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D-29
기능적 목표가 없는 상황에서 "고양이 브리더들은 극단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라고 레슬리 라이언스는 말한다. "그게 가장 쉽기 때문이죠."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8.사자와 토이거와 라이코이,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고양이 외모의 앞날과 관련해서 분명한 사실은 단 한 가지이다. 고양이는 점점 뚱뚱해지고 있다. 유전적이기보다는 환경적이지만 그 영향은 지대하다. […] 이 많은 여분의 지방은 인류가 고양이의 외모에 가져온 가장 중대한 변화이다. 인간과 사는 다른 동물 역시 뚱뚱해져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심지어 볼티모어의 길거리 쥐도 과거보다 체중이 40퍼센트 증가했다. 인간이 버리는 쓰레기에 영양분이 더 풍부해진 덕분이다. 그러나 고양이의 경우는 특히 심하다. 고양이의 밥그릇과 쓰레기통에 점점 더 영양가 높은 음식이 들어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밖에도 인간이 야기한 다양한 원인이 있다. 고양이를 실내에 가두어두면 운동량이 줄고, 중성화 수술 또한 신진대사율을 낮춘다. 고도 육식동물인 고양이의 민감한 생물학적 특성 때문에 살을 빼기도 무척 힘들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8.사자와 토이거와 라이코이,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 주인들은 정말 거대한 고양이들도 날씬하다고 당당하게 잘못 생각하고 있다. 늘 그렇듯 우리는 우리 고양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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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사실이지만 고양이 비만은 고양이가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가중할 가능성도 있다. 꽤나 놀라운 추정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1억 마리 가까운 애완고양이는 매일 닭 약 300만 마리 분량의 닭고기를 섭취한다. 마리당 60그램 정도의 고기를 먹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수치다. 아주 뚱뚱한 고양이는 칼로리 요구량도 그만큼 더 많다. 녀석들은 노래하는 동네 새를 잡아 그 요구량을 채우든지 머나먼 바다에서 잡아 캔으로 만든 생선을 섭취하든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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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채, 게다가 앙증맞은 용품들에 둘러싸인 채 사진과 영상의 주인공이 될지언정 고양이는 여전히 매복 공격을 하는 고독한 육식 사냥꾼이다. […] 그리고 이 외로운 사냥꾼은 사이버공간을 홀로 누비며 래브라도레트리버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방식으로 번성한다. 사실 개는 워낙 인간과 잘 맞고 개의 행동은 우리의 감정을 완벽히 비추기 때문에 사람이 곁에 없다면 개는 미완성의 존재나 다름없다. 개는 우리와의 교류에 존재의 뿌리를 박고 있다. 우리의 신호에 반응하고 우리와 시선을 맞추며 상호적인 교감에 참여한다. 이처럼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살아 숨 쉬는 개를 멀찍이 떨어져서 감상하기는 어렵다. 반면 고양이는 자립적이다. 사람이 있어야 완성되는 존재가 아니다. 자연에서든 가상 세계에서든 완전한 고립 상태를 편안하게 느낀다. 그래서 가까운 소파에 앉아 고양이를 지켜보든 바다 건너에서 모니터를 통해 보든 사람은 비슷한 만족감을 느낀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9.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 개수만큼,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흥미롭게도 고양이를 인터넷에서 인기 있게 만드는 동물행동학적 원리가 전통적인 이야기 형식에서는 고양이를 주로 배제하는 데 원인을 제공했다. 작가 대니얼 엥버는 장편소설이든 단편소설이든 대부분의 문학 형식에서 고양이보다 개가 훨씬 더 많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것은 개가 우리와 일종의 대화를 하며 진화했고 스스로 대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 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개는 타고난 등장인물이고 우리는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하기에 동일한 이야기를 공유하게 된 것이다. 시작과 끝이 있고 그 사이에 긴 여정이 있으며 끝에는 죽음이 공손하게 기다리고 있는 이야기 말이다. 반면 문학 속의 고양이들은 살아 숨 쉬는 경우도 별로 없지만 죽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고양이는 등장인물이 아니라 수수께끼 같은 존재이다. 소통에 능하지 못하며 역경을 만나지도 않고 대단원의 막을 내리지도 않는다. 고양이는 극도의 고요 또는 격심한 폭력의 동인(動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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엥버는 고양이가 지배하는 것으로 보이는 유일한 전통적 장르가 바로 비선형적이고 직관적이며 즉흥적인 시문학이라고 말한다. 시는 마치 문학적 매복 공격과도 같다. 이 장르에서 고양이는 자장가부터 T.S. 엘리엇의 시까지 들락날락하지 않는 곳이 없다. 장편 형식의 문학에서 나오는 소수의 인상적인 고양이의 경우에도 사실 시에서 빠져나온 것처럼 보인다. 가령 체셔캣은 광기 어린 이상한 나라 안에서도 예측이 불가능한 존재이며 체셔캣의 뜬금없는 등장은 일종의 서사적 공격과도 같다. 인터넷은 소설보다 시에 가깝다. 단편적이고 폭발적이며 시간의 흐름 밖에 있다. 시작에서 끝으로 흘러가는 정돈된 긴 이야기가 아니라 매복과 습격으로 가득하다. 고양이의 본질적인 돌연성은 6초짜리 바인 영상이나 트위터에 매우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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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표현력이 뛰어나지 않다. 대체로 무표정한데, 고독한 사냥꾼으로 살면서 뛰어난 소통 능력을 필요로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기와 닮은 얼굴이기는 해도 아기의 풍부한 표정은 닮지 않았다. 고양이는 패를 숨긴다고 비난받지만 어떤 아기도 그런 비난을 들은 적은 없다. 앞서 보았듯 고양이의 무심한 얼굴은 좁은 집 안에서는 문제가 된다. 주인조차 키우는 고양이의 마음을 알기 힘들고 고양이가 아픈지 건강한지도 분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고양이의 무표정한 얼굴은 중요한 자산이다. 고양이 얼굴은 고도의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뭔가를 써넣고 싶어 하는 백지와 같다. 캡션을 붙여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터넷 사용자들은 온갖 동물에 인간의 특징을 갖다 붙인다. 인터넷 서핑이라는 고독한 행위는 인간의 끊임없는 의인화 경향을 부추긴다. 인간과 닮았으면서도 신기하게 무표정한 고양이의 얼굴을 '읽는' 행위는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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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로키티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다. 온갖 제품을 집어삼킬 정도로 식욕이 왕성한 헬로키티이지만 입이 없는 것이다. 바로 이 결점 때문에 헬로키티는, 적응력도 뛰어나고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수도 있지만, TV나 영화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수익은 포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 헬로키티의 디자이너들은 거의 누구나가 헬로키티에게서 느끼는 호감과 매력이 이 보이지 않는 입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헬로키티가 입이 없는 이유는 바라보는 사람의 감정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함입니다." 공식 웹사이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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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경외심과 무관심은 위험하게도 공존하는 경향이 있다. 동물에 관련해서는 특히 그렇다. 우리가 얼마나 '사랑하는' 존재이든 우리는 그것을 죽이고 만다. 이걸 보면 고양이만큼 귀엽지 않거나, 함께 생활하기 편리하지 않거나, 생존력이 뛰어나지 않은 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방식은 어떤 정도일지 짐작할 수 있다. 알고 보면 애완동물들은 멀어져가는 자연 세계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생각이 형성되는 용광로이며 그런 용광로로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9.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 개수만큼,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이 책 전반을 통해 나는 고양이 같은 동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우리의 놀잇감이 아닌 자기만의 전략과 사연을 가진 강인한 생명체로 보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고양이를 본다는 것은 곧 우리 자신을 직시하고 우리의 광범위한 능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친절과 잔혹이 기이하게 뒤섞인 우리의 태도를 직시하고 우리가 무제한적으로, 때로는 경솔하게 행사하는 우리의 영향력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지구의 여러 생명체는 가망이 없다. 고양이는 어쨌거나 잘 살 것이다. 4세기 기독교가 들어와 바스테트 신전이 문을 닫고 사제들이 죽임을 당했을 때도 고양이는 이겨냈다. 고양이의 목숨이 아홉 개라는 것도 알고 보면 이집트에서 생긴 생각이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9.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 개수만큼,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과거의 제 모습을 잊는 인간과 달리" 고양이만이 "수 세대 전의 과거를 진정으로 기억하고 있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9.고양이의 목숨은 ‘좋아요’ 개수만큼,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나와 다른 짐승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는 것은 좁게는 집 안에서 넓게는 이 우주 안에서 인간과 함께 사는 여러 살아 있는 것들과의 소통의 기회를 늘린다는 의미이다. 그로써 평화로운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의미이다. 다른 생명체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선물 같은 능력을 갖춘 인간에게 그 가능성을 모색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옮긴이의 글, 애비게일 터커 지음, 이다희 옮김
아직도 믿어지지 않을 때가 있어. 언제 이렇게 시간이 갔는지도, 너의 밥상 앞에, 우리 침대 위에 니가 없다는 것도. 얼마 전에 우연히 이 노래를 들었는데, 어김없이 또 눈물이 나와서 한참 울었어. 함께 살던 강아지를 하늘로 떠나보내고 만든 곡이래. 이제는 동동이 니가 영원한 평안 속에 있다는 걸 아는데도, 죄책감과 이기심이 엄말 계속 힘들게 한다. 내가 부족해서 니가 고생이 너무 많았어. 은동이는 건강하게 잘 지내. 니가 떠난 뒤로 밤마다 온 집안을 돌면서 울던 것도 많이 누그러졌어. 대신 자꾸 엄마 다리를 깨무는 거 있지. 많이 보고 싶다, 동동아. 언제일지 모르지만 꼭 다시 만날 거야. ‘봄 내음보다 너를’ https://youtu.be/poRsQIgBxcM?si=Z2_JJtHpuT4nSjua 아직 너를 너를 그리워해 여전히 넌 내 맘 깊은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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