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

D-29
향팔님의 대화: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어떤 청년이 커피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고, 본인은 자기 일에 만족하는데 주변에서는 걱정을 한다고요. 언제까지 '알바'만 하고 사냐, '제대로 된 일'을 해야지, 이러면서요. 그리고 노동자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사정상 잠시 '이런 데'서 일하지만 오래 있을 사람이 아니야, 여기서 이러고 썩을 사람이 아니야 하면서 스스로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속한 사람으로 여기고, 미래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나 부자가 되어 있을 자신에게 '빙의'를 하는 거죠. 그러면 현재 내가 있는 곳의 노동 조건이나 환경을 애써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죠. 어차피 나는 나갈 거니까.
오, 저 향팔님 글 읽자마자 이 책 제목이 떠올라버렸습니다.
내가 이런 데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 - 월급사실주의 2025동시대 한국사회에서 먹고살기 위해 일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발품을 팔아 사실적으로 쓴다는 규칙을 공유하며 결성된 ‘월급사실주의’ 동인의 단편소설 앤솔러지 『내가 이런 데서 일할 사람이 아닌데 - 월급사실주의 2025』가 출간되었다.
향팔님의 대화: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어떤 청년이 커피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고, 본인은 자기 일에 만족하는데 주변에서는 걱정을 한다고요. 언제까지 '알바'만 하고 사냐, '제대로 된 일'을 해야지, 이러면서요. 그리고 노동자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사정상 잠시 '이런 데'서 일하지만 오래 있을 사람이 아니야, 여기서 이러고 썩을 사람이 아니야 하면서 스스로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속한 사람으로 여기고, 미래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나 부자가 되어 있을 자신에게 '빙의'를 하는 거죠. 그러면 현재 내가 있는 곳의 노동 조건이나 환경을 애써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죠. 어차피 나는 나갈 거니까.
저도 사람들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는데요.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보다는 그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에 대한 이야기죠. 직업으로만 자신을 설명한다는 건 좀 납작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요(진부하기도 하고). 일종의 스펙같달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벽돌 책이 참 좋습니다.
참미르님의 대화: 5장 제목에서 '진짜 일'이란 말이 턱 목에 걸리네요. 우리 사회가 유난히 '진짜일'과 임시로 하는 일, 어쩔 수 없이 잠깐 머무는 일, 피해야 할 일을 구분했고, 그럴수록 그 일들의 작업환경과 조건은 나아지지 못했고, 어떤 면에서 더 나빠지기도 했단 생각, 저의 화두였습니다. 어쩔수 없이 임시로 머무는, 피해야 할 일이 사실은 우리 삶을 떠받쳐주는 필수노동이었음에도 교육은 그 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사다리를 제공하는 것에만 복무했지, 필수노동의 일터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는 걸 가르치거나 도운 적이 없지 않나... (노동의 귀함과 위계 없음, 권리에 대해 )하는 질문 말입니다.
SNS에서 본 짤이었는데, 육체노동하시는 분들 보고 "공부 안하면 커서 저렇게 된다."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나라라서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육체노동을 천시하고, 정규직이 아닌 일들에 대한 차별 때문에, 그 카테고리안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죄다 반쪼가리 취급한다고요. 그래서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되지도 않는 공부 하겠다고 30대까지 대기업/전문직 돼 보겠다고 목매달고 있는.... 저도 차별받는 직종에서 일하지만, 떠들고 싶은 사람들은 마음대로 떠들라지~하면서 삽니다. 안 그럼 이 사회에 견디기 힘든 요소들이 너무 많아서요. ㅜ.ㅜ @향팔 아는 지인은 사람이 너무 괜찮다고 동네에 소문나서 선자리가 부모님을 통해 들어왔는데 카페에서 알바한다는 이유로 선을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부모님 왈 "진즉에 카페를 차려 줬어야 했는데."였고요.
어머니에게서는 묘하게 노동계층의 문화와 거리를 두려는 태도가 줄곧 읽혔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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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가 사라져도 권력은 보이지 않게 지배의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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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양양이 수복지역으로서 겪은 역사는 지역민들의 문화와 의식에 중요한 역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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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나는 강원도 말을 '북한 말씨 같다'고 하는 사람들을 볼 때 웃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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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은 그곳을 떠날 수 있을 때 성공한 삶이 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탱구밤이엄마님의 문장 수집: "어머니에게서는 묘하게 노동계층의 문화와 거리를 두려는 태도가 줄곧 읽혔다."
외할아버지의 영향으로 나는 노동계층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일까요 아니면 나는 절대 노동계층으로 추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존심일까요? (둘 다 같은 걸까요?)
탱구밤이엄마님의 문장 수집: "그의 말대로 양양이 수복지역으로서 겪은 역사는 지역민들의 문화와 의식에 중요한 역향을 끼쳤다."
여기 나오는 이 '역향'이라는 단어 말인데요, 처음에 전자책에서 볼 때는 오타라고 생각했는데 종이책에도 역향이라고 표기되어 있더라구요. 역향??
탱구밤이엄마님의 문장 수집: "지금도 나는 강원도 말을 '북한 말씨 같다'고 하는 사람들을 볼 때 웃기 어렵다."
제가 바로 그 사람들 입니다. 강원도 말씨 들을 때마다 북한 사람 같다고 얘기했는데, 이제부터 그러면 안되겠어요 :(
누군가가 사회적으로 기록이 남는 싸움을 하는 동안 누군가는 그 싸움이 지속될 수 있도록 세속적인 노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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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 가사노동의 연장으로 이루어지는 하숙은 비가시적 여성 노동의 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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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은 계급적 산물이다.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중산층만이 누릴 수 있는 개념이다. 노동계층은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최선을 다해 내놓아야 겨우 생계를 지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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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서울에서 온 남자 대학생들과 그들의 부모가 지방의 '하숙집 아줌마'를 대하는 방식에서 지방 노동계층의 위치를 어렴풋하게나마 알아차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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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은 영업장이면서 동시에 가정이다. 그러나 하숙생은 자신들이 돈을 지불했기에 영업장으로 여길 뿐 그곳이 누군가의 가정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또한 하숙노동에 대한 몰인식에 기반한 짐작이다. 하숙집 가족들은 하숙생들이 식사하는 동안 한가하게 함께 식사하기 어렵다. 그들이 밥을 먹기 위해 누군가는 주방에서 계속 분주하게 일해야 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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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여성들이 선택할 수 있었던 일은 양육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하숙집, 결국 '돌봄 노동'이었네요. 수입은 좋았을 수 있지만 직장과 가정의 경계가 허물어졌고 24시간의 노동을 필요로 했죠. 지금의 돌봄 노동과 다를 바 없네요. (지금의 돌봄 노동이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게 더 정확할까요.)
연해님의 대화: 오, 저 향팔님 글 읽자마자 이 책 제목이 떠올라버렸습니다.
김예지 작가도 그런 얘길 했어요. 어른들은 청소일하는 예지씨 보고 내자식은 이런 거 안시킬거라는 둥, 좋은 직업 갖고 부모에게 효도해야 한다는 둥하고... 예지씨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을 하면서 경제적 자립으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것, 좋은 일, 진짜 직업을 갖지 않아도 의미있다고 말합니다.
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행복합니다김가지 작가의 데뷔작 『저 청소일 하는데요?』가 다시 한번 단장하여 독자 여러분의 곁을 찾아간다. 개정판 서문을 수록하며 전반의 글과 그림을 꼼꼼하게 살폈고 ‘책’과 ‘청소일’의 연결고리로 맺어진 사람들 이야기-「2025년, 우리 청소일 하고 있습니다」를 본문 뒤 특별 인터뷰로 담았다.
향팔님의 대화: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읽은 기억이 나네요. 어떤 청년이 커피 매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고, 본인은 자기 일에 만족하는데 주변에서는 걱정을 한다고요. 언제까지 '알바'만 하고 사냐, '제대로 된 일'을 해야지, 이러면서요. 그리고 노동자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나는 사정상 잠시 '이런 데'서 일하지만 오래 있을 사람이 아니야, 여기서 이러고 썩을 사람이 아니야 하면서 스스로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속한 사람으로 여기고, 미래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나 부자가 되어 있을 자신에게 '빙의'를 하는 거죠. 그러면 현재 내가 있는 곳의 노동 조건이나 환경을 애써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죠. 어차피 나는 나갈 거니까.
장강명 작가의 <한국이 싫어서>에도 이 이야기가 나와요. 이 소설 주인공 계나의 독백체, 구어체라 술술 읽히죠.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순 없어. 나는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 ... 하지만 내가 호주에서 산다고 해서 죽기야 하겠어? 기껏해야 괜찮은 남자를 못 만나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 사는 거지. 그런데 호주에서는 알바인생도 나쁘지 않아. 방송기자랑 버스 기사가 월급이 별로 차이가 안 나. ... 공항으로 가는 길에 지금 내가 왜 호주로 가는 걸까 생각해 봤어. 몇 년 전에 처음 호주로 갈 때에는 그 이유가 '한국이 싫어서'였는데, 이제는 아니야...이제 내가 호주로 가는 건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야. 아직 행복해지는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호주에서라면 더 쉬울 거라는 직감이 들었어. ... 사실 젊은 애들이 호주로 오려는 이유가 바로 그 사람대접 받으려고 그러는 거야. 접시를 닦으며 살아도 호주가 좋다 이거지. 사람대접을 받으니까. ... 지명이랑 같이 이어서 안 좋은 점은, 일단 개랑 있으면 내가 너무 슬퍼질 거 같더라. 두 번째는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가 없다는 거. 전업주부가 아니라 내가 직장이 있어도 경제적으로 독립하긴 어려울 것 같더라고. 전에 한번은 지명이한테 "너는 왜 매일 퇴근이 늦냐, 평생 그러게 야 근을 해야 하는거냐?" 하고 따지니까 걔가 이렇게 대답하더라고 "다들 이렇게 살아. 다른 회사도 그래. 요즘 저녁 시간 전에 퇴근하는 사람이 학교 선생 말고누가 있냐? 너도 취직하면 알 거야." "호주에선 안 그래." 내가 반박했지 "호주에서도 그럴걸. 너도 호주에서 제대로 된 사무직 일은 해 본 적 없잖아. 호주에서도 기업 임원이나, 펀드매니저나, 변호사, 의사 같은 사람은 정신없이 바쁠걸?" 그러니까 바꿔 말하면 기자나 기업 임원이나 펀드매니저나 변호사, 의사 같은 '진짜 직업'들이 있고, 그 아래 별로 중요하지 않은 다른 직업들이 있다는 거지. 내가 직장에 다니더라도 그게 토플 문제지나 조선 업체 정보지를 만드는일이라면 지명이는 아마 그걸 '진짜 직업'으로 인정하지 않을 거야. 나는 그냥 살림하는 여자인 거지 그런 건 싫어."> '진짜 직업'이란 말을 쓰는 한국의 청년 지명과, 호주에서는 접시를 닦아도 사람대접을 받으며 산다며 호주로 이민하는 계나의 모습이 우리가 노동을 어떻게 구획짓고, 그게 특히 청년세대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해왔는지를 보여줍니다.
한국이 싫어서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7권. 사회 비판적 문제에서 SF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소재, 흡인력 있는 스토리 전개, 날렵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 일본 대중 문학의 기수 오쿠다 히데오에 비견되며 한국 문학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작가 장강명의 장편소설.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여기 나오는 이 '역향'이라는 단어 말인데요, 처음에 전자책에서 볼 때는 오타라고 생각했는데 종이책에도 역향이라고 표기되어 있더라구요. 역향??
오타인것 같네요. 의외로 출간된 책에도 오타가 많습니다. 완벽한 퇴고와 교정은 힘든 작업이니까요. 우리교육이 교과서의 절대권위를 바탕으로 해왔기때문에, 우리는 활자의 권위에 좀더 압도되는 경향이 있는 것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론...어느 누구도 틀릴 수 있고 , 공부란 틀렸나 의심하고, 틀림을 인정하고 수정하는 태도그 자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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