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참들이 젊은 사람들을 술집에 데리고 다니며 술 마시는 법을 가르쳤다. 월급을 타면 술집에 많이 다녔는데 일을 같이 하던 동료가 나를 데리고 가는 거야. 그러니까 그때 나는 20살도 안됐는데 술집 여자들이 나보고 동생 동생 그러더라고. 그래서 얼마나 창피했는지 나도 남자인데. 그 형뻘 되는 사람들과 다니면서 술 마시는 법도 배웠지.”
광산노동자의 이야기에서 술은 빠지지 않는다. 월급날은 으레 술 마시는 날이다. 남성 노동자들이 밀집한 광산촌의 특별하지 않은 풍속이다. 미성년자라고 해서 술자리에서 빼주거나 혹은 술이 아닌 다른 음료를 마시게 하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만 18세 이하의 직원은 없었지만 그 이전까지는 10대 후반의 노동자들이 간혹 있었다. 이 젊은 노동자들이 모두 아버지처럼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방학 때 잠시 일용직으로 일했던 것은 아니다. 관리직이나 기술직이 아닌 광산의 생산직 노동자 가운데 고등학교를 나온 사람은 소수였다. 절반 가까운 노동자들이 국민학교만 졸업했고 그다음으로는 중학교 졸업자가 많았다. 스무 살도 안 되어 생계를 위해 광산에 들어와 정착한 노동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성인인 고참들과 어울리며 일찍부터 술을 배운다. ”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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