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

D-29
stella15님의 대화: 향팔님도 그런 일을 겪었군요. 예전엔 주연료가 연탄이고 보면 그런 일이 심심찮게 발생하곤 했죠. 신문에 연탄가스 사망 사고 보도도 많았고. 이 일산화탄소란게 냄새가 없어서. 저 어렸을 때 저희 집에서 일하던 언니가 겨울 낮에 춥다고 부엌문을 꼭 닫고 일하다 갑자기 조용해서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불과 1, 2분전만 하더라도 쫑알쫑알 떠들었는데 말입니다. 보니까 바닥에 쓰러져 있더군요. 엄마가 재빨리 안방에 눕히고 김치국물 퍼먹이고 낮이라 다행이지 정말 아찔했죠. 근데 정말 김치국물이나 동치미가 일산화 중독에 효과가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물론 병원에선 큰일 날 것처럼 말하는데 민간에선 흔히 쓰는 방법이었잖아요. 암튼 큰일 날뻔했네요. 다행입니다.
네, 흡입한 양이 그리 많지 않았나봐요. 그때 한 방에서 저랑 같이 주무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는 병원에 실려가셨지만 다행히 별 탈 없이 퇴원하셨거든요. 저는 의식이 있어서 그랬는지 병원에 안 실려가고 그냥 동치미로 버텼고요. 그게 효과는 그닥 없을 것 같긴 한데요.
YG님의 대화: 뒷얘기를 추가하자면, 목포 교도소에서 총살 직전에 "강 아무개 동지 아닌가?" 하면서 누군가가 반갑게 일으켜 세우더래요. 알고 봤더니, 흥남비료공장 노동조합위원장. 흥남비료공장에서는 노동조합 친화적인 열심히 일하는 10대 청년으로 각인되었었나 봅니다. 그 노동조합위원장이 당 간부로 목포까지 내려왔다가 할아버지를 우연히 보게 된 것이죠! (정말 영화 같은 장면이죠? 이런 일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희극적, 비극적으로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헉, 그 순간 그 우연한 만남이 아니었으면… 생각하기도 무섭습니다 ㅠㅠ 할아버님의 삶이 정말 역사 그 자체네요.
도롱님의 대화: 서문부터 고모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글이 매우 흡입력이 있네요. 가족 내의 여성들, 가까운 어머니와 할머니의 삶을 서술하면 어떨지 자동적으로 생각이 들어요. 책 읽다가 문득 표지가 꺼끄러워서 보니 돌 부분만 마감처리를 특별하게 하셨더라구요. 쇳돌의 느낌이 나게 하신 것 같은데 새로웠어요.
저도 오늘 처음 읽기 시작하며 책 표지의 촉감이 감각적이라 좋더라구요 검은색 표지도 그렇구요
YG님의 대화: 뒷얘기를 추가하자면, 목포 교도소에서 총살 직전에 "강 아무개 동지 아닌가?" 하면서 누군가가 반갑게 일으켜 세우더래요. 알고 봤더니, 흥남비료공장 노동조합위원장. 흥남비료공장에서는 노동조합 친화적인 열심히 일하는 10대 청년으로 각인되었었나 봅니다. 그 노동조합위원장이 당 간부로 목포까지 내려왔다가 할아버지를 우연히 보게 된 것이죠! (정말 영화 같은 장면이죠? 이런 일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희극적, 비극적으로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와 영화같은 이야기네요. 저는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의 베트남 참전과 관련된 영화같은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기억에 나는데. 언젠가 정리해보고 싶기는 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는 가깝지 않아서 그닥 많은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는데 80중반의 시어머니 (대둔산 밑자락)의 어린시절과 전후 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어서. 개인의 한맺힌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95프로. 지겨울 때도 있지만 물어보고 기억해 놓는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향팔님의 문장 수집: "김원일과 이문열 외에도 1941년생 이문구, 1947년생 김성동 등이 연좌제로 좌절된 현실의 통로를 문학에서 찾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문학이 탈출구였다고 말한다. 문학이 탈출구가 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80년대 이분들 대단했죠. 뭐 굳이 말해서 그 덕분에 걸출한 문인의 탄생과 문단의 축복을 누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연좌제가 뭔지 첨 알았을 때 그 생경함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그런 법이 있다니.
stella15님의 대화: 80년대 이분들 대단했죠. 뭐 굳이 말해서 그 덕분에 걸출한 문인의 탄생과 문단의 축복을 누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연좌제가 뭔지 첨 알았을 때 그 생경함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그런 법이 있다니.
책에서도 언급되듯 예전에는 정말 <난쏘공>이랑 <사람의 아들>이 없는 집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이문열 삼국지>도요.) 그런데도 저는 이문열 작품을 단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도 초딩 때 선생님이 틀어주신 비디오로만 본 기억이 있어요.) 가끔 그런 얘기 나올 때마다 남자친구가 ‘정말 책 좋아하는 인간 맞아?’ 하는 눈으로 저를 쳐다보곤 하지요 ㅎㅎ 그래서 <사람의 아들>은 꼭 읽으려고 합니다. 요즘 이문구 작품에도 관심이 가더라고요. <관촌수필> 읽어보고 싶어요.
향팔님의 대화: 책에서도 언급되듯 예전에는 정말 <난쏘공>이랑 <사람의 아들>이 없는 집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이문열 삼국지>도요.) 그런데도 저는 이문열 작품을 단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도 초딩 때 선생님이 틀어주신 비디오로만 본 기억이 있어요.) 가끔 그런 얘기 나올 때마다 남자친구가 ‘정말 책 좋아하는 인간 맞아?’ 하는 눈으로 저를 쳐다보곤 하지요 ㅎㅎ 그래서 <사람의 아들>은 꼭 읽으려고 합니다. 요즘 이문구 작품에도 관심이 가더라고요. <관촌수필> 읽어보고 싶어요.
ㅎㅎ 저도 말씀하신 책 정작 인기 절정일 때 안 읽고 한풀 꺾일 때 읽었네요. 뭐가 그리 유명하단 말인가 해서. 특히 <사람의 아들>은 기독교 서적인 줄 알고 기독교 서점 가서 찾았더니 주인이 그런 책도 있나 미간 찡그려가며 함께 있는 사람들과 심각하게 얘기를 주고 받던 기억이 나네요. 자칫 왜 그 책을 여기서 찾는가 썩소를 날릴 수도 있었는데 말이여요. ㅋㅋ(제가 말했나요? 암튼. ㅎ) 그 길로 단골서점에 가서 사서 읽었는데 안 읽었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어요. 굉장히 잘 쓴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기독교에선 비판을 하더라고요. 예수님의 인성을 왜곡시켰다고. 그런 책이 또 하나가 있는데 노먼 메일러의 <예수의 일기>라는 책이 있죠. 저는 이 책 기독교 문학인 줄 알고 사서 읽었거든요. 예수님을 1인칭 일기로 쓴 말하자면 사복음서를 재해석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누가 예수님을 왜곡시켰다고 비판을 하더군요. 그런 책이 몇권 있긴 하죠? 니코스 카잔차키스도 있고. (아, 니코스의 책은 안 읽었습니다.) 하여간 작가들이란. ㅋㅋ 하긴 작가는 신학자가 아니니까요.
예수의 일기이 소설의 화자는 바로 '예수', 그 자신이다. 그는 열정적이면서도 단정한 목소리로 자신의 지난 날을 술회한다. 젊고 생기 가득한 청년 예수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책이다. 지은이는 퓰리처상을 두번이나 받은 인물이며, 소설가와 목사로 활동 중인 조성기씨가 번역을 맡았다.
책표지의 질감 뿐 아니라 종이의 질감도 다르네요 부드러고 책장 넘기는 느낌이 실키 하달가요 고급 종이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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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한강”에 연좌제로 삶의 길이 막히는 주인공 형제가 나오는데 오늘 분량 읽으니 이 소설 생각이 많이 나네요. 정말 지독하게도 인생길 막아놓던데, 실제 당사자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감히 상상도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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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조정래 “한강”에 연좌제로 삶의 길이 막히는 주인공 형제가 나오는데 오늘 분량 읽으니 이 소설 생각이 많이 나네요. 정말 지독하게도 인생길 막아놓던데, 실제 당사자들의 삶이 어떠했을지 감히 상상도 안되네요
그런데 “한강”에 나오는 연좌제로 삶이 막힌 주인공들도 이라영 작가의 지적대로 ‘중산층이 되지 못한 지식인 남성’이군요.
YG님의 대화: 뒷얘기를 추가하자면, 목포 교도소에서 총살 직전에 "강 아무개 동지 아닌가?" 하면서 누군가가 반갑게 일으켜 세우더래요. 알고 봤더니, 흥남비료공장 노동조합위원장. 흥남비료공장에서는 노동조합 친화적인 열심히 일하는 10대 청년으로 각인되었었나 봅니다. 그 노동조합위원장이 당 간부로 목포까지 내려왔다가 할아버지를 우연히 보게 된 것이죠! (정말 영화 같은 장면이죠? 이런 일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희극적, 비극적으로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정말이지 한 편의 영화같은 서사입니다..!
향팔님의 대화: 6장 읽으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슬프네요. <단장의 미아리고개>는 어릴 때 <삼태기 메들리>를 듣다가 알게 된 곡인데 가사가 너무 슬퍼서 가슴에 콕 박히더라고요. “철사줄로 두손 꽁꽁 묶인 채로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단장의 미아리고개> 노래는 모르고 제목만 아는데 이런 사연이 담긴 곡이었다니..!!
YG님의 대화: 뒷얘기를 추가하자면, 목포 교도소에서 총살 직전에 "강 아무개 동지 아닌가?" 하면서 누군가가 반갑게 일으켜 세우더래요. 알고 봤더니, 흥남비료공장 노동조합위원장. 흥남비료공장에서는 노동조합 친화적인 열심히 일하는 10대 청년으로 각인되었었나 봅니다. 그 노동조합위원장이 당 간부로 목포까지 내려왔다가 할아버지를 우연히 보게 된 것이죠! (정말 영화 같은 장면이죠? 이런 일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희극적, 비극적으로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세상에.. 너무 놀랍습니다. 정말 영화가 따로 없네요. 할아버님 무사하셔서 다행이고요. 과장이 많다는 할아버지 말씀 의미심장하네요. 채록 못한 것 저까지 안타깝고요. 흥남비료공장은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아버지가 다닌 곳으로 추정되는 곳이고, 문재인 대통령 아버님이 흥남시청 비료계장을 지냈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요. 신파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국제시장은 여러 번 봤습니다. 그 시절 다들 어떻게 견디고 살아냈을까요..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그런데 “한강”에 나오는 연좌제로 삶이 막힌 주인공들도 이라영 작가의 지적대로 ‘중산층이 되지 못한 지식인 남성’이군요.
오, 그러게요. 저도 조정래 <한강> 생각나더라고요. (그 책은 읽다 말긴 했지만…) 극적인 요소가 있는, 일부 지식인 남성의 서사가 역사를 과잉 점유한다는 이라영 선생님의 표현이 와닿았어요.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재밌네요. 어제 책표지의 질감에 대해 이야기했었는데요. 오늘 다시 보니 옵시디언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검은 옵시디언.....
향팔님의 대화: 책에서도 언급되듯 예전에는 정말 <난쏘공>이랑 <사람의 아들>이 없는 집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이문열 삼국지>도요.) 그런데도 저는 이문열 작품을 단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도 초딩 때 선생님이 틀어주신 비디오로만 본 기억이 있어요.) 가끔 그런 얘기 나올 때마다 남자친구가 ‘정말 책 좋아하는 인간 맞아?’ 하는 눈으로 저를 쳐다보곤 하지요 ㅎㅎ 그래서 <사람의 아들>은 꼭 읽으려고 합니다. 요즘 이문구 작품에도 관심이 가더라고요. <관촌수필> 읽어보고 싶어요.
저도 이문열 작품에 대해서는 단편적으로 접했던 기억이 있어요. 오히려 황석영 선생님 작품들은 꾸준히 읽었는데, 이문열작가와 결이 다를가요?
장소의 변화가 담긴다. 노동자들의 목소리에는 그들의 생각과 감정이 숨어 있다. 노동자의 입과 노동자의 발을 따라갔다.3% 나의 기억과 타인의 기억, 지역 향토사로 정리된 자료, 지역 언론, 관련 논문, 문학 및 예술 작품을 바탕으로 지역 특정 직업군의 노동이동사를 부족하게나마 정리하고자 한다. 힘든 일이지만 광산은 남성만이 아니라 지역의 여성들에게도 돈을 벌기 위해 다른 도시로 떠나지 않고 제 집에서 출퇴근하며 월급 받을 수 있는 일자리였다. 여성들은 선광장에서 일하다가 광산에서 남자를 만나 결혼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여자들은 결혼 전까지만 일했다. 광산은 남편이 없는 여성이나 결혼하지 않은 젊은 여성의 일자리였다. 6% 여성 노동자의 멋 부리기는 노동자로서 보호색이며 동시에 자유로운 자기 표현의 양식이었다. 7% 공장노동자의 수기를 보면 이 여성 노동자들의 멋 부리기에는 사회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행위가 숨겨져 있다. 여성 노동자의 멋은 일종의 사회적 보호색이다. 광산에서 일하는 여성들에 대해서도 “선광장에서 일하는 여자 노동자는 멋을 부리기 위해 작업복을 다려 입고 화장을 예쁘게”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멋쟁이 여자 광부”라 부른다.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외모에 신경을 썼던 것으로 보인다. 7%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1970년대에는 가출녀성계몽운동이 있을 정도로 10~20대 여성들의 가출이 빈번했다. 가출은 당시 노동계층 여성들이 가부장제는 물론이고 좁은 지역에서 벗어난 경제활동을 하며 새로운 인생을 꾸리는 방식이었다. 희망을 품고 용기 있게 떠나지만 도시의 삶도 결코 쉽지 않아 금숙과 미영처럼 돌아오곤 한다. 8%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비국민 혹은 반국민으로 낙인찍힌 연좌제 피해자는 가족과의 단절을 적극적으로 지향해야 국민이 될 수 있다. 실종을 사망으로 바꾸는 것은 할아버지가 빨갱이가 아니었다는 것을 말해주진 못하지만 적어도 ‘빨갱이’는 죽었으므로 더 이상 그 빨갱이와 만날 일이 없다는 것은 증명할 수 있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빨갱이 혹은 빨갱이 가족이라고 낙인찍혀 감시받는 부당한 차별, 직업 선택의 자유를 빼앗기는 인권침해 등에 초점이 맞춰지기보다 똑똑하고 뛰어난 사람이 그 능력을 펼치지 못한 억울함에 더 기울어 있다. 문학에서 연좌제는 중산층이거나 혹은 〈흐름 속에서〉처럼 가난한 학생이더라도 학업이 우수한 남성이 사회에서 제 뜻을 펼치지 못한 채 배제되고 그로 인한 개인의 고뇌를 드러내는 장치로 주로 다뤄진다. 대접받을 능력이 있음에도 마땅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이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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