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연탄가스 중독은 요즘 생각하면 참 무서운 일인데 당시에는 동치미로 버티거나 또는 저승사자 잠깐 만나고 왔다는 식의 희화화해서 큰 심각성을 느끼지는 못했던 건 같습니다. ^^;;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
D-29

거북별85

borumis
어머나 큰일 날 뻔 했네요.. 의외로 많이 있었네요.. 그나저나 동치미 국물은 도대체..? 어떤 과학적 근거가 있는 건 아니겠죠. 그래도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거북별85
전 가스를 마신 적은 없지만 예전에는 누구나 어지럼증은 느낀 적이 있지는 않았을까 싶네요...ㅜㅜ 예전 뉴스에서는 지금의 급발진 교통사고처럼 연탄가스 중독의 비극이 일상적인 뉴스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어떤 사건들이 미래에는 놀라운 뉴스로 남을까요???

향팔
“ 김원일과 이문열 외에도 1941년생 이문구, 1947년생 김성동 등이 연좌제로 좌절된 현실의 통로를 문학에서 찾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문학이 탈출구였다고 말한다. 문학이 탈출구가 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13쪽,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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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15
80년대 이분들 대단했죠. 뭐 굳이 말해서 그 덕분에 걸출한 문인의 탄생과 문단의 축복을 누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연좌제가 뭔지 첨 알았을 때 그 생경함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나라에 그런 법이 있다니.

향팔
책에서도 언급되듯 예전에는 정말 <난쏘공>이랑 <사람의 아들>이 없는 집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이문열 삼국지>도요.)
그런데도 저는 이문열 작품을 단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도 초딩 때 선생님이 틀어주신 비디오로만 본 기억이 있어요.) 가끔 그런 얘기 나올 때마다 남자친구가 ‘정말 책 좋아하는 인간 맞아?’ 하는 눈으로 저를 쳐다보곤 하지요 ㅎㅎ 그래서 <사람의 아들>은 꼭 읽으려고 합니다.
요즘 이문구 작품에도 관심이 가더라고요. <관촌수필> 읽어보고 싶어요.

stella15
ㅎㅎ 저도 말씀하신 책 정작 인기 절정일 때 안 읽고 한풀 꺾일 때 읽었네요. 뭐가 그리 유명하단 말인가 해서. 특히 <사람의 아들>은 기독교 서적인 줄 알고 기독교 서점 가서 찾았더니 주인이 그런 책도 있나 미간 찡그려가며 함께 있는 사람들과 심각하게 얘기를 주고 받던 기억이 나네요. 자칫 왜 그 책을 여기서 찾는가 썩소를 날릴 수도 있었는데 말이여요. ㅋㅋ(제가 말했나요? 암튼. ㅎ) 그 길로 단골서점에 가서 사서 읽었는데 안 읽었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어요. 굉장히 잘 쓴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기독교에선 비판을 하더라고요. 예수님의 인성을 왜곡시켰다고.
그런 책이 또 하나가 있는데 노먼 메일러의 <예수의 일기>라는 책이 있죠. 저는 이 책 기독교 문학인 줄 알고 사서 읽었거든요. 예수님을 1인칭 일기로 쓴 말하자면 사복음서를 재해석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누가 예수님을 왜곡시켰다고 비판을 하더군요. 그런 책이 몇권 있긴 하죠? 니코스 카잔차키스도 있고. (아, 니코스의 책은 안 읽었습니다.) 하여간 작가들이란. ㅋㅋ 하긴 작가는 신학자가 아니니까요.

예수의 일기이 소설의 화자는 바로 '예수', 그 자신이다. 그는 열정적이면서도 단정한 목소리로 자신의 지난 날을 술회한다. 젊고 생기 가득한 청년 예수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책이다. 지은이는 퓰리처상을 두번이나 받은 인물이며, 소설가와 목사로 활동 중인 조성기씨가 번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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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오구
저도 이문열 작품에 대해서는 단편적으로 접했던 기억이 있어요. 오히려 황석영 선생님 작품들은 꾸준히 읽었는데, 이문열작가와 결이 다를가요?

YG
@오구오구 네, 결이 참 다른 작가이죠. 일단 두 작가는 출생 연도와 집안 배경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황석영 작가는 1943년생으로 초등학교 때 한국 전쟁을, 10대 때 전후의 혼란기를 온몸으로 겪었습니다. 1962년 고등학교를 자퇴한 해 11월, 단편 「입석 부근」이 <사상계>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면서 등단했죠. 이후 1966년부터 1969년까지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이문열 작가는 1948년생이라 한국 전쟁과 전후의 혼란기를 영유아기로 보냈습니다. (참고로 스티븐 킹이 1947년생, 무라카미 하루키가 1949년 1월생이니 이들과 동년배 작가인 셈입니다.) 이문열 작가 역시 1966년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2년 남짓 부산에서 방황하는 청소년기를 보내다가, 1968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역시 끝내 중퇴하게 되는데, 월북한 아버지를 둔 탓에 ‘연좌제’에 묶여 어차피 출세할 수 없는 삶이라는 좌절감이 컸을 겁니다. 그러다 1979년(만 31세)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새하곡」이 당선되며 중앙 문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0대에 '소년 급제'한 황석영 작가와 비교하면 데뷔가 꽤 늦은 편이었죠. 하지만 같은 해 곧바로 『사람의 아들』(1979)을 발표하며 문단과 대중의 주목을 동시에 받는 인기 작가 반열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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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는 이미 이 시점에 대체 불가능한 스타였습니다. 특히 「객지」(1971), 「삼포 가는 길」(1973) 같은 리얼리즘 중단편은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지요. 저 역시 황석영 작가가 1970년대에 발표한 중단편들은 지금도 가끔 찾아 읽을 정도로 애정합니다. 이 단편들에는 그가 20대 시절 일용직 노동 등을 전전하며 몸으로 체화한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반면 이문열 작가는 대중적인 ‘관념 소설’ 혹은 ‘사변 소설’, 그리고 ‘지식인 소설’이 장기였습니다. 『사람의 아들』만 해도 인간 존재의 근원, 신의 존재 이유, 절대적 자유와 고통 같은 형이상학적 주제를 정면으로 건드렸으니까요. 이후 주목받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87) 역시 권력과 대중의 속성을 성장 소설의 틀을 빌려 쓴 작품이고요.
여기에 더해 이문열 작가는 월북한 아버지와 연좌제라는 굴레, 그 안에서 방황하는 아들의 정체성을 ‘지식인 소설’의 형식으로 집요하게 변주해 왔습니다. 대하소설 『영웅시대』(1984)와 『변경』(전 12권)이 대표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영웅시대』는 흥미롭게 읽었지만, 『변경』은 읽다가 중도 하차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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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는 1989년 평양 방문 이후 옥고를 치르고 나와 발표한 『오래된 정원』(2000) 『손님』(2001)부터 최근의 『철도원 삼대』(2020)에 이르기까지, 2000년대 이후에는 주로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궤적을 배경에 깔고서 (세계 무대 쉽게 말하면 노벨 문학상을 염두에 둔) 다양한 형식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문열 작가는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보수 이데올로그의 대표 작가로 각인되면서 발표하는 작품도 시원치 않아졌고, 좋은 작품을 쓰더라도 독자와 만나는 접점이 좁아진 듯해요. 저는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1998) 같은 단편은 아주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도 2000년대 이후에는 이문열 작가의 소설을 따로 챙겨 읽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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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언급했듯이, 개인적으로는 1970년대에 황석영 작가가 발표한 단편을 좋아합니다. 2000년대 이후의 장편은 시간이 지날수록 제 문학적 감각과는 조금 거리가 생기는 듯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이젠 그만 노벨 문학상 집착을 내려놓으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문열 작가의 작품 중에는 몇 편의 중단편, 그리고 무엇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입학 전에 읽었던 『젊은 날의 초상』(1981)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수없이 이사를 다니면서도 버리지 않고서 챙겨 온 청춘 소설입니다. 「하구」 「우리 기쁜 젊은 날」 「그해 겨울」 세 편의 중편을 묶어서 펴낸 책입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10대 후반, 20대 초반이었던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녹여 쓴 소설이죠. 오래전에 읽고서 다시 펼쳐보진 않았지만, 처음 읽었을 때의 강렬했던 감정이 각인돼 있어서 계속 소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민음사 판으로 가지고 있는데, 지금은 출판사를 옮겨 나오는 것 같더군요. 다시 읽어도 그때만큼 좋을지는 모르겠습니다. :)

삼포 가는 길한국문학의 살아 있는 거장 황석영의 중단편전집이 새로이 출간되었다. 처음 출간된 지 20년이 지난 중단편전집의 체재와 표기 등을 가다듬고, 장정을 새롭게 하고, 신작 「만각 스님」까지 포함해 완전한 중단편전집으로 개비한 것이다.

객지1960년대 후반 바닷가 간척공사 현장을 배경으로 저임금과 부당한 처우에 시달리던 떠돌이 노동자들이 쟁의를 일으키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해방 이후 한국사회에서 노동자 쟁의의 현장을 최초로 형상화해 1970, 80년대 노동소설의 선구로 평가받는 소설이다.

젊은 날의 초상작가 이문열이 "이 책처럼 내 삶과 밀착된 것도 드물다"고 밝힌 소설집이다. 빛과 그림자로 얼룩진 청춘, 스무 살의 고뇌와 방황을 그린 3부작 '하구', '우리 기쁜 젊은날', '그해 겨울'을 중편 '들소'와 함께 실었다.

젊은 날의 초상이문열 작가의 장편소설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책으로 1981년 첫 출간되었다. 70, 80년대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한 젊은이의 삶을 통해 자신이 꿈꿔온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무력감으로 괴로워하는 '나'의 방황과 좌절을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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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오, 그러고보니 황석영 소설도 저는 읽은 게 몇권 없네요. 어릴 때 <오래된 정원>(읽다가 말았음), <손님>(좋게 읽었음)밖에는…. 그때는 <장길산>이랑 <무기의 그늘>도 읽어보고 싶었건만 여태껏 시도조차 못했네요. YG님 글을 읽고 일단 <삼포 가는 길>, <객지>,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을 킵해 뒀어요. 감사합니다.

YG
@향팔 님, 『젊은 날의 초상』은 제가 만 19세 때 그러니까 30년 전에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꼭 꼭 꼭 기억해 주세요. :)

향팔
하하하, 네 꼭 감안하겠습니다.

꽃의요정
전 무협소설에 빠져 있던 것 때 문인 것 같은데, 고등학생 때 '임꺽정'이랑 '장길산', 그리고 조정래 작가님 책 등을 많이 읽었어요. 그 당시엔 동네 서점에 구비 되어 있던 '장길산'을 용돈 생길 때마다 한권 한권 사 모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 기억이 좋아, 지금도 아이의 책은 절대 한 질을 사준다거나 인터넷으루 주문하지 않고, 구여구여 서점에 끌고 가서 딱 한 권씩만 감질나게 사줘요.)
이문열 작가님 책은 하나도 안 읽어 봤고, 황석영 작가님 책은 '돼지꿈(단편모음집)', '바리데기', '철도원 삼대'를 읽었는데,
돼지꿈/철도원 삼대/바리데기(이 책은 비추) 순으로 좋았어요. '장길산'은 수십년 전에 읽은 거라 아주 재미있었다는 기억밖에 안 나 잘 모르겠어요;;;
요새 주변에서 자꾸 '할매'를 추천해 주시는데, 바리데기의 트라우마 땜에 읽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stella15
역시! 👍 저는 황석영 작가는 안 맞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그 분이 우리나라 문단계에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하죠. 근데 그분도 노벨문학상에 연연하셨나요? 고은 시인이 그렇다는 얘기는 들은 것 같습니다만. 근데 이제 내려놓지 않으셨나요? 그 영광이 까마득한 후배에게로 돌아갔으니. ㅋ
그 보다는 이문열 작가가 좀 충격적이긴 했죠? 2천년들어와선가? 그의 책이 불태워지는 사건 있었잖아요. 그 사건 이후 절필을 선언했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본인으로선 굉장히 충격적이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 무섭긴하죠? 그분이 세운 문학촌은 지금도 운영이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YG님께서 책도 시간의 산물이라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한때 기라성 같은 작가의 세상에 없을 작품도 지나놓고나면 큰 맘 먹지않으면 여간해서 읽는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독서에 대한 열의가 예전 같지가 않아서리. ㅠ

오구오구
아 저는 황석영 작가님
책 개밥바라기 좋았어요~

stella15
그러시군요. 저는 이문열을 좋아했습니다.^^

stella15
문단에서 안 보이는 작가가 어디 이문열 작가뿐이겠습니까? 성석제 작가도 그렇고, 회색 눈시람의 최윤 작가도 안 보이고 많죠. 황석영 작가는 나름 꽤 오랫동안 활동하셨던 거 같우데 언제부턴가 새책이 안 나오고 있죠? 그분들의 책을 읽고 안 읽고를 떠나 아쉬움이 큽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거긴한데. ㅠ

향팔
“ 순태 아빠처럼 연좌제 피해자라서 다른 일자리를 얻지 못해 광산에 왔듯이, 내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순태 아빠는 '서울 법대를 나온 천재'지만 내 아버지는 전혀 대학을 다니지 않았다. 연좌제 피해자의 박탈된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강조하는 방식이 '원래는 더 높은 곳에 있어야 마땅한 사람이 이렇게 굴러떨어졌다'로 서술되는 점은 광산을 소재로 한 소설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14쪽,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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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연좌제는 비시민화시키기이다. 국가와 정부는 권력 유지를 위해 비국민을 꾸준히 발명해낸다. 중산층 지식인 남성의 위치는 가장 안정적인 시민이다. 한편 노동계층과 여성은 원래 비시민이기에 이들의 시민되기 탈락에는 극적인 요소가 없다. 농부가 농부로 살아가고, 노동계층이 노동자로 살아가고, 여성이 여성으로 살아갈 뿐이다. 탈락된 자들은 원래 자리가 없었기에 그들의 고통과 상실은 사회문제가 되지 못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일부 지식인 남성의 서사가 역사를 과잉 점유한다. 지식인 남성은 그 위치 때문에 희생자 서사를 가지기도 쉽다. 국가폭력의 피해자가 '중산층이 되지 못한 지식인 남성' 서사로 급격히 좁아진다. 이들은 문학으로 울분을 표출하며 사회에서 지적으로 망명한 지식인의 자리를 만들어갔다.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14쪽,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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