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

D-29
알마님의 대화: 3대째에는 괜찮아질 거라니. 이렇게까지 길게 보면서 버티어낸 걸까요, 부모님들 세대는. 요즘 같아선 상상하기 어려운 생각인 것 같아요. 당장 내 삶이 오리무중이고 ai 앞에 개미목숨 같기만 한데. ㅎㅎㅎ
그러게요. 부모님들 세대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일찌감치 친구랑 “야, 우리는 절대 애 낳지 말자. 내 대에서 끝내야지.” 다짐했는데…. (하지만 그 친구는 현재 학부모로군요 ㅎㅎ)
알마님의 문장 수집: "사생활 없이 우리집에 외부인이 뒤섞여 사는 것은 양양에서나 강릉에서나 마찬가지지만 어머니는 하숙집을 훨씬 편하게 여겼다. 그 집에서는 어머니가 직접적으로 수입을 얻기 때문이다. 그 대신 "노조원들이 들이닥쳐서" 사생활이 없다는 어머니의 불만은 "하숙생들이 들이닥쳐서" 사생활이 없다는 나의 불만으로 바뀌었다. "
노조원들이 수시로 들이닥쳤을 땐 어릴 때라 그나마 괜찮았을 것 같은데 중학생 무렵 사생활이 없었다니 생각만 해도 괴롭네요. 사생활이 계급적 산물이라는 점에 무척 공감했습니다. 저는 포스코 주택단지라는 희한한 환경에서 컸는데 양양광업소 사택의 확대 버전이랄까요, 남편의 직위에 따라 아내 목의 뻣뻣한 정도가 달라지고 자녀들 용돈 액수가 차이나는 곳이었어요. 중2때 신축아파트에 입주하면서 내방이 생겼으니 중산층의 끝물 정도는 되었을텐데 항상 잘 사는 친구들과의 비교 속에 모자란 것만 크게 보여서 행복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강릉에서 하숙집 하던 시절의 서술을 읽으면서 직장동료 아저씨들께 여쭤봤는데 당시 고등학생이었을 분도 라스베가스라 불린 대학생들 하숙촌은 어딘지 모르시네요. 동네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궁금했는데 아쉬워요. 대신 타지에서 유학온 고등학생들이 하숙 많이 하던 곳은 강일여고, 명륜고 쪽인데 옛날에 거기 화장터가 있었다, 정도의 새로운 정보를 얻었습니다~
향팔님의 대화: 그러게요. 부모님들 세대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일찌감치 친구랑 “야, 우리는 절대 애 낳지 말자. 내 대에서 끝내야지.” 다짐했는데…. (하지만 그 친구는 현재 학부모로군요 ㅎㅎ)
저도 무자녀로 남편이랑 둘이 자취생처럼 삽니다~ 나 돌보기도 힘든데 누굴 책임지냐, 하면서 ㅋㅋㅋ
알마님의 대화: 노조원들이 수시로 들이닥쳤을 땐 어릴 때라 그나마 괜찮았을 것 같은데 중학생 무렵 사생활이 없었다니 생각만 해도 괴롭네요. 사생활이 계급적 산물이라는 점에 무척 공감했습니다. 저는 포스코 주택단지라는 희한한 환경에서 컸는데 양양광업소 사택의 확대 버전이랄까요, 남편의 직위에 따라 아내 목의 뻣뻣한 정도가 달라지고 자녀들 용돈 액수가 차이나는 곳이었어요. 중2때 신축아파트에 입주하면서 내방이 생겼으니 중산층의 끝물 정도는 되었을텐데 항상 잘 사는 친구들과의 비교 속에 모자란 것만 크게 보여서 행복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강릉에서 하숙집 하던 시절의 서술을 읽으면서 직장동료 아저씨들께 여쭤봤는데 당시 고등학생이었을 분도 라스베가스라 불린 대학생들 하숙촌은 어딘지 모르시네요. 동네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궁금했는데 아쉬워요. 대신 타지에서 유학온 고등학생들이 하숙 많이 하던 곳은 강일여고, 명륜고 쪽인데 옛날에 거기 화장터가 있었다, 정도의 새로운 정보를 얻었습니다~
저도 스무살 때까지 한번도 ‘내 방’을 가져본 적 없어서 사생활이 없는 삶의 괴로움을 알 것 같습니다. 이라영 선생의 어머니가 ‘노조 인간들’을 그렇게 싫어하신 것도 이해가 되고요.
향팔님의 대화: <3학년 2학기>, 제목이 팍 와닿아요. 저도 3학년 2학기 때부터 취업을 나가서 그런가봅니다. 추천 감사해요. 그러고보니 전 여태껏 <다음 소희>도 못 봤네요. 마침 생각나는 책들을 더 꽂아봤어요.
옛날영화 중에 요걸 빠뜨렸네요.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쯤? 개봉한 작품이라 제겐 더욱 특별한데요. 그때는 ‘우리 얘기’가 영화로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했었죠. 더구나 참 잘 만든 영화여서 더 좋았답니다.
고양이를 부탁해착하지만 엉뚱한 태희, 예쁜 깍쟁이 혜주, 그림을 잘 그리는 지영, 명랑한 쌍둥이 비류와 온조는 단짝친구들. 늘 함께였던 그들이지만 스무 살이 되면서 길이 달라진다. 증권회사에 입사한 혜주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의 야심을 키우고 미술에 재능이 있는 지영은 유학을 꿈꾼다. 한편 태희는 봉사활동에서 알게 된 뇌성마비 시인을 좋아하는데...
향팔님의 대화: 저도 스무살 때까지 한번도 ‘내 방’을 가져본 적 없어서 사생활이 없는 삶의 괴로움을 알 것 같습니다. 이라영 선생의 어머니가 ‘노조 인간들’을 그렇게 싫어하신 것도 이해가 되고요.
사생활은 계급적 산물이다.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중산층만이 누릴 수 있는 개념이다. 노동계층은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최선을 다해 내놓아야 겨우 생계를 지탱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참미르님의 문장 수집: "사생활은 계급적 산물이다.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중산층만이 누릴 수 있는 개념이다. 노동계층은 자신의 시간과 공간을 최선을 다해 내놓아야 겨우 생계를 지탱한다."
노조가 싸워서 지키려 하는 게 그 사생활인데, 오히려 그 노조가 최후의 보루인 최소한의 사생활마저 앗아갔다는 게 아이러니네요. 사생활뿐만 아니라 개인의 인권자체가 위태롭던 시대였으니... 사찰은 극단적으로 사생활의 완전한 박탈인데, 그런게 널리 자행되고 있던 때 잖아요. 그리고 결국 사생활을 확보하기 위해 광산과 노조를 피해 간 곳에서 만난 건 하숙집이었고, 하숙생이 남긴 음식을 먹거나 거실에서 잠옷입고 있을 수도 없는 사생활없는 삶이었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해요.
향팔님의 대화: 오, 연해님께서 꽂아주신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월급사실주의 앤솔러지는 매년 꾸준히 나오는군요. 지난 5월에도 신간이 나왔네요.
네, 제가 무척이나 애정하는 앤솔러지고, 매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답니다(괜히 제가 뿌듯...). 월급사실주의라는 조어를 만들고 2022년부터 동인을 꾸려 소설집을 기획한 분이 장강명 작가님인데요. 평범한 이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문제의식을 지닌 작가님들의 모임이기도 해서 더 애정하고 있어요. 이 책의 서문에 담긴 글도 좋아한답니다.
연해님의 대화: 네, 제가 무척이나 애정하는 앤솔러지고, 매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답니다(괜히 제가 뿌듯...). 월급사실주의라는 조어를 만들고 2022년부터 동인을 꾸려 소설집을 기획한 분이 장강명 작가님인데요. 평범한 이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문제의식을 지닌 작가님들의 모임이기도 해서 더 애정하고 있어요. 이 책의 서문에 담긴 글도 좋아한답니다.
이 글의 제목이 ‘기획의 말을 대신하여’인 이유가 있다. ‘월급사실주의’라는 문학 동인과 이 단행본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바는 있는데, 다른 참여 작가들도 그 생각들에 다 동의하는지 자신이 없다. 내가 대표로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표 같은 건 안 정했고 앞으로도 정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그 또한 내 개인 의견이다. (중략) 문제의식은 ‘평범한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리는 한국소설이 드물다. 우리 시대 노동 현장을 담은 작품이 더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규칙은 이러했다. ① 한국사회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는다. 비정규직 근무, 자영업 운영, 플랫폼 노동, 프리랜서 노동은 물론, 가사, 구직, 학습도 우리 시대의 노동이다. ② 당대 현장을 다룬다. 수십 년 전이나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여기’를 쓴다. 발표 시점에서 오 년 이내 시간대를 배경으로 한다. ③ 발품을 팔아 사실적으로 쓴다. 판타지를 쓰지 않는다. ④ 이 동인의 멤버임을 알린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김의경 외 지음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월급사실주의 동인의 첫 앤솔러지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2023』가 출간되었다. 월급사실주의 동인은 동시대 한국사회의 노동 현장을 사실적으로 다루는 문학이 더 많이 창작되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작가들의 모임이다.
참미르님의 대화: 이한열이 사망했던 그해 8월, 거제도 대우조선소에서 어용노조가 아닌 민주노조 인정, 저임금 장시간 노동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 시위에 참가했던 스물 한살 이석규씨도 가슴에 최루탄을 맞고 사망했죠. 당시 노동자들과 시민들은 이석규의 시신을 광주 망월동 묘역에 안장하여 민주열사로 기리고자 했으나, 경찰은 그 영향력을 우려해서 운구를 가로막고 시신을 탈취하여 이석규의 고향인 남원으로 강제 이송해서 묻었습니다. 이 장례와 망월동 이송을 도왔던 변호사 노무현은 장례식 방해와 노동쟁의 조정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다고... 해마다 6월이면 갓 스물을 넘긴 두 청년이 같은 해에 최루탄을 맞고 숨졌는데, 우리는 이한열은 기억하고 이석규는 잊어간다는...조선소 노동자 박보근씨의 칼럼을 읽었습니다.
더 알려져야 할 것 같아요. ‘이한열, 이석규’ 함께 기억해야 할 이름이네요.
연해님의 대화: 저도 사람들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는데요.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보다는 그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에 대한 이야기죠. 직업으로만 자신을 설명한다는 건 좀 납작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요(진부하기도 하고). 일종의 스펙같달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벽돌 책이 참 좋습니다.
연해님 글 넘 공감되네요. 어떤 마음으로 일하는지 저도 이것을 물어야겠어요 :)
미니슈퍼의 등장으로 구멍가게를 그만둔 줄 알았으나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전보다 가게에 손님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구멍가게는 여전히 우리 가족의 중요한 수입원이었다. 알고 보니 장사를 그만두는 게 교육상 좋지 않겠느냐는 내 담임교사의 은근한 권유가 있었다. 국민학교 3학년 때였다. '사람은 왜 친절해야 하는가'라는 도덕시험 문제에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을 한게 화근이였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38,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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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님의 문장 수집: "미니슈퍼의 등장으로 구멍가게를 그만둔 줄 알았으나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전보다 가게에 손님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구멍가게는 여전히 우리 가족의 중요한 수입원이었다. 알고 보니 장사를 그만두는 게 교육상 좋지 않겠느냐는 내 담임교사의 은근한 권유가 있었다. 국민학교 3학년 때였다. '사람은 왜 친절해야 하는가'라는 도덕시험 문제에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을 한게 화근이였다."
ㅎㅎㅎ 답변 내용에 웃고 말았네요
싸워도 된다, 말해도 된다는 용기를 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분위기는 노동조합에서도 직선제를 해야 온전한 노조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강한 명분을 제공했다. 또한 그들만의 고립된 싸움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자대투쟁이 벌어지는 시기라서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내부의 분노는 외부의 역동성과 만나 분출했다. 고립된 개인의 분노가 연결되고 조직될 때 운동이 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제 아버지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아버지는 자신이 기억하는 할아버지가 구독했던 신문을 마치 자신과 연결된 의식의 탯줄처럼 여긴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나는 아버지와 이인수가 모두 여러 차례 '그때 사회 분위기'를 말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사회 분위기'가 싸우는 노동자들에게 '우리의 싸움이 옳다'는 용기를 주었다. 이인수는 "시기적으로 잘 택했고, 사회적으로, 세상을 다시 보는 시기랑 맞물려서, 그때 대통령도 직선제 했으니까 우리도 직선제 해야 하고"라며 그 당시 사회 분위기에 의미를 두었다. 싸워도 된다, 말해도 된다는 용기를 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분위기는 노동조합에서도 직선제를 해야 온전한 노조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강한 명분을 제공했다. 또한 그들만의 고립된 싸움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자대투쟁이 벌어지는 시기라서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내부의 분노는 외부의 역동성과 만나 분출했다. 고립된 개인의 분노가 연결되고 조직될 때 운동이 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아버지의 행보는 활발해졌으나 한국에서 광산은 쪼그라들고 있었다. 광산이 쪼그라드는 만큼이나 광산노조도 쪼그라들었다. 아버지가 1980년대보다 덜 싸우는 것처럼 보인 이유는 싸울 이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광산도 노조도 점점 힘이 빠져서였다. 게다가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라는 분위기 속에서 투쟁은 점점 낡게 보였다. 민주화가 되고, 자유화가 되고, 군부독재가 끝났으며, 문민정부의 시대가 되었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인간들 사이에서 일하느니 차라리 돌무더기 속에서 일하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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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업소 사무실에서 일하는 여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광산촌 배경의 소설로는 현길언의 《회색도시》가 거의 유일하다. 안타깝게도 이 소설에서 광업소 소장의 비서 순애를 그리는 방식을 보면 여성 노동자에 대한 작가의 시각이 심각하게 비뚤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성 노동자에 대한 남성들의 추잡한 성적 욕망이 저질스럽게 펼쳐지고, 순애가 서울 호텔 수준의 커피를 탄다며 커피 맛에 대한 품평이 극의 흐름을 끊고 뜬금없이 등장하곤 한다. 사무직 여성의 노동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전무하다. 순애는 사실상 성적으로 착취 당하는데, 이 소설의 세계관에서 성적 착취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기에 오히려 순애는 타락한 여성, 반성해야 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문학적으로 총제적 난국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집 밖에서 일하는 여성을 남성 유흥을 위한 대상으로 바라보는 고질적인 의식을 잘 드러낸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밥 짓는 노동계층 여성은 정작 자신과 같은 계층의 노동자를 위한 밥 짓기 노동으로는 돈을 벌기 어려웠다. 노동자의 밥은 주로 아내들의 무임노동으로 굴러갔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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