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D-29
엄마를 좋아하지만, 계속 엄마가 옆에 있으려고 하는 건 가끔 기묘하게 짜증을 불러 온다. 그리고 케이틀린 역시 좋아한다. 정말로 좋아한다. 하지만 동년배들과 하루 종일 붙어 있어야 하는 학창생활에서 삼 년 간 떨어져 있었더니 우리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이 생긴 느낌이었다. 내 학교 친구들은 투병생활을 넘기는 걸 도와주고 싶어 했지만 결국에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 무엇보다도 '넘긴다'는 것 자체가 없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51,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김새섬님의 대화: 그리고 한 가지 소식을 더 전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실은 지난주 검진을 통해 제가 앓고 있는 질병(교모세포종)이 재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조만간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얼마간 입원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수술 이후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편안하게 이루어지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다행히 이번 달 함께 읽는 책은 제가 이미 원서로 완독한 책이기도 하고, 한글 판본도 열심히 읽어 현재 10장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모임지기는 자신이 개설한 모임에서 스스로의 글을 미리 예약해 둘 수 있는 기능이 있어서, 제가 입원하기 전까지 서둘러 완독한 뒤 주차별 게시글을 모두 준비해 놓으려고 합니다. 정해진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글이 올라올 테니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해 주세요. 6월의 시작을 함께하는 이 소설이, 우리 각자의 삶을 조금 더 귀하게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달도 여러분의 소중한 단상들을 기다리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세요! 🌿
안녕하세요. 김새섬 대표님. 수술이 잘 이루어지고 회복도 잘 되길 기도할께요. 그믐에서 독서모임에 참여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다양한 분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새섬님 덕분에 안 읽던 분야의 책들도 많이 읽고 가끔 모임에도 참여하면서 행복한 독서 생활을 하게 된 독자입니다. 6월의 책도 평소의 제 관성과는 다른 책인데 즐겁게 읽고 감사히 생각하고 있어요. 팟캐스트, 그믐, 모임 어디서든 다시 뵐 날을 기다리며 기도하겠습니다.
“언젠가 그런 날이 올 거야. 우리 모두 죽는 날이. 모두 다. 인류가 죄다 사라져서 누가 이 땅에 존재했다는 사실도, 우리 인류가 여기서 뭘 했다는 것도 기억할 사람이 전혀 없게 되는 날이 올 거라고. 너희들은 고사하고 아리스토텔레스나 클레오파트라를 기억하는 사람조차 없어지는 거야. 우리가 하고 만들고 쓰고 생각하고 발견했던 모든 것들이 잊히고 이 모든 것들이 무(無)로 돌아가게 되는 거야.”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17,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거스터스 워터스가 좋았다. 정말, 정말, 정말로 좋다. 그의 이야기가 다른 사람을 들먹이며 끝나는 방식이 좋다. 그의 목소리가 좋다. 그가 존재론적 고뇌 속의 프리드로우를 했다는 게 좋았다. ‘살짝 삐딱한 웃음’ 학과와 ‘내 피부를 좀 더 피부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목소리 소유자’ 학과 양쪽에서 최고 교수 자리를 거머쥐고 있다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그에게 두 개의 이름이 있다는 것도 좋다. 나는 항상 두 개의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좋아했다. 어느 쪽으로 그 사람을 부를지 마음대로 정할 수 있으니까. 거스 또는 어거스터스 중에서. 나? 난 항상 그냥 헤이즐, 다른 거 없는 헤이즐이었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정말이야. 너에게 이 문제에 관해 거짓말은 하지 않을 거다. 네가 네 가치 이상으로 골칫거리였다면 우린 널 그냥 길거리에 내다버렸을 거야.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112,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그래도 어쨌든 걱정이 됐다. 사람처럼 사는 게 좋고,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싶었다. 하지만 걱정은 죽음의 또 다른 부작용이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71,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선생님께서 혹시라도 다른 책을 쓰기로 결심하신다면, 설령 출간은 하지 않으신다 해도 저는 꼭 그걸 읽어 보고 싶습니다. 솔직히 선생님의 식료품 목록이라고 읽고 싶을 정도입니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77,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바이팝은 기본적으로 내가 숨 쉬는 걸 기계가 통제하는 것이기 때문 에 굉장히 짜증스러웠지만, 이 기계의 놀라운 점은 숨을 들이쉴 때마다 드르렁거리는 소리를 내고 내쉴 때마다 피유,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나는 그게 마치 나와 박자를 맞추어 용이 숨을 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 곤 했다. 마치 나에게 애완용 용이 있어서 녀석이 내 옆에 기대고 앉아 나와 호흡을 맞출 정도로 나를 사랑하는 것만 같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128,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넌 우리에게 수류탄이 아니란다. 죽음을 생각하면 슬프지만, 헤이즐, 그래도 넌 수류탄이 아니야. 너는 근사해. (중략) 네가 우리에게 준 기쁨은 우리가 네 병 때문에 느낀 슬픔보다 훨씬 더 크단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112,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멋진 삶이야, 헤이즐 그레이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249,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전 수류탄이에요. 그러니까 그냥 사람들에게서 떨어져서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두 분이랑 함께 있고 싶어요. 두 분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 만은 어쩔 수 없으니까요. 두 분은 저에게 너무 많은 걸 쏟아부으셨어요. 그러니까 그냥 제가 이러게 놔둬 주세요. 네? 전 우울한 게 아니에요. 더 자주 나갈 필요도 없고요. 그리고 전 절대로 일반적인 십대가 될 수 없어요. 수류탄이니까요.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 108,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넌 우리에게 수류탄이 아니란다. 죽음을 생각하면 슬프지만, 헤이즐, 그래도 넌 수류탄이 아니야. 너는 근사해. 넌 모를 테지, 우리 딸. 아이를 낳아 그 아이가 영리하고 독서를 좋아하며 부수적으로 끔찍한 텔레비젼 쇼를 보는 취미가 있는 청소년으로 자라나는 걸 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네가 우리에게 준 기쁨은 우리가 네 병 때문에 느낀 슬픔보다 훨씬 크단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 112,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초반부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첫 문장부터 초반 전개가… 매력적인 소설이네요!
이 서포트 그룹에는 암으로 인한 질병의 여러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참석하는데, 계속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왜 계속 바뀌느냐고? 죽음의 부작용이지, 뭐.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1-,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세상에서 나이 열여섯에 암에 걸리는 것보다 더 지랄맞은 일이 딱 하나 있는데, 그건 암에 걸린 자식을 갖는 거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1-,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그냥 터놓고 말하자. 그 남자애는 초멋있었다. 멋있지도 않은 남자애가 빤히 나를 쳐다보면, 잘해 봤자 어색한 상황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거의 폭력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멋있는 남자애는……. 뭐 그런 거지.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1-,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음 어거스터스는 플러팅의 클래식을 보여주고 있군요.
왜냐하면 네가 예쁘니까. 난 예쁜 사람들을 보는 게 취미인데, 얼마 전부터 삶의 단순한 기쁨을 부정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거든.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1-,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읽다가 보니 갑자기 속도가 붙어서… 저도 모르게 집중해서 완독해버렸습니다. 먹먹한 감동에 휩싸여 있네요. 영화를 봤을 때도 정말 좋았는데, 소설은 소설만이 갖고 있는 또다른 감동이 있네요. 자세한 리뷰는 마음을 진정시킨 후, 다시 적어보겠습니다. @김새섬 대표님 오늘 입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모쪼록 수술 잘 받으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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