하게 잘못 생각하고 있다. 늘 그렇듯 우리는 우리 고양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8.사자와 토이거와 라이코이,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슬픈 사실이지만 고양이 비만은 고양이가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중할 가능성도 있다. 꽤나 놀라운 추정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1억 마리 가까운 애완고양이는 매일 닭 약 300만 마리 분량의 닭고기를 섭취한다. 마리당 60그램 정도의 고기를 먹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수치다. 아주 뚱뚱한 고양이는 칼로리 요구량도 그만큼 더 많다. 녀석들은 노래하는 동네 새를 잡아 그 요구량을 채우든지 머나먼 바다에서 잡아 캔으로 만든 생선을 섭취하든지 해야 한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8.사자와 토이거와 라이코이,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궁지에 몰린 채, 게다가 앙증맞은 용품들에 둘러싸인 채 사진과 영상의 주인공이 될지언정 고양이는 여전히 매복 공격을 하는 고독한 육식 사냥꾼이다. […] 그리고 이 외로운 사냥꾼은 사이버공간을 홀로 누비며 래브라도레트리버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방식으로 번성한다. 사실 개는 워낙 인간과 잘 맞고 개의 행동은 우리의 감정을 완벽히 비추기 때문에 사람이 곁에 없다면 개는 미완성의 존재나 다름없다. 개는 우리와의 교류에 존재의 뿌리를 박고 있다. 우리의 신호에 반응하고 우리와 시선을 맞추며 상호적인 교감에 참여한다. 이처럼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살아 숨 쉬는 개를 멀찍이 떨어져서 감상하기는 어렵다. 반면 고양이는 자립적이다. 사람이 있어야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다. 자연에서든 가상 세계에서든 완전한 고립 상태를 편안하게 느낀다. 그래서 가까운 소파에 앉아 고양이를 지켜보든 바다 건너에서 모니터를 통해 보든 사람은 비슷한 만족감을 느낀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9.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 개수만큼,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흥미롭게도 고양이를 인터넷에서 인기 있게 만드는 동물행동학적 원리가 전통적인 이야기 형식에서는 고양이를 주로 배제하는 데 원인을 제공했다. 작가 대니얼 엥버는 장편소설이든 단편소설이든 대부분의 문학 형식에서 고양이보다 개가 훨씬 더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것은 개가 우리와 일종의 대화를 하며 진화했고 스스로 대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 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개는 타고난 등장인물이고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하기에 동일한 이야기를 공유하게 된 것이다. 시작과 끝이 있고 그 사이에 긴 여정이 있으며 끝에는 죽음이 공손하게 기다리고 있는 이야기 말이다. 반면 문학 속의 고양이들은 살아 숨 쉬는 경우도 별로 없지만 죽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고양이는 등장인물이 아니라 수수께끼 같은 존재이다. 소통에 능하지 못하며 역경을 만나지도 않고 대단원의 막을 내리지도 않는다. 고양이는 극도의 고요 또는 격심한 폭력의 동인(動因)이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9.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 개수만큼,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엥버는 고양이가 지배하는 것으로 보이는 유일한 전통적 장르가 바로 비선형적이고 직관적이며 즉흥적인 시문학이라고 말한다. 시는 마치 문학적 매복 공격과도 같다. 이 장르에서 고양이는 자장가부터 T.S. 엘리엇의 시까지 들락날락하지 않는 곳이 없다. 장편 형식의 문학에서 나오는 소수의 인상적인 고양이의 경우에도 사실 시에서 빠져나온 것처럼 보인다. 가령 체셔캣은 광기 어린 이상한 나라 안에서도 예측이 불가능한 존재이며 체셔캣의 뜬금없는 등장은 일종의 서사적 공격과도 같다. 인터넷은 소설보다 시에 가깝다. 단편적이고 폭발적이며 시간의 흐름 밖에 있다. 시작에서 끝으로 흘러가는 정돈된 긴 이야기가 아니라 매복과 습격으로 가득하다. 고양이의 본질적인 돌연성은 6초짜리 바인 영상이나 트위터에 매우 적합하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9.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 개수만큼,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고양이는 표현력이 뛰어나지 않다. 대체로 무표정한데, 고독한 사냥꾼으로 살면서 뛰어난 소통 능력을 필요로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기와 닮은 얼굴이기는 해도 아기의 풍부한 표정은 닮지 않았다. 고양이는 패를 숨긴다고 비난받지만 어떤 아기도 그런 비난을 들은 적은 없다. 앞서 보았듯 고양이의 무심한 얼굴은 좁은 집 안에서는 문제가 된다. 주인조차 키우는 고양이의 마음을 알기 힘들고 고양이가 아픈지 건강한지도 분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고양이의 무표정한 얼굴은 중요한 자산이다. 고양이 얼굴은 고도의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뭔가를 써넣고 싶어 하는 백지와 같다. 캡션을 붙여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온갖 동물에 인간의 특징을 갖다 붙인다. 인터넷 서핑이라는 고독한 행위는 인간의 끊임없는 의인화 경향을 부추긴다. 인간과 닮았으면서도 신기하게 무표정한 고양이의 얼굴을 '읽는' 행위는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9.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 개수만큼,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 헬로키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다. 온갖 제품을 집어삼킬 정도로 식욕이 왕성한 헬로키티이지만 입이 없는 것이다. 바로 이 결점 때문에 헬로키티는, 적응력도 뛰어나고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수도 있지만, TV나 영화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수익은 포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 헬로키티의 디자이너들은 거의 누구나가 헬로키티에게서 느끼는 호감과 매력이 이 보이지 않는 입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헬로키티가 입이 없는 이유는 바라보는 사람의 감정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함입니다." 공식 웹사이트의 설명이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9.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 개수만큼,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인간의 경외심과 무관심은 위험하게도 공존하는 경향이 있다. 동물에 관련해서는 특히 그렇다. 우리가 얼마나 '사랑하는' 존재이든 우리는 그것을 죽이고 만다. 이걸 보면 고양이만큼 귀엽지 않거나, 함께 생활하기 편리하지 않거나, 생존력이 뛰어나지 않은 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방식은 어떤 정도일지 짐작할 수 있다. 알고 보면 애완동물들은 멀어져가는 자연 세계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생각이 형성되는 용광로이며 그런 용광로로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9.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 개수만큼,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이 책 전반을 통해 나는 고양이 같은 동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우리의 놀잇감이 아닌 자기만의 전략과 사연을 가진 강인한 생명체로 보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고양이를 본다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직시하고 우리의 광범위한 능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친절과 잔혹이 기이하게 뒤섞인 우리의 태도를 직시하고 우리가 무제한적으로, 때로는 경솔하게 행사하는 우리의 영향력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지구의 여러 생명체는 가망이 없다. 고양이는 어쨌거나 잘 살 것이다. 4세기 기독교가 들어와 바스테트 신전이 문을 닫고 사제들이 죽임을 당했을 때도 고양이는 이겨냈다. 고양이의 목숨이 아홉 개라는 것도 알고 보면 이집트에서 생긴 생각이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9.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 개수만큼,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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