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

D-29
참미르님의 대화: 이한열이 사망했던 그해 8월, 거제도 대우조선소에서 어용노조가 아닌 민주노조 인정, 저임금 장시간 노동 개선을 위해 노동조합 시위에 참가했던 스물 한살 이석규씨도 가슴에 최루탄을 맞고 사망했죠. 당시 노동자들과 시민들은 이석규의 시신을 광주 망월동 묘역에 안장하여 민주열사로 기리고자 했으나, 경찰은 그 영향력을 우려해서 운구를 가로막고 시신을 탈취하여 이석규의 고향인 남원으로 강제 이송해서 묻었습니다. 이 장례와 망월동 이송을 도왔던 변호사 노무현은 장례식 방해와 노동쟁의 조정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다고... 해마다 6월이면 갓 스물을 넘긴 두 청년이 같은 해에 최루탄을 맞고 숨졌는데, 우리는 이한열은 기억하고 이석규는 잊어간다는...조선소 노동자 박보근씨의 칼럼을 읽었습니다.
더 알려져야 할 것 같아요. ‘이한열, 이석규’ 함께 기억해야 할 이름이네요.
연해님의 대화: 저도 사람들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는데요.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보다는 그 일을 하면서 어떤 마음이 드는지에 대한 이야기죠. 직업으로만 자신을 설명한다는 건 좀 납작하다는 느낌이 들어서요(진부하기도 하고). 일종의 스펙같달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 벽돌 책이 참 좋습니다.
연해님 글 넘 공감되네요. 어떤 마음으로 일하는지 저도 이것을 물어야겠어요 :)
미니슈퍼의 등장으로 구멍가게를 그만둔 줄 알았으나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전보다 가게에 손님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구멍가게는 여전히 우리 가족의 중요한 수입원이었다. 알고 보니 장사를 그만두는 게 교육상 좋지 않겠느냐는 내 담임교사의 은근한 권유가 있었다. 국민학교 3학년 때였다. '사람은 왜 친절해야 하는가'라는 도덕시험 문제에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을 한게 화근이였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138, 이라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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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님의 문장 수집: "미니슈퍼의 등장으로 구멍가게를 그만둔 줄 알았으나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전보다 가게에 손님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구멍가게는 여전히 우리 가족의 중요한 수입원이었다. 알고 보니 장사를 그만두는 게 교육상 좋지 않겠느냐는 내 담임교사의 은근한 권유가 있었다. 국민학교 3학년 때였다. '사람은 왜 친절해야 하는가'라는 도덕시험 문제에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답을 한게 화근이였다."
ㅎㅎㅎ 답변 내용에 웃고 말았네요
싸워도 된다, 말해도 된다는 용기를 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분위기는 노동조합에서도 직선제를 해야 온전한 노조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강한 명분을 제공했다. 또한 그들만의 고립된 싸움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자대투쟁이 벌어지는 시기라서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내부의 분노는 외부의 역동성과 만나 분출했다. 고립된 개인의 분노가 연결되고 조직될 때 운동이 된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제 아버지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아버지는 자신이 기억하는 할아버지가 구독했던 신문을 마치 자신과 연결된 의식의 탯줄처럼 여긴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나는 아버지와 이인수가 모두 여러 차례 '그때 사회 분위기'를 말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사회 분위기'가 싸우는 노동자들에게 '우리의 싸움이 옳다'는 용기를 주었다. 이인수는 "시기적으로 잘 택했고, 사회적으로, 세상을 다시 보는 시기랑 맞물려서, 그때 대통령도 직선제 했으니까 우리도 직선제 해야 하고"라며 그 당시 사회 분위기에 의미를 두었다. 싸워도 된다, 말해도 된다는 용기를 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분위기는 노동조합에서도 직선제를 해야 온전한 노조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강한 명분을 제공했다. 또한 그들만의 고립된 싸움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노동자대투쟁이 벌어지는 시기라서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다. 내부의 분노는 외부의 역동성과 만나 분출했다. 고립된 개인의 분노가 연결되고 조직될 때 운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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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행보는 활발해졌으나 한국에서 광산은 쪼그라들고 있었다. 광산이 쪼그라드는 만큼이나 광산노조도 쪼그라들었다. 아버지가 1980년대보다 덜 싸우는 것처럼 보인 이유는 싸울 이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광산도 노조도 점점 힘이 빠져서였다. 게다가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라는 분위기 속에서 투쟁은 점점 낡게 보였다. 민주화가 되고, 자유화가 되고, 군부독재가 끝났으며, 문민정부의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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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 사이에서 일하느니 차라리 돌무더기 속에서 일하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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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업소 사무실에서 일하는 여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광산촌 배경의 소설로는 현길언의 《회색도시》가 거의 유일하다. 안타깝게도 이 소설에서 광업소 소장의 비서 순애를 그리는 방식을 보면 여성 노동자에 대한 작가의 시각이 심각하게 비뚤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여성 노동자에 대한 남성들의 추잡한 성적 욕망이 저질스럽게 펼쳐지고, 순애가 서울 호텔 수준의 커피를 탄다며 커피 맛에 대한 품평이 극의 흐름을 끊고 뜬금없이 등장하곤 한다. 사무직 여성의 노동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전무하다. 순애는 사실상 성적으로 착취 당하는데, 이 소설의 세계관에서 성적 착취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기에 오히려 순애는 타락한 여성, 반성해야 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문학적으로 총제적 난국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집 밖에서 일하는 여성을 남성 유흥을 위한 대상으로 바라보는 고질적인 의식을 잘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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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짓는 노동계층 여성은 정작 자신과 같은 계층의 노동자를 위한 밥 짓기 노동으로는 돈을 벌기 어려웠다. 노동자의 밥은 주로 아내들의 무임노동으로 굴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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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노동자 의 생활 중 유일하게 인기 있는 관광용 체험은 역시 먹는 것이다. 물론 아무리 그 도시락을 먹어도 광부의 식사를 체험하기는 불가능하다. 무엇을 먹느냐만큼 어떤 환경에서 먹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관광상품으로서의 광부 도시락을 보면 양가감정이 든다. 갱 안에서 밥 먹는 노동자를 본 적 없을 사람들의 관광용 밥상이 되어버린 광부 도시락.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그러나 삼겹살이 체내에 쌓은 중금속이나 공해물질을 체외로 배출하고 기관지를 씻어준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쇳돌 - 사라지는 세계, 사라지는 노동, 사라지는 목소리를 채굴하기 이라영 지음
탱구밤이엄마님의 문장 수집: "밥 짓는 노동계층 여성은 정작 자신과 같은 계층의 노동자를 위한 밥 짓기 노동으로는 돈을 벌기 어려웠다. 노동자의 밥은 주로 아내들의 무임노동으로 굴러갔다."
실제로, 아직도 저희 엄마는 아빠의 점심 도시락을 준비 하십니다.. 엄마가 일하러 갈 때도, 같이 밭일 하고 왔을 때도, 놀러갈 때도, 아빠의 도시락 (식사) 걱정이 앞서곤 하시죠 ^^;; 심지어 저희 엄마는 나름의 신식 사고를 가지신 분인데도, 아빠의 밥에 연연하는걸 보면, 얼마나 뼛 속 깊이 박혀있는 생각인지 가늠도 안됩니다 ㅎㅎ 엄마가 혼자 제주도 여행간 적이 있는데, 아빠 출근하지 않는 날 (도시락 안싸도 되는 날) 맞춰서 가셨거든요. 근데 돌아오는 날 (돌아와서 도시락 싸줘야 하는 날)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되어 못돌아오게 된거죠. 못 돌아오는 건 문제 없는데 (제주도에서 하루 더 놀면 되니까) 아빠 도시락을 못싸줘서 어떡하냐고 ㅋㅋㅋㅋ 저한테 발을 동동 구르며 하소연 하길래 제가 아빠한테 돈 보내줬던 일 (밥 하루 사먹으라고) 도 있었네요 ^^;;
향팔님의 대화: 자매품 망언으로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도 있었죠. “10분 더 공부하면 마누라 얼굴이 바뀐다”도 있었고요. 저런 얘기들이 급훈으로 붙어있기도 했다니까 참… 정말 요즘에도 바뀐 건 없는 것 같아요. 필수노동이 없으면 사회가 1분1초도 돌아갈 수 없는데도 감사할 줄 모르고, 누군가는 꼭 해야할 일이라는 건 알지만 그게 내 새끼는 아니길 바라는 심리..?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가 몇 퍼센트나 된다고, 그 바늘구멍을 통과 못(안)하면 낙오자 취급하는 세상이 참 어이가 없어요.
와~ 30년 후에는 지금이 야만의 시대라고 하겠지만, 30년 전쯤에 저런 소리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거 같긴 해요. 나름 누구도 따라하지 않겠다! 나의 삶을 살겠다!는 X세대가 등장한 1990년대였는데 말이쥬! 근데 뉴스 보면 다치고 죽는 게 모두 공장이나 건설 현장이라 그거 보면 내 아이에게 육체노동을 하라고 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사무직하다 갑자기 죽는 경우는 뉴스에서 본 적이 없잖아요 ㅜ.ㅜ 뭐 과로사가 있긴 하지만... 모두가 다치지 않게 마련된 안전장치를 잘 지켜주었으면 합니다.
참미르님의 대화: 네^^ 하지만 책보다 자신을 먼저 의심하시잖아요 ㅎㅎ 암튼 사소한 것도 궁금해하고 찾아보고 바로잡는 것,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97쪽에도 오타가 있는 것 같네요 어머니는 동일한 직업군이 모여 있는 광산촌을 싫어했지만 대학생과 이들을 상대로 하숙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하숙촌은 '좋았던 한 시설'로 떠올린다. 시설...시절의 오타겠죠?
맞아요. 이 책에 오타가 좀 있더라고요. 제 눈에 보일 정도면 한번 훑어 보셔야 할 거 같긴 해요~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실제로, 아직도 저희 엄마는 아빠의 점심 도시락을 준비 하십니다.. 엄마가 일하러 갈 때도, 같이 밭일 하고 왔을 때도, 놀러갈 때도, 아빠의 도시락 (식사) 걱정이 앞서곤 하시죠 ^^;; 심지어 저희 엄마는 나름의 신식 사고를 가지신 분인데도, 아빠의 밥에 연연하는걸 보면, 얼마나 뼛 속 깊이 박혀있는 생각인지 가늠도 안됩니다 ㅎㅎ 엄마가 혼자 제주도 여행간 적이 있는데, 아빠 출근하지 않는 날 (도시락 안싸도 되는 날) 맞춰서 가셨거든요. 근데 돌아오는 날 (돌아와서 도시락 싸줘야 하는 날)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되어 못돌아오게 된거죠. 못 돌아오는 건 문제 없는데 (제주도에서 하루 더 놀면 되니까) 아빠 도시락을 못싸줘서 어떡하냐고 ㅋㅋㅋㅋ 저한테 발을 동동 구르며 하소연 하길래 제가 아빠한테 돈 보내줬던 일 (밥 하루 사먹으라고) 도 있었네요 ^^;;
여행 이야기하시니까 저의 학창시절이 떠오릅니다. 부모님이 두 분이서만 종종 여행을 다녀오실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저에게 오빠 밥을 챙기라고 하셨던... (허허) 제가 더 어린데도, 제 밥걱정은 안 하셨던 것 같아요. 심지어 오빠가 늦게 일어나서 학교 지각이라도 하면 안 되니까 제가 잘 챙기라고(아니, 제가 동생이라고요). 근데 저는 또 군말없이 이행(?)했더랬죠. 오빠는 사지가 멀쩡(?)하고, 심지어 학업성적도 지나칠 정도로 우수했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쩝
탱구밤이엄마님의 대화: 실제로, 아직도 저희 엄마는 아빠의 점심 도시락을 준비 하십니다.. 엄마가 일하러 갈 때도, 같이 밭일 하고 왔을 때도, 놀러갈 때도, 아빠의 도시락 (식사) 걱정이 앞서곤 하시죠 ^^;; 심지어 저희 엄마는 나름의 신식 사고를 가지신 분인데도, 아빠의 밥에 연연하는걸 보면, 얼마나 뼛 속 깊이 박혀있는 생각인지 가늠도 안됩니다 ㅎㅎ 엄마가 혼자 제주도 여행간 적이 있는데, 아빠 출근하지 않는 날 (도시락 안싸도 되는 날) 맞춰서 가셨거든요. 근데 돌아오는 날 (돌아와서 도시락 싸줘야 하는 날)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되어 못돌아오게 된거죠. 못 돌아오는 건 문제 없는데 (제주도에서 하루 더 놀면 되니까) 아빠 도시락을 못싸줘서 어떡하냐고 ㅋㅋㅋㅋ 저한테 발을 동동 구르며 하소연 하길래 제가 아빠한테 돈 보내줬던 일 (밥 하루 사먹으라고) 도 있었네요 ^^;;
@연해 역시 밥과 모성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끈끈한 상관관계가 있나 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꼭 물어봐도 밥 먹었냐? 밥 사 줄 것도 아니면서 언제 밥 한 번 먹자고 하잖아요. 새삼 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이 두 가지 인사가 참 친근하긴한데 말입니다. 하하
연해님의 대화: 여행 이야기하시니까 저의 학창시절이 떠오릅니다. 부모님이 두 분이서만 종종 여행을 다녀오실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저에게 오빠 밥을 챙기라고 하셨던... (허허) 제가 더 어린데도, 제 밥걱정은 안 하셨던 것 같아요. 심지어 오빠가 늦게 일어나서 학교 지각이라도 하면 안 되니까 제가 잘 챙기라고(아니, 제가 동생이라고요). 근데 저는 또 군말없이 이행(?)했더랬죠. 오빠는 사지가 멀쩡(?)하고, 심지어 학업성적도 지나칠 정도로 우수했는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쩝
연해님 글을 읽으니 저도 어린 시절이 생각나네요. 그시절 오빠를 둔 여동생의 애환 ㅎㅎ 저희 집엔 방이 두 개였는데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기타 방문인들과 한 방을 쓰고 나머지 방 한 개는 당연히 오빠에게 배정되는 게 불만이었어요. (그러나 한번도 대놓고 따지진 못했음 ㅎㅎ) ‘오빠는 집구석에도 잘 안 있고 공부도 내가 오빠보다 더 잘하능데’ 속으로만 꿍얼거렸죠. 그래도 오빠가 없을 때는 오빠방에 쪼르르 들어가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오빠의 비밀 연애 편지도 훔쳐보고 그랬답니다. 할머니는 가끔 맛난 반찬이 생기면 귀한 손자에게만 먹이려 하시고 제가 젓가락을 갖다대면 등짝 스매싱을… 심부름도 전부 제 차지. 오빠가 대학에 갈 때는 고모들이 돈을 모아 등록금을 내 주셨는데, 중딩이었던 전 그즈음 일찌감치 상황 파악이 되더라고요. 아! 난 대학에 갈 수 없겠구나, 깨달았어요. 지금도 오빠는 술 취하면 가끔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해요. ‘나 때문에 니가…’ 어쩌구 하면서요(절대 맨정신엔 안함). 하지만 그때의 오빠가 저 이상의 고충을 겪었다는 걸 알기에, 전우애로 버텨왔던 유년시절을 회상하며 그저 웃지요.
향팔님의 대화: 연해님 글을 읽으니 저도 어린 시절이 생각나네요. 그시절 오빠를 둔 여동생의 애환 ㅎㅎ 저희 집엔 방이 두 개였는데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기타 방문인들과 한 방을 쓰고 나머지 방 한 개는 당연히 오빠에게 배정되는 게 불만이었어요. (그러나 한번도 대놓고 따지진 못했음 ㅎㅎ) ‘오빠는 집구석에도 잘 안 있고 공부도 내가 오빠보다 더 잘하능데’ 속으로만 꿍얼거렸죠. 그래도 오빠가 없을 때는 오빠방에 쪼르르 들어가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오빠의 비밀 연애 편지도 훔쳐보고 그랬답니다. 할머니는 가끔 맛난 반찬이 생기면 귀한 손자에게만 먹이려 하시고 제가 젓가락을 갖다대면 등짝 스매싱을… 심부름도 전부 제 차지. 오빠가 대학에 갈 때는 고모들이 돈을 모아 등록금을 내 주셨는데, 중딩이었던 전 그즈음 일찌감치 상황 파악이 되더라고요. 아! 난 대학에 갈 수 없겠구나, 깨달았어요. 지금도 오빠는 술 취하면 가끔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해요. ‘나 때문에 니가…’ 어쩌구 하면서요(절대 맨정신엔 안함). 하지만 그때의 오빠가 저 이상의 고충을 겪었다는 걸 알기에, 전우애로 버텨왔던 유년시절을 회상하며 그저 웃지요.
와, 정말 서러웠겠어요. 그래도 맨 정신이든 아니든 오빠가 착하시네요. 몇번 얘기했지만 우리 집 오빠는 일체 그런 것도 없습니다. 집에서는 벽창호였고, 바깥에 나가선 세상 순해 빠져가지고 이용이나 당하고. 집안 재산 말아먹고. 그냥 제 복이 거기까지려니 합니다. ㅠ
글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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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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