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D-29
어깨가 쑤셨다. 암이 폐에서 더 번졌을까 봐 걱정됐다. 종양이 내 뼈에 전이되어 사악한 의도를 가진 미끌미끌한 뱀장어처럼 뼛속으로 구멍을 뚫고 들어가는 모습이 떠올랐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95,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사실 새벽 네 시 직후에 깨어났을 때에도 나는 파랑이에게 한 팔을 두르고 있는 상태였다. 머리의 손댈 수 없는 중심부에서부터 지구가 멸망하는 듯한 고통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113,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나는 부모님을 깨우기 위해서 소리를 질렀고, 두 분은 내 방으로 뛰어 오셨지만 내 뇌 속에서 일어나는 태양이 폭발하는 것 같은 고통을 경감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었다. 끊임없이 두개골 내에서 일어나는 불꽃놀이에 드이어 내가 확실히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예전에도 그랬든 고통이 너무 심해지면 몸이 알아서 그것을 차단할 거라고, 의식은 일시적인 거라고, 다 지나갈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나는 기절하지 않았다. 파도가 나를 휩쓸고 익사시키지 않고서 그냥 해변에 도로 던져 놓는 것이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p.113~114,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한동안 우리는 집을 쳐다보았다. 집이라는 것의 기묘한 점은 우리의 삶 대부분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항상 안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게 건축의 핵심인 게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148,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보였다. 운하를 따라 사방에 느릅나무들이 있고, 그 씨가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씨처럼 보이지 않았다. 색이 바랜 소형 장미 꽃잎들이 온 세상으로 퍼져 가는 느낌이었다. 그 창백한 꽃잎들이 바람 속에서 새떼처럼 보였다. 봄의 눈보라 같은 수천 개의 꽃잎.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170,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장맥주님의 대화: 제가 소설 쥬라기 공원을 읽은 건 영화화 소식은 알려진 다음이었지만... 소설을 먼저 읽었고 정말 여러 번 읽었어요!! 원서 찾아 읽은 몇 안 되는 책입니다. 영화도 멋졌지만(극장에서 세 번 봤어요) 소설이 수십 배 더 좋았습니다. 이 소설이 이제 절판이더라고요.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저는 "잃어버린 세계" 소설도 참 좋아해요. 마이클 크라이튼은 반드시 재평가 받아야 하는 대가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최고작은 물론 "쥬라기 공원"이지만 "넥스트"와 "먹이"도 아주 좋았습니다. ^^
넥스트 먹이 둘다 안읽어봤는데, 여름이 가기 전에 읽어볼게요. 책을 주로 사서 보는 편인데 아쉽게도 말씀하셨듯이 다 절판이지만(저도 이해가 잘.. 고전인데, 수요도 있을건데) 다행히 도서관에 있네요!
또 뭐가 있지? 그 애는 정말 아름다워요. 그 애를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아요. 그 애가 나보다 더 똑똑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도 없어요. 더 똑똑하다는 걸 이미 아니까. 그 애는 남을 헐뜯지 않으면서도 재미있어요. 난 그 애를 사랑해요. 그 애를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정말로 행운아에요. 반 호텐. 이 세상을 살면서 상처를 받을지 안 받을지를선택할 수는 없지만, 누구로부터 상처를 받을지는 고를 수 있어요. 난 내 선택이 좋아요. 그 애도 자기 선택을 좋아하면 좋겠어요.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325,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장맥주님의 대화: 헛...!! 잠시 쉬었던 술을 다시 마시고는 있기는 한데요... 그... 음... 그나저나 인생책으로 쥬라기 공원을 꼽아주셨군요. 정말 반갑습니다. 저는 마이클 크라이튼이 저평가된 작가라고 믿고 있습니다! (급격한 화제 전환)
장맥주님이 등장하신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입니다. 오늘 마지막 인상 깊었던 구절을 올리며 첫 그믐 독서모임의 소회를 밝힙니다. 엄환우나 암환우의 가족이나 모두 언젠가는 자책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할텐데요. 모든 것이 나의 탓은 아님을 꼭 기억하셨음 좋겠습니다. 새섬님 재활 잘 하셔서 조만간 만나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응. 난『장엄한 고뇌』에 나왔던 그 말을 믿어. '잃어가는 그녀의 시력 앞에 떠오르는 해는 너무 밝았다.' 그게 신이라고 생각해. 떠오르는 해, 그리고 빛이 너무 밝고 그녀는 시력을 잃어가면서도 완전히 잃지는 않았다는 거. 우리가 산 사람을 위로하거나 혹은 괴롭히기 위해서 돌아온다고 믿지는 않지만, 우리가 뭔가가 될 거라고는 생각해."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178,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한동안 우리는 집을 쳐다보았다. 집이라는 것의 기묘한 점은 우리의 삶 대부분을 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항상 안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게 건축의 핵심인 게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P 148,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김새섬님의 대화: ■■■■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6월 3주차 ■■■■ ● 함께 읽기 기간: 6월 15일(월) ~ 6월 21일(일) ● 함께 읽기 분량: 12~16장 드디어 3주차, 헤이즐과 어거스터스의 설레는 암스테르담 여행이 시작됩니다. 감동적인 저녁 식사, 그리고 안네 프랑크의 집에서 나누는 두 사람의 첫 키스는 이 소설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빛이 강할수록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이지요. 그토록 동경하던 작가 피터 반 호텐의 무례하고 실망스러운 모습은 두 사람에게 큰 상처를 남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 주차의 가장 큰 감정의 폭풍은 어거스터스의 고백입니다. 늘 당당하고 유머러스했던 그가 던진 "내 암 세포들이 크리스마스트리처럼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더라"라는 고백은 읽는 이들의 가슴을 무너져 내리게 만듭니다. 이제 돌봄을 받던 헤이즐이 어거스터스를 돌보는 이별의 서막이 시작되네요. 아름다움과 절망이 격렬하게 교차하는 이번 분량을 읽으며 여러분은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반 호텐의 냉혹함에 분노하셨나요, 아니면 전세가 역전된 두 사람의 슬픈 사랑에 눈물을 흘리셨나요? 점점 더 깊어지는 이야기의 무게를 함께 나누며, 이번 주도 따뜻한 단상들로 이 공간을 채워주시길 바랍니다. 끝까지 힘내서 함께 읽어보아요. 🌿
그리고 내가 안네와 굉장히 잘 지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기 자식을 진정으로는 알지 못한다는 것이 나의 결론입니다.”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poiein님의 문장 수집: "그리고 내가 안네와 굉장히 잘 지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기 자식을 진정으로는 알지 못한다는 것이 나의 결론입니다.” "
“넌……, 넌……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해. 이건 이제 네 전쟁이야.” 감상적인 찌질한 소리를 늘어놓는 나 자신이 혐오스러웠지만, 달리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poiein님의 문장 수집: "“넌……, 넌…… 오늘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해. 이건 이제 네 전쟁이야.” 감상적인 찌질한 소리를 늘어놓는 나 자신이 혐오스러웠지만, 달리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
이 대목에서 「안녕이라 그랬어」의 헌수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삶은 대체로 진부하지만 그 진부함의 어쩔수 없음 그 뻔함, 그 통속, 그 속수무책까지 부정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인생의 어두운 시기에 생각나는 건 결국 그 어떤 세련도 첨단도 아닌 그런 말들인 듯하다'고 했다. '쉽고 오래된 말, 다 안다 여긴 말, 그래서 자주 무시하고 싫증냈던 말들이 몸에 붙는 것 같다'고.(249쪽) 헤어진 연인 헌수가 은미에게 했던 말입니다. 헤이즐 역시 재발한 거스에게 뻔하고 진부한 말 밖에 못하는 데요, 그럼에도 거스의 몸에 붙는 말일 것 같더란 말이죠. 헤이즐이 건네는 말이니까. 진도 맞춰 16장까지 읽으며 질질 짰는데요, 남은 일요일은 다른 위로거리를 찾으러 책은 그만 읽고 바닷가 수국을 보러 갈 참이에요. 책친구님들, 모두 충전되는 일요일 보내십시오. 고맙습니다.
모든 아픈 아이들이 그러듯이 너도 동정을 원치 않는다고 말은 하지만, 네 존재 자체가 그 동정에 달려 있지.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12-,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넌 진단을 받았을 당시의 어린애 상태 그대로 평생을 살게 될 운명이야. 소설이 끝난 다음에도 인생이 진행된다고 믿는 어린아이로. 그리고 우리 어른들은 그걸 동정하기 때문에 네 치료나 산소 기계 같은 데 돈을 대지. 네가 오래 살지 못할 게 분명하니까 음식과 물을 대 주고……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12-,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넌 부작용이야.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12-,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내가 너한테 에필로그를 써줄게.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12-,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난 어거스터스 워터스 페티시가 있을 뿐이야.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하드커버 에디션) -12-, 존 그린 지음, 김지원 옮김
반 호텐에게 호되게 당한 어거스터스와 헤이즐이 안네 프랑크의 집에 갔다가 마침내 호텔에서 첫날 밤을 보내는 장면이 왜이리 뭉클할까요? 키스하던 젊은 열정들은, 튜브에 엉킨 블라우스를 보며 킥킥 거리고, 다리가 없는 어거스터스는 “넌 혹시 신체 절단 페티시가 있는 거니?”라고 묻고, 헤이즐은 아니라고 자긴 “어거스터스 워터스 페티시가 있을 뿐”이라고 대답하는 장면. 영화를 보면서 좋았던 장면이지만 소설로 읽어도 좋군요.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꽃의요정님의 대화: 네, 영화관에서 계속 울었던 기억이 나요. 옆에서 왜 울어? 왜 울어?라며 깐족거리던 분이 제가 영화보면서 울면 계속 왜 우냐고 아직도 물어보십니다. 어우 내 주먹... 내용도 괜찮았고, 슬펐지만 10대의 두 주인공이 너무 예뻤던 영화예요. '안녕 헤이즐'도 이 책 읽으니까 다시 보고 싶네요. 요샌 이상하게 10대 청소년들의 사랑에 제일 공감 가요. 아무래도 성인들의 '때 탄' 사랑에 질린 거 같아요. ㅍㅎㅎ
ㅋㅋ 제 신랑도 같이 영화보다가 제가 울면 그렇게 놀리더라고요. 얼마 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상자 속의 양>을 봤는데, 결말에서 제가 좀 우니까… 하루종일 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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