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48. 달밤에 낭독, 돌아온 체호프, 단막극 3선

D-29
(추부코프) 이런 모략꾼 같으니! 자네 집안사람들은 다들 소송을 좋아했지! 하나같이 다! (로모프) 우리 집안을 모욕하지 마십시오! 로모프 가문 사람들은 명예를 아는 사람들입니다. 당신 할아버지처럼 횡령죄로 기소되거나 그런 적은 없지요! (추부코프) 자네 집안사람들은 전부 미치광이야! (중략) 자네 할아버지는 주정뱅이였고, 자네 작은고모, 그래 나스타이사 미하일로브나는 어떤 건축가와 눈이 맞아 달아났지. (로모프) 그리고 당신 어머니는 꼽추였고요. (가슴을 움켜쥔다) 뭔가가 옆구리를 잡아당겨... 아이고 머리도... 나 살려! 물! (추부코프) 자네 아버진 도박에 미쳤었지. (나탈리야) 당신 고모는 날 헐뜯는 데 일가견이 있는 분이죠! (중략) 천박해! 더러워! 비열해! (추부코프) 자넨 사악하고, 위선적인 음모가야. 그렇고말고! p.321-322 (나탈리야) 무슨 사냥꾼이 그래요? 여우를 쫓을 게 아니라, 부엌 오븐 위에 누워 바퀴벌레나 잡으시는 게 좋지 않겠어요? (중략) (로모프) 음모가! (추부코프) 풋내기! 애송이! (로모프) 늙은 쥐! 교활한 인간! (추부코프) 닥쳐, 그렇지 않으면 네놈을 자고새 쏘듯 쏴버릴 테다. 이 멍청이! (로모프)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요... 당신의 죽은 아내가 당신을 때렸다는 걸... (추부코프) 하녀 궁둥이 밑에 깔려 사는 주제에! (중략) 풋내기! 젖비린내 나는 놈! 멍청이! 기분이 더럽군! 기분이 더럽다고! p.329
[그믐밤] 48. 달밤에 낭독, 돌아온 체호프, 단막극 3선 p.320-321/p.329 '청혼' 中
「청혼」 이 작품을 낭독하지 않은 것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상대를 모략하고 공격하는 이런 욕대결 욕잔치는 제대로 할 수 있는데 말이죠 :) 「청혼」은 "인간의 허영과 소유욕, 소통 불능을 간결한 구조 속에 응축한 작품"이라고 소개되는데요, 우리 오프모임에서 6/24에 만날 극단어느날에서도 공연하신 적이 있고, 작년 5월과 올해 6월에도 다른 극단들에 의해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등, 끊임없이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요즘 현대인들이 대화할 때에도 자기 말만 하며 불통인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데, 체호프는 역시 만만치 않네요 ㅎㅎ ㅠㅠ
욕대결 잔치ㅋㅋ 역시 체호프입니다! 6/24 모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맞아요. 체호프의 희곡들을 읽다보면 조용히 마음 속으로 읽다가 어느 새 침튀기며 소리 내어 읽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톨카초프) 그래, 내 집은 교외에 있어, 말하자면 난 퇴근하고 나서도 여기저기 심부름하러 뛰어다녀야 하는 노예, 끈 쪼가리, 흐물흐물한 살덩어리일 뿐이야. 왜냐하면 우리 동네에는 시내에 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그의 아내는 물론이고 온 동네 부인들이 그에게 당연한 듯이 온갖 심부름을 시키는 아주 아름다운 풍속이 있거든. 아내는 나더러 양장점에 달려가 주문한 옷이 허리품은 너무 넓고 어깨품은 너무 좁다고 욕을 하고 오라는 거야. 어린 소네츠카는 새 구두를 사오라고 하고, 처제는 선홍색 비단을 20코페이카어치 사오라느니, 3아르신만큼 끊어오라느니 하고... 잠깐, 기다려 보게. 내 써 온 그대로 읽어주지. (주머니에서 쪽지를 꺼내 읽는다) 램프용 전구, 햄 소시지 1푼트, 5코페이카어치 정향과 계피, 미샤가 부탁한 피마자기름, 굵은 설탕 10푼트. 자, 다음은 집에서 가지고 나와야 할 것들이네. 설탕 담는 청동단지, 10코페이카어치 석탄산과 구충제, 맥주 20병, 식초, 아가씨용 코르셋, 그리고... 미샤의 가을 외투와 덧신. 자, 여기까지가 아내와 가족들이 부탁한 것들이네. 이제부터는 친구와 이웃들 심부름일세. 빌어먹을. 내일이 볼로디아 볼로쟈의 명명일이어서 자전거를 사줘야 해. 비흐리나 중령부인은 임신 중인데, 내가 매일 산파한테 들러서 와주십사고 청을 넣어야 하지. 그리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 내 주머니에는 이런 쪽지가 다섯 장 있고, 내 손수건은 온통 매듭 투성이야. 알겠나, 친구. 이런 식으로 퇴근하고 나서 집에 가는 열차시간이 되기 전까지 혀 빼문 개처럼 온 시내를 바삐 싸돌아다녀야 한다네. 달리고 달리면서, 인생을 저주하면서, 상점에서 약국으로, 약국에서 양장점으로, 양장점에서 식료품 가게로, 다시 약국으로. 여기서는 넘어지고, 저기서는 돈을 잃어버리고, 세 번째 가게에서는 돈 내는 걸 깜박하고 나오는 바람에 고함지르는 점원에서 쫓기고, 네 번째 가게에서는 숙녀의 치맛자락을 밟는 바람에... 휴우! 이 모든 걸 다 해치우고 나면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밤새도록 뼈마디가 쑤신다네. 게다가 꿈에는 악어가 나온다니까. p.337 (무라쉬킨) 이보게 친구, 작은 부탁 하나만 들어주게! 제발! 자, 그러마고 약속하게! (중략) 자네가 친절을 베푸는 셈일세. 이보게, 내 이렇게 부탁하네. 우선, 올가 파블로브나에게 내 인사를 전해주게. 나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며, 당신 손에 키스를 보낸다고 말해주게. 둘째로, 그녀에게 작은 물건을 하나 전해주게. 그 여자가 내게 손재봉틀을 구해달라고 했는데, 그걸 대신 전해줄 사람이 없었거든... 자네가 좀 전해주게! 그리고 말 나온 김에 이 카나리아 새장도 부탁하네... 새장 문이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네... 자네, 왜 그런 눈으로 날 보는 건가? p.340
갈매기 / 세 자매 / 바냐 아저씨 / 벚꽃 동산 p.337/340,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동완 옮김
친구의 하소연을 들어주는 척했지만 무라쉬킨도 똑같네요 ㅠㅠ 인간은 역시 이기적인가 봅니다 타인의 아픔, 고충에 진정으로 공감하는 경우는 아예,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 무라쉬킨의 이 대사를 치는 동안 대본에는 안 나와 있지만 톨카초프의 표정 변화를 어떻게 각자 상상하고 소화해낼지 보고 싶네요. ㅎㅎㅎ 총을 미리 주지 않아서 참 다행이죠?
와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다, 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같아도 목이라도 졸랐을 것 같아요... 흑
그 와중에 소심하게 모기처럼 앵앵대며 달려드는 모습이 참 웃프더라구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그믐연뮤번개 x 심야책방] 프로그램의 진행 예정 내용을 안내드립니다 ▶ 일시 : 2026.6.24(수) 오후 7시 (6시 30분부터 입장) ▶ 장소 : 창덕궁길 동네책방 수북강녕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 106, 2층) @soobook2022 ▶ 초청 : 극단 어느날 김세환 연출님, 정연주 배우님 ( 극단 소개 https://sites.google.com/view/someday2015/%ED%99%88 ) ▶ 내용 : 체호프 작품의 이해 미니 특강 x 연극 감상 및 참여자 희곡 낭독 > 7시~7시 20분 : 신청자 확인/도서 나눔 + 영상 감상 『잉여인간 이바노프』 1막 일부 > 7시 20분~8시 : 영상 감상평 나눔 + 체호프의 연극 세계 (단편소설ㅣ희곡) > 8시~8시 20분 : 체호프 단편 현장 공연 『굴』 감상 > 8시 20분~9시 : 체호프 단편 독백 체험 『공포』 + 낭독 화술 맛보기 > 9시 ~ : Q&A | Free talk | Fun Time ★ 한국서점조합연합회 「2026 상반기 문화요일수요일 X 심야책방」 지원사업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참가비를 받지 않고 체호프 희곡 『잉여인간 이바노프』 1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고민해 주신 연출님과 배우님 덕분에, 영상 감상과 미니 강연, 현장 공연과 낭독 참여 등 다양한 순서를 재미있게 진행해 보고자 합니다 크지 않은 공간에 20명 가까운 분들이 모이게 될 텐데요, 차분하게 북적이며 웃음과 감동이 있는 시간으로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내일 뵙겠습니다~ 모임 안내글을 받고 보니, 정말 다채로운 시간이 될 것 같아 기대감에 설레네요~
일이 커졌...죠?! (p) 내일 뵙겠습니다!
안똔 체홉의 매력을 제대로 듣고, 보고, 읽고, 말하고, 맛 본 시간이었습니다. 뒷풀이 시간도 풍성하여 꽉 찬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시간을 만들어주신 그믐의 모임 여러분들(그믐 이름과 얼굴을 매칭할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수북강녕 그리고 우리의 모임을 가능케 한 이곳 그믐에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연출님께서 참여하신 소감을 나누실 때, '건강한 모임이 참 좋다. 이런 건강한 모임들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라고 하셨는데, 그믐의 "건강한" 기운이 @김새섬 님께 가닿아, 곧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좌로는 안똔체홉극장, 우로는 수북강녕, 정녕 운명입니다!!!
오늘 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참석하신 분들 다같은 한마음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더할 나위 없이 알차고 충만하며 따사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들, 못다 이야기한 감상, 차근차근 빠짐없이 남겨 주세요 ♡
@모임 참석하신 분들께 심야책방 지원사업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부탁 드립니다 https://naver.me/5wrhJ9V0
저는 저번에도 이미 참여했다고 나와서 안 했는데, 이번에는 '다시 참여'로 했습니다. 매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제 꼭 낭독하시는 것 듣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우리 발연기 극단 굿즈 보유자시니까요! (어제 우리 굿즈인 손수건을 나눔할까 했는데 어쩐지 부끄러워 못했어요 ㅎㅎ)
발연기 극단 굿즈 보유자 여기 한명 더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왜요~ 고퀄 손수건 굿즈 저 아직도 사용 잘 하고 있는데요~ 어제 @물고기먹이 @거북별85 님이랑 쑥덕거렸는데...다음 낭독회 때 (오늘 수업 들으신 분들의) 대파란이 예상됩니다. ㅎㅎ 아예 낭독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참여하거나 아님 불참?! 앙데~~ 나름 분석해 본 결과, 전 좀 짜증내는 연기 잘 하더라고요! 어제와 같은 아름다운 문장들은 어버버버 참고로 전 요즘 AI음성 '민재' 씨에게 빠져 있습니다. 민재 씨가 책을 읽어주면 마음에 평화와 잠이 솔솔 옵니다.
저는 체홉의 단편 '굴'에서 아이에게 굴 먹어 보라고 다그치며 돈은 내가 내겠다고 잡도리 하는 바로 그 부자 역할 자신있습니다 ㅋㅋ (배우가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면 안된다고 어제 그렇게 배우고도 이런다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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