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나가

D-29
직장 생활을 하며 남들처럼 평범하게 표 안 나게 사는 것도 좋지만 그러면 뭔가가 빠진 것 같다. 자기만의 그 무엇을 표출해야 한다. 안 그러면 삶이 너무 허무하다. 그게 바로 살아 있는 동안 하는 자아 실현이다.
유화가 몸을 숙여 살피자 형용도 새를 내려다보곤, 그대로 신발로 참새를 밟아 숨통을 끊었다.
부처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아무것도 아닌 걸 갖고 아등바등하고 인간들은 지지고 볶고 싸운다. 그게 뭐하는 짓인지 도대체가 이해가 안 가는 것이다.
순화는 토종닭을 삶고 소고기를 굽고 전과 잡채까지 정성껏 차려 내놓았다.
얘들/애들 ‘얘들’은 ‘이 아이들’이 줄어든 말이다. 말할 때 생각하고 있는 대상을 부르거나 가리킬 때 쓴다. ‘애들’은 ‘아이들’이 줄어든 말이다. 특별히 어떤 대상을 가리키는 게 아닐 때도 쓸 수 있다. 얘들 정말 웃기는 애들이네.
베게/베개 잠잘 때 베고 자는 물건은 ‘베개’다. 베게‧배개‧비게‧벼게 등 잘못된 표현이 많지만, 정답은 하나! ‘베개’뿐이다. 잠을 잘 때에는 낮은 베개를 베고 바른 자세로 자는 것이 건강에 좋다. 영희는 베개를 끌어안고 자는 습관이 있다.
형용이 자신의 감정에 몰두해 더 깊은 분노를 쌓아가는 것이 느껴지자 침묵 속에서 유화의 막연한 두려움이 몸집를 키워갔다.
여자 작가는 생활 전선,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표현한다. 이게 장점이다. 그대로 자기 감정을 그대로 종이 위에 써 그런 것 같다.
유화는 순진하게 투정 부리는 정우에게 미소를 지었지만 형용은 자신 때문에 눈치를 보고 풀이 죽은 아이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유명하고 자기 스타일이 노출된 작가는 그 이름으로 다른 글을 그럴 듯하게 쓴다. 이래서도 안 유명한 작가가 좋다. 자기 스타일을 AI가 모방 못 하기 때문이다. 자기 스타일은 자기만 만들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자기 스타일의 글만 존재하고.
유화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침묵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유화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속으로 분노를 삭이며 홀로 참아낼 뿐이었다.
이성을 보는 남과 여 남자가 남자를 보고 여자가 여자를 보는 것은 그냥 실용적으로 보는 것이고, 남자가 여자, 여자가 남자를 보는 눈은 성적(性的)인 대상으로 봐 같은 사람이라도 동성과 이성이 보는 것이 서로 다르다. 그래서 여자가 맘에 드는, 아는 여자를 남자에게 소개해도 거의 90% 이상은 그 남자가 실망하게 되는 것이다. 같은 동성인 여자에게 그 여자는 참 괜찮은 사람이지만 남자는 대개는 끌리지 않는다. 같은 사람으로선 그 여자처럼 좋은 사람이지만 이성(異性)으로선 아닌 것이다. 이성 간에 서로 성적인 매력이 일단은 있어야 그 관계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다. 평소 꿈꾼 자기 이상형(理想型)에 가까우면 더 금방 빠지고. 거기다가 대개의 여자는 자기 위의 여자는 잘 인정 안 하거나 무시해 버리기 때문에 남자에게 끌릴 것 같은 여자를 동물적으로 감지해 남자에게 대개는 소개를 잘 안 한다. 그 남자가 호감 가는 남자라면 더더욱. 소개해 주는 여자는 객관적으로 대개는 자기보다 안 섹시하거나 안 예쁜 여자가 대부분이다. 그냥 평범한 여자이거나 좀 귀엽기만 하다. 한 마디로 성적 매력이 없는 여자다. 여자는 남자가 자기와 과연 키스할 수 있나, 상상해 보고 남자는 그 여자가 자기가 생각하기에 섹시한가, 하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여자도 그렇지만, 남자는 더 솔직히 그 여자와 섹스하고 싶은가로 판단한다. 남자의 말이나 여자를 향한 모든 행동은 그 여자와 섹스하는 게 최종 목적이다.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남자는 번식 본능이 있어 그런 것이다. 따라서 비록 그 여자와 섹스가 목적이고 그게 나중에 변할 수도 있지만, 그 당시 그 여자를 향한 말이나 행동은 거짓이 아니다. 남자는 여자가 자기 맘에 들면 자꾸 칭찬한다. 영혼 없는 칭찬이 아니라 진짜 속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이다. 그러니 여자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그 여자가 별로인 남자에겐 모르겠으나, 그 남자에겐 그게 솔직한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래서 여자가 예쁘면 모든 게 용서가 된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남자는 번식 본능이 있어 덮어놓고 섹스가 목적이지만 여자는 생존이 본능이다. 남자를 보고, 그가 자신을 지키고 자신이 낳은 새끼를 보호할 수 있나, 판단한다. 자신과 새끼를 버리고 도망가지 않을까 걱정한다. 이래서 여자가 나이를 먹어 인생을 어느 정도 알수록 두루 무난한 남자를 선택하지, 큰 장점에도 불구하고 큰 하자(瑕疵) 있는 남자를 꺼리는 것이다. 갑부(甲富)지만 폭언이나 폭행하는 남자를 경계하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의 성적인 어필이 자신에게 먹힌다고 해도 바로 선택하지 않는다. 다른 것도 요리조리 재면서 과연 그가 믿을 수 있고 자신을 안심시키는 남자인지 지켜보며 살핀다. 그러나 여자도 사람인지라 그 남자가 성적으로 전혀 안 끌리면 자기 생각 범위에서 지워 버린다. 여자는 남자를 키스 대상으로 생각해야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남자와 키스했을 때 로맨틱한가, 하는 것으로 그 남자를 이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니면 자기 타입이 아니라고 거절한다. 남자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고백하면 과연 그 남자와 키스했을 때 어떨지를 떠올린다고 한다. 이걸 통과해야 고백을 허락한다고 한다. 남녀 간엔 사회에서 실용적인가 하는 것이 아니라 성적으로 서로 끌려야 하는 것이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포인트인 것만은 틀림없다. 남녀 ● 남녀가 동성과 이성을 보는 눈이 서로 다르다. ● 남자는 번식 본능이, 여자는 생존 본능이 있다. ● 그렇지만 둘 다 인간인지라 자신에게 그 이성이 끌려야 한다.
유화는 자기도 모르게 정신을 잃었다.
하지만 유화는 자신이 본 것이 결코 환상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화장실에서 욕을 실컷 한다. 이 책에 오늘도 어제 안 한 것 같아 여섯 번 감사의 절을 올렸다. 책에 감사의 절을 하는 것이다. 드라마에서 배신한 애인이 준 반지 같은 것을 변기에 버리는데 이것도 못하게 해야 한다. 음주운전이나 안전벨트 매는 것처럼 의무 사항으로 정해야 한다. 다 환경 오염이다. 너도 나도 다 변기에 버리면 어쩌자는 거냐?
다 자기 기질대로 중 기질로 태어나 속세에서 살지 못하는 것하고 같다. 일반인에게 아무리 깨닫고 어리석게 살지 말라고 해도 중 기질이 아니라서 그게 안 된다. 그러니 서로 말해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냥 그대로 살게 주는 게 최선이다. 무당하고 일반인하고 바꾸기도 불가능하고, 연예인이 거길 벗어나라고 해도 안 되는 것이다. 역할이 안 들어와도 항상 연예계 생각을 하며 평생 그런 식으로 미련을 두고 살다 가는 게 인생이다.
나는 대단한 기질주의자다.
일본이 더 전통적이다 일본은 뭔가 통일된 게 있다. 삭막한 시멘트도 일본은 전부 좀 오래된 것처럼 검정 빛깔의 회색이다. 이게 어딜 가나 있다. 그러나 한국은 너무 자주 바뀌고 환하기만 하다. 뭔가 천박한 감이 없는 게 아니다. 기준 없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바뀌기만 한다. 그저 유행 따라.
"아무리 화가 나도 왜 그런 욕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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