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나가

D-29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로 유화는 그 자리에서 의식을 잃었다.
뭔데 자꾸 왜 일본어를 쓰나.
내가 먼저 쓰고 그 제목으로 AI 에게 물으니 많은 차이가 난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글에 AI를 참고하면 내 글이 AI가 쓴 글과 비슷해진다. 그러면 강남에서 성형해 비슷한 얼굴을 가진 여자와 비슷해지는 것이다.
AI와 다른 글 솔직히 베스트셀러는 AI가 쓴 글과 비슷할 것 같다. 어디서 많이 본 글. AI도 그런 베스트셀러를 곧잘 인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난한 글이나 사람들이 부담 없이 읽고 남에게 추천도 서슴없이 하는 책은 AI가 쓴 글과 솔직히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고 지당하신 말씀을 하는 글은 AI가 쓴 것과 같을 수밖에 없다. 그럼, 아닌 건. 가장 개인적인 글만이 AI 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이는 생각이나 느낌, 막 떠오르는 영감, 그런 건 AI가 쓴 글하고 분명히 다를 것이다. AI가 나까지, 나 한 개인을 파악할 순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방금 꾼 꿈 내용도 AI가 흉내 내기 힘들 것이다. 개인적인 글이 AI가 흉내 못 내는 가장 독창적이고 세상에 유일할 자신만의 글이지 않을까. 나만 경험한 내 글을 써야 한다.
해령이 꼭 신명 영화의 김건희 같다.
옆 침대에 누운 여자가 인상을 찌푸리며 계속 울리는 핸드폰을 가리켰다.
내키진 않았지만 유화가 이 자리에서 해령을 밀어낼 명분도, 여유도 없었다.
그분은 탐욕이 없어서 그 땅을 지켜줄 수 있다고 했어요.
"소라 씨, 오늘 정말 감사해요."
"고마워요, 소라 씨.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아무리 AI 시대에 책을 우습게 보고 글 쓰기를 AI가 대신해 글쓰기를 우습게 봐도 글쓰기를 멈추면 안 된다. 사람이 쓴 글은 그만의 기운이 있다.
머그잔 속 커피가 요동치자 입술까지 가져갔던 커피를 결국 마시지 못하고 그대로 내려놓았다.
여자들이 왜, 점이나 무당, 그리고 기독교 같은 종교에 더 왜 현혹될까. 이걸 연구하는 사람은 없나. 분명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남녀 평등시대라 꺼리는 건가.
여자는 자기에게 뭔가 잘 설명해 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 사람은 죽은 사람을 불러내요.
완전히 반해 빠진 여자가 아니면 자기 집을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가는 남편은 많지 않다. 갔더라도 대개는 다시 가정으로 돌아온다. 귀속 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해령이 감히 헤집어 놓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니었다.
자신의 전화를 이렇게까지 거부하는 걸 보니, 유화는 이미 다른 세계로 건나간 듯했다.
배경 지식이 없으면 지금의 현상을 잘 이해하기 힘들다.
유화를 보자마자 자신 몰래 무슨 일을 꾸미고 다니는지 반드시 따져 물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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