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님의 대화: 갑자기 생각나는 장면인데, 1987년 12월 크리스마스이브 교회 예배 때 교회 초등학생부에서 공연이 예정돼 있었어요. 재주가 없던 저는 배경처럼 리코디언을 연주하는 파트에 속해 있었는데, 평일인지 토요일인지 12월에는 매주 연습을 주 1회씩 해야 했었습니다. 12월까지도 목포는 대학생 중심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버스를 타고 가다가 시위가 너무 격렬해서 한참 버스 안에서 갇혔다가 결국 교회를 가지 못하고 돌아온 기억이 납니다. (정작 그 연주회는 기억이 전혀 안 나는데, 이렇게 오가며 시위하는 모습을 본 장면은 생생히 기억나요.)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 시절 최루탄 가스를 마셔보지 않고 시대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죠.
대학가 시위는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뚜렷하게 나타났던 것 같아요. 80년대 초중반이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금요일 밤마다 교회를 갔는데 하루는 버스를 탔는데, 버스가 오도 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갇히게 됐죠. 대학생이 대학가에서만 시위하는 게 아니더라구요. 전혀 상관이 없는 일반 동네에서도 하더라구요. 길이 뚫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40대 중후반쯤으로 보이는 아저씨 둘이 전혀 모르는 사인데도 너무 허심탄회하게 버스 바깥 상황을 보면서 대화를 주고 받더군요. 그때는 무조건 대학생들이 시위를 한다면 빨갱이 좌경화되서 저런다는 인식이 강했죠.
다행히 얼마 안 있다 길이 뚫리고 그들은 각자 갈 길을 가다 버스에서 내렸는데 그게 저에겐 좀 생경했습니다. 그날 버스 바깥에서 그런 일이 없었으면 전혀 모르고 갔을텐데 이렇게 금방 친하게 얘기를 하다니! 근데 나이 드니까 모르는 사람하고도 서로 이물없이 대화하긴 하더라구요. 어차피 한 번 얘기하고 말건데 그런 마음이랄까? 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