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

D-29
향팔님의 대화: <쇳돌> 9장 노동자신문 자료에도 이석규 열사의 이름이 보이네요. “이번에 최루탄에 의해 죽어간 거제도 옥포 대우조선 노동자 이석규동지의 죽음과 장례식에 대해 정부는 대우조선노동자들과 재야인사들을 '과격' '불순' 이니하면서 노동자의 최소한의 인간적 요구마져 살인최루탄으로 억압하고는 언론으로 하여금 눈가리고 아웅하게 하였던 것이다.” (151쪽) 참미르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에 공감이 갑니다. 우리가 1987년 6월항쟁은 알아도, 이어진 7,8,9월 노동자대투쟁은 잘 모르는 것처럼…
당시 공장, 회사 사회전반에 비민주적 분위기 많았죠. 여전히 난쏘공의 시대 연장선이었던 것같아요. 독재는 일상에까지 스며서 공장이나 회사에서 조회라며 직원들 모아놓고 사장은 아버지라는 훈시와 불량이나 실수에대한 꾸짖음 일상이었고, 중간관리자의 모욕적 언행이나 폭력도 잦았고...지금도 종종 보도되는 기사를 보면 이주노동자들에겐 비슷한 것 같습니다. 고용허가제라는 제도적 차별과 속박에 묶여있어서 인권이 매우 취약한 것 같더라고요 이라셀 화재 사망사고나 화성 에어건 가해 사건 같은 일들만 봐도...
참미르님의 대화: 당시 공장, 회사 사회전반에 비민주적 분위기 많았죠. 여전히 난쏘공의 시대 연장선이었던 것같아요. 독재는 일상에까지 스며서 공장이나 회사에서 조회라며 직원들 모아놓고 사장은 아버지라는 훈시와 불량이나 실수에대한 꾸짖음 일상이었고, 중간관리자의 모욕적 언행이나 폭력도 잦았고...지금도 종종 보도되는 기사를 보면 이주노동자들에겐 비슷한 것 같습니다. 고용허가제라는 제도적 차별과 속박에 묶여있어서 인권이 매우 취약한 것 같더라고요 이라셀 화재 사망사고나 화성 에어건 가해 사건 같은 일들만 봐도...
매일 공장 정문 앞에서 머리를 깎이고, 욕설과 구타는 예사였다고… 예전에 아래 책에서 읽었어요. 1987년 7~9월 노동자대투쟁과 그 후의 노동운동이 갖는 의미를 처음으로 알게 해준 책이네요. (한계도 참 많지만요.)
길은 복잡하지 않다 - 골리앗 전사 이갑용의 노동운동 이야기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노동운동에 대한 뼈아픈 성찰이 담긴 기록. 울산 동구 구청장을 지내고 현대중공업 해고자로 살고 있는 저자가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1984년부터 2009년에 이르기까지의 노동 운동 이야기다. 이 책은 노동 운동의 핵심에서 일해온 이만 알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진보운동과 노동운동이 왜 위기에 처해있는지를 진단한다. 그러면서 내부의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어 혁신해야 한다고 말한다.
좁은 단칸방에서 내가 보고 듣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었다. 아마 부모님은 그럴 여유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겪는 일은 좁은 물리적 환경에서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었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44쪽, 이라영 지음
나 태어나 이 강산에 노동자 되어 [중략] 아아, 다시 못올 흘러간 내 청춘. 작업복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 '서러워 마라'는 당시에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다. 아버지는 나를 바라보며 팔을 휘두르고 활기찬 표정으로 '서러워 마라'를 부른다. 무시무시한 가사가 담긴 노래를 일요일 낮에 술도 마시지 않은 맨정신으로도 열심히 불렀다. 카세트 테이프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아버지는 반복해서 따라 불렀다. 물론 노동가만 부르는 건 아니다. 배호의 〈배신자〉도 아버지의 18번이었다. 어머니는 옆에서 혀를 찬다. "누가 그렇게 배신을 했을까. 응? 누가 그렇게 배신을 해서 맨날 〈배신자〉를 불러."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45쪽,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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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자주 목격했던 문구와 들었던 목소리, 그러니까 '어용 노조 퇴출'과 '직선제'를 외치는 학생과 노동자 들의 목소리가 내 일상에 가까이 있었다. 1987년은 온통 선거 이야기였다. 대통령 선거뿐 아니라, 우리 집에서는 아버지의 선거 이야기도 계속됐다. 직선제는 눈만 뜨면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교실에서 국민학생인 아이들이 책상 위를 뛰어다니며 "대학생이 하면 대모(데모)고 우리가 하면 국모다!"라고 외치며 놀았다. 뉴스에서 보는 '독재정권 물러나라'와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 우리 집에서 듣는 직선제를 외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겹치면서 나는 막연하게나마 이 목소리들의 의미를 이해해갔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49쪽, 이라영 지음
3월의 태백은 여전히 겨울이다. 4월에도 눈이 내린다. 이런 날씨에 문과 창문을 모두 뜯어서 가족을 고통스럽게 만들 정도로 노동자 탄압은 잔인했다. 이렇게 악독한 회사에 비하면 양양광업소를 운영하는 회사는 아버지를 그저 조금 먼 곳으로 보냈을 뿐이니 상대적으로 "악독하지 않았"다고 기억할 만하다. 어쩌면 이것이 노동자를 비롯해 세상의 모든 약자들이 처한 모순된 감정일 것이다. 더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권력의 횡포를 상대적으로 '이해'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61쪽, 이라영 지음
stella15님의 대화: 어머낫! YG님한테 단 댓글이 왜 거북별님께 또 달렸는지 저도 모르겠네요. 댓글 지울려고 해도 안 되고. ㅠ 변명을 하자면 YG님께 단 댓글을 수정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초과되서 그냥 다시 올렸더니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양해바랍니다.
ㅎㅎ 괜찮습니다 저도 그믐에서 댓글 달고 급하게 일이 있어 하다보면 종종 수정기회를 놓칠때가 많답니다^^
회사는 우리 집에 광산 사람들이 드나드는지 감시했고, 아버지와 접촉한 사실이 밝혀진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었다. 날마다 우리 집에 몰려오던 '노조 인간들'이 잠시 조용해진 이유였다. 37년 후에 '노조 인간들' 중 한 사람인 이인수를 만나 나는 이 사실을 확인했다. "그때 우리 아무도 못 갔어. 감시가 있으니까. 김학진 씨가 그래서 대단한 거야. 혼자 다녀왔더라고. 그런 사람이었어."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64쪽, 이라영 지음
5장 제목에서 '진짜 일'이란 말이 턱 목에 걸리네요. 우리 사회가 유난히 '진짜일'과 임시로 하는 일, 어쩔 수 없이 잠깐 머무는 일, 피해야 할 일을 구분했고, 그럴수록 그 일들의 작업환경과 조건은 나아지지 못했고, 어떤 면에서 더 나빠지기도 했단 생각, 저의 화두였습니다. 어쩔수 없이 임시로 머무는, 피해야 할 일이 사실은 우리 삶을 떠받쳐주는 필수노동이었음에도 교육은 그 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다리를 제공하는 것에만 복무했지, 필수노동의 일터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는 걸 가르치거나 도운 적이 없지 않나... (노동의 귀함과 위계 없음, 권리에 대해 )하는 질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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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6월 10일 수요일은 11장 '양양을 떠나기'와 12장 '하숙촌'을 읽습니다. 저자 가족이 양양에 아버지를 남겨두고 강릉에 정착하고 그곳에서 하숙집을 운영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이제 10대가 된 저자가 전면에 등장하는 (드문) 장입니다. :)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오래전 지독하게 현실에서 겪은 사람의 뇌리에서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제도는 사라져도 권력은 보이지 않게 지배의 흔적을 남긴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71쪽, 이라영 지음
1988년이면 휴전된 지 무려 35년이 지난 시점인데도 양양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진짜 남한이 아니'라는 배제의 시선이 깔려 있었다. 나는 양양을 떠남으로써 '양양 사람'의 정체성을 얻었다. 수복지역 사람들을 '진짜 시민'으로 보지 않는 시선을 나 역시 경험한 셈이다. '양양하와이'는 지금은 잊혀진 말이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79쪽, 이라영 지음
노동계층에게 개천 용 신화는 절대적이었다. 자수성가라는 개념은 한 줄기 가능성의 빛이다. 현재의 굴욕과 고통을 견디게 해주는 막연한 희망이다. 개인의 노력과 의지로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면 자신의 현실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83쪽, 이라영 지음
누군가가 사회적으로 기록이 남는 싸움을 하는 동안 누군가는 그 싸움이 지속될 수 있도록 세속적인 노동을 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85쪽, 이라영 지음
사생활은 계급적 산물이다.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중산층만이 누릴 수 있는 개념이다. 노동계층은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최선을 다해 내놓아야 겨우 생계를 지탱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90쪽, 이라영 지음
참미르님의 대화: 5장 제목에서 '진짜 일'이란 말이 턱 목에 걸리네요. 우리 사회가 유난히 '진짜일'과 임시로 하는 일, 어쩔 수 없이 잠깐 머무는 일, 피해야 할 일을 구분했고, 그럴수록 그 일들의 작업환경과 조건은 나아지지 못했고, 어떤 면에서 더 나빠지기도 했단 생각, 저의 화두였습니다. 어쩔수 없이 임시로 머무는, 피해야 할 일이 사실은 우리 삶을 떠받쳐주는 필수노동이었음에도 교육은 그 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다리를 제공하는 것에만 복무했지, 필수노동의 일터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는 걸 가르치거나 도운 적이 없지 않나... (노동의 귀함과 위계 없음, 권리에 대해 )하는 질문 말입니다.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어떤 청년이 커피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고, 본인은 자기 일에 만족하는데 주변에서는 걱정을 한다고요. 언제까지 '알바'만 하고 사냐, '제대로 된 일'을 해야지, 이러면서요. 그리고 노동자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사정상 잠시 '이런 데'서 일하지만 오래 있을 사람이 아니야, 여기서 이러고 썩을 사람이 아니야 하면서 스스로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속한 사람으로 여기고, 미래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나 부자가 되어 있을 자신에게 '빙의'를 하는 거죠. 그러면 현재 내가 있는 곳의 노동 조건이나 환경을 애써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죠. 어차피 나는 나갈 거니까.
향팔님의 대화: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어떤 청년이 커피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고, 본인은 자기 일에 만족하는데 주변에서는 걱정을 한다고요. 언제까지 '알바'만 하고 사냐, '제대로 된 일'을 해야지, 이러면서요. 그리고 노동자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사정상 잠시 '이런 데'서 일하지만 오래 있을 사람이 아니야, 여기서 이러고 썩을 사람이 아니야 하면서 스스로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속한 사람으로 여기고, 미래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나 부자가 되어 있을 자신에게 '빙의'를 하는 거죠. 그러면 현재 내가 있는 곳의 노동 조건이나 환경을 애써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죠. 어차피 나는 나갈 거니까.
오, 저 향팔님 글 읽자마자 이 책 제목이 떠올라버렸습니다.
내가 이런 데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 - 월급사실주의 2025동시대 한국사회에서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발품을 팔아 사실적으로 쓴다는 규칙을 공유하며 결성된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단편소설 앤솔러지 『내가 이런 데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 - 월급사실주의 2025』가 출간되었다.
향팔님의 대화: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어떤 청년이 커피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고, 본인은 자기 일에 만족하는데 주변에서는 걱정을 한다고요. 언제까지 '알바'만 하고 사냐, '제대로 된 일'을 해야지, 이러면서요. 그리고 노동자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사정상 잠시 '이런 데'서 일하지만 오래 있을 사람이 아니야, 여기서 이러고 썩을 사람이 아니야 하면서 스스로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속한 사람으로 여기고, 미래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나 부자가 되어 있을 자신에게 '빙의'를 하는 거죠. 그러면 현재 내가 있는 곳의 노동 조건이나 환경을 애써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죠. 어차피 나는 나갈 거니까.
저도 사람들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는데요.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보다는 그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에 대한 이야기죠. 직업으로만 자신을 설명한다는 건 좀 납작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요(진부하기도 하고). 일종의 스펙같달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벽돌 책이 참 좋습니다.
참미르님의 대화: 5장 제목에서 '진짜 일'이란 말이 턱 목에 걸리네요. 우리 사회가 유난히 '진짜일'과 임시로 하는 일, 어쩔 수 없이 잠깐 머무는 일, 피해야 할 일을 구분했고, 그럴수록 그 일들의 작업환경과 조건은 나아지지 못했고, 어떤 면에서 더 나빠지기도 했단 생각, 저의 화두였습니다. 어쩔수 없이 임시로 머무는, 피해야 할 일이 사실은 우리 삶을 떠받쳐주는 필수노동이었음에도 교육은 그 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다리를 제공하는 것에만 복무했지, 필수노동의 일터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는 걸 가르치거나 도운 적이 없지 않나... (노동의 귀함과 위계 없음, 권리에 대해 )하는 질문 말입니다.
SNS에서 본 짤이었는데, 육체노동하시는 분들 보고 "공부 안하면 커서 저렇게 된다."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나라라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육체노동을 천시하고, 정규직이 아닌 일들에 대한 차별 때문에, 그 카테고리안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죄다 반쪼가리 취급한다고요. 그래서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되지도 않는 공부 하겠다고 30대까지 대기업/전문직 돼 보겠다고 목매달고 있는.... 저도 차별받는 직종에서 일하지만, 떠들고 싶은 사람들은 마음대로 떠들라지~하면서 삽니다. 안 그럼 이 사회에 견디기 힘든 요소들이 너무 많아서요. ㅜ.ㅜ @향팔 아는 지인은 사람이 너무 괜찮다고 동네에 소문나서 선자리가 부모님을 통해 들어왔는데 카페에서 알바한다는 이유로 선을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부모님 왈 "진즉에 카페를 차려 줬어야 했는데."였고요.
어머니에게서는 묘하게 노동계층의 문화와 거리를 두려는 태도가 줄곧 읽혔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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