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나가

D-29
이해 말고 넘어가자 작가가 혼자 자기 세계에 빠져 그냥 하는 소리를 독자는 무슨 소리인지 대개는 모른다. 한 5% 정도 알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그냥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떠오르는 순간 갑자기 적은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해 안 가는 구절은 그냥 넘어가는 게 정신 건강에 좋을 수 있다.
나눔의 기쁨 예전에, 시골에서 시루떡을 하면 이웃에 돌렸다. 예상치도 못했는데 이웃에서 떡을 가져오면 그게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그 생각을 하고 우리도 떡을 하면, “그 집도 좀 가져다주지.” 하고 부모께 여쭌다. 심지어 외양간에도 두고 와 소와도 나누어 먹었다. 우리 동네는 예전에 ‘거북이 놀이’를 추석에 했는데, 수수를 엮어 몸에 두르고 논흙으로 얼굴에 검정을 칠해 집집이 돌며-큰 마당에서-신명 나게 한바탕 놀고 고기와 떡과 술을 얻어 뒷동산에 올라 실컷 먹고 마시며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밤새워 놀았다. 이런 게 다 나눔의 기쁨 아니겠나. 진정으로 나눔의 기쁨을 누리려면 주고도 받을 생각을 말아야 할 것 같다. 내가 주었으니까 꼭 되돌려받거나 “이 마음 알아주겠지.”하고 크게 기대하면 크게 실망하게 되어 있다. 그냥 기부(寄附)하는 셈 치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과 중동 전쟁고아들을 돕는 심정으로. 그게 어려우면 안 받아도 서운하지 않을 만큼만 주는 것이다. 주고 아예 잊어버리는 것이다. 까맣게 잊었다가 뜻밖에 그가 찾아와 “지난번엔 참 고마웠어요.”라며 이자까지 쳐서 주면, 공돈이 생긴 것처럼 그렇게 기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게 진정 나눔의 기쁨 아니겠나. 누가 찾아오면 먹을 것부터 내놓고 반가운 손님에게-입에 발린 이런저런 소리 하는 것보다- 음식을 정성껏 차려주면 받는 사람도 극진한 대접을 받은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절로 일 것이다. 나중에라도 그를 생각하면 대접받은 것이 떠오르게 되어 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이런 식으로라도 내 마음을 표하면 그것 또한 나눔의 기쁨 아니겠나. 경사보단 애사를 챙기랬다고 평소 나와 친한 줄 알았는데 부모상을 당했는데도 그가 모른척하면 그게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건 주고 잊어버리라는 말과 다른 것이다. 인간이 세상에 나와 관혼상제(冠婚喪祭),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질서에서 자신의 굵은 마디를, 남이 기억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아등바등 지지고 볶으며 살다가 가는, 세파(世波) 속의 한 인간에게 이런 걸 빼면 뭐가 남겠는가. 받아서 맛이 아니라 그가 평소 나를 그렇게밖에 생각 못 했다는 것 같아서 그게 서운한 것이다. 기억의 차이에서 인간의 친밀도가 가늠된다. 그러면 그가 막상 애사(哀事)를 당해도 그 서운함이 그때까지 앙금이 남아 부조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친할수록 경우(境遇)와 도리를 지켜야 한다. 그렇지만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내게 잊지 않고 부조(扶助)하면 그게 그렇게 또 고마울 수가 없는 것이다. 속물(俗物) 같아도 인간인지라 할 수 없는 일이고, 그것 또한, 세상 속에서 나눔의 기쁨 아니겠나.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친하다고 해서 그도 나와 친한 것도 아닐 수 있고 안 친하다고 생각한 사람이 나를 더 생각해 친해지고 싶어 그때까지도 나를 기억할 수도 있다는, 세상의 이치를. 그게 딱 일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거. 뭐든 나를 기준으로 생각할 건 아니라는 거. 나눔의 기쁨 ● 예전 시골에서의 나눔의 기쁨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 아예 받을 생각을 말고 기부 하듯이 주고 잊어버리자. ● 만나면 먹을 것부터 내놓는 것과 음식 대접은 사람의 마음에 깊이 각인된다. ● 애사에서의 부조는 평소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보이는 것 같다. 인간적인 나눔의 기쁨이라 속물 같아도 어쩔 수 없다. 이것으로 마음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람들 사이의 마음이 서로 일치하는 경우는 잘 없다는 것을 알아야.
이번 지반 선거 나온 거 보면 문재인이 이재명보다 인기는 더 많았다.
형용이 점점 목소리를 키우며 유화를 원망하자 유화는 아이들 눈치를 보며 그만하자는 의미로 형용에게 미소 지었다.
겁먹은 아이들은 형용을 피해 유화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여기 너무 이상해.
봐봐.
여긴 정말 터가 이상하다니까.
음식을 팔면 안 돼. 여보.
유화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여자는 극단보단 대부분 상식선에서 해결하려고 한다. 특히 자기 자식이 있으면.
여기서 자리 잡고 성공할 때까지 절대 못 떠난다고!
분명 사람의 얼굴인데 그 기운은 결코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남자의 눈동자에는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
아니,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직접 울려 퍼지는 소리 같았다.
신유화가 주인공이고 가장 상식적인 사람 같은데-아마도 자식들이 있어 그럴 것이다-헛것이 보이고 마음도 약하다. 그냥 일반인을 대변하는 여자 같다.
잘못 보았나 싶어 눈을 감았다 뜨자 이번에 팔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남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가족도 독립해 떨어져 살아야 더 사이가 좋아진다.
그러자 갑자기 유화의 온몸에 한기가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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